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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3. 19. 17:23
국제금융시장의 위기가 확산되면서 당분간 글로벌 M&A 시장의 위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신규 사업 진출이나 구조조정 등 미래를 준비하는 M&A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07년 초 시작된 서브프라임 사태가 점점 악화되고 있다. 방만하게 운용되던 신용파생상품의 부실화 등 금융업의 잠재된 문제들이 드러나면서 금융시장 전반의 위기로 악화되다가 2007년 말 이후에는 실물경기 침체 우려까지 낳고 있다.
 
경제 여건의 악화는 최근 수 년간 고성장을 향유한 글로벌 M&A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신용경색으로 자금조달 자체가 어려워진 것은 물론 자금조달 여건 악화로 비용부담이 증가했으며, 인수한 기업의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등 각종 악재가 불거지면서 M&A 시장 위축이 현실화되고 있다.  
 
기업들의 M&A에 대한 관심이 커진 지금 글로벌 M&A 시장의 전망은 의미가 있다. 신규 수익원 발굴 등을 추진하는 기업들에게 M&A는 새로운 활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하에서는 시장의 향방을 전망하고 시장 내, 외부에 산적한 문제들과 새로운 변화상들을 살펴본 후 활용 가능성을 가늠해 보고자 한다.
 
2007년 하반기 M&A 시장은 급반전 
 
Thomson Financial에 따르면 2007년 글로벌 M&A 시장 규모는 사상 최대인 약 5조 달러에 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성장세는 2007년 여름을 기점으로 대폭 꺾인 양상을 보였다. 상반기 2.9조 달러에 달했던 M&A 규모가 하반기에는 약 30% 감소한 2조 달러에 그친 것이다(<그림 1> 참조). 특히 Mega Deal로 표현되던 수백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M&A를 잇따라 성사시켜 한때 금융자본의 산업자본 지배 가능성이란 불안감까지 조장했던 사모투자전문회사(Privata Equity Fund, 이하 PEF)들의 차입인수(Leveraged Buy-out, 이하 LBO) 시장은 하반기에 급격히 위축되었다. 소규모 LBO 투자는 꾸준히 이루어진 반면 초대형 LBO가 거의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M&A 시장의 급반전은 금융시장 악화와 실물경기 침체 우려가 동시에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금융시장에서는 부실자산 증가와 이로 인한 신용시장 위축 및 유동성 부족 현상이 발생하면서 악화된 자금조달 환경이 M&A를 위축시키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커지는 경기 침체 우려는 산업자본 M&A의 발목을 잡고 있다. 투자 검토 과정에서 수익회수 어려움이 부각됨에 따라 기업들의 M&A 시도 자체가 주춤해 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글로벌 M&A 시장의 위축은 불가피 
 
여러 여건을 종합해 보면 한동안 글로벌 M&A 시장의 위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일 금융산업의 문제점들이 시장 내에서 조기에 해결되거나 실물경기 호황이 압도해버린다면 단기간의 위축 후 급격히 M&A 시장이 재반등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M&A 시장에 우호적이던 거시적 경제 여건이 급변함에 따라 글로벌 투자은행 및 헤지펀드들의 손실 증가 등 금융시장의 각종 악재가 당장 해결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금융시장 위기가 악화되면서 실물경기 부문마저 침체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M&A 시장 내부 사정도 비슷하다. M&A 시장의 양대 부문인 금융자본 주도형 M&A와 산업자본 주도형 M&A 모두 조기 해결 가능성이 낮은 악재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이 모든 상황은 M&A 시장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1. M&A 시장의 자금조달 여건은 당분간 개선되기 힘들 듯 
 
2007년 상반기까지 M&A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었던 배경은 저렴하고 용이한 자금조달 여건이었다. 그런데 서브프라임 문제 이후 M&A Deal을 위한 자금조달 여건은 악화되었고 당분간 개선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물론 경기 침체를 방지하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들이 정책금리 인하 등 적극적 금융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주택경기 둔화와 함께 지속되는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자산부실화 등 금융시장의 자금경색 요인은 당분간 계속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정책당국의 금융완화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의 신용경색 현상이 해소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따라서 정책당국의 인위적인 유동성 공급이 M&A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금융자본의 M&A 시장은 상당히 위축 
 
