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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4. 14. 10:23
최근 글로벌 경기 불황의 심화로 전반적인 기업 경영 환경이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존 사업의 효율화나 기존 패러다임에 충실한 제품·서비스 개발을 추진하기보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신사업을 적극 추진하거나 역량 Fundamental 강화의 기회로 삼는다면 불황기 이후 대도약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다. 
 
불황기를 극복하고, 대전환의 디딤돌로 활용할 수 있는 혁신 비즈니스 기회 발굴 방안으로 ▼소비의 근본적 제약 요인의 극복, ▼고객의 총체적 경험과정 분석, ▼ 트렌드의 패러독스 활용, ▼기술을 활용한 경험·감성 가치 창출 등 4가지를 도출하였다. 
 
기업들이 미래 패러다임에 제대로 적응하고 차별적인 경쟁 우위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미래 비즈니스 세계를 주도하기 위한 역량 Fundamental을 확보하는 것과 더불어 현 불황기를 경쟁 포지션 변화의 기회로 삼는 과감성과 지혜가 필요하다. 

 
Ⅰ. 혁신의 파괴력 증대하는 불황기 
 
 
최근 글로벌 경기 불황의 여파로 전반적인 기업 경영 환경이 어려운 상황이다. 불황기일수록 저가격, 단순·간편 기능 등 기본에 충실한 제품·서비스를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지만, 이러한 제품·서비스만으로는 진정한 차별화를 이룰 수 없다. 많은 기업들이 기존 패러다임에 충실하면서, 대부분 이러한 방향성에 초점을 맞춘 제품·서비스 개발을 전개하기 때문이다. 불황기에는 기존 패러다임을 넘어선 혁신 제품·서비스의 상대적인 파괴력이 증대한다. 소니의 워크맨, 애플의 아이팟,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등이 불황 시기에 출시되어 기존과는 다른 가치를 제공하면서 크게 부각되었고, 불황기를 뛰어넘어 한 시대를 풍미하는 히트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불황기에 기존 사업의 효율화나 기존 패러다임에 충실한 제품·서비스 개발을 추진하기보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신사업을 적극 추진하거나 역량 Fundamental 강화의 기회로 삼는다면 불황기 이후 대도약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불황기에 혁신 제품·서비스의 파괴력이 상대적으로 증대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먼저 고객 측면에서 소비자 요구가 까다로워지면서 기존 제품의 진부화가 촉진되고, 기존 패러다임하의 제품 개발이나 개선으로는 소비자들의 주목을 끌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혁신 제품만이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둘째, 기업 경쟁 측면에서 많은 기업들이 유동성 확보나 구조조정 등 단기적인 사업 효율화에 주력하고 기업의 역량 Fundamental 향상에 소홀하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들이 새로운 혁신 제품·서비스를 개발하는 리스크를 감수하기보다는 안정적인 사업 전개에 주력하기 때문에 혁신에 성공할 경우 그 차별성은 당연히 커지게 된다. 셋째,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추진하는 데 필요한 이해관계자들의 규합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애플의 경우 2000년대초 IT 버블 붕괴기 때 기존 패러다임을 벗어난 아이튠즈/아이팟 모델을 출시해 대도약의 계기를 마련한 바 있는데, 이러한 아이튠즈/아이팟의 성공은 소니, 워너, 유니버셜 등 5대 메니저 음반사들과의 원활한 협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당시 불황의 여파로 메이저 음원업체들은 매출 및 수익 규모가 크게 감소하고 있었다. 신규 수익원에 대한 갈망이 컸기 때문에 파트너로서 유인하기가 그만큼 용이했던 것이다.  
 
이 글에서는 불황기를 극복하고, 대전환의 디딤돌로 활용할 수 있는 혁신 비즈니스 기회 발굴 방안을 살펴보고자 한다.  
 
