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main image
분류 전체보기 (1302)
Some advice for me (32)
Music (319)
Book (68)
Business (820)
Diary (60)
Gateway (0)

Visitors up to today!
Today hit, Yesterday hit
rss
tistory 티스토리 가입하기!
2009. 3. 23. 15:29

축구는 지구촌에서 가장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인기 있는 스포츠 중 하나이다.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프로축구리그인 영국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nglish Premier League)와 그 중심에 있는 명문 축구 클럽들의 경쟁력에서 리더십, 조직 운영, 인재 관리  등 조직 경영의 시사점을 찾아 본다. 
 
얼마 전 미국의 한 인터넷 사이트가 어려움에 처한 자동차 회사를 살릴 수 있는 최적임자 CEO를 묻는 설문 조사에서는 잭 웰치나 카를로스 곤 등 쟁쟁한 경영자들을 제치고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국내의 한 프로야구팀은 종목의 경계를 넘어 이들 축구 클럽의 마케팅과 고객 관리 방식 등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영국에 직원을 파견하기도 하였다. 과연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축구 클럽들은 어떤 경쟁력을 지니고 있기에 이런 관심을 끌고 있는 지가 궁금해진다.
 
오랜 역사와 전통 속에 가장 성공한 프로축구 리그시스템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영국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nglish Premier League)는 전 세계 10억이 넘는 팬을 확보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프로리그이다. 프리미어리그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 중심에 리그를 선도하는 명문 축구 클럽들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이하 ‘맨유’)를 비롯한 ‘리버풀’, ‘아스널’ 등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 ‘명문 축구 클럽’들의 일거수일투족은 세계적인 관심사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가 하면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투어 스폰서 경쟁을 벌이기도 한다.  
 
프로스포츠는 많은 면에서 기업 경영과 비교되곤 한다. 특히 축구는 격투기 등 개인 스포츠와 달리 구성원간 유기적인 연결과 이를 이끄는 감독의 전술이 조화를 잘 이루어야 성공할 수 있는 팀 스포츠란 면에서 더욱 그렇다. 최근 들어 구성원들간 관계의 힘과 이를 이끌어 내는 리더십 등 소위 조직의 ‘소프트 파워’에 대한 관심이 날로 더해지고 있다. 스포츠마케팅 차원이 아닌 조직 운영 관점에서 세계 최고의 축구 클럽이 지닌 경쟁력을 파헤쳐 보자.  
 
1. 관리와 리딩의 양수겹장 리더십 
 
유럽의 대륙 국가들의 축구팀에서는 감독을 ‘Coach’로 표기하는 것과 달리 영국에서는 감독을 ‘Manager’로 표기한다(<그림> 참조).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프리미어리그에서는 감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며 명문클럽일수록 그 위상은 절대적이다. 팀의 색깔과 미래를 설계하는 감독은 경기 운영뿐만 아니라 선수 선발과 계약, 유소년 클럽 운영 및 훈련 과정 등 구단의 중요한 일들에 모두 관여한다. 이런 이유로 영국에서는 감독을 가리켜 두목이란 의미의 ‘Gaffer’로 부를 정도이다.  
 
반면 유럽의 다른 나라 축구 감독들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선수 선발과 유소년 클럽 운영은 풋볼디렉터가 책임지며 감독은 골라준 선수들을 어떻게 조합하고 어떻게 훈련시키며 어떤 전술을 개발하여 전개할 지 등 경기장 안의 일들에만 집중한다. 예를 들어 스페인의 레알마드리드팀은 ‘지구방위대’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영입하고 있지만 감독에게는 선수 선발 권한이 없다. 맨유의 퍼거슨 감독이 박지성 선수를 비롯해 스카우트 대상이 되는 선수에게 직접 전화를 거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처럼 프리미어리그의 감독은 한 마디로 리더이면서 동시에 관리자이다. 이는 특히 불황기일수록 조직 경영 측면에서 눈여겨볼 가치가 있다. 최근 리더십이 중요시되면서 관리자의 역할이 과소평가되는 경향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스티븐 코비 박사는 관리와 리더십을 밀림에서 길을 헤쳐나가야 하는 한 무리의 지도자에 비유했다. 무리를 가로막고 있는 잡목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작업 계획을 세우고 일꾼의 교체를 지시하며 새로운 잡목 제거 기술을 연구하고 적용하는 것은 관리자의 몫이다. 반면 수시로 가장 높은 나무에 올라가서 전체 상황을 살핀 후 앞에 바위나 늪이 없는 지를 살피고 올바른 방향으로 길을 인도하는 것은 리더의 역할이다. 요즘처럼 관리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기라면 두 가지 역할을 병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올바른 리더십은 관리 능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반대로 목적과 지향점을 잘 공유하는 리더십이 있어야 효과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2. 장수하는 감독 
 
