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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6. 29. 20:56
펩시, 콜라 이외 제품 다각화로 코카콜라 누르고 시가총액 1위
스타벅스는 커피 판매 뛰어넘어 ‘제3의 공간’창출해 고객들 만족
새 성장플랫폼 구축하려면 일회적인 프로젝트보다는 전략적이고 장기적인 접근 필요


2005년 12월. 세계 청량음료 업계에 엄청난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만년 2위였던 펩시가 코카콜라를 제치고 시가총액 1위에 등극한 것. 펩시는 2005년 말 시가총액 978억달러(약 91조원)로 코카콜라(955억달러)를 근소하게 제치며, 코카콜라가 독주하던 청량음료 업계를 양강(兩强)체제로 바꿔놓았다. 8년 전인 1997년에만 해도 코카콜라의 시가총액은 1648억달러로 펩시(522억달러)의 3배를 넘었었다.

펩시의 급성장 비결은 후발기업들이 흔히 쓰는 선두업체 빨리 따라하기(fast follower) 전략이나 M&A(인수합병)를 통한 덩치 키우기가 아니었다. 펩시는 오히려 1990년대부터 주력 상품인 콜라 의존도를 과감히 낮추고 제품다각화를 통해 건강음료·스낵 등 ‘신(新) 성장 플랫폼’(NGP·new growth platform)을 구축했다. 웰빙(wellbeing) 추세에 발맞추어 탄산음료뿐 아니라 트로피카나 등 과일주스, 생수(生水), 이온음료 게토레이, 스낵브랜드 프리토레이 등을 고루 취급하는 종합식품회사로 변신한 것이다. 코카콜라가 매출의 80%를 탄산음료에 의존하는 데 비해, 펩시는 탄산음료 이외의 스낵·유통사업 등이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 지속적 성장의 원동력은 신 성장플랫폼

‘지속적인 성장’(sustainable growth)은 모든 기업들의 꿈이자 지상과제다. 하지만 달성하긴 어렵다. 컨설팅업체인 오이스터(Oyster International)의 도널드 로리(Donald Laurie) 파트너와 인시아드대 이브 도즈(Yves Doz) 석좌교수 등은 지난해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5월호에 ‘신 성장플랫폼 창출’(Creating New Growth Platform)이란 논문에서 흥미로운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1955년부터 글로벌기업의 엘리트그룹으로 불리는 포천(Fortune) 50대 기업에 가입한 93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들은 50대 기업에 진입하기 전 5년간 매출액이 매년 평균 9~20%씩 성장했고, 진입한 당해 연도에는 성장률이 29%에 달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의 93%는 이후 한 번도 2%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하지 못했다.

원인이 무엇일까? M&A 일변도의 성장전략이 문제다. 저자들은 “대부분 기업들이 (성장을 위해) 기업인수(acquisition)에 의존하지만 M&A전략은 실망스러운 결과를 양산했다”고 지적했다. “기업인수의 65%가 (인수합병 후) 기업가치를 높이기보다 오히려 파괴했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12년간 괄목할만한 자생적 성장(organic growth·M&A 등에 의존하지 않는 기업 내부적인 성장)을 이룬 글로벌 기업 24곳에 대한 조사결과, 이들의 공통적인 성장비결은 ‘신 성장플랫폼’ 창출이었다고 주장했다.

■ 신 성장플랫폼이란 무엇인가?

요즘 한국기업들의 화두(話頭)는 ‘성장’이다. 그런데 성장의 방법이 문제다. 남들이 이미 하고 있는 사업 중에서 우리의 기존 사업과 유사한 영역만을 고민하거나, 무턱대고 시장에 매물로 나와있는 괜찮은 기업을 인수하는 방식만으로는 지속적인 성장을 달성하기 어렵다.

성장을 위한 아이디어는 기업의 내부 역량이나 자산에서 나올 수도 있지만, 고객·협력업체·경쟁사 등 외부에서도 얻을 수 있다. 기업 내외부에서 두루 혁신적인 아이디어들을 모은 후 비슷한 아이디어들을 유형별로 묶는 게 신 성장플랫폼 구축의 첫 단계다.

신 성장플랫폼은 다양한 파생 제품이나 서비스, 사업 등을 효과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공통의 플랫폼으로, 기업의 역량을 다양한 신규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된다. 생물학적으로 얘기하면 적절한 조건만 맞춰주면 다양한 조직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줄기세포에 비유할 수 있다.

플랫폼이라는 아이디어는 원래 자동차 산업에서 유래됐다. 골프·세아트톨레도·아우디TT 등을 모두 같은 차체(플랫폼)에서 만들고 있는 폴크스바겐이 대표적 사례다.

■ 성장플랫폼의 유형

신 성장플랫폼은 기업에 따라 경쟁력 있는 제품 자체일 수도 있고, 제품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기술이나 서비스, 디자인 등이 될 수도 있다.