 
Ⅱ. 혁신 비즈니스 기회 발굴 포인트 
 
 
그렇다면 불황기에 보다 빛을 발할 수 있는 혁신 비즈니스 기회를 찾는 방법으로는 어떠한 것이 있겠는가? 불황기 때의 소비자 및 경쟁 특징을 활용하여 기존과는 다른 방식의 접근법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불황기에는 당연히 소비에 대한 제약이 커지고, 소비자들은 제품 선택에 보다 까다로워지면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제품 자체의 본질적인 편익·효용에 대한 관심도도 저하된다. 또한 많은 기업들이 주류 트렌드만을 추종하기 때문에 역 트렌드, 틈새 트렌드 등의 차별성이 보다 커진다. 기술 혁신의 가능성이 크게 저하되면서 새로운 기술 혁신을 전면 추구하기 보다는 기존 기술의 재조합이나 활용을 통해 비즈니스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러한 불황기 특성을 고려하여 ▼소비의 근본적 제약 요인의 극복, ▼고객의 총체적 경험과정 분석, ▼트렌드의 패러독스 활용, ▼기술을 활용한 경험·감성 가치 창출 등 4가지 비즈니스 기회 발굴 포인트를 도출하였다. 물론 이러한 비즈니스 기회 발굴 방법은 비단 불황기에만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어느 시기에도 혁신을 불러올 수 있는 방안이다. 다만 불황기의 특징과 어느 정도 부합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을 잘 파고들어 적절히 활용한다면 불황기 때 보다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을 것이다.
이하 불황기에 보다 두드러질 수 있는 4가지 혁신 비즈니스 기회 발굴 방법론을 제시할 것이다. 더불어 이를 중심으로 혁신 비즈니스 트렌드를 살펴보고 이에 따른 기존 사업의 진화 방향과 신 사업 기회를 알아보고자 한다.
 
소비의 근본적 제약 요인 극복 
 
먼저, 비용, 시간, 공간 등 소비의 제약 요인을 극복하는 방향으로 기존 사업을 개선하거나 신 사업을 찾는 방법이다. 불황기에 고객들은 소비를 통해 효용 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있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애로를 느낀다. 이는 실질 소득의 감소로 인해 금전적 압박이 심화되고 삶의 여유로움이 줄어들면서 시간과 공간적 제약 요인이 커 보이게 되기 때문이다. 인간이 효용가치를 추구하고 달성하는 데 있어 근본적 제약 요인으로 비용, 시간, 공간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제약 요인들을 극복하기 위해 고객 니즈나 비즈니스가 어떠한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는지를 살펴봄으로써 기업들이 차별적인 비즈니스를 탐색하고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소비자들이 자신의 효용가치를 극대화하는 제품·서비스를 소비하는 데 있어 전통적으로 가장 큰 제약요인은 금전적 문제 즉 비용이다. 비용의 제약을 극복하게 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무조건 싼 가격으로 제품·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기업이 가격 할인만을 추구한다면 경쟁사와의 차별성을 유지하기 힘들고, 품질이나 이미지와는 상충 관계가 존재하여 할인을 통한 고객 만족 추구에는 한계가 있다. 비용 제약을 극복하는 또 다른 방안은 리스나 할부 등의 파이낸싱 방식을 통해 초기 구매 비용 부담을 줄여줌으로써 고객들의 자금 운용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것이다. 리스는 신제품 출시 주기가 짧거나 소모품 교체 등 유지·보수가 많이 필요한 제품·서비스를 대상으로 하며, 자사 자산 관리 차원에서 프로액티브한 사후관리 활동과 연계하는 경우가 많다. 웅진코웨이가 정수기 사업에서 제품 리스와 더불어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해당 사례로 볼 수 있다. 할부는 자금 대출을 이용하기에는 작은 규모이나 초기 구입 대금이 부담스러운 중고급 제품·서비스를 대상으로 하며 은행, 신용카드 회사 등 금융기관과 제휴하는 경우가 많다. GE가 가전 제품 판매와 더불어 할부 금융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 그 사례이다.   
 