맨유의 퍼거슨 감독이 부임한 이후 잉글랜드 프로축구리그에서 경질된 감독은 무려 923명에 달한다고 한다. 감독들의 평균 재임 기간도 1990년대의 3년에서 지금은 1.5년으로 갈수록 단명하고 있다는 통계는 프리미어리그의 감독이 장수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런데 프리미어리그 명문 클럽일수록 감독이 장수한다. 맨유의 퍼거슨 감독이 23년째, 아스널의 뱅거 감독이 13년째 감독직을 수행하면서 팀의 상징적인 존재로 존경 받고 있다. 반면, 스페인 라 리가의 최장수 감독은 비야레알의 페예그리니로 이제 겨우 5년일 뿐이다. 이탈리아나 프랑스 리그도 5년 이상 감독직을 유지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맨유가 빠르고 탄력 있는 축구로 세계 최고 구단의 위상을 확보한 것도, 리버풀이 화려하고 끈질긴 축구로 비틀즈와 함께 리버풀시의 자랑이 된 것도, 아스널이 컴퓨터같이 정확하고 아름다운 축구로 사랑 받을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오랜 시간 감독의 철학이 팀에 충분히 녹아 들었기에 가능했다. 물론 성적이 좋으니까 장수할 수 있었다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그러나 감독이 자신이 원하는 팀을 만들고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퍼거슨 감독도 1986년 맨유에 부임한 후 1990년 FA컵에서 우승할 때까지 실적 저조의 비난을 감수하며 4년의 세월을 기다려야만 했다. 아스널의 뱅거 감독이나 리버풀의 베니테즈 감독도 4,5년 이상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지만 쉽게 경질이 거론되지 않는다. 히딩크 감독 역시 한국 대표팀을 맡아 어느 정도 시간이 주어졌기에 초기에 언론과 팬들의 비난을 이겨낼 수 있었음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반면, 프리미어리그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첼시는 막대한 자금력으로 세계 최고의 팀을 만들었지만 2003년 이후 벌써 다섯 번째 감독을 교체하였다. 그럼에도 기대한 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음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축구 감독은 기업의 CEO에 비유할 수 있다. 흔히 명문 클럽을 떠올릴 때 감독이 먼저 떠오르는 것처럼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GE의 잭 웰치 등 글로벌 일류 기업들도 CEO의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곤 한다. 이들 글로벌 일류 기업들은 함부로 CEO를 교체하지 않는다. CEO의 평균 재임 기간만 봐도 존슨앤드존슨의 경우 약 20년, HP는 14년, GE는 13년이나 된다. 명문 클럽으로 성공하는 데 있어 감독의 역할이 절대적이라면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CEO의 역할이 절대적일 수 밖에 없다. 장수하는 CEO가 많이 나와야 경영의 일관성이 유지되며 영속 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   
 
3. 두텁고 강한 스쿼드 
 
프리미어리그가 사랑 받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잠시도 쉴 틈 없이 탄성이 흘러나오는 빠르고 흥미진진한 경기 진행이다. 이런 경기 스타일은 선수들에게 강한 체력을 요구한다. 또한 프리미어리그는 타 리그와 달리 크리스마스를 전후한 연말에 소위 ‘박싱데이’ 라는 이름으로 많은 게임이 집중되는 빡빡한 경기 일정으로도 유명하다. 이런 환경에서 살아남고 성공하려는 팀에게는 두터운 선수 층이 핵심 조건이 된다.   
 
