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2. 28. 09:37
[Business]
소비생활에 대한 고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불안이 일정 수준 이하일
경우, 안전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지만, 과도할 경우 구매를 포기하게 된다. 고객의 불안감이 증대되는 원인을 살펴보고, 고객을 편안하게 만들기
위한 방안을 짚어본다.
멜라민 파동, 도요타 리콜 사태,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건에서 보듯이 기업이 고객을 불안하게 만드는 사건들을 적지 않게 보게 된다. 한국소비자원이 2009년에 실시한 소비자안전체감 조사에 의하면 한국인의 58%가 소비생활에 불안을 느끼고 있는 반면, 안전하다고 느끼는 비율은 19%에 불과했다. 불안을 느끼는 소비 영역은 식생활, 건강, 교통, 여가, 가정 내 생활 등 소비생활 전반에 걸쳐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안타까운 점은 소비생활 전반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이 2007년 대비 약 6.2% 늘었다는 것이다.
소비생활에 대한 불안감이 왜 커지는가?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소비활동에 불안이 커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업이 소비생활에 불안을 줄 만한 요인을 더 많이 양산하고 있는 것일까? 혹은 불안요인은 큰 변함이 없으나 고객들이 주관적으로 불안을 더 느낄 만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일까?
우선 기업 내부의 불안 요인이 증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혁신 제품의 개발과 제조 네트워크의 다변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안요인이다. 최근 다양한 혁신 제품들이 시장에 속속 출시되고 있다. 혁신 제품은 아직 다른 시장에서 충분한 검증을 거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제품 개발과 제조를 위해 기존과 전혀 다른 내부 역량을 필요로 할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기업 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하루라도 빨리 제품을 출시하는 것에 중점을 두다 보니 필요 내부 역량을 키우고 제품 출시 전 고객가치 기반으로 철저히 검증을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또한 제품을 더 낮은 비용으로 더 효율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기업의 원자재 조달, 생산 네트워크를 글로벌화 및 아웃소싱하는 것도 불안요인을 키우게 된 한 원인이다. 한 기업의 관리 범위가 광범위해질수록 기업이 통제할 수 없는 부문이 생기게 되기 마련이다. 품질의 대명사 도요타가 리콜 사태를 겪은 대표적인 원인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기업 내 또 다른 불안요인은 기업의 신뢰성에서 찾을 수 있다. 고객들은 기업이 이윤 추구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고객가치를 소홀히 다룰 수 있다고 인식하고 있어 기업과의 거래 시 불안을 느끼고 있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 제출된 2010년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미국인 중 46%만이 기업을 신뢰한다고 나타났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2010년 파이낸셜 뉴스에서 기업에 대한 신뢰 수준을 조사한 결과 100점 만점에 54.2점으로 다소 낮게 나타났다. 특히 기업에 대한 신뢰를 구성하는 여러 요소 중 고객이익 실천 항목은 44.2점에 불과했다. 이와 같이 기업이 다른 무엇보다 고객가치를 우선 시 할 것이라는 믿음이 강하지 않기 때문에 불안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기업 내 불안요인의 증가뿐만 아니라 고객의 불안을 키우는 환경이 조성되는 점도 불안감이 증대되는 원인이다. 스마트폰, SNS 등의 영향으로 우리는 더 많은 정보를 쉽게 접하고 확산시킬 수 있다. 그리고 우리의 뇌는 본능적으로 부정적인 정보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언론은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부정적인 정보를 더 많이, 더 자극적으로 생산하도록 동기부여가 된다. 이러한 매커니즘을 통해 고객들은 부정적인 정보에 더 많이, 자주 접하게 된다. 예전에는 모르고 지나쳤던 문제도 뉴스와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 등을 통해 이슈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고객들은 구매 시 좀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게 되어 같은 제품을 구매할 경우에도 예전보다 좀더 불안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주관적인 불안감을 키우는 또 다른 원인은 점차 심해지는 삶의 복잡성이다. 현대인들은 뭔가에 쫓기듯 항상 바쁘다. 페르난도 트리아스 데 베스의 풍자소설 ‘시간을 파는 남자’에 나오는 것처럼 ‘당신을 위한 완벽한 자유시간 5분’이라는 상품이 출시된다면 아이폰 만큼 선풍을 일으키지 않을까? 그만큼 바쁜 삶 속에 생활을 꾸려 가기 위해 제3자가 만든 다양한 제품 및 서비스에 의지하게 된다. 그리고 다양한 제품 및 서비스는 스마트폰의 예처럼 젊은 사람도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처럼 제3자에 대한 의존은 심해지나 이를 제대로 통제할 여유가 없는 현대인들은 소비생활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지닐 수 밖에 없다.