비용에 대한 고객 니즈는 보다 진화하여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와 소요되는 비용 간의 적절한 조합을 통해 맞춤화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맞춤화의 유형으로는 테일러링형(Tailoring), 지능형 맞춤화 등이 있다. 테일러링형은 공급자들이 비용과 상품 구성 간의 조합을 통해 미리 다양한 옵션을 정해 놓고 소비자들이 이중에서 선택하게 하는 모델이다. 통신서비스 회사들의 다양한 선택요금제, 음성과 데이터의 번들서비스, 델의 온라인 다이렉트 비즈니스 모델 등이 그 사례이다.  
 
지능형 맞춤화는 테일러링형에 비해 보다 진화한 것으로 개개인에 완전히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델이다. 일례로 영국의 보험회사 ‘노르위치 유니온’의 ‘pay-as-you-drive’ 서비스를 들 수 있다. 흔히 자동차 운전자들은 운전자의 주행량에 관계없이 모두가 비슷한 액수의 보험료를 내고 있는 불공평한 보험 제도에 대해 불평을 많이 한다. 그러나 ‘노르위치 유니온’의 해당 서비스는 자동차 운전자의 운전행태에 따라 요금을 차별적으로 부과하는 보험 상품이다. 차량내 GPS 네비게이터를 무료로 장착해 이 장치를 통해 차량이 어느 지역을 얼마나 빠른 속도로 움직였는지 시간대별로 체크하는 것이다. 보험사는 네비게이터가 수집한 정보들, 즉 운전자의 운행거리, 사고 발생 확률이 높은 지역을 다녔는지의 여부, 차량 속도와 과속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계산해 보험료를 산정한다. 더구나 자동차를 많이 타지 않아 연간 주행거리가 일정 수준 이하인 운전자에게는 보험료를 대폭 할인해 주고 있다.
 
둘째, 고객이 소비를 통해 효용 가치를 실현하는 데 있어 또 하나의 제약 조건으로는 시간을 들 수 있다. 하루 24시간, 1년 365일 등 시간에는 엄연한 한계가 존재하며, 바쁜 일상 속에서 ‘시간이 곧 돈이다’라고 할 만큼 시간 지연이나 부적절한 타이밍 등으로 인해 고객들은 많은 기회 비용을 소모하게 된다. SF 소설이나 영화에서 타임머신이 많이 등장하고 사람들이 이를 갈망하는 이유는 바로 시간적 제약을 뛰어넘기 위한 갈망이 아닐까 생각된다. 과거 시간 제약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은 구매한 제품·서비스의 빠른 배달, 유지·보수 시간 단축 등 절대적인 시간 단축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그러나 절대적인 시간 단축은 기술이나 비용 측면에서 한계가 존재하여, 이후 스피드 자체가 중요한 분야에서는 초스피드화 사업으로 진화하거나 밤과 낮의 구분이 없는 연속적인 서비스 사업 등으로 발전하고 있다. 초스피드화 사업의 예로는 ▼350자 이내로 쓴 소설을 휴대폰 액정화면을 통해 서비스하는 중국의 ‘초단편 소설’, ▼영국의 한 은행에서 제공하는 5분 회의를 통해 고객 간에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탐색하게 하는 ‘초스피드 비즈니스 데이트 서비스’, ▼미국 결혼 정보 회사들이 시행하는 7분 만남 후 재데이트 여부를 확인하는 ‘스피드 데이트 사업’ 등을 들 수 있다. 연속적인 서비스 사업 모델로는 24시간 백화점이나 레스토랑, 24시간 전문 서비스 제공 병원/법률 사무소, 야간 Child Care 서비스, 국내의 야식 배달 서비스 등을 들 수 있다.  
 
최근에는 개인별로 시간에 대한 선호도가 다양화·차별화되면서 자신에 최적화된 시간 약속이나 사용 등 시간을 맞춤화하려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TV 광고 시청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Tivo의 DVR(디지털비디오리코더), 쌍방향 TV를 통한 자신만의 프로그램 편성 등이 시간의 맞춤화 니즈를 충족시키는 사업 형태로 파악된다. 이렇듯 개개인에 최적화된 시간 사용이나 관리가 중요해지면서 미래에는 직업에서 은퇴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남은 여생에 대한 시간 테크를 컨설팅해주는 ‘포트폴리오 라이프’와 같은 사업이 부상할 지도 모르는 일이다.  
 