명문 클럽일수록 팀이 추구하는 목표의 수준이 높기 때문에 더 두터운 선수층, 즉 강한 스쿼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더 좋은 성적은 더 많은 재무적 성과로 직결되고 다시 스쿼드 확보의 여건 제고라는 선순환 고리가 작동한다. 상위권 클럽은 정규리그 외에도 리그 간 상위 클럽끼리 맞붙는 유럽클럽 대항전, FA컵 등으로 중위권 이하 팀들보다 최소 30% 이상 많은 경기를 치른다. 또한 세계 최고 기량의 선수들이 모여 있는 프리미어리그이다보니 국가대표간 경기(A매치) 출전으로 인한 이동에 따른 피로 및 부상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는 것도 두터운 스쿼드 유지의 중요한 이유이다.    
 
요즘과 같은 불황일수록 기업들은 조직 운영을 인건비 차원에서 바라보기 쉽다. 꼭 필요한 인재가 있어도 비용을 따지고 망설이다 포기하기도 한다. 이러한 숫자적 접근은 조직에서 필요로 하는 ‘스쿼드’를 얇게 만들 우려가 있다. 사람을 줄이는 인풋 축소를 통한 효율성 제고는 가능하더라도 가치 있는 일을 발굴하는 아웃풋 확대는 기대하기 어렵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단 1분을 뛴 선수도 90분을 뛴 선수와 똑 같이 높은 출전 수당을 지급한다. 인건비 차원에서만 보면 종료 직전에 1~2분을 남기고 선수를 교체하는 감독을 이해하기 어렵다. 그러나 훌륭한 감독은 인건비보다 아웃풋을 중시한다. 종료 직전에 선수를 교체하는 것은 팀에 시간을 벌어 주면서 마지막 순간 최대한의 집중력을 이끌어 내는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기업에서도 핵심역량 확보 또는 유지만큼은 조직 기여도와 성과라는 아웃풋 측면에서 먼저 생각해야 한다.
 
4. 유망주를 레전드로 
 
아스널의 아르센 뱅거 감독은 “나는 성장하는 선수들을 보는 것이 가장 즐겁다” 라고 말한다. 유망주 발굴의 귀재로 불리는 맨유의 퍼거슨 감독 역시 “나는 젊은 재능이 자라는 것을 항상 선호해 왔다”라고 감독 철학을 밝히곤 한다. 단적인 예가 세계 최고 선수로 인정받고 있는 C. 호날두이다. 2003년 당시 18세의 어린 포루투갈 소년이 가진 잠재 능력을 꿰뚫어 보았던 퍼거슨의 통찰력이야말로 그를 세계 최고의 감독으로 만든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퍼거슨의 전임자였던 론 앳킨슨은 유망주 발굴보다는 이미 실력이 검증된 선수만을 영입하려 함으로써 성공하지 못한 지도자로 평가 받고 있다.   
 
프리미어리그의 명문클럽들은 외부의 어린 유망주 영입 못지 않게 육성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예를 들어 맨유의 유소년시스템은 FA유스컵에서 9차례나 우승할 정도로 체계가 잘 잡혀 있다. 아스널이나 리버풀 역시 유소년 클럽을 통해 유망주를 발탁하고 키우는 데 공을 들인다. 여기서 조련된 선수를 1군으로 보내 지속적으로 팀을 최고로 유지시켜 주는 파이프라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10여 넘게 맨유의 전성기를 이끌고 있는 웨일즈 출신 미드필더 라이언 긱스도 14살 때 맨유 유소년팀에 선발되어 지금의 영광을 누릴 수 있었다. 긱스를 포함 세계 최고의 플레이어로 각광받는 맨유의 데이비드 베컴이나 폴 스콜스, 게리 네빌 등 소위 ‘퍼거슨의 아이들’은 이러한 유소년클럽이 배출한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조직의 미래를 위해서는 잠재력 있는 인재의 발굴이 매우 중요하다. 이미 성공한 외부 인재는 과거 경험에 얽매이거나 성과에 대한 부담으로 무리한 시도를 하기 쉽다. 반면 오랜 기간 조직 내에서 육성된 인재는 높은 로열티나 조직 가치관의 수용도가 높아 조직에 맞게 업무를 계획하고 처리할 확률이 높아진다. P&G가 외부 영입보다 내부 육성에 치중하는 이유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1959년 교세라를 창업한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은 특히 인재의 조기 발굴을 중요시한 리더이다. 교세라의 아메바 경영의 핵심은 ‘일을 통한 육성’이다. 소집단일수록 상대적으로 잠재력의 조기 표출이 용이하다. 소집단에서 자율성과 창의적으로 육성된 인재가 새로운 소집단의 리더가 되면서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시스템인 것이다.  
 