고객의 불안,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
이와 같이 기업 내 불안요인의 증가와 불안을 증폭시키는 환경의 복합적인 영향으로 고객들은 점점 더 불안을 많이 느끼고 있다. 고객 입장에서 불안이 일정 수준 이하일 때에는 예상되는 피해를 사전에 점검해 안전한 구매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불안감이 극도로 클 때에는 최근 제2금융권 예금 인출 사태처럼 거래 자체를 포기하게 된다. 많은 혁신 제품이 초기 수용자(Early Adopter)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후 주류 시장으로 구매층을 확산시키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초기 수용자는 신제품을 써보는 것에 대한 성취감이 큰 반면 주류 시장 고객의 경우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혁신 제품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 따라서 이들의 불안을 관리하지 않고서는 성공적인 주류 시장 진입을 기대하기 힘들다.
그렇다면 어떻게 고객의 불안을 줄여 안심하고 제품 및 서비스를 구매하게 할 것인가? 방법을 찾기 위해 먼저 고객을 불안하게 하는 요소를 살펴보자. 불안이라는 감정은 ‘미래에 자신이 미리 대처하기 어려운 나쁜 일이 발생할 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을 의미한다. 이 정의에서 고객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불확실성(미래에 발생할 지도 모름), 통제 불가능(미리 대처하기 어려움), 피해(나쁜 일) 등 3가지 요인을 추출할 수 있다. 소셜커머스 예를 들어보자. 소셜커머스는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지만 그만큼 피해 사례도 많아 구매 버튼을 누를 때 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 그 이유는 소셜커머스로 구매했을 경우 어떤 수준의 서비스를 받을 지 짐작하기 어렵고(불확실성), 만일 형편없는 서비스를 받을 경우 금전적인 손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피해). 또한 대부분 인지도가 낮은 브랜드들이기 때문에 미리 사전에 경험자들의 평가를 알아보고 불량 브랜드들을 걸러낼 수 있는 방법도 없다(통제 불가능). 고객을 불안하게 하는 이 세 가지 요인을 역으로 활용해 고객을 편안하게 할 수 있는 방향을 생각해 보자.
1. 결과에 대한 예측 가능성 높여야
제품 및 서비스 구매 시 사용 결과가 만족스러울지 여부를 미리 짐작하기 어려울수록 구매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다. 제품보다 서비스, 기존 제품보다 혁신 제품 등을 구매할 때 더 불안을 느끼는 이유이다. 제품은 대부분 품질이 일정하나, 미용실과 같은 서비스는 제공하는 사람마다, 시점마다 서비스 품질이 달라져 불확실성이 크다. 또한 혁신 제품은 기존 제품보다 경험 고객이 적어 구매 시 만족 여부를 예상하기 어렵다. 이처럼 결과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불안을 느낀다면 결과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임으로써 고객을 편안하게 할 수 있다.
미리 제품 및 서비스를 시연하게 하거나 다른 사람의 경험을 공유하게 하는 방법을 통해 결과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인터넷으로 구매하기 불안한 품목 중 하나인 의류 구매 예를 들어보자. 3D 스캐너 기술이 온라인 의류 시장에서 자신에게 맞지 않는 옷을 구매하지 않을까 하는 고객의 불안을 줄이는 데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3D 스캐너로 자신의 체형을 아바타로 만들어서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옷들을 입혀 보고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리바이스 온라인 쇼핑몰은 각 제품마다 페이스북에 연결되는 아이콘을 마련해 고객들이 제품 정보와 평가를 지인들과 공유할 수 있게 해 구매에 대한 불안감을 줄이고 있다.
