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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9. 10. 19:23
마케팅 전략 수립의 기반이 되는 수요 예측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수준이 높아져 가고 있다. 하지만 독자적인 수요 예측 모델과 예측 전문 인력을 갖추고 수요 예측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자원을 투자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예측 방법론을 사용하고 있는 기업은 더욱 드물다. 이는 마케팅 부문에서 수요 예측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가 낮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수요 예측 체계를 수립하고자 하는 기업에서 수요 예측의 객관성과 논리성을 확보하고 예측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갖추어야 할 요건은 무엇일까? 본고에서는 자사제품 시장에 대한 정의, 수요 영향 요인 추출 및 수요와의 관계 파악, 데이터베이스 구축, 모델의 지속적 개선과 운용, 모델 개발 및 운용을 위한 인력 확보 및 유지 등을 수요 예측 체계의 성공 요건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 목 차 > 
Ⅰ. 성공적인 수요 예측 체계란
Ⅱ. 수요 예측이 잘 안 맞는 이유
Ⅲ. 데이터에 기반한 수요 예측
Ⅳ. 수요 예측 체계 구축의 성공요건
Ⅴ. 결론
 
 
지하철에서 내려 역사를 빠져나오니 비가 내린다. 올 여름은 유독 갑작스레 쏟아지는 비가 잦았다. 매일 가방에 넣어 가지고 다니던 우산을 잊고 나온 날 하필이면 그런 날 장대비와 만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럴 때 우산을 발견한다면 가격이 얼마든 디자인이 어떻든 구입할 수밖에 없다.  
 
‘적절한 장소에 적절한 타이밍’은 상품 판매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이런 타이밍에 맞춰 수익의 기회를 얻는 것이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행운은 아니다. 누군가가 치밀하게 준비한 수요 예측과 주문, 물류, 재고, 디스플레이 전략 등이 어우러져야 가능한 일이다.   
 
수요 예측은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뿐 아니라 골목마다 있는 편의점에서부터 노점상에 이르기까지 사업의 규모와 상관 없이 모든 사업 주체들이 관심을 갖는 분야다. 수요 예측에 대한 관심은 또한 농업, 건설업, 제조업에서부터 음식점, 병원 등 서비스업까지 사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높다.
 
야채나 과일 등 신선식품을 취급하는 업종에서는 그날그날의 매출량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재고 부담을 줄이거나 팔지 못해 버리는 양을 최소화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대규모 생산 라인을 건설해야 하는 제조업이나 발주에서부터 완공까지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건설, 토목 등의 분야에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요가 어떻게 변화하고 시장의 공급량은 어떻게 될지를 예측하는 것이 의사결정에 기본이 된다.  
 
이와 같이 수요 예측은 판매 목표 설정, 설비투자, 생산 계획, 재고 조절, 공급사슬 관리, 마케팅 전략 수립 등에 기반이 된다. 노점상들은 비가 오면 우산을 팔고 날씨가 더우면 부채를 팔면 된다. 하지만 막대한 설비투자가 필요한 생산업체에서 상황에 따라 생산능력을 늘렸다 줄였다 할 수 없기 때문에 시장에 있는 정보를 종합하고 예측에 연결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오늘날 많은 회사들이 수요 예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체계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예측 담당자들을 두고 시장 정보를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담당자들이나 임원들 중에도 체계적인 수요 예측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수요 예측 체계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즉, 기업에서 수요 예측의 객관성과 논리성을 확보하고 예측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갖추어야 할 요건은 무엇일까? 본고에서는 자사 제품 시장에 대한 정의, 수요 영향 요인 추출 및 수요와의 관계 파악, 데이터베이스 구축, 모델의 지속적 개선과 운용, 모델 개발 및 운용을 위한 인력 확보 및 유지 등을 수요 예측 체계의 성공 요건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I. 성공적인 수요 예측 체계란 
 
