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6. 21. 21:12
‘통제의 환상’이란 외부 환경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다고 믿는 심리적 상태이다.
사람들은 종종 현실을 착각하곤 한다. 마음만 먹으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고, 원하는 일을 쉽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자신의 능력과 그 간의 경험에 비춰볼 때, 외부 환경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다고 믿는 현상을 ‘통제의 환상(Illusion of Control)’이라고 한다. 심리학자들의 말을 빌자면, 사람들이 복권을 사거나 복권에 큰 의미를 두는 것도 이러한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자신의 생일 날짜와 동일한 숫자의 복권을 구입한 경우, 다른 사람이 웃돈을 주더라도 이를 타인에게 양도하기를 꺼려한다고 한다. 자신이 매직 넘버(Magic Number)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으로, 복권에 당첨될지도 모른다는 기대 심리가 작동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통제의 환상과 리더십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믿음은 좋게 표현하면 ‘자신감’이다. ‘내가 한번 해 보겠다’는 의지를 싹 틔우고, 도전하게 만드는 중요한 내적 동기부여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너무 넘치면 부족한 만 못하다’는 말이 있듯이, 자신감 역시 너무 과하면 현실과 괴리된 의사결정이나 무모한 도전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특히, 조직의 방향을 제시하고 움직이는 리더 계층에서 통제의 환상이 지나치게 나타날 경우, 조직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이는 성공 경험이 많은 리더에게서 주로 나타나는데, 이들은 정확한 현실보다는 자신의 경험과 직관에 많이 의존하고, 타인의 말을 수용하지 않는 성향이 있다고 한다. 학자들 역시, 자신이 통제할 수 있다는 신념이 강한 사람은 위험은 과소평가하고, 성공 가능성은 높게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이런 경우, 경쟁 환경이 변했지만 여전히 과거의 성공 체험에 젖어, ‘앞으로도 이 방식이 통하겠지’ 라는 낙관적 사고로 안일한 대응을 낳아 조직을 위기에 빠트릴 수 있다.
한 때 위기를 맞은 제록스(Xerox)의 경우를 보자. 80년대 초, 경쟁사들은 저렴한 소형 복사기를 출시하여 제록스의 제품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었으나, 경영진은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동사의 경영진은 주력으로 하는 대형 복사기 시장은 소형 복사기 시장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며, 또한 판매가격에 영향을 주는 제조원가도 점차 낮아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영진의 생각은 당시 복사기 시장에서 선두기업인 제록스가 시장을 마음대로 이끌어가고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조직의 위기까지 가지 않더라도, 통제의 환상에 빠진 리더들은 조직 관리의 비효율을 초래하기도 한다. 이들은 ‘내가 모든 것을 직접 관리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리더들은 부하에게 일이나 권한을 위임하기 보다는, 모든 세세한 것들을 지시하고 챙겨야 리더로서 해야 할 일을 다 하고 있다고 생각하곤 한다. 그러나, 너무 많은 것을 관리하고 통제할 경우, 자칫 어느 것 하나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모든 것을 통제하겠다는 마인드를 버려야
리더는 모든 것을 통제하려 하기 보다는 ‘어떤 일에 집중해야 하는가’를 설정하고 이를 중점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종합금융회사인 Wells Fargo의 CEO, 리처드 코바체비치(Richard Kovaceich)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주주와 고객 앞에서 연설하고 직원들과 악수하는 것뿐이다”라는 말을 한 바 있다. 이는 리더들이 조직 전체를 통제하고 리드하기보다는, 핵심적인 일을 중심으로 리드해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한편, 지나친 통제 중심의 리더십은 부하들이 스스로 계획을 세우면서 주도적으로 일할 기회를 박탈할 수 있다. 너무 사소한 것까지 챙기는 리더의 행동은 부하들의 스트레스 증가 뿐 아니라 경쟁력 확보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주간경제 941호