주요 성분이나 과정 정보를 공개하는 것도 결과에 대한 확신을 심어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미국 친환경 생활용품 대표 업체인 세븐스 제너레이션(Seventh Generation)은 판매하는 상품의 모든 원료와 안전성 검사 결과를 자세하게 공개하고 있다. 최근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먹거리 판매 시 QR 코드를 이용해 해당 제품의 생산, 유통 과정에 대한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구매에 대한 불안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스마트폰 사용 시 3G 사용량을 쉽게 체크할 수 있게 하고, 제한량에 근접했을 때 주의 문자를 보내주는 방법도 요금 폭탄에 대한 불안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최근 문제가 악화되고 있는 제2금융권의 경우 BIS 비율 등 재무건전성을 판단할 수 있는 중요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게 하는 것도 투자에 대한 불안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2. 고객이 통제할 수 있는 범위의 관리
영화 아이로봇(2004)을 보면, 인간은 로봇 덕분에 편리한 생활을 누린다. 로봇이 청소, 빨래, 요리 등 가정부 역할뿐만 아니라 비서 역할까지 해 준다. 하지만 로봇이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순간 로봇은 인간을 불안하게 한다. 마찬가지로 고객들은 자신의 삶을 윤택하고 편리하게 만들기 위해 구매한 제품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 보일 경우 불안을 느끼게 된다.
고객에게 통제력을 주는 가장 단순한 방법은 고객에게 더 많은 권한을 주는 것이다. 한 예로 부모들이 자녀를 어린이집에 맡길 때 느끼는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일부 어린이집들은 아이가 노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도록 CCTV를 설치해 부모의 통제권을 늘려주고 있다. 최근 고급 차량에 많이 장착되고 있는 자동 주차 시스템에서 사람이 수동으로 제어할 수 있는 권한을 살려두는 것도 최종 통제 권한을 사람에게 주어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서이다.
반대로, 고객의 통제 범위에 있으나 고객이 제대로 관리할 수 없어 불안해 하는 경우 기업의 관리 영역으로 포함시키는 방법을 활용해 고객의 불안을 줄일 수 있다. 정수기나 비데를 구입할 때 가장 불안한 점이 위생 관리가 어려워 비위생적으로 사용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이를 기업이 정기적으로 관리해줌으로써 고객의 불안을 덜어주고 있다. 대부분 가전/주방 제품의 경우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제품의 성능이 달라진다. 하지만 아직까지 기업들은 사용 시 관리는 순전히 고객에게 맡겨 잘못된 관리로 인한 피해 가능성을 남겨둔다. 향후 고객의 사용 단계까지 관리해줌으로써 잘못된 사용에 대한 불안을 줄이는 것이 새로운 고객가치 창조 영역으로 떠오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직관적이고 단순한 설계로 고객의 통제력을 늘릴 수 있다. 많은 경우 고객들은 혁신 제품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구매하기를 꺼려 한다. 대표적인 예가 스마트폰으로 젊은 고객들도 기본적으로 1주일은 걸려야 사용 방법을 숙달할 수 있다. 중장년층의 경우 전화를 받는 방법조차 몰라 당황하고, 이런 점 때문에 구매를 기피한다.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도록 단순하고 직관적으로 제품 및 서비스를 설계함으로써 고객의 통제력을 늘릴 수 있다.