 
수요 예측은 맞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고들 한다. ‘맞지도 않을 예측을 왜 하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다. ‘맞지 않는 예측을 하는 것보다 앞으로 전개될 상황에 대해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세우고 대응 방안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런데 ‘예측이 맞느냐 틀리느냐’, ‘예측 결과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느냐’ 등의 수요 예측과 관련한 분분한 논의들이 많지만, 분명한 것은 이러한 논의들에 앞서 수요 예측치가 먼저 만들어져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수요 예측치를 만들어 내기 위한 예측 체계는 어떠해야 할까? 회사에 기여를 많이 하는 예측 체계, 의사결정에 유용하고, 경영 기획을 하는 데 도움이 되고, 사용하고자 하는 목적에 부합되고, 과학적이고 논리적이고 설명력 있고, 정확도까지 높은 좋은 예측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체계를 ‘성공적인 예측 체계’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정확도도 중요하지만, 상황 변화에 따라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여 자주 예측치를 바꾸려 한다면 신뢰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모델의 ‘강건성(robustness)’도 중요한 고려사항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경제 또는 시장 상황에 대해 장기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것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인지를 파악하고 이를 예측치에 반영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예측 논리와 인과관계에 대해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모델이라면 상황이 변했을 때 신속하게 예측치를 수정할 수 있다. 미국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경제 위기가 닥친다는데, 그 사태가 자사 제품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고 시장조사 회사의 보고서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면, 분초를 다투는 비즈니스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몇달 늦어진 상황을 보고 뒤늦게 쫓아가는 전략을 취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Ⅱ. 수요 예측이 잘 안 맞는 이유 
 
 
성공적인 수요 예측 체계 수립에 관한 논의에 앞서, 비즈니스 실무에서 수행하는 일반적인 수요 예측이 잘 맞지 않는 이유를 예측 방법에 따라 살펴보고자 한다.
 
1. 담당자의 판단 
 
기업에서는 예측 전문가가 아닌 일반 직원들이 수요 예측 업무를 맡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대개 시장조사 업체에서 내놓는 예측 자료들을 토대로 엑셀 작업 등을 통해 예측치를 만들어낸다. 구체적인 데이터에 기반하지 않고 담당자의 감(感)으로 판단한다고 할 수 있다. 이 경우 예측이 잘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왜 그럴까?  
 
첫째, 인간의 지적 능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수요와 관련된 수많은 변수들에 대해 종합적으로 판단을 내리기가 힘들다. 둘째, 자신의 희망사항과 실제 현실을 혼동하기 쉽다. 시장을 낙관적으로 보고 싶으면 전망치를 올려서 낙관적인 수치를 만들어 내고, 일단 자신의 예측치를 보고하고 나면 스스로 그 예측치에 대해 확신을 갖게 되는 경향이 있다. 셋째, 데이터로 확인이 되기 전까지는 편견을 현실로 오해하기 쉽다. 예를 들어, 올림픽 특수로 가전제품이 많이 팔릴 것으로 기대하지만 실제 데이터에서는 판매량의 일시적인 당김 현상은 있어도 해당 연도의 총수요가 증가하는 경향을 발견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경영진의 판단 또한 부정확한 경우가 많은데,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경영진은 낙관적 전망치를 선호한다. 둘째, 자사 사업의 동태적 특성은 잘 알고 있으나 국내 또는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셋째, 경영자들은 자사 제품들이 잘 되고 있는지에 관심이 많으며, 특히 신상품 개발에 있어서는 그런 경향이 더 커지기 때문에 편향된 판단을 하게 된다.  
 
