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1. 9. 14:57
여전히 폐쇄적인 모바일 서비스 환경은 개방화가 진행되더라도 완전 개방이
아닌 그 중간단계인 폐쇄적 개방(Closed Open) 형태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폐쇄적 개방 환경에서는 실질적인 장벽은 없다. 그러나
고객을 머무르게 만드는 보이지 않는 가상 장벽(Virtual Wall)이 존재한다. 이 가상 장벽의 영역 속에 들어가지 못하는 기업들은 고객
접근성이 떨어져 시장에서 생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변화에 모바일 선두업체들은 벌써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개방(Open)”은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모바일 산업에서 가장 화두가 되었던 단어이다. 그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컨텐츠와 애플리케이션을 통신 사업자가 제한했던 폐쇄형 서비스(Walled Garden) 환경을 스마트폰이 무너뜨렸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 때문에 스마트폰에 탑재된 OS(Operating System; 컴퓨터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제어하여 사용자가 단말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를 초기에는 “개방형 OS(Open OS)”라고 불렀다.
하지만 최근에 들어서는 스마트폰에 탑재된 OS를 더 이상 개방형 OS라고 부르지 않는다. 대신 스마트폰 OS는 GPOS(General Purpose OS; 전화와 같은 특정 기능 외에 컨텐츠, 애플리케이션 활용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OS)라 불린다. 이렇게 바뀐 이면에는 “개방”이라는 단어가 더 이상 스마트폰 OS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가 숨겨져 있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왜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 서비스를 개방적이라 하기 어려운지? 앞으로 변화의 가능성은 없는지? 그리고 변화한다면 그 모습은 어떻고 파급효과는 어느 정도인지? 등이 궁금해진다.
모바일 서비스가 여전히 폐쇄적인 이유
● OS 개발사가 애플리케이션을 통제한다
스마트폰과 함께 소비자들은 통신사업자에 상관없이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소비자는 여전히 제한된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고 있다. 실생활에서 스마트폰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른 사람들이 즐기고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자신의 스마트폰에 설치된 애플리케이션 장터에서 찾을 수 없는 경험을 한 두 번씩은 해 봤을 것이다. 왜 그런지 이유가 궁금한 찰나 그 사람의 스마트폰을 보니 내 것과 다르다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내 것은 애플의 iOS 기반의 아이폰이지만 옆 사람은 구글 안드로이드 OS 기반의 옵티머스 원이다. 다른 차이점도 있겠지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OS가 다르다는 것이다.
사실 애플리케이션은 OS마다 다를 수 밖에 없다. 그 이유는 스마트폰에 탑재된 GPOS는 크게 커널(Kernel; 프로세서, 메모리, 입출력 장치를 통제 관리), 미들웨어(Middleware; 애플리케이션 구현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UI(User Interface; 사용자들이 직접 대면하는 화면)로 구성되어 있는데 미들웨어가 애플리케이션 호환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미들웨어 없이 커널로만 구성된 RTOS(Real Time OS; 전화와 같은 특정기능만 지원하는 프로그램)를 사용하는 일반 휴대폰은 특성상 OS개발사가 아니어도 누구나 미들웨어를 장악할 수 있었다. 그래서 폐쇄형 서비스 시대에 통신사업자가 미들웨어를 장악해 소비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제한할 수 있었다. 사실 미들웨어를 누가 장악하는가에 따라서 애플리케이션을 제한하는 주체가 결정되는데, 스마트폰으로 인해서 그 주도권이 통신사업자에서 OS개발사로 바뀌었을 뿐이다.
