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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 11. 09:18

글로벌 위기 여파가 진정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새로운 성장기회는 그럴듯한 신사업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눈여겨 보지 않았던 자신의 강점과 숨겨진 성장기회를 찾아 성장하고 있는 기업들의 사례를 통해 시사점을 얻어 본다. 
  
  
A사는 최근의 경기 침체로 적자에 빠져 있다. 제품에는 내세울 만한 뚜렷한 강점이 없고, Top 1 업체는 따라갈 엄두도 나지 않는다. 경쟁은 나날이 치열해져 경쟁사 중에 도산한 회사들이 상당하고, 시장은 커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전략 팀이 얼마 전에 올린 사업 계획에 따르면 조만간 상당한 자원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 한다. 답답한 것은 이 투자가 회사의 상황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현상 유지를 위한 것이라는 점이다. 시장이 매력적인 것도 아니고, 회사가 내세울 만한 특별한 강점도 없는데 A사는 어떤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 지 고민하고 있다. 당신이 이 회사의 CEO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당신의 부가가치는 동이 났는가? 
 
옵션은 두 가지다. 기존 사업을 축소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거나 힘들어도 이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전자가 궁극적으로 옳은 선택이라 말할 지도 모른다. 산업의 매력도가 낮고, 회사의 역량도 부족하다면 그 사업은 철수를 검토하는 것이 포트폴리오 전략의 기본이라고 경영학의 교과서는 말한다. 그러나 이것이 반드시 정답이 아닐 수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성공 기업들이 항상 좋은 환경, 산업 속에서 나오지 않는다. 산업 성장률과 경쟁자 수 같은 지표로 대변되는 환경분석을 통해 도출되는 매력적인 사업이 과연 얼마나 될까. 그렇게 찾아낸 신사업은 남에게도 매력적인 산업이다. 그 사업에는 혼탁한 경쟁이 없을 것이라고 누구도 단언할 수 없다. 신사업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 전에 자문해 보자. 과연 내가 몸 담고 있는 사업에서의 부가가치는 동이 난 것인가? 다른 사람이 정한 생각의 틀, 고정관념, 기존의 경쟁방식에 갇혀 자신이 가진 전략적 잠재력을 포기하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 봐야 한다. 
  
약점을 강점으로 만드는 사고의 전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기에 어릴 때부터 갖가지 힘든 일을 하며 세상살이에 필요한 경험을쌓았고, 허약 체질이었기에 꾸준한 운동을 하여 건강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해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서 배울 수 있었다.”  
 
파나소닉의 창업자이자, 경영의 신으로 잘 알려진 마쓰시다 고노스케의 회고다. 고노스케는 자신이 가진 약점이 오히려 감점을 만들게 된 밑바탕이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이렇게 약점이 강점의 원동력이 된 사례는 의외로 많다. 스타플레이어가 없는 한국 야구팀은 그것을 팀웍과 조직력으로 승화시켜 WBC에서 준우승을 거두었고, 박지성 선수는 불리한 신체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훈련을 거듭하여 지금과 같은 강철 체력을 갖게 되었다. 경영의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약점이라 생각했던 회사의 특성, 불리하다고 생각했던 경쟁 상황, 돌파하기 어려운 업계의 룰(Rule)을 역으로 해석하여 성장의 전기를 맞은 회사들이 우리 주변에 얼마든지 있다. 눈여겨보지 않았던 자신의 강점과 숨겨진 성장기회를 찾아 성장해 나가는 기업들의 사례를 살펴보자.  
  