현장에서 활동하는 영업사원들의 의견을 그대로 좇는 것도 위험하다. 영업사원들은 스스로 판매 목표를 달성해야 하기 때문에 불경기에는 시장을 너무 작게 보고 호경기에는 부풀려 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2. 시장조사 기관들의 자료 활용 
 
업계에서는 흔히 자사 예측치가 시장조사 전문기관들의 예측치보다 믿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놀랍게도 시장 조사 전문기관에는 수요 예측 전문가가 없는 경우가 많다! 이들 기관의 강점은 수요 예측에 있는 것이 아니다. 이들은 생산업체들과의 인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주요 업체들의 생산능력 현황과 설비투자 계획, 생산 현황과 계획, 판매 실적과 향후 판매 목표치 등을 집계한다. 이들의 강점은 예측이 아닌 집계에 있다. 따라서 방법론의 특성상 수요 예측치보다는 판매 목표치 집계를 기반으로 한 공급 예상치가 더욱 믿을 만하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수요와 공급의 차이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것 같다. 예를 들어, 공급이 부족해서 시장의 판매량이 업계의 공급 능력에 의해 제약을 받아온 산업에서는 공급능력이 곧 판매량이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현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가운데는 주요 생산업체들의 판매 목표치를 집계하면 산업 전체의 수요 예측치가 된다고 착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실제로는 수요량에 따라 재고가 쌓이기도 하고, 생산량이 부족하기도 하면서 업체들은 생산능력을 늘리거나 줄이며, 단순히 공급량만 조절하기도 한다. 수요는 업체의 공급 계획에 따라서가 아니라 시장에서의 필요에 의해 결정된다. 시장의 요구와 업계 공급량의 균형점에서 판매량이 결정되는 것이다. 말하자면 이 판매량은 ‘현실화된 수요’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런데 예측 담당자들이 판매량을 수요와 동일시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는 담당자들이 경제학 용어에 대해 정통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고, 단어 선택에서 오는 혼란이기도 하다. 하지만 기업에서 예측하고자 하는 것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판매량의 변화이며, 이를 주로 ‘수요 예측’이라고 하기 때문에 본고에서도 이러한 판매량 예측(sales forecast)을 수요 예측(demand forecast)이라고 부르고자 한다.  
요컨대 수요량은 영향 변수들과의 관계를 분석하여 예측 모델을 만들어서 예측치를 도출하며, 공급량은 주요 업체들의 판매 및 생산 계획을 토대로 전 산업에 대한 공급량을 추정하여 예측치를 도출하게 된다.  
 
3.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분석 자료 
 
분석의 목표가 무엇인지에 따라 현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지고, 동일한 사건에 대한 해석도 달라진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그 회사의 주가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을 하기 위해 시장 상황을 보조적으로 살핀다. 예측하고자 하는 목표는 수요가 아니라 주가이며, 수요에 대해서는 2차자료를 이용하여 참고사항을 기술하는 정도이다. 이들이 제시하는 근거도 정량적으로 수요와 연결된다기보다는 정성적인 판단 근거일 뿐인 경우가 많다. 이들의 의견을 참고할 수는 있겠지만 그대로 수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4. 계량 모델에 기반한 분석 
 
194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학계에서는 통계적 또는 계량경제학적 기법에 대한 이론적 정교화 작업에 중점을 두었으며, 예측치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체계적 방법론에 대해서는 거의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1970년대 경제적인 대변동에 대한 예측에서 거시경제 모델들이 실패를 한 이후에는 경제학 이론을 따르지 않더라도 유용한 예측치를 제공하는 방법론을 개발하는 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졌다(Michael K. Evans, 2003).
 
그 동안 예측 정확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다양한 모델들이 개발되었고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 하지만 예측에는 오차가 따르기 마련이다. 계량 모델에 기반한 분석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예상외로 큰 예측 오차의 원인에는 모수의 구조적 변동, 설명변수 누락 또는 부적절한 변수 추가, 부정확한 데이터, 경제 기구에 의한 기대치 변화, 정책 변화, 외생변수의 예상 외의 변동, 외생성에 대한 잘못된 가정, 장기예측에서 오차의 누적 등이 있다.  
 
