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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6. 3. 19:49

인도는 5억 명의 이동통신 가입자를 가진 세계 2위의 이동통신 시장이지만 전체 인구의 0.6%만이 초고속인터넷을 이용할 정도로 광대역 인프라가 취약한 나라다. 인도 정부는 취약한 유선인터넷 인프라 보강 대신 무선인터넷 인프라 구축에 역점을 쏟고 있어 와이브로(WiBro: Wireless Broadband Internet) 수출에 목말라 하는 우리나라 업체에게 인도는 기회의 땅으로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인도를 진정한 기회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성급한 기대보다는 체계적인 시장전략을 내놓아야 한다.

지난 3월, 단 한 달 동안에 한국 휴대폰가입자의 절반에 가까운 2천만 명이 신규사용자로 가입한 나라가 바로 인도다. 통신정책국에 의하면 2010년 3월말 기준으로 인도의 모바일 보급률은 49.6%에 달하여 인도는 12억 인구의 거의 절반인 5억 8,432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그런 인도에 새로운 통신전쟁이 시작되었다. 인도 모바일시장에서 후발주자로 뛰어든 CDMA(Code Division Multiple Access)는 GSM(Global System for Mobile communications)이라는 골리앗을 상대로 수없이 돌팔매질을 하였지만 시장점유 30% 남짓에 머무르고 있고 이 판도가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인도통신시장에선 골리앗(GSM)과 다윗(CDMA)의 대결은 성경과는 달리 골리앗의 건재로 이어가고 있다. 그곳에 다시 통신사업자들이 격돌하게 되었으니 그것은 3G와 4G의 주파수 옥션으로 개시된 차세대통신의 패권 전쟁이다.

하이테크산업의 징검다리 성장

인도의 신기술산업은 단계를 밟아가는 성장이 아닌 징검다리 성장을 보이고 있다. 신기술산업시대로의 진입이 늦었던 인도는 단계를 뛰어넘는 점핑 도약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하나의 기술이 열림과 동시에 한 단계 앞선 기술 산업이 시작되는 성장과정을 밟고 있다. 지금 약 6억 명의 모바일 사용자가 있는 나라지만 아직도 유선전화는 후진국수준이다. 이처럼 한 단계가 성숙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엔 다음 단계의 서비스가 도입되고 있다. 2008년에는 2G도 완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영기업 MTNL을 통해 3G를 시작했고 국영기업인 BSNL에게도 사업허가를 내주었다. 그 후 일반기업을 대상으로 3G주파수 옥션(Auction)1)계획을 세웠지만 번복을 거듭하다가 마침내 올해 4월 옥션을 시작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인도정부는 3G이후 바로 4G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2대 국영통신을 제외한 9개 민간 기업이 3G주파수 및 차세대 광대역무선통신경쟁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로써 한반도의 15배 면적인 인도에 차세대무선통신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시속 100Km 이하로 달리는 기차에서 통화가 끊기지 않는 것조차 불가능한 인도에서 말이다. 기차가 가속도를 내면서 역을 벗어나면 통화품질은 떨어지고 결국 목소리는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이것이 아직 인도의 2G 시대의 참 모습이다. 그렇지만 이것은 일상생활에서 드러난 불편의 일부일 뿐 비즈니스는 이미 3G와 4G로 향하고 있다. 이를 하이테크 산업시장의 징검다리 성장이라 부른다.

2000년 초 인도엔 겨우 천여만 명의 모바일사용자가 있었다. 이런 시장규모에 휴대폰은 컬러도 아닌 흑백이 대부분이어서 당시 한국의 모바일콘텐츠사업자들은 시장진출을 고민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을 앞에 두고 인도의 많은 CP들은 이미 기술개발과 부분상용서비스를 시작하고 있었다. 수년 만에 그들은 수백 수천 배의 부가가치를 이루어냈고 시장규모의 한계라는 덫에 걸린 한국기업들은 이후 해외로 매각되거나 도태되고 말았다.

한국기업은 당시 인도가 지닌 하이테크 시장의 징검다리 성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진출에 대해 잘못된 판단을 한 것이다. 적은 비용으로 엄청난 부가가치를 거둘 수 있는 황금시장을 놓친 것이다.

