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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7. 14. 12:11

2년 넘게 끌어왔던 한-EU FTA 협상이 사실상 타결되었다. 관세환급 및 원산지기준 문제로 그동안 최종 합의안을 도출해내지 못했으나, 절충안에 극적으로 합의함으로써 양측은 타결 선언에 이르게 된 것이다. 앞으로 양측은 법률검토, 가서명, 협정문 번역, 정식서명, 국회 비준동의와 유럽의회 승인, 확인서한 교환의 절차를 거치게 된다. 이에 따라, 빠르면 2010년 상반기에는 FTA가 발효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타결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상품양허 부분에서 EU측은 공산품 전 품목에 대해 5년 내, 한국측은 7년 내 관세를 철폐하게 된다. 특히 양측의 최대 관심 품목이었던 자동차는 모두 3∼5년내 관세를 철폐하는 대칭적 방식을 채택하였다. 협상 막판까지 쟁점이었던 관세환급은 한국측 요구가 관철되어 현 제도를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발효 5년 후부터 외국산 부품 사용이 두드러지게 증가할 경우 해당 품목의 환급 관세율 상한을 설정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또한 자동차 원산지기준은 역외산 부품 사용 비율 상한을 45%로 정하는데 합의했다. 한편, 서비스 분야는 한미 FTA의 개방수준을 유지하되 일부 통신 및 환경 서비스 시장은 추가 개방하기로 했으며, 농산물은 쌀, 보리 등 주요 민감 품목에 대해 예외적 취급 방안을 확보했다.

한-EU FTA의 경제적 효과는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증가함으로써 한미 FTA의 효과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한국의 '수출우위' 상황이 유지됨으로써 무역수지 흑자는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별로 살펴보면, 수출입 비중(기존의 경쟁력 효과)과 관세율(예상 가격인하 효과)이 동시에 높은 품목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자동차를 비롯한 기존의 주력 수출 품목들이, EU는 정밀화학, 부품소재, 대형 자동차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농산물의 경우, 돼지고기류, 와인 등의 수입증가가 예상되며, 서비스 부문에서는 금융, 환경, 통신 등 EU 기업들의 진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對EU 수입증가는 국내시장에서 수입대체 효과를 유발하는 긍정적 측면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조업에서는 부품·소재, 자동차 등 일본産 제품이, 농산물에서는 돼지고기, 와인 등 칠레産 품목이, 서비스 업종에서는 한미 FTA 이후 서비스시장 선점을 노리던 미국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EU産 부품·소재가 가격인하 효과를 바탕으로 일본제품을 점진적으로 대체할 것으로 보여 對日 무역수지 적자가 연간 19억 달러 가량 개선될 것으로 추정된다.

한-EU FTA는 한국경제에 수출확대, 경제구조 선진화, 외국인직접투자 유치 등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되며, 동북아 지역 내 FTA를 촉진시키는 '원교근공(遠交近攻)'의 전략적 가치를 발휘할 전망이다. 하지만, 구조조정과 피해가 예상되는 산업분야가 존재하는 만큼 앞으로 국내 보완대책 마련에 만전을 기해야 하며, 기업은 관세인하, 기술표준, 환경규제 등 변화된 무역환경에 대응해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재조정 등 기존의 전략을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 삼성경제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