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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놉 효과

supremacy 2007. 3. 25. 14:18

다수의 소비자가 구매할 경우 오히려 그 제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드는 현상을 뜻하는 ‘스놉 효과’는  명품 소비로 대변되는 과시적 소비는 물론, 좀 더 자신을 차별화하기 위한 개성을 추구하는 소비 효과이기도 하다.
 
스놉(Snob)이란 소위 속물을 뜻한다. 사회적 지위나 재산을 숭배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스놉이란 단어가 의미하는 것처럼, 스놉 효과는 사람들이 가진 속물근성의 하나로 표출되는 과시적 소비욕구를 나타낸다.
작년 한국 사회의 쓰라린 단면을 보여줬던 가짜 명품시계 ‘빈센트 앤 코’ 사건이나 세계 상위 1%의 여성들을 타깃으로 삼는 명품이라고 허위광고를 한 화장품 ‘쓰리랩(3Lab)’ 사건 등도 모두 남들이 구입하기 어려운 값비싼 상품을 오히려 사고 싶어하는 과시적 소비행태에서 유래한다.
 
평범한 제품을 거부하는 구매 심리
 
스놉 효과 (Snob Effect)란 다수의 소비자가 구매하는 제품을 꺼리는 소비현상으로, 사람들이 어떤 재화를 많이 가지고 있을수록, 그 재화에 대한 수요가 줄어드는 소비심리를 말한다. 
 
특정 재화에 대한 과시적 소비가 다수의 대중들에게 확산되면 이런 소비가 더 이상 자신의 신분이나 위상을 차별화하는 데 효용을 발휘할 수 없게 된다. 이런 상황에 이르게 되면 일부 소비계층은 누구나 소비할 수 있게 되어 버린 제품의 구매를 중단하고 남들이 쉽게 살 수 없는 다른 진귀한 상품으로 선호가 이동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데 이것이 스놉 효과이다.
 
최근 미국의 일부 대학들이 이 스놉 효과를 적절히 활용하여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높은 대학 등록금이 소비자들 사이에 높은 교육 품질로 인식 되고 이것이 곧 높은 지원율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또한 경제 불황이 이어져도 프리미엄 제품을 취급하는 가게는 성황을 이루는 현상도 모두 스놉 효과의 한 형태라 할 수 있다.
 
나만이 가지는 고유한 가치 추구
 
그러나 이런 소비행태들을 단순히 과시적 소비 현상이라고만 단정짓기에는 한계가 있다. 제품 고유의 가치나 쓰임새보다는 자신의 기호나 지위를 드러내는 소비가 많아졌다는 점에 좀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엔 가치 있는 소비가 곧 자신을 나타내는 지표가 되고 있고 누구나 차별화된 자신만의 가치를 갖고 싶은 욕망을 표출하고 있다. 어디에 어떤 투자를 하고, 어떠한 부분에서 자신을 만족시키느냐에 대한 포커스는 자기표현의 일환으로 이해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미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서점인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책들의 50%이상이 대중적이 베스트셀러가 아니거나 희귀본 또는 비주류의 책들이 상당한 규모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도 이러한 점을 잘 뒷받침해 주는 것이다. 기존의 패러다임에서 사소한 것으로 간주되던 개성 있는 다수의 틈새 제품들이 거대한 매스가 되어 매력적인 시장 규모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물량 매출 보다는 고객가치 제고에 집중해야
 
따라서, 아무리 고급품이더라도 시장 점유율이 어느 수준 이상으로 늘어나서 일반 대중이 사용하는 제품이 되어버리면 스놉 효과가 발생하면서 수요가 줄어들 뿐만 아니라 브랜드 가치 자체도 축소되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명품 화장품의 리더인 ‘에스티로더’도 이러한 점을 감안해 제한적인 유통망을 고집함으로써 자사 브랜드의 프레스티지가 희석되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 
 
결국, 스놉 효과를 기대하는 마케터들은 시장의 점유율에 연연해 하지 말고, 소수의 우량 고객들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고객 가치를 제고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품질 관리를 철저히 하고 제품의 가치와 희소성을 제고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해야 할 것이다. 최근 봇물처럼 번져나는 한정판 프리미엄 패키지들도 이러한 시도의 한 단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