그리니 인도의 통신시장에서 또 다시 차세대 통신기술인 와이맥스(WiMAX: World Interoperability for Microwave Access 휴대 인터넷의 기술 표준을 목표로 인텔사가 주축이 되어 개발한 기술 방식)와 롱텀 에볼루션(LTE: Long Term Evolution) HSDPA(고속하향패킷접속)보다 12배 이상 빠른 고속 무선데이터 패킷통신 규격)의 기술채택을 두고 사업자들의 대결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이들의 대립은 미완성 2G 시대의 인도를 염두에 둔 대결이 아니라 통신가입자 10억 명이라는 미래시장을 두고 벌이는 전략전쟁이기 때문이다. 당장의 시장가치로 본다면 이번 옥션은 기업에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인도시장의 잠재가치를 간과할 수 없는 까닭에 옥션 개시가 발표되기까지는 기업입장이 분분하였지만 발표된 이후 이를 외면한 사업자는 많지 않다. 2G시대의 통신사업 지분을 엄청난 프리미엄을 받고 양도한 전례만 보아도 이번 옥션은 해볼만한 도전이라는 생각이 크기 때문이다.

성급한 기대 전에 인도를 알아야

인도가 기업에 엄청난 부가가치와 사업이익을 주는 통신시장이지만 성급함에 기대만을 앞세워서는 안 된다. 얼마 전 인도를 방문한 한국의 IT관련 기관장이 “인도에 Wimax 시대를 열고 왔다”고 호언장담한 인터뷰는 다소 과장된 것이다. 인도에선 와이브로를 와이맥스라고 부르는데 이 기술은 많은 한국기업이 참여한 통신기술로 해외시장진출이라는 당국의 의지가 실린 국책과제다. 이에 정부기관장으로서 지나친 의욕을 보인 것이다. 마치 인도가 한국의 와이브로를 표준으로 확정한 것인 양 착각해서는 안 된다.

인도정부가 4G 차세대통신 옥션을 실시한다는 발표가 있을 때만 하여도 인도의 언론들은 옥션 대명사로 와이맥스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그러나 옥션을 앞둔 4월에 들어서면서 점차 광대역무선통신(BWA)이라고 표현하기 시작했다. 이는 와이맥스로 기울던 표준채택에 변수가 있음을 의미한다. 롱텀에볼루션의 가능성이 여전히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한국이 인도의 차세대통신에 관심을 두고 있는 이유는 거대한 시장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와이브로 기술 및 장비산업의 해외진출 측면으로 볼때 인도만한 매력적인 시장이 없다. TD-LTE가 지배하는 유럽과 중국 그리고 와이브로 본토인 미국을 제외하고 나면 통신인구 10억을 상회할 인도는 우리기업에겐 꿈의 시장이 분명하다. 인도대륙에 세워질 기지국이 한국의 80배, 100배니 하면서 ‘제2의 원전수출’이라고 표현하며 큰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이는 다소 성급한 자세다. 3G옥션이 마무리되어도 범용상업서비스는 서비스 개시일로 주어진 2011년이 되어서야 시작될 것이고 이 또한 시장여건에 따라 서서히 조성될 것이다. 당장 3G를 선택하기엔 인도 통신소비자들이 느끼는 부담이 적지 않다. 소비자 대부분이 후불제요금이 아닌 선불요금사용이고 낮은 ARPU(Average Revenue Per User: 가입자평균매출액) 수준에 머물러 있는 구조를 이해하여야 한다.

차세대통신 역시 와이맥스가 단독으로 또는 병행 선택되어도 이것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시장이 언제일지는 아직 기약이 없다. 성급한 기대로 들뜨기보다는 시장전략을 내놓아야 한다. 한국 언론은 옥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인도의 통신서클이 무엇이며 각 구분에 따라 몇 사업자가 선택되는지조차 제대로 표현한 곳이 없다.

닦아놓은 인도시장에 중국이 지나고 있다

이동통신시장 초기에 인도통신사들의 인프라 시장에서 길잡이 역할을 충실히 하던 많은 한국의 중계기 제조사들은 막상 시장이 성숙되었을 때는 그 자리엔 중국제품이 들어간 쓴 경험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인도는 분명 거대한 시장이나 진출에 있어서 분명한 정보에 근거한 전략이 필요하다. 롱텀 에볼루션 시장으로 본다면 우리보다 에릭슨 등 유럽의 기업과 중국의 화웨이가 우선이고 다행히 와이맥스로 자리를 잡는다고 해도 이조차 한국기업이 독주한다는 보장은 없다. 인텔, 모토로라, 비씸 그리고 중국의 통신장비기업 중흥통신 등이 촉수를 세우고 정탐하고 있으니 말이다.아직도 인도를 신흥시장이라는 시각에서 ‘진출은 곧 성공’이라고 여겨선 안 된다. 이미 수많은 경쟁자에게 노출된 레드오션이다. 한국기업끼리의 과당경쟁으로 인한 실패를 막기 위해 처음부터 컨소시엄으로 접근하는 등의 빈틈없는 전략으로 대처할 때 인도의 차세대 통신시장은 비로소 큰 시장이 될 것이다. - Global Report ◑ 글│김응기│BTN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