시간의 제약에 있어 또 하나 주목할 만한 포인트는 시간의 동시화 즉 타이밍의 문제이다. 해당 제품·서비스의 개발·출시와 관련 인프라 여건의 성숙이 동시화되지 않아 실패한 사례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90년대 전자 산업에서 PDA는 통신인프라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장에 나와 모바일 컴퓨팅 기기로 포지셔닝했으나 대규모 시장 창출에 실패했고, DVD 플레이어는 DVD 타이틀의 부족 때문에 크게 확산되지 못했다. 기업들은 해당 비즈니스 추진에 있어 이러한 인프라 여건의 성숙과 같은 시간의 동시화 문제를 주지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셋째, 지리적·물리적 공간 또한 고객이 효용 가치를 추구하는 데 있어 걸림돌로 작용한다. 지리적·물리적 공간의 제약으로 해당 제품·서비스에 대한 고객 접근성에 한계를 느낀다. 공간 제약을 극복하기 위한 최근 트렌드로는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Location-Free Service’ 즉 ‘고객을 찾아가는 비즈니스’를 들 수 있다. 먼저 온라인을 활용한 서비스로는 사용자의 생체 데이터를 모니터링하여 헬스케어 센터로 전송, 원격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본의 모바일 헬스케어, 영국 성공회가 직접 운영하는 실시간 인터넷을 활용한 e-교회 등을 들 수 있다. 오프라인 서비스로는 ▼거동이 불편하고 병약한 노령자들의 건강 진단과 치료를 위한 일본의 재택 개호 서비스, ▼해당 가정을 직접 방문하여 애완견에 대한 목욕 및 건강·검진을 실시하는 이동식 애완견 서비스, ▼고혈압, 고지혈, 당뇨병 환자 대상의 건강 관리식 택배 식사 서비스 등을 들 수 있다.
 
고객의 총체적 경험 과정 분석 
 
둘째, 해당 제품·서비스가 제공하는 본래의 효용이나 편익에서 벗어나 해당 제품·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경험 사이클 전반을 분석하는 것이다. 불황기에는 고객의 요구가 보다 까다로워지면서 그 소구 포인트가 해당 제품·서비스 자체의 사용 가치 측면을 넘어 새로운 가치를 향해 이전되는 경향이 심화될 것이다. 즉 제품·서비스 자체의 가격이나 품질, 기능/성능, 디자인 등을 통한 차별화만으로는 고객 니즈를 제대로 충족시키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고객의 소구 포인트는 어느 곳으로 이전되는 것일까? 소비자들은 일상 생활이나 업무 상의 필요에 의해 어떤 제품·서비스를 구매하고 사용하려는 니즈가 발생하면서부터 해당 제품·서비스에 대해 일련의 경험 과정을 겪는다. 즉 해당 제품/서비스의 탐색·구매→납품→사용→보완→유지·보수→폐기·처분에 이르는 6단계의 경험 사이클이 그것이다. 즉 고객의 소구 포인트는 사용 가치 측면에서는 해당 제품·서비스 본래의 특징/편익을 바꾼 새로운 제품 컨셉의 창출 등으로 이전될 뿐만 아니라 해당 제품·서비스에 대한 6단계의 고객 경험 사이클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6단계의 경험 사이클, 각 단계에서 발생하는 고객의 문제점 현안, 잠재적 애로사항이나 추구 가치 등이 무엇인지를 잘 규명할 경우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하고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90년대 일본 장기 불황 시기에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 출시와 시장 확대에 힘입어 게임 콘솔 시장의 기존 리더인 닌텐도를 제치고 리더로 부상했던 사례가 있다. 이 당시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의 성공은 게임기에 대한 고객 경험 사이클을 잘 이해한 데서 비롯된 바 크다. 즉 고객의 소구 포인트가 게임기 자체의 가격과 성능보다는 더욱 다양하고 저렴하게 게임 S/W를 이용하는 데 있다는 점을 포착한 것이다. 먼저 기술 공개를 통해 게임 S/W 개발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고객들이 더 많은 게임 S/W를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또한 기존 카트리지 방식을 CD-ROM 방식으로 전환하여 게임 S/W 단위당 가격을 40% 이상 낮추었다. 여기서 소니는 비용에 대해 제품 자체의 구매 비용뿐만 아니라 고객의 경험 사이클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토탈 코스트 차원에서 접근했던 것이다.
 