사람들은 종종 현실을 착각하곤 한다. 마음만 먹으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고, 원하는 일을 쉽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자신의 능력과 그 간의 경험에 비춰볼 때, 외부 환경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다고 믿는 현상을 ‘통제의 환상(Illusion of Control)’이라고 한다. 심리학자들의 말을 빌자면, 사람들이 복권을 사거나 복권에 큰 의미를 두는 것도 이러한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자신의 생일 날짜와 동일한 숫자의 복권을 구입한 경우, 다른 사람이 웃돈을 주더라도 이를 타인에게 양도하기를 꺼려한다고 한다. 자신이 매직 넘버(Magic Number)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으로, 복권에 당첨될지도 모른다는 기대 심리가 작동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통제의 환상과 리더십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믿음은 좋게 표현하면 ‘자신감’이다. ‘내가 한번 해 보겠다’는 의지를 싹 틔우고, 도전하게 만드는 중요한 내적 동기부여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너무 넘치면 부족한 만 못하다’는 말이 있듯이, 자신감 역시 너무 과하면 현실과 괴리된 의사결정이나 무모한 도전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특히, 조직의 방향을 제시하고 움직이는 리더 계층에서 통제의 환상이 지나치게 나타날 경우, 조직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이는 성공 경험이 많은 리더에게서 주로 나타나는데, 이들은 정확한 현실보다는 자신의 경험과 직관에 많이 의존하고, 타인의 말을 수용하지 않는 성향이 있다고 한다. 학자들 역시, 자신이 통제할 수 있다는 신념이 강한 사람은 위험은 과소평가하고, 성공 가능성은 높게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이런 경우, 경쟁 환경이 변했지만 여전히 과거의 성공 체험에 젖어, ‘앞으로도 이 방식이 통하겠지’ 라는 낙관적 사고로 안일한 대응을 낳아 조직을 위기에 빠트릴 수 있다.
한 때 위기를 맞은 제록스(Xerox)의 경우를 보자. 80년대 초, 경쟁사들은 저렴한 소형 복사기를 출시하여 제록스의 제품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었으나, 경영진은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동사의 경영진은 주력으로 하는 대형 복사기 시장은 소형 복사기 시장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며, 또한 판매가격에 영향을 주는 제조원가도 점차 낮아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영진의 생각은 당시 복사기 시장에서 선두기업인 제록스가 시장을 마음대로 이끌어가고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조직의 위기까지 가지 않더라도, 통제의 환상에 빠진 리더들은 조직 관리의 비효율을 초래하기도 한다. 이들은 ‘내가 모든 것을 직접 관리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리더들은 부하에게 일이나 권한을 위임하기 보다는, 모든 세세한 것들을 지시하고 챙겨야 리더로서 해야 할 일을 다 하고 있다고 생각하곤 한다. 그러나, 너무 많은 것을 관리하고 통제할 경우, 자칫 어느 것 하나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모든 것을 통제하겠다는 마인드를 버려야
리더는 모든 것을 통제하려 하기 보다는 ‘어떤 일에 집중해야 하는가’를 설정하고 이를 중점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종합금융회사인 Wells Fargo의 CEO, 리처드 코바체비치(Richard Kovaceich)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주주와 고객 앞에서 연설하고 직원들과 악수하는 것뿐이다”라는 말을 한 바 있다. 이는 리더들이 조직 전체를 통제하고 리드하기보다는, 핵심적인 일을 중심으로 리드해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한편, 지나친 통제 중심의 리더십은 부하들이 스스로 계획을 세우면서 주도적으로 일할 기회를 박탈할 수 있다. 너무 사소한 것까지 챙기는 리더의 행동은 부하들의 스트레스 증가 뿐 아니라 경쟁력 확보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주간경제 941호
'Business > ~2007'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명품 CEO의 조건 (0) | 2007.06.22 |
---|---|
고슴도치 개념(Hedgehog Concept) (0) | 2007.06.22 |
초라한 한국 기업의 중앙 아시아 성적표 (0) | 2007.06.21 |
사모펀드, 두려워만 할 것인가 (0) | 2007.06.17 |
무한경쟁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말고 뭔가 있다면? 그건 결국 브랜드 파워다 (0) | 2007.06.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