3. 고객의 피해 수준 관리
잘못된 구매로 인한 피해가 크면 클수록 구매 시 불안감이 커진다. 고가 제품이나 인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제품을 구매할 때 더욱 불안한 이유이다. 이 때 고객이 입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면 고객의 불안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보험과 같이 고객의 손해를 줄이도록 설계함으로써 고객의 불안감을 줄일 수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1999년 미국 시장에 10년-10만 마일 무상보증수리로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당시 일본이나 유럽 차에 비해 품질이 떨어진다는 인식과 이로 인한 구매 불안을 단번에 해소시킨 것이다. 구매 후 사용 중에 고장 나더라도 비용 부담 없이 수리할 수 있기 때문에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는 것이다. 비슷한 예로 미국 시장에서는 가전제품을 판매할 때 고객에게 기본 보증기간(주로 1년) 이후에 고장이 나더라도 무상으로 수리할 수 있는 보증기간 연장 프로그램(Extended Warranty Program)에 가입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는 AS 비용이 제품을 새로 구입하는 비용과 차이가 없을 정도로 비싼 경우가 많아 가전제품 고장에 대한 불안이 상당히 크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인 스티븐슨컴퍼니(Stevenson Company)의 2010년 조사에 의하면 가전/주방 제품 구입 고객의 27.8%가 보증기간 연장 프로그램에 가입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고객이 입을 피해가 커지는 것을 사전에 예방하는 방법을 통해 고객의 불안을 관리할 수 있다. 한 예로 많은 신용카드 사에서 신용카드 부정사용 예방시스템인 FDS(Fraud Detection System)을 가동하고 있다. 같은 카드가 멀리 떨어진 두 장소에서 동시에 결제되거나 평소 사용패턴에서 벗어난 장소에서 고액이 결제되는 등 위조, 도난이 의심되는 경우 우선 승인 정지를 시킨 후 해당 고객에게 연락을 취하는 시스템이다. 이런 시스템으로 카드 사고로 인한 피해를 미연에 방지해 주어 고객들이 안심하고 카드를 이용할 수 있게 해 주고 있다.
어떤 경우에도 고객이 입는 손해를 줄일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손실을 입을 수 있는 리스크와 혜택은 반비례하는 경우가 많다. 금융상품의 리스크가 클수록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이 때 개인마다 동일한 리스크에 대해 느끼는 불안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개인에게 최적의 리스크-혜택 조합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한 예로 스마트폰에서 개인정보를 많이 제공할수록 개인정보 오용의 위험은 커지지만 그 정보를 활용해 자신에게 맞춤화된 정보를 제공받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만일 개인정보 제공 범위를 자신이 원하는 정도로 지정할 수 있다면 그로 인한 리스크와 혜택을 자신에게 최적화할 수 있다.
소비자의 불안 관리로 신뢰 자산을 쌓아야
이제까지 불안을 일으키는 3가지 요인을 토대로 고객의 불안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열거해 보았다.
이러한 방법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기업 내부의 불안요인을 없애려는 노력을 충실히 해야 한다. 많은 기업들이 빠른 시장 선점을 위해 품질 관리와 같은 기본을 무시하고 불안전한 제품을 시장에 출시하고 있다. 또한 기업의 이익을 위해 고객에게 피해가 갈 수 있는 선택을 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고객에게 안정적인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기업의 이윤에 앞서 고객가치를 생각하는 경영이념을 체질화한 기업만이 고객의 믿음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고객의 불안 관리를 위해서는 디테일(detail) 경영이 필요하다. 고객은 기업의 여러 접점에서 경험한 수많은 단서를 통해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신뢰를 형성하게 된다. 세련된 외모의 젊은 남자가 몸에 잘 맞는 검은 정장을 입어도 샌들에 흰색 양말을 같이 신고 있다면 전체적인 호감이 떨어지듯이, 제품 및 서비스도 그 자체 속성뿐만 아니라 직원의 응대 태도와 복장, 시설, 홈페이지 등 어느 하나라도 고객의 불안을 일으킬 만한 요소가 있다면 전체적인 불안 관리에 실패할 수 있다. 10-1=0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고객의 모든 경험 요소들이 신뢰를 줄 수 있도록 관리가 되고 있는지 디테일한 점검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기업 내에 고객의 불안을 줄이는 것이 고객가치를 증대할 수 있는 중요한 방법이라는 점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 기업이 100이라는 투자액이 있을 때, 이를 고객의 혜택(Benefit)을 늘리는 데 투자하는 것과 고객의 손실(Loss)에 대한 불안감을 줄이는 데 투자하는 것 중 무엇이 더 효과적인 투자일까? 행동경제학의 프로스펙트 이론(Prospect Theory)에 의하면 인간은 이득보다 손실에 더 민감하기 때문에 이익이 늘어나는 것보다 손실이 줄어드는 것에 대해 더 많은 효용을 느낀다고 한다. 즉 고객의 불안을 줄임으로써 고객이 체감하는 가치를 효과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말이다(<그림 3> 참고).
고객의 불안을 줄이고 고객의 신뢰를 얻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오랜 시간 꾸준히 공을 들여야 결실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을 통해 고객의 신뢰와 안심이 브랜드에 녹여 들어가 브랜드 이름만으로도 고객을 안심하게 할 수 있다면 다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기업의 소중한 자산을 갖게 될 것이다.
