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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0. 18. 14:20
미래 있음직한 일에 베팅하는 예측시장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정보를 효율적으로 취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집단지성을 경영에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협업도구이기 때문이다. 향후 예측시장은 새로운 미래 예측 방법이자 경영도구로 활용될 전망이다.  
 
요즘 김대리는 올해 말 개봉 예정인 해리포터 시리즈의 마지막 편,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1편(Harry Potter And The Deathly Hallows: Part I)’에 대한 기대가 부쩍 커지고 있다. 주식시장처럼 전세계 사람들이 영화 흥행성적을 미리 예측하여 종목을 사고 팔 수 있는 웹 사이트 Hollywood Stock Exchange (HSX)에서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종목명: HPOT7)’의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에서 영화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속속 공개하고 있는 지금, 가격 상승은 긍정적인 신호이다. 김대리는 오랫동안 기다린만큼 이번 영화는 꼭 개봉 첫 날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HSX는 영화 개봉 4주간의 흥행실적을 예측하기 위해 사람들이 영화 종목을 거래하는 웹사이트이자, 가상거래소이다. 사람들은 가입과 동시에 가상화폐 Hollywood Dollar(H$)로 H$2,000,000를 지급받으며, 이를 사용해서 개봉할 영화를 거래시장에서 사고 팔 수 있다. 여기서는 실제 흥행실적에 따라 가상머니가 정산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꾸준히 가격추이를 지켜보며 새로운 정보를 가격에 반영한다. 따라서 HSX에서 가격은 정보의 요약이자, 집단의 기대치인 것이다. 최근 이처럼 다수의 참여를 통해 미래 발생할 수 있는 사건을 짐작할 수 있는 예측시장(Prediction Market)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예측시장(Prediction Market)이란?  
 
예측시장이란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 사람들이 베팅하는 가상거래소이다. 미국의 경제학자 Wolfers와 Zitzewitz(2004)에 따르면 예측시장은 미래 발생 가능한 사건에 따라 손익(Payoff)이 결정되는 계약(contracts)이 거래되는 시장이다. 예를 들어 한국과 미국의 축구 시합에서 한국이 이기면 만원을 주기로 한 계약(contracts)이 존재한다면, 예측시장은 사람들이 이 계약을 사거나 팔 수 있는 시장을 의미한다. 만약 시장에서 계약이 거래되는 가격이 6천원이라면 한국이 우승할 확률이 0.7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 계약을 구매하려고 하는 반면, 계약을 보유하고 있던 사람 중 한국이 우승할 확률이 0.5라고 생각한 사람은 이 계약을 팔려고 할 것이다. 각자가 생각하는 기대값이 시장 가격에 비해서 높거나 낮기 때문이다. 그 결과 예측시장에서 시시각각 달라지는 가격은 우승할 확률에 대한 집단의 기대치를 투영한다.  
 
사람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다양한 형태로 불확실한 일에 베팅해왔다. 우승 확률을 예측하여 돈을 거는 카드, 경마 등 도박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더 나아가 베팅한 내용, 즉 계약을 거래할 수 있는 보다 체계적인 시장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금융시장에서는 금, 은, 곡물 등의 6개월, 1년, 3년 후 미래 가격을 명시한 계약서를 현시점에 거래하는 선물시장(Futures Markets)이 있다. 예측시장은 구조화된 시장인 선물시장과 유사하지만, 계약의 범위가 금, 은, 곡물 등 경제적 재화를 넘어 스포츠 경기, 날씨, 영화 흥행실적, 선거결과 등으로 다양하게 확대되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가장 먼저 체계적인 예측시장을 도입한 곳은 1988년 만들어진 아이오와 대학의 Iowa Electronic Market(IEM)이다. 본래 아이오와 대학의 교수진이 시장참여자의 행동과 시장의 움직임에 대해서 연구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주로 선거 결과를 놓고 예측시장이 운영된다. 이 곳에서는 특정 후보의 당선유무, 각 정당의 득표율에 따라 손익(Payoff)이 결정되는 계약(Contracts)이 거래되며, 다른 예측시장과 달리 미국의 선물상품거래위원회(Commodity Futures Trading Commission)의 허가를 받아 인당 최대 500달러 한도 내에서 가상머니가 아닌 실제화폐로 거래할 수 있다.  
 