금융자본 주도형 M&A 시장의 위축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금융자본의 M&A를 주도했던 LBO 시장의 활황세가 단시일 내에 재현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LBO 투자는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쉽고 저렴하게 조달할 수 있는 위험자산 선호 시기에만 활성화될 수 있다. 그러나 당분간 위험회피 현상이 해소되기가 어려워 LBO의 자금조달 수단인 위험도가 높은 정크본드 발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LBO 시장의 추이를 보면 고위험채권을 이용한 자금조달 여부가 시장의 향방을 좌우하는데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가졌는지 잘 보여준다. LBO 투자는 고수익 위험등급 채권인 정크본드(High-yield Junk Bond) 시장의 전성기였던 1980년대에 처음으로 활성화되었다. 대부분 정크본드 수준인 LBO 관련 채권들이 금융시장에서 소화되면서 LBO 시장도 급성장했다. 당시의 LBO 활황세는 1990년 정크본드의 부도율이 급증하면서 마감되었다. 2000년대 LBO 시장의 흥망도 유사한 과정을 보인다. 최근 LBO 붐은 CLO(Collateralized Loan Obligation) 시장의 활황에 힘입은 바가 크다. 2007년 상반기까지 금융시장에서는 각종 자산증권화 기법과 신용파생상품 발행을 통해 채권의 부도 위험을 줄이거나 위험을 전가할 수 있다고 보고 LBO 관련 고위험 채권들이 포함된 CLO를 방만하게 발행하였다. 이로 인해 LBO 시장은 2007년 상반기까지 급성장을 기록했지만 신용파생상품 부실 문제가 불거진 2007년 하반기 이후 75% 이상 급감하며 추락에 가까운 감소세를 보였다(<그림 2> 참조).
 
그나마 LBO 방식 M&A로 고수익을 올린 PEF의 유용성을 확인한 기관투자가들, 특히 아시아 자금 및 국부펀드들의 자금이 PEF로 유입되고 중국 등 신흥국가들의 PEF 설립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어 LBO 시장의 소멸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PEF들 역시 바뀐 경제 여건에 적응하기 위해 LBO의 레버리지 비율을 낮추거나 2007년 하반기처럼 중소형 투자 위주로 활동하면서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손실 발생과 헤지펀드들의 부실화가 그치지 않는 한 LBO 관련 고위험등급 채권들이 금융시장에서 소화되기는 힘들 것이다. 오히려 실질적으로 고금리 LBO 채권의 상환 부담을 진 투자대상 기업들이 경기 침체로 인해 부실화될 경우 LBO 투자의 또 다른 위험성마저 부각될 수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LBO 시장이 성장 추세를 회복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침체가 심각하지 않고 유동성 증가세가 다시 재현된다 하더라도 고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나면서 LBO 시장이 수혜를 보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3.산업자본의 M&A도 둔화될 전망 
 
글로벌 M&A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산업자본의 M&A도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산업자본 M&A의 활성화 여부는 투자한 기업의 실적 전망과 그에 근거한 투자수익 회수 가능성이 관건이다. 그런데 미국의 실물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세계적인 경기 위축 우려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산업자본들의 M&A 추세가 2007년 이전의 증가세로 복귀하기는 당분간 힘들 것으로 보인다.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이 공감대를 얻기 전에는 구조조정이나 기술 확보 등 중장기적 목적의 중소형 M&A가 주종을 이룰 것으로 보여 전체적인 시장 규모는 위축세를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침체 장세의 이면에는 희망적 요소도 있어 
 
비록 M&A시장의 전망은 어둡지만 일부 긍정적인 면도 보인다. 일부 투기자본이 M&A 시장에서 이탈하고 과열 양상을 보이던 시장이 냉각되는 점 등은 시장의 정상화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일 수 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장기적인 측면에서 시장 성장의 잠재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신흥국들의 M&A 참여 양상과 기업들의 M&A에 대한 관심이 전반적으로 늘어나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첫째, M&A 참여 주체가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영국 등 선진국 위주로 형성되어 온 M&A 시장에 아시아 등 신흥국들의 참여가 증가하고 있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특히 중국, 인도의 M&A 증가세가 돋보인다. UNCTAD와 Thomson Financial에 따르면 중국 기업의 해외 M&A 규모는 2000년 4.7억 달러에서 2006년 149억 달러로 약 30배 이상 커졌다. 중국 기업의 총 M&A(인수) 규모도 2000년 74억 달러에서 2007년 915억 달러로 11배 이상 늘어났다. 이에 못지 않게 인도 기업들의 해외 M&A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다수의 M&A를 통해 세계 1위의 철강업체로 부상한 미탈스틸, 세계 50위권에서 영국의 Corus사를 인수하며 5위권 업체로 급부상한 타타스틸, 유럽의 유명한 자동차 회사나 식품회사 인수 등에 적극 참여한 기업들은 모두 인도 기업들이다. 중국을 위시한 신흥국들의 성장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신흥국의 M&A 증가세도 계속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전반적으로 기업들의 M&A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M&A Deal의 추이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995년 이후 M&A 시장 전체는 급격한 등락 양상을 보였는데 시장 규모의 변동폭에 비해 M&A 건수의 증감은 상대적으로 덜했던 것으로 보인다. 1995~2000년과 2001~2006년의 두 기간은 M&A 시장의 규모와 성장 추이가 유사하다. 그러나 M&A Deal 건수에서는 2001년 이후의 기간이 훨씬 많아졌다. 일례로 시장 규모가 커지던 1997~1998년에 비해 IT 버블 이후 M&A 시장이 위축되던 2001~2002년의 M&A 건수가 훨씬 많았다. 이런 현상은 M&A를 활용하는 기업들이 예전보다 더 다양해지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M&A에 대한 관심도가 커지는 점은 M&A 시장의 중장기적인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으로 평가된다(<Box 기사> 참조).
 