● 애플리케이션은 폐쇄적인 설치형 중심으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까지 스마트폰에서 사용되는 모바일 서비스는 애플리케이션 장터를 통해 거래되는 애플리케이션이 대부분이다. 애플리케이션은 그 특징에 따라 설치형 애플리케이션(Native Application)과 웹 애플리케이션(Web Application)으로 나눠진다. 우선 설치형 애플리케이션은 스마트폰에 설치하여 사용하며 GPOS의 미들웨어에 있는 소스 코드를 활용한다. 그래서 설치형 애플리케이션만 GPOS에 종속적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오피스 등과 같이 기기(PC)에 설치하는 프로그램 등이 그 예가 될 것이다. 이에 반해 웹 애플리케이션은 GPOS의 미들웨어의 소스 코드를 이용하지 않고 웹에 접속하여 사용하기 때문에 애플리케이션 장터를 통해 거래할 필요가 없다. 단지 브라우저가 잘 지원하기만 하면 웹 애플리케이션은 사용가능하며 구글 닥스(http://docs.google.com) 등이 예가 될 수 있다(<표> 참조).
다시 정리하면 현재 주로 사용되는 애플리케이션은 장터를 통해 거래되는 설치형에 해당되며, GPOS에 종속적이므로 폐쇄형의 특성을 갖는다. 물론 트위터, 페이스북 등과 같은 유명 애플리케이션과 앵그리 버드(Angry Bird)라는 유명 게임은 GPOS에 상관없이 거의 모든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있다라고 주장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애플리케이션은 개발사들이 새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거나 포팅(Porting; 기존 소프트웨어를 다른 기종의 컴퓨터에서 동작하도록 변환하는 과정)을 해 주기 때문에 다양한 GPOS에서 사용할 수 있다.
모바일 서비스 진화의 모습은?
● 애플리케이션은 클라우드 서비스 확대로 개방적인 웹 기반으로 전환될 것이다
최근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만큼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를 유틸리티 서비스 형태로 제공받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화두가 되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언제 어디서나 특정 기기에 속박되지 않고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는 편의성과 사용하는 만큼만 지불하기 때문에 비용절감이라는 장점이 있어 향후 더욱 확산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러한 클라우드 서비스와 함께 웹 애플리케이션이 동반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이유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웹 애플리케이션을 저장하는 공간 제공(HaaS;Hardware as a Service) 또는 웹 애플리케이션 자체 또는 웹 애플리케이션을 서비스 형태(SaaS; Sofware as a Service)로 제공되기 때문에 그 둘은 땔래야 땔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웹 애플리케이션이 확대되면 폐쇄적인 설치형에서 벗어나 개방적인 웹 기반으로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 그러나 웹 환경은 개방성이 약화되고 있다
요즘은 트위터,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Social Network Service)만으로도 세상에 돌아다니는 다양한 정보를 찾는데 불편함이 없다. 팔로잉(친구맺기)만 잘 하면 다양한 친구들이 외부에 있는 정보를 나에게 퍼주기 때문이다. 그 정보는 직접적인 댓글도 있겠지만 문서, 사진, 음악, 동영상 등을 링크라는 기능을 통해서 전달되므로 정보의 제약은 없다. 그리고 요즘 인기 있는 소셜 게임도 즐길 수 있어 해당 사이트를 벗어나지 않아도 웹을 사용하는 일반적인 욕구를 대부분 해결할 수 있다(<그림 1> 참조).
특히 모바일 서비스의 경우는 입출력 기능이 불편하기 때문에 웹 서비스를 쉽게 옮겨 다니기 어렵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한 서비스에 머무를 수 밖에 없는데 이러한 서비스 특성으로 인해 개방성은 점점 약해질 수 밖에 없다.
● 결국 모바일 서비스는 폐쇄적 개방 형태로 진화할 것이다
애플리케이션과 웹 환경의 진화로 본 모바일 서비스는 완전한 개방(Completely Open)도, 완전한 폐쇄(Completely Closed)도 아닌 애매한 형태로 움직여 나갈 것 같다. 과거와 분명 다른 것은 폐쇄성을 결정짓는 GPOS라는 실질적인 장벽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그래서 모바일 서비스의 실질적인 장벽이 사라져 다른 서비스들을 소비자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도 있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 웹 환경의 진화와 모바일 특성을 감안하면 소비자들을 특정 서비스에서 머무르게 하는 가상 장벽은 이미 존재하는 것 같다. 개방과 폐쇄적 속성을 모두 가진 모바일 서비스는 폐쇄적 개방(Closed Open) 형태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그림 2> 참조).