정수기 리스 모델로 잘 알려진 웅진코웨이 사례도 정수기 자체의 기능·성능 차별화에서 벗어나 정수기에 대한 고객의 경험사이클상 니즈를 잘 해석하고 해결한 경우로 파악된다. 웅진코웨이의 경우 정수기 사업에서 정수기에 대한 초기 구매 비용 부담, 깨끗한 식수 유지를 위한 지속적 성능 유지 곤란 등의 고객 문제점이 있음을 간파하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수기 판매방식을 리스 방식으로 전환하여 고객의 초기 구매 자금 부담을 덜어주었고, 판매후에는 정기적 방문을 통해 필터 교환, 정기 점검, 수질 검사, 무료 이전 설치 등의 유지·보수(코디) 서비스를 추가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더불어 고객 상담을 통한 업그레이드 가이드 서비스, 처분·폐기(수거) 서비스 등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일본에서 성행하고 있는 ‘토털 리사이클 샵’은 경험 사이클 상 폐기·처분과 관련된 고객의 문제점을 해결해주고 있다. 기존 중고품 가전 소유자들이 해당 제품을 폐기·처분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소요되는데, 리사이클 샵에서 무상으로 수거하거나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해줌으로써 폐기·처분 비용 절감, 폐기·처분 과정의 간편성 등을 충족시켜 주고 있는 것이다. ‘토털 리사이클 샵’은 과거 중고품 판매점과는 달리 중고품 구입과 판매 과정을 표준화하고 있는 한편, IT 시스템을 기반으로 전국 체인점을 운영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제품 품질에 대한 신뢰를 얻고 있다. 폐기·처분은 제품 교체 주기 단축, 법적 규제, 고객의 환경 친화에 대한 인식 제고 등으로 최근 그 중요성이 보다 높아지고 있는 경험 단계이다. 특히 불황기 특성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고품에 대한 선호가 높아질 것이므로 그 운영의 묘를 잘 살린다면 매력적인 사업이 될 가능성이 있다.
 
트렌드의 패러독스 활용 
 
셋째, 주류 트렌드보다는 역트렌드나 틈새 트렌드와 같은 차별적 흐름을 비즈니스에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유망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추진하기 위해서는 다가올 미래 사업 환경에서 나타날 변화의 흐름을 읽어 트렌드를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의 트렌드 예측은 현재의 트렌드를 찾고 그 연장선상에서 미래를 예측하는 방식을 취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현재의 기술이나 수요 패턴이 미래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단선적인 접근법을 취함으로써 해당 트렌드의 영향력 약화나 캐즘 현상 등에 따라 시간이 지나면서 패턴이 변화할 가능성을 간과하고 있다. 또한 기업들이 이러한 주류 트렌드만을 추종할 경우 경쟁사들과 차별화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레드오션적인 사업을 반복할 우려도 있다. 이미 해당 트렌드를 읽고 시장을 선점한 선도자들이 다수 존재하는 한편, 시장에 정보가 상당히 노출되어 대다수 기업들이 비슷한 방향성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불황기 때 기업들은 안정적인 사업 전개를 위해 이러한 주류 트렌드에 보다 의존하게 됨으로써, 근본적인 혁신이 곤란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기업들은 주류 트렌드 또는 기존 패러다임을 벗어난 차별적인 트렌드를 읽어내어야 진정 경쟁에서 자유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할 수 있을 것이다. 불황기에 보다 부각될 수 있는 역트렌드를 포착해 이를 중심으로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추진하는 것도 한 방안이 될 것이다.   
 