 
Ⅲ. 데이터에 기반한 수요 예측  
 
 
<그림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수요 예측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미국에서 2004년에 실시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은 <그림 2>와 같은 예측기법들을 실제로 사용하고 있다. 또한 정성적 기법과 정량적 기법들 각각에 일장일단이 있고 앞장에서 논의했듯이 예측에 오류를 가져오는 이유들이 있다. 따라서 각 예측 기법의 장점을 취하고 단점을 최소화하는 체계, 다시 말해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모델을 토대로 외부기관 자료를 참고하여 예측 담당자들이 자신의 판단을 반영하는 수요 예측 체계가 현실적으로 가장 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수요 예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영자들도 계량경제 기법에 대해 알고 있는 경우가 드물다. 설사 알고 있다고 해도 복잡한 계량경제 기법들을 사용하여 예측을 하는 것이 타당한지 의심을 하게 된다. 진입장벽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  
 
예측 모델을 만드는 과정이 힘들기는 하지만, 이는 외부 전문가에게 용역을 주면 비용은 꽤 소요되더라도 해결될 수 있는 일이다. 문제는 이 모델을 자사 직원들이 효과적으로 운영하고 개선하여 예측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를 만들어 낼 수 있느냐 하는 데에 있다. ‘과거 데이터에 의존해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미래의 변화하는 상황을 반영할 수 없기 때문에 예측치를 믿을 수 없다’라고 말해 버리면 과학적인 기법을 도입하지 않는 것에 대한 일리있는 핑계거리는 될 수 있다.  
 
하지만 계량 모델에 기반한 예측은 합리적인 설명변수를 토대로 하고, 수식에 의해 도출되며, 자의적인 판단을 최소화한다. 미래에 있을, 알 수 없는 변화들을 반영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론들이 도입되고 있다. 정성변수를 정량화하는 기법을 사용하기도 하고, 전문가들도 의견을 수렴하는 등 객관화하는 기법을 사용하여 감(感)에 의존하는 부분을 줄일 수 있다. 모든 산업의 예측에는 그 산업 고유의 특징들을 어떻게 반영하고, 향후 그 산업의 변화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 것인가가 늘 문제가 되며, 계량경제모델에 기반한 예측도 이러한 고민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하지만 적어도 계량적 예측은 책상에 앉아서 5% 증가로 할 것인지 7% 증가로 할 것인지 고민하다가 ‘에잇 모르겠다 6%!’ 라는 식으로 결론을 짓는 상황은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과거 데이터에만 기반해서 예측하는 것은 미래의 변화를 반영할 수 없기 때문에 정확도가 떨어진다고 보는 회의론자도 있다. 하지만 기본적인 데이터 분석을 통해 나올 수 있는 패턴조차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예측 담당 직원의 감에만 의존하는 수요 예측은 문제가 많다. 데이터가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끌어내고, 나머지 부분에 한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훨씬 더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접근법이다.
 
 
Ⅳ. 수요 예측 체계 구축의 성공요건  
 
 
1. 자사 제품 시장에 대한 정의  
 
고객들이 자사 제품을 구입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생각해서 경쟁 시장을 정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장기적인 수요를 예측하는 데 있어 시장 정의는 필수적이다.
 
미국에서 철도회사들이 항공사들에 고객을 빼앗겨 쇠락하게 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철도회사들은 철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철도운송에서는 독점이라고 생각하여 고객 수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을 하지 못하고 항공사업의 발전에 대해 무관심했다. 그 결과 결국 항공산업으로 고객들이 이동하면서 철도를 이용하는 승객이 크게 감소하여 사업이 위태롭게 된 것이다. 이들이 자신들의 비즈니스를 ‘운송사업’으로 규정했다면 향후 철도 시장이 대폭 감소하리라는 것을 예측하고 이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었을 것이다.  
 
‘나이키의 경쟁상대는 닌텐도’라는 말이 있듯이 청소년들이 게임으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운동을 덜하게 되고, 따라서 운동 관련 의류나 신발 등도 덜 팔리게 되는 현상이 최근 나타나고 있다. 만약 나이키가 자사를 ‘스포츠 용품을 만드는 회사’라고 규정한다면 향후 전체 스포츠 용품 시장이 줄어들 경우, 이를 예측하지 못할 것이고, 그 이유 또한 알 수 없게 될 것이다.  
 
