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우량 화학 기업 성공비결 2: 듀폰

듀퐁(Dupont) 설립 연도: 1802년
설립자: E.I. Du Pont
현 CEO: Ellen J. Kullman
매출액: 261억 달러(2009년 기준)
종업원 수: 5만 8천 명(2009년)

첫 100년은 화약, 다음 100년은 섬유
듀퐁(Dupont)의 역사는 1802년 미국 델라웨어주 흑색화약공장에서 시작됐다. 이후 남북전쟁을 거치며 듀퐁은 화약산업의 독보적 기업으로 성장했고 20세기에 들어서는 인류 생활을 바꾼 다양한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다. 1923년에는 방수 셀로판지를 개발하여 식품 포장에 일대 혁명을 가져왔으며 자동차용 도료를 개발하여 자동차산업의 발전에도 기여한다.

하지만 듀퐁에 최고의 도약을 선사한 것은 나일론이다. 1935년 왈레스 케로더스가 개발한 나일론은 인류 최초의 합성섬유로서 가히 혁명적인 소재였다. 나일론 스타킹이 시장에 출시되었을 때는 불과 두세 시간 만에 400만 켤레가 동이 날 정도였다. 당시 뉴욕타임스는 ‘3만 명의 여자들이 나일론 스타킹을 쟁취하기 위해 전투에 몸을 던졌다’라는 기사를 실었다. 듀퐁은 1938년에 테플론(Teflon), 1959년에 라이크라(Lycra) 등을 계속 히트시키면서 세계 최고의 화학소재 기업으로 성장한다.

독창적 제품의 산실,  ‘Experimental Station’
나일론 스타킹과 칫솔을 최초로 생산하여 생활 혁명을 이끈 듀퐁의 명성은 이후로도 계속된다. 1969년 인류 최초로 달에 도착한 우주인들은 25겹의 우주복을 착용했는데 그중 23겹이 듀퐁 소재였다. 듀퐁이 인류 생활을 바꾸는 혁신적인 제품들을 꾸준히 시장에 출시할 수 있었던 것은 독창적인 기술을 향한 끝없는 열망과 이를 뒷받침하는 R&D 기반이었다. 창업 100년을 맞은 1902년에 듀퐁은 기초연구를 담당하는 중앙연구소인 ‘Experimental Station’을 설립한다.

‘Experimental Station’은 듀퐁이 창의적인 혁신을 이어갈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었으며 지속적인 성장의 기반이 되었다. 노멕스, 테프론, 타이벡, 케블라(방탄섬유) 등 듀퐁의 혁신적 신제품들을 잇따라 탄생시킨 곳도 이곳이었다. 듀퐁의 연구개발 프로세스 원칙은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 그 기술이 독창적이어야 하며, 둘째 고객에 제공하는 가치가 명확해야 하며, 마지막으로 상업적인 성공에 대한 가시적인 계획이 있어야 한다.

섬유사업과 결별하고 새로운 100년 시작
창업 200년이 넘은 듀퐁의 첫 1세기를 이끈 것은 화약사업이었다. 그리고 다음 1세기는 나일론, 테프론 등으로 대표되는 화학섬유사업이었다. 듀퐁은 또 다른 100년을 위해 섬유사업과의 결별을 시작했다. 화학기업에서 과학기업으로 전환할 것을 표방한 듀퐁은 2004년 최고 핵심 사업인 섬유사업을 코흐 인더스트리에 매각했다.

이후 듀퐁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농업과 바이오연료 등 대체에너지 사업 중심으로 재편했다. 이를 위해 1998년에서 2004년까지 단행한 인수합병(M&A)은 무려 600억 달러 규모에 달했다. 2009년 1월에 듀퐁 역사상 첫 여성 CEO로 취임한 쿨먼(Kullman)은 최근 5년 동안 매출의 30%가 신제품에서 나왔다며 듀퐁의 R&D와 창의적인 혁신 역량에 강한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농업과 환경 사업에 눈 돌려
60년 이상 듀퐁의 주력 사업 부문이었던 섬유사업을 매각하고 개척한 농업사업은 전체 사업의 30%를 차지하는 사업군으로 성장했다. 이 같은 농업 부문에 대한 투자는 2050년까지 세계 인구가 꾸준히 성장하여 90억 명에 이르게 되며 이에 따라 농산물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에 근거한 것이다. 듀퐁은 인구 증가와 화석연료의 대체, 환경 비즈니스 그리고 이머징마켓의 성장이라는 메가 트렌드를 제시하고 이에 대비한 새로운 100년에 대비하고 있다. 최근에는 화석연료를 대체하기 위해 태양광 소재, 2차 전지 및 바이오 연료 사업 등에 대한 투자를 활발히 하고 있다.

200년 이상 인류 문명을 선도했던 듀퐁이 앞으로 또 어떤 혁신 제품으로 인류 문명을 바꾸어놓을지 주목할 만하다.
-포스코 경영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