먼저,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면서 컨버전스가 주류 시장의 거대한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나, 특정 효용과 편익에 특화된 가치만을 집중적으로 제공하는 디버전스(Divergence) 현상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디버전스 제품은 기능을 단순화한 반면, 가격이 저렴하고 사용 편의성을 강화한 점이 그 특징이다. 특히 불황기에는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소비 성향과 더불어 저가격과 기본 기능에 충실한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디버전스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디버전스 트렌드가 의미있는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보는 것은 ▼고객 니즈가 갈수록 세분화되면서 특정 기능에 대한 전문성 강화를 요구하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 ▼개별 특화기기의 기술 발전 속도가 보다 빠르게 진행되어 컨버전스 제품의 성능이나 기능이 상대적으로 열세에 놓이기 쉽다는 점, ▼컨버전스를 통해 제품의 기능이나 사용 방식이 복잡해지면서 자신이 필요로 하는 기능 이외의 것은 부담스럽게 여기고, 단순하고 쉬운 사용 방식을 선호하는 소비자들도 다수 존재한다는 점 등의 이유 때문이다. 디버전스 제품의 일례로 모션 픽처를 강조한 디지털 액자를 들 수 있는데, 이 제품은 디스플레이를 통해 디지털 사진을 전시하면서 가정의 거실 환경에서 패션 액서서리 기능을 수행한다. TV 디스플레이의 기능이 복잡해지고 그 품질 또한 무한히 발전하고 있는 데 반해, 디지털 액자는 사진 보관과 인테리어라는 특정 기능만을 수행하는 디버전스 제품이라 할 수 있다. 현재 급속히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미니 노트북 형태인 넷북도 디버전스 경향을 반영한 제품이다. 넷북은 노트북에 비해 크기 및 무게를 줄여 휴대성을 강화한 저가격 제품으로, 노트북이나 데스크탑 등 기존 주류 PC가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기능을 대폭 단순화시켰다. 그 밖에 모바일 기기 분야에서 손목에 차고 혈당량이나 운동량 등을 측정하는 휘트니스 단말, 온라인 접속을 통한 게임폰, 기기간 네트워킹을 주기능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 모듈 등을 디버전스 제품의 예로 들 수 있다. 디버전스 제품이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도록 가격이 충분히 매력적이어야 한다. 또한 단순하고 사용하기 편해야 하며, 해당 기기가 제공하는 특정 기능 측면에서는 그 품질/성능이 컨버전스 제품에 비해 우위에 있어야 할 것이다.  
 
둘째, 외부에서 활동하기 보다는 자신만의 공간에서 나 홀로 안락함을 추구하거나 여가를 즐기는 코쿠닝(Cocooning) 현상도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물론 현재로서는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유목민, 방랑자처럼 각종 디지털 기기로 무장한 채 이동 중에도 정보를 획득·생성하고 AV 컨텐츠를 감상하는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 현상이 주류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불황기에 접어들면서 소비자들이 여행이나 레저, 극장에서의 영화 관람 등 야외 여가 활동을 줄이는 성향이 높아질 것으로 보여 코쿠닝 현상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코쿠닝 트렌드의 파급효과는 단순히 가정내 디지털 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에만 그치지 않을 것이다. 최근 디지털 전자 제품은 웰빙, 이동성 강화, 개성의 적극 표출, 홈 인테리어 등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면서 발전하고 있다. 코쿠닝 트렌드는 이러한 전자 제품의 라이프스타일 창출과 맞물리면서 ‘가정내 맞춤형 라이프스타일의 창출’이라는 비즈니스 기회를 생성할 수 있을 것이다. 맞춤형 라이프스타일 창출은 제품 자체의 혁신만으로는 차별적 고객 가치 창출이 힘들기 때문에 해당 제품과 관련된 서비스를 결합시켜 제공하는 형태로 이루어질 것이다. 향후 새로운 사업 기회로 부각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창출 비즈니스 모델은 기기 판매와 더불어 온라인 모니터링 및 원격진료 서비스를 결합한 U-헬스케어 서비스, 각종 전자제품의 유지·보수 및 실내 청소·세척 등의 가전 클리닝 서비스, RFID를 장착한 스마트폰을 활용한 관리 툴과 컨설팅 서비스 등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밖에 각박한 현실을 잠시 잊기 위해 과거에 대한 추억이나 향수를 일깨우는 복고풍 트렌드, 바쁜 일상과 경쟁 속에서 스피드를 강조하는 현 시대상에 대한 반발로 생태·환경·문화·건강 등을 중시하며 여유롭고 편안함을 찾는 슬로우 트렌드 등도 불황기에 주목할 만한 역트렌드로 파악된다.
 