5. 다양성과 조화가 경쟁력 
 
프리미어리그는 유럽 대륙의 타 리그와 달리 외국인 선수 제한이 없다. 이러한 개방성은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 몰려들어 경쟁을 통한 리그 업그레이드의 바탕이 된다. 프랑스 리그만 해도 자국 선수 보호라는 명목으로 외국 선수를 팀 당 세 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지난 시즌을 기준으로 프리미어리그 20개 팀에서 뛰고 있는 총 선수는 491명이며 이 중 외국인이 260여 명으로 절반을 웃돈다. 맨유, 리버풀, 아스널, 첼시 등 선두권 4개 팀으로 범위를 좁히면 외국 선수 비율은 72%에 육박한다. 4개 팀 감독들 역시 모두 비잉글랜드 출신이다. 심지어 런던 연고의 아스널은 23명의 엔트리 가운데 잉글랜드 출신이 단 2명일 정도이다.  
 
명문 클럽들은 글로벌화 수준이 높지만 구성원간 조화가 뒷받침되었기에 조직의 창조적 마찰이 가져다 주는 상승효과를 누리고 있다. 팀의 다양한 전술적 시도와 변화가 가능해지고 조직 내 파벌이나 연줄에 의한 갈등의 소지는 줄어들게 된다. 그런가 하면 명문 클럽일수록 조직 내 신구의 조화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 젊은 선수들은 노장들을 롤모델로 삼으며 존경한다. 맨유의 주전 선주 중에는 10대 후반에서 40이 가까운 노장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의 이상적인 조화가 올해 리그에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되고 있는 것이다.   
 
성별, 연령, 국적 등에서 갈수록 다양성이 증가하는 사회적 트렌드는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이직의 보편화에 따른 경력직 증가, 비정규직 등 고용형태의 다양화, 아웃소싱의 증가 등 채용 형태가 점점 다양화되고 있다. 또한 외국인 노동자 유입의 증가, 여성 인력 확대, 고령화 심화 등도 다양성을 심화시키는 요인들이다. 그러나 조직 내 다양성 관리에 대한 인식이나 제도는 아직 성숙되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선진기업은 이런 면에서 이미 많이 앞서고 있다. 모토로라는 부사장급인 다양성관리 담당중역을 운영하고 있으며 존슨앤존슨은 ‘다양성대학’이라는 사이버대학을 설립하여 직원들에게 글로벌 이슈에 대한 훈련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제 우리 기업들도 이런 사례를 토대로 다양성 관리 방안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이다.   
 
6. 멈추지 않는 새로움의 추구 
 
맨유의 퍼거슨 감독은 3관왕의 위업을 달성한 98-99시즌이 끝나자마자 기존의 포메이션에 변화를 시도하였다. 아스널의 뱅거 감독 역시 지속되는 비판 속에서도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키워내는 새로움에 대한 추구를 포기하지 않는다. 명문 클럽들은 최고에 있을 때에 오히려 변화를 도모한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사실 이들 명문 클럽들은 변화가 없이도 2~3년 정도는 상위권 성적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전술과 조직력이 있더라도 언젠가 상대팀이 대응책을 찾아내기 마련이라는 점을 잘 알기 때문에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것이다.
 
누구나 변화의 중요성을 역설하지만 사실 변화는 쉽지 않다.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병원장인 에드워드 밀러 박사는 ‘목숨이 걸려 있는 변화조차도 사람들의 90%는 성공하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해마다 미국에서만 약 60만 명의 사람들이 대체혈관 수술을 받고 130만 명의 심장병 환자들이 혈관형성 수술을 받고 있지만 이 수술들은 일시적으로 가슴의 통증을 완화시킬 뿐 심장마비를 예방하거나 수명을 연장하지는 못한다고 한다. 반면, 생활 습관의 작은 변화만으로도 질병이 악화되는 것을 막고 통증이 재발해서 재수술해야 하는 경우를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수술을 받은 사람들을 추적해본 결과 90% 이상이 생활 습관을 바꾸지 못했다고 한다.  
 