이렇듯 전혀 다른 범주로 보이는 상품들이 직접적으로 시장 크기를 변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장기적인 수요 예측을 위해서는 제품을 광의로 정의하고,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미래 트렌드에 대해 연구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인구나 구매력을 기준으로 잠재시장의 크기를 전망하고 이 시장에서 어떤 제품들이 얼마나 점유율을 갖게 될지를 생각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  
 
2. 수요 영향 요인들의 발굴 및 수요와의 관계 파악 
 
수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들을 탐색하고, 이런 요인들과 수요와의 관계를 나타내주는 가설을 수립하여 이를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코카콜라가 뉴코크를 출시했던 1985년, 20만번 이상의 대규모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소비자들은 뉴코크의 맛을 더 선호하기 때문에 뉴코크의 수요가 엄청날 것으로 예상하고 투자를 계획대로 진행시켰다. 그러나 실제로 시장에 출시된 뉴코크는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수요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맛이 아닌 다른 데 있었던 것이다.  
 
한때 코닥은 필름사진 업계에서 세계적인 기업이었다. 그들은 혁신에도 적극적이었고, 거의 모든 미국인이 코닥 카메라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시장 점유율도 높았다. 그러나 디지털 카메라가 시장을 장악해감에 따라 2002년에는 필름 매출액이 감소했고, 2003년에는 배당금이 줄어들었다. 사진을 찍고 보관하는 것과 관련한 기술과 고객 취향에서 큰 변동이 있었던 것이다. 소비자들이 혁신을 받아들이는 태도는 수요를 결정하는 데 있어 아주 중요한 변수가 된다.  
 
일반적으로 애널리스트 보고서나 시장 조사 보고서에서 언급되는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과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에서 언급되는 요인들에 대해 실제 데이터를 토대로 인과관계를 테스트해 보는 것이 영향 변수 발굴에서 중요한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전문가들에 대한 인터뷰를 실시하고, 사내에서도 의견을 수렴해 보아야 한다.  
 
또한 여러 데이터 속에서 상호관계를 찾고 의미를 재해석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데이터는 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숫자의 나열일 뿐이지만 수요를 전망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보를 제공해주는 내용과 의미를 가진 정보원이 된다.  
 
판매량 예측을 위한 독립변수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생각해 볼 수가 있다.  
 
첫째, 거시경제 변수로는 GDP 성장율, 가처분소득, 이자율, 환율, 유가, 소비자 신뢰지수, 총자본지출 등이 있다. 둘째, 회사가 제어할 수 있는 변수로 투자 비용, 광고, 판촉비, 가격 등을 꼽을 수 있다. 셋째, 경쟁 상황의 결과로 특정 제품에 영향 주는 변수들로는 산업 내에 존재하는 다른 회사들의 반응, 예상 진입자 등이 있다.  
 
이와 함께 보완재나 대체재와 같이 상호연결되어 있는 제품들의 가격 및 수요, 경쟁 제품의 수요, 제품군 전체의 수요 등과의 관계도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  
 
3. 데이터 베이스 구축 
 
판매 실적, 가격, 공급량 등에 대한 데이터와 설명변수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고 업데이트 체계를 구축하여 공신력 있는 데이터 세트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실적치는 최대한 먼 과거의 자료까지 찾아야 하며, 설명변수의 전망치를 발표하는 기관들에 대해 신뢰성을 비교하여 보고서를 구입하거나 협조를 구하는 방식으로 실적치와 전망치를 업데이트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한 달 전, 한 주 전 데이터와 같이 가장 최근의 데이터를 구할 수 있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 분기별 데이터는 주로 1분기 전 자료가 실적치로 나오기 때문에 최소한 4~5개월 이전의 시장 상황을 보여주는 셈이 된다. 분기 데이터에 의존한다면 그만큼 시장 정보에 느리게 접근하게 되는 것이다. 첨단산업의 경우는 환경 변화가 빠르기 때문에 자주 업데이트되는 데이터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확한 데이터 세트는 데이터에 기반한 모델을 만드는 데 근간이 된다. 따라서 수요 예측 체계를 만드는 데 있어 데이터 베이스는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며, 데이터 구입 비용을 고려할 때 가장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야 하는 부문이라 할 수 있다. 부정확한 데이터는 예측에서 예상 외의 커다란 오류를 유발하게 된다.  
 