연매출 18조원으로 세계 3위의 시멘트 제조업체이자 멕시코에서 가장 존경받는 회사인 시멕스(CEMEX)는 플랫폼 경영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1985년 매출이 채 3000억원도 안됐던 시멕스는 2000년까지 활발한 M&A를 통해 연평균 20% 이상의 고속성장을 거듭해왔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멕시코의 독과점금지법에 막혀 내수시장에서 추가적 성장이 어렵게 됐다.

창업자의 손자인 로렌조 잠브라노 CEO는 시장에서의 기회요소와 내부 역량을 감안해 다양한 성장 아이디어를 도출한 후 이를 몇 개의 신 성장플랫폼으로 묶었다. 대표적인 게 ‘고객사업의 지원’(ease of doing business)이다. 단순히 시멘트를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멘트를 사가는 고객들에게 자금대출·건축컨설팅 등 건설과 관련한 토털(total)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뜻이다. 시멕스는 GE캐피털과 제휴를 맺고 대출사업을 확대했다. 시멘트 구입자에게 집 지을 자금을 빌려주면서 집 짓는 데 필요한 자금계획 상담서비스까지 제공해 자가 주택 건설을 촉진하기 위한 시도였다.

또 소매용 시멘트 포대 매출이 저조한 원인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멕시코 사람들이 여윳돈이 생기면 마을 축제나 자녀의 15세 생일파티, 결혼식, 세례식 등에 다 써버리기 때문에 집을 짓거나 개보수할 자금이 부족해진다는 점을 파악했다. 잠브라노는 멕시코인들이 많이 가입하는 계의 일종인 ‘탄타스’에 착안해, 70여명이 팀을 구성해 70주간 매주 120페소씩을 곗돈으로 내면 계를 타는 사람에게 새 집을 짓는 데 필요한 시멘트를 대주는 ‘파트리묘노 오이’(Patrimonio Hoy)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시멘트 관련 사업 다각화 덕분에 시멕스는 ‘시멘트는 사양산업’이라는 부정적 인식을 극복하고 최근 2년간 2배 이상의 매출성장을 달성했다.

광학(optics)·사무기기 회사인 캐논의 플랫폼은 오랜 기간 축적된 기술력이다. 캐논은 자체 진단을 통해 자사의 경쟁력이 광학·이미지기술·정밀기계제작 등에 있다고 평가하고, 광학·이미징·센서·네트워크 등 4가지 기술분야를 플랫폼으로 정했다. 캐논은 각 플랫폼 별로 ‘수퍼 갈릴레오 렌즈’, ‘레이저 빔 프린터 시스템 컨트롤러’ 등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한편, 이들을 조합해 디지털카메라·복사기·렌즈·프린터·스캐너 등 혁신적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세계적 커피숍체인인 스타벅스의 플랫폼은 대표상품인 커피가 아니라 ‘제3의 공간’이라는 슬로건이다. 스타벅스는 “고객들에게 집 또는 사무실이 아닌 공간을 제공한다”는 목표를 갖고, 단순한 커피 판매를 넘어 무선인터넷이 가능한 매장환경, 매장 내 음악다운로드, 전자지갑(stored-value payment card) 등과 같은 다양한 서비스를 꾸준히 창출해 고객들을 만족시켜왔다.

■ 전담조직에 의한 통합관리 필요

모니터그룹이 2005년 한국 100대 기업을 조사한 결과, 신 성장플랫폼 구축을 위한 최고경영층의 변화 의지는 강력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시스템은 마련돼 있지 않았다.

우선 신 성장플랫폼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성장을 위한 프로젝트별로 관리하는 팀이 따로 있다 보니 프로젝트 경험이 조직 내에 축적되지 않았다. 한 프로젝트가 끝나면 다른 팀이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원점부터 다시 고민하는 식이다. 일회적인 프로젝트보다는 장기적이고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둘째 신 성장플랫폼을 구축한 일부 기업들도 관리가 부실했다. 훌륭한 성장 플랫폼을 구축한 것만으로 회사가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오산이다. 특히 미래지향적인 플랫폼과 당면한 경영현안 간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정해놓지 않으면 현안에 밀려 일관된 플랫폼 관리가 어렵게 된다.

셋째 기존 조직의 저항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 변화를 의미하는 혁신에는 항상 저항이 따른다. 최고경영진이 의지를 갖고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여 대처하지 않으면 저항을 극복하기 어렵다.

넷째 욕심이 너무 앞섰다. 처음부터 거창한 규모의 사업을 만들려고 하니 시간이 많이 걸리고 조직이 쉽게 지치는 현상이 나타났다. 규모가 작더라도 빨리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혁신을 통해 조직 전체적으로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 MORNITOR GRO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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