- LG Business Insight 1134
멜라민 파동, 도요타 리콜 사태,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건에서 보듯이 기업이 고객을 불안하게 만드는 사건들을 적지 않게 보게 된다. 한국소비자원이 2009년에 실시한 소비자안전체감 조사에 의하면 한국인의 58%가 소비생활에 불안을 느끼고 있는 반면, 안전하다고 느끼는 비율은 19%에 불과했다. 불안을 느끼는 소비 영역은 식생활, 건강, 교통, 여가, 가정 내 생활 등 소비생활 전반에 걸쳐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안타까운 점은 소비생활 전반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이 2007년 대비 약 6.2% 늘었다는 것이다.
소비생활에 대한 불안감이 왜 커지는가?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소비활동에 불안이 커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업이 소비생활에 불안을 줄 만한 요인을 더 많이 양산하고 있는 것일까? 혹은 불안요인은 큰 변함이 없으나 고객들이 주관적으로 불안을 더 느낄 만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일까?
우선 기업 내부의 불안 요인이 증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혁신 제품의 개발과 제조 네트워크의 다변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안요인이다. 최근 다양한 혁신 제품들이 시장에 속속 출시되고 있다. 혁신 제품은 아직 다른 시장에서 충분한 검증을 거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제품 개발과 제조를 위해 기존과 전혀 다른 내부 역량을 필요로 할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기업 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하루라도 빨리 제품을 출시하는 것에 중점을 두다 보니 필요 내부 역량을 키우고 제품 출시 전 고객가치 기반으로 철저히 검증을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또한 제품을 더 낮은 비용으로 더 효율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기업의 원자재 조달, 생산 네트워크를 글로벌화 및 아웃소싱하는 것도 불안요인을 키우게 된 한 원인이다. 한 기업의 관리 범위가 광범위해질수록 기업이 통제할 수 없는 부문이 생기게 되기 마련이다. 품질의 대명사 도요타가 리콜 사태를 겪은 대표적인 원인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기업 내 또 다른 불안요인은 기업의 신뢰성에서 찾을 수 있다. 고객들은 기업이 이윤 추구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고객가치를 소홀히 다룰 수 있다고 인식하고 있어 기업과의 거래 시 불안을 느끼고 있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 제출된 2010년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미국인 중 46%만이 기업을 신뢰한다고 나타났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2010년 파이낸셜 뉴스에서 기업에 대한 신뢰 수준을 조사한 결과 100점 만점에 54.2점으로 다소 낮게 나타났다. 특히 기업에 대한 신뢰를 구성하는 여러 요소 중 고객이익 실천 항목은 44.2점에 불과했다. 이와 같이 기업이 다른 무엇보다 고객가치를 우선 시 할 것이라는 믿음이 강하지 않기 때문에 불안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기업 내 불안요인의 증가뿐만 아니라 고객의 불안을 키우는 환경이 조성되는 점도 불안감이 증대되는 원인이다. 스마트폰, SNS 등의 영향으로 우리는 더 많은 정보를 쉽게 접하고 확산시킬 수 있다. 그리고 우리의 뇌는 본능적으로 부정적인 정보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언론은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부정적인 정보를 더 많이, 더 자극적으로 생산하도록 동기부여가 된다. 이러한 매커니즘을 통해 고객들은 부정적인 정보에 더 많이, 자주 접하게 된다. 예전에는 모르고 지나쳤던 문제도 뉴스와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 등을 통해 이슈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고객들은 구매 시 좀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게 되어 같은 제품을 구매할 경우에도 예전보다 좀더 불안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주관적인 불안감을 키우는 또 다른 원인은 점차 심해지는 삶의 복잡성이다. 현대인들은 뭔가에 쫓기듯 항상 바쁘다. 페르난도 트리아스 데 베스의 풍자소설 ‘시간을 파는 남자’에 나오는 것처럼 ‘당신을 위한 완벽한 자유시간 5분’이라는 상품이 출시된다면 아이폰 만큼 선풍을 일으키지 않을까? 그만큼 바쁜 삶 속에 생활을 꾸려 가기 위해 제3자가 만든 다양한 제품 및 서비스에 의지하게 된다. 그리고 다양한 제품 및 서비스는 스마트폰의 예처럼 젊은 사람도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처럼 제3자에 대한 의존은 심해지나 이를 제대로 통제할 여유가 없는 현대인들은 소비생활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지닐 수 밖에 없다.
