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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 4. 06:32


중남미 IT 시장에 새로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계경제의 변방, 잦은 경제위기, 지구 반대편 등 부정적 이미지가 지배적이던 중남미에 대한 평가가 최근 몇 년 새 급속도로 개선되면서 IT 산업 분야에서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된 것이다.


점차 넓어지고 있는 중남미 IT 시장

중남미는 전통적으로도 IT 분야의 효자시장이었다. 지구 반대편이라는 지리적 약점과 언어, 문화적 장벽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IT 총수출에서 중남미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중남미가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6~6.5%보다 다소 높은 7%대를 줄곧 유지해왔다. 그러나 우리 기업들에 중남미는 완제품, 혹은 현지 수출기업용 반제품이나 부품 수출 시장으로서의 의미가 컸다. 몇 년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경제위기와 사회경제적 불안 때문에 자금 회수가 비교적 쉬운 제조업 수출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던 탓이다.

이와 같은 인식에 조금씩 변화의 바람이 나타나고 있다. 브라질 등 역내 주요국의 정치적 안정으로 경제위기 발생 가능성이 줄어들고 철강, 구리, 곡물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 지역 경제의 긍정적인 부분이 주목받으면서 우리 기업들의 중남미 진출 형태 역시 완제품이나 부품 수출 위주에서 기술 협력, 아웃소싱, IT 서비스 수출 등의 분야로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9월에는 이런 변화에 발맞춰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코스타리카와 IT 서비스 분야 협력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지식경제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은 이 지역의 IT 서비스 부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페루, 도미니카공화국, 코스타리카 등을 대상으로 국가정보화 마스터플랜 수립 서비스 제공, 사전 타당성 조사, 수주지원단 파견과 같은 다양한 활동을 펼쳐 왔다. IT 산업이 협소한 국내 시장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글로벌화가 필수적인데 전통 기업들의 텃세가 심한 선진권 시장보다는 비교적 신규 진입이 수월한 신흥경제권을 통해 우회 진출의 디딤돌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중남미 IT 시장의 세 가지 특징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지역 시장의 특징을 이해해야 한다. 중남미 IT 시장의 특징은 대부분 다음의 세 가지를 꼽는다.
첫 째, 디지털 디바이드(Digital divide, 정보 격차)가 크다. 이는 중남미의 역사적, 경제적 특징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과거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식민 지배를 받으면서 형성된 계급주의와 이에 따른 소득 양극화가 아직도 사회 전반에 남아 있으며, 이는 곧 디지털 자원 및 정보에 대한 접근성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 브라질의 경우, 전체 인구의 50% 가까운 아마존 지역 원주민이나 파벨라(favela, 브라질 주요 도시 인근에 형성된 대표적인 빈민가)의 빈민들은 IT 인프라에 접근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반면, 상파울루의 부유층은 세계 최고 수준의 보안 및 경호 관련 IT 서비스를 이용한다.

둘째, IT 시장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회복하고 있다. 과거 큰 폭으로 오르락내리락 거리며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던 중남미 경제가 정치적 리더십과 거시경제 여건 개선에 힘입어 예측 가능한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중장기 계획이 필요한 IT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선 덕분이다. 이런 변화를 반영하듯 2007년 세계은행 보고서는 전 세계 신흥경제권 중 IT 관련 외국인투자가 가장 많이 유입된 지역으로 중남미를 꼽았다.

셋째, 수출용 생산기지로서의 가능성이다. 과거에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 이후 미국시장의 전자제품 공급원으로 탈바꿈한 멕시코가 거의 유일한 사례였지만 최근에는 내수시장이 급격히 커진 브라질, 세계 곳곳과 FTA로 연결된 칠레 등도 전자산업의 주요 생산지로 자리 잡았다.


중남미 IT 시장 공략 포인트

위에 소개한 세 가지 특징은 중남미 IT 시장 공략을 위한 출발점이기도 하다.
첫 째, 최근 중남미 각국 정부가 극빈층에 대한 사회복지 서비스 확대와 양극화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면서 디지털 디바이드 해소를 주요 정책 과제로 설정한 것이 좋은 예다. 디지털 디바이드 개선은 도로나 전력 등과 같은 물리적 인프라에 비해 더 적은 비용으로 성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교육 격차, 정보 격차 등 다양한 양극화 이슈를 해결하면서 인적자본 확충을 통해 지속 가능 성장의 토대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중남미 경제와 IT 시장이 안정적인 성장기에 돌입하면서 IT 투자 역시 제품 중심에서 서비스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전자정부, 무역결재, 금융 등의 소프트웨어 인프라에서부터 IPTV, 와이브로 등과 같은 방송·통신 부문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이 부분에서 경쟁력을 쌓아가고 있는 우리 기업들로서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코스타리카, 파나마, 도미니카 공화국 등이 이 부분에 많은 관심을 보였으며, 인근 국가들 역시 이 사업의 성공 여부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다.

셋째, 생산지 관점에서의 IT 제조업 진출도 검토해볼 만하다. LCD, 반도체 등 우리나라 대표 IT 제조업의 특징 중 하나는 상당한 규모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그런 측면에서 미국과 인접한 멕시코를 제외하면, 내수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다른 중남미 국가들의 경우 생산지로서의 매력은 다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브라질 경제의 내수 규모가 급격히 커지고 있는데다 남미국가연합(UNASUR), 범태평양파트너십(TPP, Trans-Pacific strategic economic Partnership) 등 역내 통합 움직임도 다시 살아나는 모습이어서 브라질, 칠레 등을 수출 및 내수용 생산기지로 활용할 여지도 커지고 있다.


신중한 접근 필요

그러나 이와 같은 긍정적인 환경 변화에도 중남미는 여전히 쉽게 열리지 않는 시장이다. 지리, 언어, 종교, 문화 등 우리가 쉽게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너무도 많을 뿐 아니라 일부 지배계층의 오랜 기득권 독점으로 새로운 시장 플레이어의 진입이 매우 어려운 구조로 되어 있다. 지금까지 중남미 IT 시장에 진출해 성공한 사례가 많지 않은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현지 정보와 경험이 많지 않은 신규 진출 업체 입장에서는 우리 정부가 주도하는 사업들을 적극 활용할만하다. 저개발국을 대상으로 우리나라의 발전경험을 소개하고 정책 방향을 컨설팅하는 지식공유(KSP, Knowledge Sharing Program) 사업이나 대외원조(ODA) 목적으로 벌이는 EDCF 사업 모두 우리가 비교우위를 갖고 있는 IT, 교육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비교적 활용이 쉬운 편이다.
이처럼 중남미는 리스크를 잘 관리하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시장, 기회와 위험이 상존하는 곳이지만, 일단 자리 잡기에 성공하면 그만큼 큰 열매를 거둘 수 있다. 진입 장벽이 높은 만큼 내부의 경쟁이 상대적으로 덜하고 문화적, 역사적 동질성이 커 한 나라에서 성공한 모델을 다른 나라에 이식하기도 쉽기 때문이다. 좁은 국내 시장에 만족하지 못하는 한국의 많은 IT 업체들이 중남미를 정복하고, 이를 발판 삼아 중남미를 식민 지배했던 유럽까지 진출할 날을 기대한다.
-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Beyond Promise 20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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