히로세 공업 : 낮은 원가경쟁력을 스피드로 돌파 
 
히로세는 PCB(Printed Circuit Board) 커넥터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부품전문 업체다. 시장조사기관인 Bishop & Associate에 따르면 커넥터 시장은 매출기준으로 지난 10년 간 연평균 5% 내외로 성장한 성숙시장이다. 하지만 히로세는 기존 업체와는 다른 방식으로 차별화하며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 히로세는 시장, 고객의 요구를 분석하고 선 제품 개발, 수정을 통해 주요 고객에게 맞춤형 제품을 납품하는 방식을 고수한다. 이를 위해 매출의 80% 이상을 외주 생산하는 경자산(Asset light) 비즈니스 모델을 가져가면서 R&D와 마케팅에 자원을 집중함으로써 제품 개발 속도와 효율성 높여 신제품 비중을 30~40% 대로 유지하고 있다. 히로세는 경쟁사의 제품이 본격적으로 유입되어 가격 경쟁이 시작되면 해당 제품을 철수하는 방식으로 영업이익률 30%대의 고수익을 향유하고 있다.  
 
흔히 성숙기 산업은 제품간 품질 차이가 거의 없고, 기존 업체간 원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는 등 낮은 수익과 성장성으로 대표된다. 때문에 성숙기 산업은 대표적인 레드 오션(Red Ocean)으로 치부되기 마련이고 규모가 큰 몇몇 업체가 시장을 주도한다. 나머지 기업은 성장과 수익을 위해 기존 사업 영역을 레드 오션으로 정의하고 다른 사업 기회를 찾아 떠난다. 레드 오션은 벗어 나야 하는 영역이고, 블루 오션(Blue Ocean)을 찾아 성장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의 결과이다.  
 
하지만 블루 오션을 찾아 떠나기 전에 기존 시장에서 스스로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한 어떤 시도를 해 보았는지 우선 돌아보자. 신사업을 추진하더라도, 히로세처럼 가벼운 몸집을 만들어 스피드를 높이는 전략을 선택한 기업도 있었다는 것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 기업이 처한 상황을 반추해 보면 변신을 통해 숨은 강점과 기회가 있을 수 있다. 
 
다이킨 : 적을 동지로 활용해 신시장을 공략 
 
에어컨 글로벌 1위 업체인 다이킨(Daikin)은 2008년 3월, 중국 가전 제조업체인 그리(Gree)와 인버터(Inverter) 에어컨 보급 확대를 목적으로 하는 기간 부품 및 금형을 공동 생산하는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다이킨은 에너지 고효율 기술인 인버터 부문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기술 유출도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다이킨은 원재료/부품의 조달/생산에 있어 그리가 가진 원가경쟁력을 활용하여 시장을 키우는 방법을 선택했다. 그리와의 제휴를 통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효율 인버터 에어컨 제품을 생산하여 시장 확대를 꾀하고자 한 것이다. 이를 통해 다이킨은 중국 시장뿐 아니라 세계 시장용으로 인버터 에어컨을 공급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함으로써 대형 시장인 가정용 에어컨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다시 한번 성장 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  
 
최근 비즈니스 세계는 제로섬 게임과 치킨 게임이 난무하고 있다. 시장점유율 1%를 높이기 위해 다른 누군가의 시장점유율 1%를 뺏기 위해 노심초사 한다. 또한 지난 몇 년간 반도체 산업에서 관찰되는 것과 같이 우월한 시장지배력과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치킨게임이 지속되면서 2009년 상반기에는 산업 내 플레이어(Player) 모두 적자를 기록한바 있다. 하지만 극단적인 경쟁전략은 리스크도 크고 돌아오는 실익도 보장할 수 없다. 때로는 경쟁사와의 협력을 통해 자사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면서 동시에 시장 확대를 꾀할 수도 있다.  
 
성장을 위해 경쟁사의 시장과 고객을 뺏기 위해 경쟁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다이킨처럼 경쟁사와의 동침까지도 불사하고 현재 자사가 가진 역량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시장을 개척하거나 시장 자체의 파이를 키울 수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애플 : 고객의 힘으로 시장을 뒤집다 
 