신사업 확보 및 구조조정 등 장기적 관점의 M&A 증가 예상 
 
비록 최근과 같은 고성장세를 조기에 회복할 가능성은 낮더라도 미래를 기약하는 투자로서의 M&A 기회 자체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중에서도 특히 성장기반 확보나 구조조정 등의 M&A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동일한 목적의 M&A라 해도 산업이나 투자 주체에 따라 다양한 양상이 전개될 것이다. 전반적으로는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만큼 Deal Premium이 하락하면서 매각 목적의 M&A보다 인수 목적의 M&A가 더 유리할 것으로 추측된다.
 
① 성장기반 확보용 M&A : 환경산업이나 대체에너지산업 등 유망분야 내에서는 미래 수익원 확보를 위한 M&A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는 신기술 확보나 신규 시장 개척 등 산업 초기적 성격의 M&A가 주종을 이룰 것이다. M&A 규모도 성숙산업에 비하면 소규모에 불과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대형 M&A로 발전할 잠재력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② 구조조정을 위한 M&A : 최근 손실 증가와 자금부족의 이중고를 겪고 있는 선진국 금융산업에서는 사업 확장보다 구조조정 차원의 M&A가 늘어날 여지가 더 크다. 즉 부실사업부문 정리, 핵심부문 강화를 위한 합병 등이 주목적이 될 수 있다. 또 선진국 금융기관의 위기를 호기로 삼은 아시아 기업이나 국부펀드들의 M&A 시도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③ 사업다각화를 위한 M&A : 기존 사업부문과 신규 부문이 혼재된 산업에서는 다각화를 위한 M&A 기회가 많아질 가능성이 크다. 방송, 통신, 인터넷 등 여러 부문이 혼재된 미디어 산업에서 종합 미디어 산업화가 진행되는 것처럼 관련 M&A 기회가 계속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정유 등 에너지산업에서는 기존 사업부문 강화와 함께 신규사업 확보 목적의 M&A가 병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④ 해외 시장 진입을 위한 M&A : 빈약한 내수 시장을 넘어 새로운 시장 진입을 목표로 하는 아시아 기업들은 해외 M&A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시아 기업의 해외 M&A는 시장 진입 외에도 첨단기술 확보, 규모의 경제 구축 등 단기 수익성보다 장기적 목적이 크다. 따라서 투자비용 절감보다 인수 여부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M&A Deal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우에 따라 아시아 기업 간 인수 경쟁이 발생할 소지도 있다.
 
물론 M&A 투자 증가에 따른 각종 반작용도 예상된다. M&A 시도가 늘어나는 만큼 각국의 보호주의가 강화될 것이다. 이미 선진국 간에는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M&A를 제약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아시아 기업이나 국부펀드의 M&A가 늘어나면서 더욱 강해질 가능성이 있다. 이와 더불어 M&A 참여국가가 많아지는 만큼 다양한 문화적 충돌, 특히 인수 이후 통합(Post Merger Integration) 과정에서 문화적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
 
미래에 대비하는 투자 기회로 삼을 수도 있어 
 
경기 활황기에는 웬만한 사업이라면 전망이 좋아 보이게 마련이다. 그런 만큼 전반적으로 기업가치도 높게 평가될 여지가 많고 경영권 Premium도 높아지면서 M&A 비용이 인상된다. 호황기에 성사되는 M&A의 상당수가 고가 인수 논란에 휩싸이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반대로 대다수 기업들의 수익성이 떨어지는 시장 침체기에는 기업가치와 경영권 Premium이 떨어지게 된다. 특별히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지 않는 이상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힘든 경우가 많이 생긴다. 헐값 매각이란 평가를 받는 M&A 중에는 시장 침체기에 구조조정을 위해 추진되는 경우가 많다.  
 
“길거리에 피가 흥건할 때가 바로 투자의 적기이다.”라는 미국 석유왕 존 록펠러의 격언은 M&A 시장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적극적 성향을 가진 투자자에게 다가오는 시장 침체기는 오히려 호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충분한 자금을 마련해 놓고 미래 사업기회를 준비한 기업들이라면 이 기회를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인수 경쟁이 줄어든 만큼 투자비용도 줄일 수 있고 투자조건도 유리하게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비록 시장은 침체되더라도 신생산업 등 M&A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산업도 있어 해당업종에 관심이 있는 기업이라면 M&A 기회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해외 시장 개척과 신사업, 신기술 확보라는 중요한 과제를 가진 한국 기업들에게도 다가오는 M&A 시장 침체기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M&A는 신중하게 추진되어야 한다. 싸다고 모두 좋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정말 필요한 사업인지 면밀히 검토해야 하고 업종의 특성에 맞춰 철저한 타당성 평가를 진행해야 한다. 업황에 따라 적절한 투자 시기를 결정하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
- LG Business Insight 980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