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T 서비스업체들이 중동·아프리카 등 산유국 IT 프로젝트 수주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올해 들어 경기 회복에 힘입어 국제 유가가 다시 오르자 산유국들이 앞다퉈 IT 인프라 구축에 나섰기 때문이다. 중동·아프리카 지역은 인도,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빠르게 성장 중인 IT 시장으로, 규모는 올해 1,296억 달러, 2011년에는 1,571억 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1960∼1970년대 오일머니의 주 수익원이 건설이었다면 이젠 IT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오일머니의 중심이 바뀌고 있다
우리나라 올해 1/4분기 IT산업의 생산액은 전체 GDP(Gross Domestic Product: 국내총생산)의 10.8%를 차지하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성장했다. 올해 1~4월 IT산업 수출은 43.6% 증가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 증가율 34.8%를 웃돌았고, 같은 기간 IT산업의 무역흑자는 242.2억 달러로서 우리나라 전체 무역흑자 76.8억 달러의 3.2배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글로벌 경기의 회복에 따라 국제 유가는 다시 오르고, 중동 산유국들은 포스트오일 시대를 대비하여 산업 다각화 전략의 일환으로 앞다투어 IT 투자에 나서고 있다. 중동 지역의 IT 투자 규모는 지난해 400억 달러를 돌파했다. 1960∼70년대 중동 산유국의 오일머니의 주요 투자대상이 물적 인프라 구축을 위한 건설 부문이었다면 이제는 IT 부문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유가의 고속 상승이 시작된 2003년부터 중동 산유국들에 들어간 오일머니는 약 3조 달러에 이르렀으며, 앞으로 10년간 10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중동국가들은 이를 에너지 개발, 산업다각화를 위한 석유화학 플랜트, 인프라 투자, 금융, 관광, IT 등 서비스업 육성, 외국 기업 인수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이러한 오일머니를 효과적으로 흡수하기 위해서는 상품과 플랜트 수출뿐 아니라 IT 사업 진출을 위해 협력의 중심을 이동해야 한다.
각 국가별 IT산업 현황
최근 중동 지역의 IT산업의 트렌드를 보면 IT시장은 연평균 10%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며, 세계시장에서의 비중도 3%로 상승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BMI(Business Monitor International)에 따르면 2009년 GCC(Gulf Cooperation Council: 페르시아만협력회의) IT 시장 규모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약 34억 7,000만 달러로 1위를 차지했고, UAE가 28억 달러로 2위를 기록했다. 이를 좀 더 주요한 국가별로 살펴보도록 하자.
●●● 이집트 : 이집트의 컴퓨터 보급률은 2008년 현재 10% 선에 머물고 있으나 2013년까지 17%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터넷 사용자 수는 2008년 기준 약 1,000만 명으로 확대되었으며, 이집트 정통부는 ‘1가구 1PC 보급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이집트 IT 시장 규모는 11억 달러 수준으로 추산되며 향후 5년간 매년 16%의 성장을 통해 2013년에는 24억 달러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중 하드웨어 시장 규모는 7억 3,600만 달러 수준이며, 컴퓨터 시장 규모는 5억 8,900만 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소프트웨어와 IT 서비스 분야의 시장 규모는 각각 3,100만 달러, 2억 8300만 달러다.
●●● 아랍에미리트(UAE) : UAE의 IT 시장 규모는 2009년에 28억 달러를 기록하였다. UAE의 2009년 모바일 보급률은 중동지역에서 최고치인 204%이며 인터넷 보급률은 67%를 기록했다. UAE 기업들은 최근 하드웨어보다는 IT 서비스 및 소프트웨어 비중을 늘리고 있다. 특히 UAE는 전자 정부를 강력히 추진하여 2007년부터 정부 서비스의 90% 이상을 온라인으로 제공하고 있다. UAE는 GCC 국가들 중에서도 IT 서비스시장의 규모가 크며 아웃소싱 부문의 경우 사우디아라비아보다 큰 시장 규모를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관련 기업들은 향후 시장 성장 가능성을 주목하고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UAE의 IT 하드웨어 시장은 상대적으로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므로 하드웨어 시장보다는 IT 서비스 및 소프트웨어 솔루션 시장의 공략이 필요하다. 마케팅 대상으로 자금 여력이 있는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의 경우 IT분야 예산 절감과 장비 교체 시기를 지연시키는 일이 빈번해지는 만큼 UAE 기업의 95% 이상을 이루는 중소기업 대상 ERP, CRM 등의 소프트웨어 솔루션 시장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 사우디아라비아 : 중동 지역 내 최대 규모를 가진 사우디아라비아의 IT 시장 규모는 2009년, 35억 달러에서 2013년에는 48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사우디의 2009년도 이동통신 가입자는 전년대비 26.7% 증가하였으며, 보급률은 177%에 이른다. PC 등의 하드웨어 부문에서는 정부의 자국민 IT산업 육성 정책과 맞물려 일반 가정에 PC를 보급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교육 부문에서 Smart School 및 e-campus 프로젝트 등을 추진하고 있다. 사우디의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y: 정보통신기술) 진출 유망 분야는 전자정부 추진에 따른 EDI(Electronic Data Interchange)1),각종 전자 비자 및 신분증 발급 시스템 등 SI(System Itegration) 2) 솔루션 분야, e-commerce 활성화에 따른 상거래 보안시스템, e-pay 시스템 및 e-paper 등이며 신규 유망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병원분야 PACS(Picture Archiving Communication System)3), MRI, 주사 현미경, 초음파 진단기기, 임플란트 세트, 환자 관리 시스템, 각종 실험기기 등이다. 사우디 시장의 진출은 공공 부문 위주의 진출을 추진하면서 정부의 IT산업 발전 정책을 활용하여야 한다. 풍부한 오일머니와 대형 사업 위주의 IT 프로젝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다국적 기업들이 많이 수주하므로, 국내 업체들은 이미 진출해 있는 다국적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더불어 한국의 휴대폰, LCD, PDP 등 디지털 IT 관련 제품(하드웨어)에 대한 높은 한국산 인지도와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 및 인터넷 강국의 이미지를 ‘소프트웨어 강국’으로 연계시키는 마케팅을 통해, 한국 기업의 기술 우위성을 인식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 쿠웨이트 : 쿠웨이트 IT산업의 특징은 정부 차원에서 전자정부를 적극 추진하는 것이다. 정부에서는 전 국토의 통신 인프라를 구축하고 전자 주민증, 전자 입찰, e-commerce, 국경 전자보안시스템 등을 도입하고 있다. 또한 전 국민에 대한 PC 및 전화와 휴대전화를 보급하며 국민들의 정보통신 교육 강화, 해외 정보통신 기술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이러한 일련의 사업은 전자정부사업으로 요약될 수 있으며 규모는 연간 10억 달러 이상이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중 약 3억 달러는 일반 통신 장비 및 부품 등이고 나머지 약 7억 달러는 국방, 보안 관련 장비로 알려졌다. 쿠웨이트의 IT 관련 산업은 중동지역의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상당히 앞서 가고 있다. 인접국인 이라크 국내 정세가 안정되면 이라크 시장을 겨냥한 마케팅도 쿠웨이트에서 가능할 것이고 그 시장 규모는 한층 확장될 전망이다.
주1) 기업 간에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교환하기 위해 지정한
데이터와 문서의 표준화 시스템
주2)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정보시스템에 관한 기획에서부터
개발과 구축, 운영까지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주3) 의료영상 저장전송 시스템
- 글│심의섭│아랍아프리카센터
이사장 Beyond Promise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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