2007년 첫 출시된 아이폰은 혁신적인 디자인과 확장성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에게 선망의 대상이다. 하지만 사실 애플에게 휴대폰 시장 진입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각 지역별, 국가별 주요 통신사는 LG, 삼성, 노키아 같은 대형 단말기 공급자와 장기적 사업 관계를 맺고 있어 후발 주자의 시장 진입이 결코 용이하지 않기 때문이다. 애플의 선택은 사업자가 아닌 철저하게 최종 사용자의 사용 관점에서 제품을 기획하는 것이었다. 지역별 통신사업자와 제품 로드맵을 공유하고, 그들의 수익 모델과 니즈에 맞는 제품을 만들어 온 기존 업체들과는 접근 방식이 완전히 달랐다. 유통전략 역시, 1위 사업자들을 통해 다수의 고객에 다가가는 대신 AT&T(미국)나 소프트뱅크(일본)와 같이 변화의 바람을 필요로 하는 2~3위 통신 사업자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동일한 제품으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WiFi를 탑재함으로써 소비자로 하여금 통신사의 망을 이용하지 않으면서 무선 인터넷을 쓸 수 있게 한 것, 앱스토어(개방형 마켓 플레이스)에서 휴대 전화용 프로그램과 컨텐츠를 구매하게 한 것은 모두 기존 단말기 제조사가 시도하지 못한 방법이었다.  
 
국내 시장도 많은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기대로 결국 아이폰이 상륙했다. GPS(위성항법장치)탑제는 위치정보사업자만 가능하다는 규제 완화까지 거쳐 KT와 애플간의 오랜 줄다리기 끝에 출시된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 속에서 다수의 아이폰 대기 소비자를 등에 업은 애플은 오히려 ‘갑’이었다. 최종 소비자에 철저히 맞춘 제품 하나가 통신사-단말 사업자 간 오랜 권력구조에 예외를 만든 것이다.  
 
지금도 많은 국내 소비자들은 한국에서 개발된 글로벌 제품이 통신사업자의 요구에 따라 WiFi 기능 제한, 저급 카메라 탑재와 같이 스펙다운(Spec down)되어 ‘한국형’이 되는 현실에 불만을 제기한다. 이런 부분을 먼저 긁어줄 수 있는 배짱과 결단력, 혜안이 휴대 전화 시장의 후발 주자였던 애플을 휴대 전화 시장의 선구자로 만든 비밀일지도 모르겠다.  
 
많은 전문가들은 B2B 사업에 있어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일수록 중요한 것은 고객과의 관계라고 말한다. 하지만 고객과의 관계를 위해 그때그때 고객이 필요로 하는 부분만 채워주게 되면 여러 업체 중 하나로 머물 수 밖에 없다. 성장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면 이럴 때일수록 고객이 놓치고 있는 것을 지적하고, 최종 고객의 관점에서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아오마(奧馬) : 브랜드 투자 대신 니치(Niche) 시장의 강자로  
 
아오마는 하이얼(海爾), 신페이(新飛)에 이은 중국 3위의 냉장고 생산 업체다. 하지만   2006년까지만 해도 중국 냉장고 업계에서 아오마(奧馬)의 이름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아오마의 등장은 중국 냉장고 업계에서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졌다. 치열한 경쟁이 계속되는 중국 냉장고 시장에서 아오마가 빠르게 메이저 업체로 자리잡은 비결은 무엇일까?  
 
대형 유통 채널과의 거래가 필수적인 가전 시장에서 아오마와 같은 신생업체가 자리를 차지하기란 쉽지 않다. 브랜드 인지도와 제품 라인업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커룽, 룽성 등 중국 가전 대기업에 비해 판매루트와 브랜드 인지도가 턱없이 부족했던 아오마는 브랜드 업체의 생산대행에 집중했다. 브랜드에 투자하는 대신 제품 품질 관리와 생산 능력을 더욱 보강했음은 물론이다.  
 