놀랍게도 예측시장의 미래예측 결과는 상당히 정확한 편이다. 일례로 IEM의 예측결과는 여론조사보다 실제 값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이오와 대학의 교수진 Berg, Nelson, Rietz(2008)에 따르면 1988년에서 2004년까지 5차례의 대통령 선거 실시되는 동안 100일전부터 실시된 IEM의 예측시장 결과와 여론조사 결과를 총 964번에 걸쳐 비교한 결과, 예측시장이 더 정확한 경우는 74%에 달했다고 한다. 특히 장기적인 시점에서 예측시장의 적중률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미래예측을 위해 예측시장을 활용하는 웹사이트이자, 가상거래소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스포츠 경기 결과를 예측하는 Betfair나, 닌텐도, PS등 비디오 게임의 판매량을 예측하는 simExchange, 그리고 날씨, 정치, 금융, 부동산, 과학, 기술 등 다방면에서 예측시장을 운영하고 있는 Intrade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집단지성의 효과적 발현 도구 
 
예측시장은 집단지성을 활용하는 새로운 방법 중 하나다. ‘대중의 지혜(the wisdom of crowds)’의 저자 James Surowiecki에 따르면 다양하고 독립적인 개인으로 구성된 집단에서는 이들 개개인의 집단적 지혜가 전문가 예측보다 정확할 수 있다. 일례로 1968년 임무를 마치고 귀환하다가 사라진 미국의 잠수함 스콜피온(Scorpion)의 침몰 위치를 추정한 것은 전문가들의 개별적인 의견이 아니라, 해군장교 존 크레이븐(John Craven)이 베이지 정리(Bayes’ Theorem)란 통계적 방법을 이용해서 다양한 전문가 집단의 의견을 취합한 결과였다. 개인의 예측은 오차를 포함하고 있지만, 이들의 평균치 혹은 집단의 추정치는 진실에 가까웠던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 적지않은 기업들이 미래를 예측하고 경영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정보를 가진 구성원들의 의견을 한군데 집결시키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조직 내부에 미래에 대한 예측을 사고파는 예측시장을 도입할 경우, 조직 내 집단지성의 효과적 발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 예측시장은 시장 메커니즘을 통해 조직에 산재한 정보를 효율적으로 모을 수 있다. 일찍이 경제학자 하이에크(Hayek)는 시장이 가격을 통해 자원을 배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개인이 가진 상이한 정보를 취합할 수 있음에 주목했다. 각자 자신이 가진 정보를 바탕으로 기대치를 형성하고, 이를 시장 가격과 비교하는 과정에서 거래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장에서 가격은 별도의 비용과 노력을 들이지 않고서도 이질적인 정보를 종합한 결과이다. 향후 시장의 효율적인 정보 취합 기능은 개인이 접근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다양해지고, 방대해지면서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또한 예측시장에는 개인의 참여를 장려하는 인센티브가 존재한다. 오늘날 기업은 협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음에도 그에 상응하는 인센티브가 명확하지 않아 구성원의 참여를 유도하는데 한계가 있다. 하지만 예측시장에서 통용되는 가상머니 혹은 실제화폐는 시장참여자가 정보를 공유하거나, 지속적으로 시장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직접적인 유인 동기가 될 수 있다. 남들보다 정확한 예측은 금전적인 이익이나 긍정적인 평판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이는 예측시장이 숨은 전문가를 찾아내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더 많은 정보, 지식, 경험을 가진 사람이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존재하는 만큼, 스스로 시장에 참여할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더불어 예측시장에서 베팅하는 즐거움, 예측결과가 맞았을 때의 만족감, 타인보다 우월한 예측 결과에 대한 뿌듯함 등은 사람들을 시장으로 끌어들이는 무형적 유인(incentive)이 될 것이다.  
 
예측시장은 시장참여자의 독립적 판단을 가능케 한다. 널리 통용되고 있는 미래예측 방법인 시나리오 플래닝, 브레인스토밍, 전문가 패널 토론 등에서 주의할 사항 중 하나는 사회적 압력을 차단하는 것이다. 흔히 남들과 의견이 달라서, 상사에게 이야기하기 불편한 내용이어서, 질문자가 관심을 보이지 않아서 등의 이유로 사람들은 유용한 정보를 밝히는데 머뭇거리거나, 다수에 의해 소수의 의견이 무시되기도 한다. 이런 역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문가들을 한데 모으는 대신 익명의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델파이(Delphi) 방법이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예측시장에서 차익을 얻고자 하는 개인들은 이런 숨은 정보들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것이다. 또한 웹을 통해 익명으로 거래가 이루어지는 만큼 집단의 약한 상호작용은 개인의 독립적 판단을 장려하게 될 것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조직내 투명한 의사소통을 가능케 할 것이다.  
 