짐 콜린스는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이 되었지만 다시 좋은 기업 또는 그 이하의 수준으로 추락하는 기업들의 공통점을 ‘CEO의 자만’이라고 말한 바 있다. 성공을 거둔 기업일수록 그 성공의 바탕이 된 기존 시스템을 손보기란 매우 어렵다. 반면 변화에 성공하게 되면 전혀 다른 환경과 조직에서도 적절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 페롯 시스템즈 CEO였던 모트 미어슨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1980년대 EDS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미어슨은 전체 대상으로 한 경영 설명회 개최나 임직원간 정례적 의견 교류 등 공식 채널을 통한 의사소통을 중시하던 합리적 리더였다. 그러나 1990년대 페롯 시스템즈를 맡으면서 미어슨은 기존의 리더십 스타일이 적합하지 않음을 예민하게 간파하였다. 고객과 직원들을 경영의 대상이 아닌 동반자로 삼는 새로운 리더십을 갖추려고 노력하였다. 일례로 모든 직원들로부터 매 달 수천 통의 이메일에 비서가 아닌 사장이 직접 메일을 읽는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일일이 답장하였다. 미어슨의 변화노력은 전혀 다른 리더십으로 두 회사를 성공시킬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던 것이다.  
 
7. 팀보다 큰 선수는 없다 
 
맨유를 22년째 지휘하는 퍼거슨이 강조하는 클럽 운영의 철학은“팀보다 큰 선수는 없다”이다. 최근 유럽 클럽 대항전에서 최고 선수라면 무조건 사들이는 스페인의 명문 클럽 레알마드리드가 고전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클럽들은 승승장구하고있다. 최근 아랍 부호의 구단 인수 후 막대한 자금력으로 선수들의 몸값을 높여 비난을 받았던 맨유의 라이벌 맨체스터시티가 리그 하위권에서 맴돌고 있음은 ‘Best’ 보다 ‘Right’의 중요성을 증명해주는 사례이다.  
 
명문 클럽에선 아무리 세계 최고의 기량을 가진 선수라도 팀의 색깔과 감독의 전술적 스타일에 맞지 않게 되면 주전을 보장받지 못하고 방출된다. 퍼거슨 감독은“내 방식에 따르지 않으려면 떠나라(my way or highway)”라는 신념으로 스타플레이어 한 두명에 의지하지 않는 강한 맨유를 만들어가고 있다. 데이비드 베컴, 로이 킨, 반니스텔루이 등 스타플레이어도 팀워크를 해칠 위험이 있자 가차 없이 팀을 떠나게 만들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박지성, 플레쳐와 같이 화려하지는 않지만 맡은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는 선수들의 가치를 높이 평가한다. 퍼거슨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기회 있을 때마다 이런 선수들을 칭찬함으로써 보다 더 큰 열정과 몰입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일본 전산의 나가모리 시게노부 사장은 “어설픈 일류보다 ‘하겠다’고 말하는 삼류가 더 낫다” 는 인재 철학을 가지고 있다. 긍정적 마인드와 적극적 태도를 중시하는 그의 인재관이 결국 세 평짜리 시골 창고에서 시작하여 30년 만에 계열사 140개, 직원 13만명의 기업을 일구는 비결 중 하나였다.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클럽들이 한두 명의 스타플레이어보다 팀워크를 중시하듯 기업들도 소수의 핵심인재보다 조직 전체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시각이 필요하다. 불과 얼마 전만 하더라도 인재에 대한 관심이 과열되면서 화려한 학벌과 경력이 핵심인재의 기준처럼 여겨지던 때도 있었다. 실력만으로 핵심인재를 정의해서는 곤란하다. 조직의 미래와 다수 구성원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인재일 때 진정한 핵심인재이기 때문이다.

- LG Business Insight 103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