기술을 활용한 경험/감성 가치 창출 
 
넷째, 기술 혁신적 접근보다는 기존 기술을 활용하여 비즈니스에 접목시키는 것이 차별적이고 효과적인 방안이다. 혁신의 유형으로는 창안적 혁신(Innovation as Invention)과 재조합적 혁신(Innovation as Recombination)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How Breakthroughs Happen’, Andrew Hargadon, 2003). 창안적 혁신은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던 것을 새롭게 만들어 내는 기술 혁신적인 방법을 의미하며, 재조합적 혁신은 이미 존재하던 것들을 혁신적으로 재조합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술 성숙과 경쟁의 첨예화 등으로 기존에 없는 완전히 새로운 제품·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일은 힘들어지고 있으며, 추진과정에서 비용이 많이 들고 성공 확률도 낮다. 반면 다양한 산업이나 사업에서 이미 검증된 기술 및 아이디어 등을 창조적으로 재조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불황기 때 보다 효과적인 혁신 방안으로 파악된다.  
 
기존 비즈니스에 접목시켜 새로운 고객 경험/감성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술 후보들로는 센싱, 소형화, 인공지능, 네트워킹, Virtual Reality 등을 들 수 있다. 센싱 기술은 원격 추적이나 모니터링 등을 통해 시간적·공간적 한계를 넘어 가치사슬상의 모든 단계를 효과적으로 관리해 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자동차의 방향, 속도, 가속 상태 등을 감지하여 충돌시 에어백을 작동하거나 충돌을 미리 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자동차의 MEMS(Micro Electronic Machine System) 센서, 수술 후 환자의 혈압, 혈당, 심장박동, 수분률 등의 상태를 계속 모니터링하는 지능형 T-셔츠 등이 센싱 기술을 활용한 사례이다. 소형화 기술은 고밀도·고집적화를 통해 여러 가지 기능들을 통합할 수 있으며, 보다 정밀하고 정확하게 인간·사물과 현상을 진단하여 명확한 해결책을 발굴할 수 있게 해준다. 통신, AV, 컴퓨팅, 게임 등의 기능을 한꺼번에 갖춘 통합멀티미디어 단말기, 환자가 삼켜서 내장기관의 입체 이미지를 볼 수 있도록 하는 나노카메라 등이 그 사례이다. 인공지능은 자율 제어, 인지·판단, 학습, 감성 재현 등의 기능을 통해 인간·사물과 현상에 대한 지능적이고 보다 정밀·정확한 진단을 가능케 할 뿐만 아니라 자체적인 제어나 처리 기능도 수행할 수 있게 한다. 네트워킹은 공급자 간, 소비자간, 공급자와 소비자 간 원활하고 즉각적인 정보 교환이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가능케함으로써 커스터마이징을 용이하게 해준다. Virtual Reality(가상 현실) 기술은 현실 세계와 똑같이 입체감있는 가상의 간접 체험을 가능하게 하며, 보다 고차원적인 엔터테인먼트를 구현할 수 있다. 3차원 홀로그램 디스플레이, 버추얼 감각 디스플레이, 웨어러블 컴퓨터 등이 그 사례이다.  
 