고객의 불안,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
이와 같이 기업 내 불안요인의 증가와 불안을 증폭시키는 환경의 복합적인 영향으로 고객들은 점점 더 불안을 많이 느끼고 있다. 고객 입장에서 불안이 일정 수준 이하일 때에는 예상되는 피해를 사전에 점검해 안전한 구매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불안감이 극도로 클 때에는 최근 제2금융권 예금 인출 사태처럼 거래 자체를 포기하게 된다. 많은 혁신 제품이 초기 수용자(Early Adopter)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후 주류 시장으로 구매층을 확산시키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초기 수용자는 신제품을 써보는 것에 대한 성취감이 큰 반면 주류 시장 고객의 경우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혁신 제품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 따라서 이들의 불안을 관리하지 않고서는 성공적인 주류 시장 진입을 기대하기 힘들다.
그렇다면 어떻게 고객의 불안을 줄여 안심하고 제품 및 서비스를 구매하게 할 것인가? 방법을 찾기 위해 먼저 고객을 불안하게 하는 요소를 살펴보자. 불안이라는 감정은 ‘미래에 자신이 미리 대처하기 어려운 나쁜 일이 발생할 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을 의미한다. 이 정의에서 고객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불확실성(미래에 발생할 지도 모름), 통제 불가능(미리 대처하기 어려움), 피해(나쁜 일) 등 3가지 요인을 추출할 수 있다. 소셜커머스 예를 들어보자. 소셜커머스는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지만 그만큼 피해 사례도 많아 구매 버튼을 누를 때 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 그 이유는 소셜커머스로 구매했을 경우 어떤 수준의 서비스를 받을 지 짐작하기 어렵고(불확실성), 만일 형편없는 서비스를 받을 경우 금전적인 손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피해). 또한 대부분 인지도가 낮은 브랜드들이기 때문에 미리 사전에 경험자들의 평가를 알아보고 불량 브랜드들을 걸러낼 수 있는 방법도 없다(통제 불가능). 고객을 불안하게 하는 이 세 가지 요인을 역으로 활용해 고객을 편안하게 할 수 있는 방향을 생각해 보자.
1. 결과에 대한 예측 가능성 높여야
제품 및 서비스 구매 시 사용 결과가 만족스러울지 여부를 미리 짐작하기 어려울수록 구매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다. 제품보다 서비스, 기존 제품보다 혁신 제품 등을 구매할 때 더 불안을 느끼는 이유이다. 제품은 대부분 품질이 일정하나, 미용실과 같은 서비스는 제공하는 사람마다, 시점마다 서비스 품질이 달라져 불확실성이 크다. 또한 혁신 제품은 기존 제품보다 경험 고객이 적어 구매 시 만족 여부를 예상하기 어렵다. 이처럼 결과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불안을 느낀다면 결과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임으로써 고객을 편안하게 할 수 있다.
미리 제품 및 서비스를 시연하게 하거나 다른 사람의 경험을 공유하게 하는 방법을 통해 결과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인터넷으로 구매하기 불안한 품목 중 하나인 의류 구매 예를 들어보자. 3D 스캐너 기술이 온라인 의류 시장에서 자신에게 맞지 않는 옷을 구매하지 않을까 하는 고객의 불안을 줄이는 데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3D 스캐너로 자신의 체형을 아바타로 만들어서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옷들을 입혀 보고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리바이스 온라인 쇼핑몰은 각 제품마다 페이스북에 연결되는 아이콘을 마련해 고객들이 제품 정보와 평가를 지인들과 공유할 수 있게 해 구매에 대한 불안감을 줄이고 있다.