결정적인 성장 전기는 유럽의 니치(Niche) 시장에 진입하면서부터다. 음식과 식기의 종류에 따라 제품 차별화가 필요한 냉장고 제품의 특성 상 유럽 시장은 미국 시장에 비해 공략하기 어려운 시장으로 꼽힌다. 단일 경제권이라 해도 국가마다 생활 방식이 달라 대형 브랜드 업체가 맞출 수 없는 소형냉장고 등의 니치시장이 아오마에게는 기회였다. 아오마는 경쟁사와 달리 제품라인을 적게 가져감으로써 비용과 불량을 줄이고 유럽의 친환경, 에너지 효율 규제에 적극 대응한 제품을 출시했다. 전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2009년 1월부터 6월까지 중국의 냉장고 수출량은 전년동기대비 13% 감소했지만, 아오마의 냉장고 수출량은 전년동기대비 54.2%나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브랜드와 판매망의 열세는 후발 업체가 갖는 가장 큰 약점이다. 특히 가전과 같은 성숙 시장에서는 기존 강자의 위치가 확고하고, 제품 차별화 여지가 크지 않아 후발 업체가 진입하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오마의 성장 사례는 이런 생각이 편견에 불과함을 보여준다. 차별화된 포지셔닝 전략과 숨겨진 성장 기회를 발견할 혜안만 있다면 성숙 산업에서도 성장의 활로를 찾을 수 있다.  
  
후지필름 : 역 트렌드로 트렌드를 공략하다 
 
디지털 시대로 접어들면서 디지털로 무장한 강력한 대체재들은 전통 제품의 가장 큰 위협 요소로 등장했다. 디지털카메라가 등장하면서 설 자리를 잃은 필름 사업은 그 대표적인 예이다. 하지만 Fujifilm(후지필름)는 디지털 전환을 하면서도 모두 사양 산업이라고 떠난 즉석카메라와 필름 사업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최근 후지필름은 깜찍한 디자인과 컬러로 즉석카메라의 르네상스 시대를 만들어 가고 있으며, 아날로그적 감성에 힘입은 즉석카메라 인기 수혜를 독차지 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후지필름은 전통적인 필름카메라에 집착하거나 대세에 떠밀려 필름 사업을 일찍 포기한 경쟁사에 비해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퓨처싱크의 저자 에디 와이너는 트렌드는 역 트렌드를 낳고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트렌드 뿐 아니라 역 트렌드까지 파악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무리 강한 트렌드라도 그것이 시장을 모두 지배하는 것은 아니다. 시장은 다양하고 고객의 바람은 무한하기 때문이다. 디지털화는 거부할 수 없는 광풍이지만, 후지필름은 그에 좌절하기 보다는 아날로그의 향수를 그리워하고 디지털이 제공하지 않는 편리함을 주기 위해 고민을 멈추지 않았다.  
  
버릴 것도 다시 보는 지혜 
 
애플이 MP3, 휴대폰 사업으로 확장한 것처럼 새로운 성장 엔진 발굴은 모든 기업이 당연히 해야 하는 숙제다. 하지만 이런 성공적인 확장 뒤에는 과거 컴퓨터 시장에서 쌓은 디자인, 소프트웨어 역량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은 안다. 때문에 성장 엔진을 찾는다고 해서 기존 사업을 비매력적인 것으로 속단하는 것은 금물이다.  
 
또한 새로운 성장 엔진이 모두 소위 뜨는 ‘신사업’ 인 것은 아니다. 후지필름처럼 남들이 사양 산업이라고 떠난 시장에서도 역트렌드 순풍을 타고 다시 성장의 돛을 올릴 수도 있고, 아오마처럼 남들이 모두 힘들다고 생각하는 성숙 산업에 후발로 진입해서도 틈새를 공략함으로써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기업들은 기존의 영역에서 히로세처럼 경쟁 우위를 십분 활용하여 최대한의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다이킨처럼 외부의 자원을 활용해서라도 성장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 남들이 만들어 놓은 틀, 산업상식, 경영의 ABC, 트렌드의 홍수 속에 묻혀, 시도해 보지도 않고 포기해 버리는 새로운 성장 기회가 많다. 행복의 파랑새는 의외로 가까이에 있다고 한다. 기업 성장을 가로막는 편견과 상식에서 벗어나 숨겨진 성장잠재력을 찾아 제 2의 성장기를 맞아보자.
- LG Business Insight 10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