프라다의 경우 2001년 뉴욕에 ‘에피센터’라는 상점을 개설한 바 있는데, 이 상점에서는 RFID(무선주파수인식) 기술을 활용해 고객들의 쇼핑 경험을 증진시킬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모든 프라다 상품에 RFID를 부착하여 점원들이 무선 핸드헬드 기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재고를 파악할 수 있게 하여 고객들에게 즉각적으로 해당 상품 정보를 제공해 주고 있다. 드레싱 룸에는 전자테그를 자동적으로 감지할 수 있는 RFID가 설치되어 고객이 터치스크린을 통해 다른 사이즈나 색상의 원단과 다른 스타일의 옷을 고를 수도 있고, 비디오를 활용해 만들어진 마술 거울을 통해 모든 각도에서 자신의 옷 입는 모습을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러한 프라다 상점의 RFID 전자테그 시스템은 의류 구매의 체험을 촉진하고, 일상에서 직접 옷을 입고 생활해 본 것처럼 실제적인 제품 정보를 획득할 수 있게 하고 있는 것이다.  
 
 
Ⅲ. 불황기는 경쟁 포지션 변화의 기회 
 
 
이상의 혁신 비즈니스 트렌드와 예시적인 사업 아이템들을 감안해 볼 때 기업들이 미래 패러다임에 제대로 적응하고 차별적인 경쟁 우위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에 유념하여 사업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  
 
첫째, 미래 비즈니스 환경에서 경쟁우위 확보의 최대 관건은 여전히 고객에 대한 이해이며, 새로운 고객가치를 규명하여 철저히 이에 기반한 사업을 전개하는 것임을 주지해야 할 것이다. 특히 불황 이후 서서히 도래할 미래 지식 혁명 시대에는 고객 가치의 다양화·미세분화가 진행되면서 다양한 개인적 가치에 소구하는 비즈니스 환경으로 변모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기존 사업을 개선하거나 신사업을 개척하는 데 있어 개인의 가치에 효과적으로 맞춤화하는 전략을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개인의 맞춤화 니즈를 포착하고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소비자와의 끊임없는 상호 작용이 필요하다. 소비자와의 상호작용 채널로써 강력한 전문지식과 체험으로 무장하고 네트워크를 통해 상호의 정보 및 지식, 경험 등을 공유하는 소비자 커뮤니티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 커뮤니티와 같은 참여적 집단과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소비자들의 대세를 파악할 수 있고 혁신적인 고객의 문제 발굴과 차별화된 기술 및 제품 혁신을 이끌어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둘째, 다가올 변화를 신속히 소화할 수 있는 유연한 조직 구조로의 전환을 바탕으로 미래 비즈니스 세계를 주도하기 위한 역량 Fundamental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개인화된 고객 가치를 제대로 포착할 수 있는 대고객 채널, ▼다양한 개인적 가치에 신속·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외부자원과의 네트워크, ▼포착된 고객 가치를 지식화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만들어낼 수 있는 창의적인 지식 창출 시스템, ▼수많은 공급자 및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과 거래의 실시간화·지속화를 지원하는 IT 시스템 등이 미래 기업의 필요 역량으로 부각될 것이다. 따라서 지식 기반의 유연한 조직으로의 전환에 대응해 기업들은 지식의 창출을 주도하고 고객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조직 내외부와 소통, 공유하는 체제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현 불황기를 경쟁 포지션 변화의 기회로 삼는 과감성과 지혜가 필요하다. 물론 현 불황의 지속 기간과 강도에 대해서는 아직도 불확실성이 많기 때문에, 현재의 불황이 생존을 위협할 수준으로 판단되는 경우 유동성 확보나 코스트 절감 등 수익성 중심의 단기적인 처방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다만 불황기에는 강자와 약자 간의 실력 차이가 뚜렷해지고, 자사의 역량을 점검할 수 있는 계기가 주어질 것이다. 불황기에 장기적인 시각을 갖고 역량 강화와 혁신 비즈니스 기회 발굴·추진에 힘쓴다면 불황 이후 대도약할 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음을 주지해야 할 것이다.
- LG Business Insight 103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