주요 성분이나 과정 정보를 공개하는 것도 결과에 대한 확신을 심어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미국 친환경 생활용품 대표 업체인 세븐스 제너레이션(Seventh Generation)은 판매하는 상품의 모든 원료와 안전성 검사 결과를 자세하게 공개하고 있다. 최근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먹거리 판매 시 QR 코드를 이용해 해당 제품의 생산, 유통 과정에 대한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구매에 대한 불안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스마트폰 사용 시 3G 사용량을 쉽게 체크할 수 있게 하고, 제한량에 근접했을 때 주의 문자를 보내주는 방법도 요금 폭탄에 대한 불안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최근 문제가 악화되고 있는 제2금융권의 경우 BIS 비율 등 재무건전성을 판단할 수 있는 중요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게 하는 것도 투자에 대한 불안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2. 고객이 통제할 수 있는 범위의 관리
영화 아이로봇(2004)을 보면, 인간은 로봇 덕분에 편리한 생활을 누린다. 로봇이 청소, 빨래, 요리 등 가정부 역할뿐만 아니라 비서 역할까지 해 준다. 하지만 로봇이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순간 로봇은 인간을 불안하게 한다. 마찬가지로 고객들은 자신의 삶을 윤택하고 편리하게 만들기 위해 구매한 제품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 보일 경우 불안을 느끼게 된다.
고객에게 통제력을 주는 가장 단순한 방법은 고객에게 더 많은 권한을 주는 것이다. 한 예로 부모들이 자녀를 어린이집에 맡길 때 느끼는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일부 어린이집들은 아이가 노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도록 CCTV를 설치해 부모의 통제권을 늘려주고 있다. 최근 고급 차량에 많이 장착되고 있는 자동 주차 시스템에서 사람이 수동으로 제어할 수 있는 권한을 살려두는 것도 최종 통제 권한을 사람에게 주어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서이다.
반대로, 고객의 통제 범위에 있으나 고객이 제대로 관리할 수 없어 불안해 하는 경우 기업의 관리 영역으로 포함시키는 방법을 활용해 고객의 불안을 줄일 수 있다. 정수기나 비데를 구입할 때 가장 불안한 점이 위생 관리가 어려워 비위생적으로 사용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이를 기업이 정기적으로 관리해줌으로써 고객의 불안을 덜어주고 있다. 대부분 가전/주방 제품의 경우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제품의 성능이 달라진다. 하지만 아직까지 기업들은 사용 시 관리는 순전히 고객에게 맡겨 잘못된 관리로 인한 피해 가능성을 남겨둔다. 향후 고객의 사용 단계까지 관리해줌으로써 잘못된 사용에 대한 불안을 줄이는 것이 새로운 고객가치 창조 영역으로 떠오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직관적이고 단순한 설계로 고객의 통제력을 늘릴 수 있다. 많은 경우 고객들은 혁신 제품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구매하기를 꺼려 한다. 대표적인 예가 스마트폰으로 젊은 고객들도 기본적으로 1주일은 걸려야 사용 방법을 숙달할 수 있다. 중장년층의 경우 전화를 받는 방법조차 몰라 당황하고, 이런 점 때문에 구매를 기피한다.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도록 단순하고 직관적으로 제품 및 서비스를 설계함으로써 고객의 통제력을 늘릴 수 있다.
3. 고객의 피해 수준 관리
잘못된 구매로 인한 피해가 크면 클수록 구매 시 불안감이 커진다. 고가 제품이나 인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제품을 구매할 때 더욱 불안한 이유이다. 이 때 고객이 입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면 고객의 불안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보험과 같이 고객의 손해를 줄이도록 설계함으로써 고객의 불안감을 줄일 수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1999년 미국 시장에 10년-10만 마일 무상보증수리로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당시 일본이나 유럽 차에 비해 품질이 떨어진다는 인식과 이로 인한 구매 불안을 단번에 해소시킨 것이다. 구매 후 사용 중에 고장 나더라도 비용 부담 없이 수리할 수 있기 때문에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는 것이다. 비슷한 예로 미국 시장에서는 가전제품을 판매할 때 고객에게 기본 보증기간(주로 1년) 이후에 고장이 나더라도 무상으로 수리할 수 있는 보증기간 연장 프로그램(Extended Warranty Program)에 가입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는 AS 비용이 제품을 새로 구입하는 비용과 차이가 없을 정도로 비싼 경우가 많아 가전제품 고장에 대한 불안이 상당히 크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인 스티븐슨컴퍼니(Stevenson Company)의 2010년 조사에 의하면 가전/주방 제품 구입 고객의 27.8%가 보증기간 연장 프로그램에 가입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고객이 입을 피해가 커지는 것을 사전에 예방하는 방법을 통해 고객의 불안을 관리할 수 있다. 한 예로 많은 신용카드 사에서 신용카드 부정사용 예방시스템인 FDS(Fraud Detection System)을 가동하고 있다. 같은 카드가 멀리 떨어진 두 장소에서 동시에 결제되거나 평소 사용패턴에서 벗어난 장소에서 고액이 결제되는 등 위조, 도난이 의심되는 경우 우선 승인 정지를 시킨 후 해당 고객에게 연락을 취하는 시스템이다. 이런 시스템으로 카드 사고로 인한 피해를 미연에 방지해 주어 고객들이 안심하고 카드를 이용할 수 있게 해 주고 있다.