4. 모델의 지속적 개선과 운용 
 
모든 모델은 미완이면서 완결된 구조를 갖는다. 계속해서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면에서 미완이고, 결국 예측치를 결정하고 이를 회사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사용해야 한다는 면에서 완결된 구조를 갖게 된다.  
 
수요 예측 모델을 만들었다고 해서 모든 작업이 끝난 것은 아니다. 이 모델을 실제 데이터에 적용하고 문제점을 개선해 나가면서 자사 상황에 맞게 고쳐 써야 한다. 생명체와 같이 계속해서 진화해가야 의미 있는 모델이 될 수 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새로운 데이터 포인트들이 모이고 상황도 변화하면서 경제적 요인이나 경쟁 상황 등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도 달라지게 된다. 이러한 변화를 포착해서 모델에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5. 모델 개발 및 유지를 위한 인력 확보 
 
수요 예측은 과학이자 예술이다. 정교한 통계 기법의 정확한 사용이 예측 정확도를 명백히 향상시키므로 과학이라고 할 수 있으며, 현실적으로 실제 데이터는 거의 명쾌한 대답을 제공하지 않으므로 여러 개의 관계식들 중에서 가장 정확한 예측치를 제공할 수식들을 고르기 위해 사용자가 직접 선택해야 한다는 점에서 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Michael K. Evans, 2003).
 
해당 분야의 수요와 관련한 숫자를 직접 다루어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통찰력력이라는 게 있다. 모델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모델의 많은 부분은 관계식에서 명쾌하게 나오지는 않는다. 관계가 존재할 것으로 확신되는데도 정확한 수식으로 그 관계가 표현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데이터 포인트가 부족해서일 수도 있고, 다른 변수와의 관계가 더 중요하게 나타났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런 부분의 간극을 메워 주는 것이 전문가의 판단이다.  
 
판단이 너무 많이 들어가서 실제 데이터가 말해주는 것과 상반된 결론을 내릴 정도로 자의적으로 예측을 하는 경우도 문제이며, 모든 것을 깔끔하게 수식을 통해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이다. 객관화와 모형화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되, 결정적인 부분에서 판단을 유보하는 것보다는 나름의 판단을 내리고 진행을 시키는 것이 더 현명하고 현실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판단으로 어떤 수치를 결정해야 하는 경우에는 많은 연관된 데이터를 분석해서 다양한 대안을 마련해 놓고 시뮬레이션을 거쳐 타당한 수치를 찾아내는 것이 좋다.  
 
전문가로서 모델과 예측치에 대해 판단을 내리는 것은 수요 예측에서 매우 중요한 단계이다. 예측 체계를 만드는 단계에서는 예측 담당자의 역량이 예측 체계의 수준을 좌우한다. 따라서 역량 있는 예측 담당자를 배치하고 전문가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또한 예측 업무를 인수인계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상당히 긴 시간을 들여서 예측 방법론과 전문가적 통찰력을 후임자에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Ⅴ. 결론  
 
 
오늘날과 같이 변화가 많고 경쟁이 치열한 경영 환경에서 지속성장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예측 체계 수립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예측 수준을 향상시키는데 충분한 투자를 해야 한다.  
 
좋은 수요 예측 모델 변화하는 상황과 새로운 정보를 결합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관련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 보아야 한다. 데이터에서 출발하여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끌어내는 것은 변화가 많은 첨단기업들에게 특히 중요하다.  
 
수요 예측은 예측치를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가 아니라 이를 통해 전략적 함의를 도출하는 데 기반으로 삼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수요 예측치를 전략과 연결시킬 수 있는 안목과 대안 제시 역량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 LG Business Insight 100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