기업의 예측시장 활용도 증가 
 
이처럼 조직 내부의 예측시장은 파편화된 정보를 효율적으로 취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센티브를 통해 다수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위계질서에 가려 보이지 않던 중요한 정보를 경영진에게 알려주거나, 진정한 전문가가 누구인지 가려내기도 한다. 무엇보다 기존의 예측방법들과 달리 미래를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가격이라는 정량적 지표를 도출함으로써 경영에 손쉽게 반영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이에 따라 점차 많은 기업들이 예측시장을 활용하기 시작했고, HP, 구글, 야후, 모토로라, 마이크로소프트, Bestbuy 등 글로벌 기업들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렇다면 기업은 예측시장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2005년부터 2년 반 가량을 기업 내부적으로 예측시장을 운영한 구글의 경우를 살펴보자. 당시 구글의 사내 예측시장을 관리했던 Cowgill과 경제학자 Wolfers, Zitzewitz(2009)에 따르면 구글은 2005년 2분기에서 2007년 3분기까지 분기마다 약 25~30개, 총 270개의 예측시장을 열었는데, 이때 제기된 질문을 분류하면 수요예측 20%, 산업동향 19%, 제품 성능 15%, 사내소식 10%, 의사결정 2%, 이외 흥미 위주의 시장 33%로 나타났다. 기업의 중요한 의사결정과 관련된 문제를 다수의 힘을 빌어 예측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몇 년 전,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예측시장은 그 누구도 최고 경영진에게 보고하지 못한 내용을 솔직하게 소통하는 도구가 되었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계층구조에서는 부정적인 내용을 상사에게 보고하기가 쉽지 않다. 때문에 모두가 아는 내용을 정작 의사결정자는 모르는 상황도 종종 발생한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 내에서는 프로젝트를 제때 마감하지 못할 것이란 회의적 시각이 다소 우세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고 경영진은 예측시장을 열기 전까지는 이 사실을 보고받지 못했다. 하지만 예측시장에서 프로젝트 마감에 대한 계약이 상장되자 처음 16센트가 조금 넘는 가격이 2센트 언저리로 추락했다. 결국 프로젝트는 예정보다 3개월 뒤에야 마무리되었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본 활용 포인트 
 
무엇보다도 예측시장은 시장을 예견하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시장참여자가 미래의 잠재 소비자임을 감안하면 예측시장에서 가격은 제품 출시 전에 시장 반응을 알려줄 수 있다. 또한 기업은 예측시장 참여자가 누구인지 아는 것만으로도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관심분야의 예측시장에만 참여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영화 흥행성적을 예측하는 HSX에서는 캐스팅조차 결정되지 않은 영화가 거래되고 있다. 투자 결정에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HSX는 광고 및 프로모션을 기획하는 영화사에 시장참여자의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수익을 올리기도 한다.  
 
기업은 예측시장을 활용해 내외부 전문가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기술 및 제품개발의 성공여부를 예견할 수 있다. 웹 사이트 InnoCentive에서 기업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와 상금을 제시하면 전세계 과학자들이 나름의 해법을 제시하는 것처럼, 예측시장에서도 전문가의 베팅을 통해 개발 성공 여부를 예측하고 더 나아가 외부 전문가를 혁신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초기단계에 예측시장을 통해 성공 여부를 예상해 볼 수 있다면, 기업은 상당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글로벌 제약업체 Eli Lilly는 개발중인 신약의 미국 FDA 승인 여부를 예측시장에 게시한 결과,  성공 여부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MIT와 Harvard 경영대학원은 공동으로 신약의 성공 가능성을 점치는 예측시장 Pharmer’s Market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처럼 향후 혁신의 범위가 조직의 내부에서 외부로 확대지면서 예측시장은 새로운 협업도구로 주목받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예측시장은 지속적인 사업환경 모니터링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지금까지 기업의 사업 환경 분석은 일회성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는 시장동향을 지속적으로 반영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갑작스러운 변화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 하지만 예측시장에서는 새로운 정보가 나타나면 사람들이 각자 정보의 영향력을 감안하여 거래에 반영한다. 때문에 경영진은 가격을 통해 새로운 소식이 미치는 파급효과를 가늠할 수 있다. 게다가 거래소에 게시판, 블로그, 포럼 등 각자가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을 함께 마련함으로써 새로운 소식이 소통되는 공간을 만들 수도 있다. 이는 예측시장이 새로운 위기관리 방안일 뿐만 아니라, Weak Signal을 감지할 수 있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창조적 대안 모색에는 한계 
 