어떤 경우에도 고객이 입는 손해를 줄일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손실을 입을 수 있는 리스크와 혜택은 반비례하는 경우가 많다. 금융상품의 리스크가 클수록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이 때 개인마다 동일한 리스크에 대해 느끼는 불안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개인에게 최적의 리스크-혜택 조합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한 예로 스마트폰에서 개인정보를 많이 제공할수록 개인정보 오용의 위험은 커지지만 그 정보를 활용해 자신에게 맞춤화된 정보를 제공받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만일 개인정보 제공 범위를 자신이 원하는 정도로 지정할 수 있다면 그로 인한 리스크와 혜택을 자신에게 최적화할 수 있다.
소비자의 불안 관리로 신뢰 자산을 쌓아야
이제까지 불안을 일으키는 3가지 요인을 토대로 고객의 불안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열거해 보았다.
이러한 방법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기업 내부의 불안요인을 없애려는 노력을 충실히 해야 한다. 많은 기업들이 빠른 시장 선점을 위해 품질 관리와 같은 기본을 무시하고 불안전한 제품을 시장에 출시하고 있다. 또한 기업의 이익을 위해 고객에게 피해가 갈 수 있는 선택을 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고객에게 안정적인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기업의 이윤에 앞서 고객가치를 생각하는 경영이념을 체질화한 기업만이 고객의 믿음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고객의 불안 관리를 위해서는 디테일(detail) 경영이 필요하다. 고객은 기업의 여러 접점에서 경험한 수많은 단서를 통해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신뢰를 형성하게 된다. 세련된 외모의 젊은 남자가 몸에 잘 맞는 검은 정장을 입어도 샌들에 흰색 양말을 같이 신고 있다면 전체적인 호감이 떨어지듯이, 제품 및 서비스도 그 자체 속성뿐만 아니라 직원의 응대 태도와 복장, 시설, 홈페이지 등 어느 하나라도 고객의 불안을 일으킬 만한 요소가 있다면 전체적인 불안 관리에 실패할 수 있다. 10-1=0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고객의 모든 경험 요소들이 신뢰를 줄 수 있도록 관리가 되고 있는지 디테일한 점검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기업 내에 고객의 불안을 줄이는 것이 고객가치를 증대할 수 있는 중요한 방법이라는 점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 기업이 100이라는 투자액이 있을 때, 이를 고객의 혜택(Benefit)을 늘리는 데 투자하는 것과 고객의 손실(Loss)에 대한 불안감을 줄이는 데 투자하는 것 중 무엇이 더 효과적인 투자일까? 행동경제학의 프로스펙트 이론(Prospect Theory)에 의하면 인간은 이득보다 손실에 더 민감하기 때문에 이익이 늘어나는 것보다 손실이 줄어드는 것에 대해 더 많은 효용을 느낀다고 한다. 즉 고객의 불안을 줄임으로써 고객이 체감하는 가치를 효과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말이다(<그림 3> 참고).
고객의 불안을 줄이고 고객의 신뢰를 얻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오랜 시간 꾸준히 공을 들여야 결실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을 통해 고객의 신뢰와 안심이 브랜드에 녹여 들어가 브랜드 이름만으로도 고객을 안심하게 할 수 있다면 다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기업의 소중한 자산을 갖게 될 것이다.
- LG Business Insight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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