하지만 예측시장이 반드시 합리적인 것만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동질적인 정보에 기반한 편향된 대중의 판단은 시장의 쏠림현상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일례로 선거, 영화 등 보편적인 주제는 대중의 참여가 힘을 발휘할 수 있으나, 수소차 보급 시점, 클라우드 컴퓨팅 보급률 등 전문 영역에서는 정보가 부족하다. 또한 시장 참여자가 웹으로 검색할 경우, 파편화된 숨은 정보를 찾아 낼 수도 있지만, 단편적이고 일률적인 정보만 접할 위험도 있다. 게다가 타인이 자신보다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을 것이란 막연한 기대는 거품을 형성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런 경우 집단의 예측은 집단지성이기보다는 집단의 무지를 드러내게 된다. 게다가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승률을 높게 보는 것처럼 집단의 감정이나 바램이 개입될 경우, 미래 예측은 다소 편파적일 가능성도 높다.  
 
또한 예측시장이 기업의 의사결정에 반영될 경우, 작위적인 가격 형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경제학자 Wolfers와 Zitzewitz(2004)에 따르면 지금까지 예측시장에서의 조작이 일시적으로 가격에 영향을 미친 경우는 있으나, 전체적으로 가격 조작이 개입할 여지가 미미했다고 한다. 하지만 예측시장에서 결정된 가격이 의사결정에 반영되고, 이것이 다시 조직 구성원에게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칠 경우, 조직 구성원은 가격 조작의 동기를 가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시장에서 프로젝트 마감이 늦어질 것 같다고 경고하면 경영진은 마감을 미루거나, 업무를 줄이거나, 더 많은 인력을 투입하는 등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 때문에 구성원은 그릇된 판단을 유도할 수 있는 가격을 원할 수도 있다. 이런 문제들은 시장참여자가 적고, 거래가 미미할 경우 더욱 크게 나타날 것이다.   
 
게다가 예측시장은 창조적 대안을 모색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미래예측의 목표는 다양한 미래들을 예견하고, 선제 대응하며, 선택 가능한 여러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때문에 기존의 미래예측 방법인 전문가 토론, 브레인스토밍 등은 토론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내거나, 아이디어를 진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에 반해 예측 시장은 특정 시점에 특정 사건의 발생 여부를 맞추는 것에 중점을 둔다. 따라서 예측시장에서의 시장참여자들은 새로운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보다는 제시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보를 공유하는데 더 큰 관심을 가진다. 예측시장은 미래예측에 있어서 역할의 한계가 존재하는 것이다.  
 
예측시장의 효과적 활용을 위한 조건  
 
먼저, 시장참여자의 전문성과 다양성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시장의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소신껏 투자하기 위해서는 각자가 자신의 지식, 정보, 경험을 바탕으로 예측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전문가가 예측시장에 참여한다면 문제를 여러 각도에서 분석하여 예측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예측시장을 의사결정에 활용하고자 하는 기업은 시장참여자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 예측시장이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참여가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장 운영자는 알림 메일을 보내거나, 상품 리스트를 업데이트 하는 등 적극적으로 관심을 유발할 필요가 있다. 또한 예측시장에서는 집단의 평가와 인정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에 착안하여 구글은 예측의 정확도가 높았던 사람에게 모두가 알아볼 수 있도록 T셔츠를 지급하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예측시장의 결과를 존중함으로써 경영진이 직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있음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다수의 참여를 위해서는 예측시장에 대한 기술적, 심리적 장벽을 낮춰줄 필요가 있다. 일례로 구글의 경우 스포츠, 날씨처럼 개인의 흥미위주의 예측시장(Fun market)이 사내 예측시장 거래 종목 가운데 30%를 차지했다. Fun market이 활성화될수록 다른 거래도 활성화될 수 있음에 주목한 것이다. 또한 예측시장은 단순하고, 쉽게 설계되어야 한다. 다수의 참여를 위해서는 사람들이 쉽게 시장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Bestbuy의 경우 단순한 이메일을 통해 매출에 대한 응답을 받음으로써, 조직 구성원들의 예측 결과를 확인한 바 있다.  
 
마지막으로 기업은 미래를 예견하는데 있어 예측시장과 다른 방법론의 효과적 결합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예측시장에서 가격 추이만을 보여주기 보다는 개인적인 주관을 밝힐 수 있는 게시판, 블로그, 트위터 등과도 연결하는 것이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 물론 이 경우 개인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익명성을 유지하는 등의 배려도 필요하다. 이외에도 브레인 스토밍, 시나리오 플래닝 등 통상적인 미래예측 활동에서 찾아낸 아이디어나 소셜 네트워크에서 추출한 키워드 혹은 태그(Tag)를  예측시장에서 평가해보는 것도 폭넓은 미래예측을 가능케하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LG Business Insight 111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