선두 모바일 업체들의 움직임은?
1단계 : 앱스토어를 통해서 서비스 제공을 위한 기반을 갖췄다
이미 설치형 애플리케이션 중심의 폐쇄형 모바일 서비스 환경 하에서 이미 단말 제조사, 이동통신사,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 등 모바일 업체들은 각 사별로 애플리케이션 스토어를 구축하여 자체 완결형 서비스 구조를 갖췄다. 애플은 앱 스토어, 구글은 안드로이드 마켓, 노키아는 오비 마켓, 림은 앱 월드 등을 만들어 다양한 설치형 애플리케이션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2단계 : 서비스 차별화 확대를 위해 핵심 서비스는 내재화시켰다
애플리케이션 거래장터를 통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서비스 차별화가 가능한 것들은 일부 내재화(Internalization)하면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최근 3년간 모바일 주요 업체들의 M&A 실적을 보면 이러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우선 구글은 Remail(e-mail 애플리케이션 개발사), Plink (미술작품의 사진을 찍으면 관련 정보를 제공해 주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사)와 같은 애플리케이션 개발사와 LabPixies, Slide와 같은 게임업체들을 매입했다. 그리고 애플은 위치기반 서비스 내재화를 위해서 Placebase 및 Poly9과 같은 지도 데이터 및 지도 서비스 업체를 M&A 하였다. 또 노키아는 Plazes AG, T-Systems Traffic GmbH, Bit-Side GmbH, Acuity Mobile, MetaCarta와 같은 지도 및 지도 서비스 업체를 내재화 하였다. 그 밖에 림은 Chalk Media Corp(모바일 영상 교육 제공 애플리케이션 개발사), Vilgo(정보를 카테고리화 하여 소비자가 쉽게 볼 수 있도록 하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사)와 같은 애플리케이션 개발사 및 Cellmania.com과 같은 애플리케이션 거래장터 솔루션 업체를 내재화하여 서비스 차별화를 꾀했다.
3단계 :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거대업체간 결합 가능성도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소규모 업체 M&A를 통한 모바일 서비스 역량 강화는 이미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존 웹 서비스에 익숙한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완결성이 높은 기존 거대 서비스 업체간의 협업으로 가상 장벽을 쌓으려는 시도들이 나타나고 있다. 노키아가 업무용 솔루션 제공을 위해서 MS와 제휴를 맺고 내부 솔루션 제공 부문을 엑센츄어에 매각했다. SNS업체인 페이스북은 검색엔진을 자체 개발하지 않고 MS의 빙(http://www.Bing.com)을 검색엔진으로 도입한 것이 예가 될 수 있다.
여기서 머무르지 않고 좀 더 급진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최근 MS 출신 앨롭(Elop)이 CEO가 된 노키아가 MS와 합병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 노키아의 휴대폰, MS의 가정용 게임기인 XBOX(셋탑박스 대용) 및 MS 윈도우 기반의 PC 등이 묶여 하나의 완결형 하드웨어 제품군을 형성할 수 있다. 그리고 MS의 GPOS와 노키아의 GPOS 및 애플리케이션 거래장터의 결합으로 설치형 애플리케이션 제공이 용이해 지고, MS와 노키아의 컨텐츠 서비스, 광고, 위치기반 서비스 등이 결합된다면 소비자들은 다양한 서비스를 한번에 제공받을 수 있어 굳이 다른 서비스를 이용할 필요가 없어지게 된다. 사실 노키아는 이미 Booklet 3G를 통해서 MS의 OS를 활용한 경험도 있으며, 노키아의 뮤직서비스(인수한 업체인 Loudeye의 솔루션) 및 위치기반 서비스(인수한 업체인 MetaCarta의 솔루션) 모두 MS 기반으로 개발된 것들이다. 뿐만 아니라 MS의 위치기반 서비스는 노키아의 나브텍 지도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두 업체간의 결합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그림 3> 참조).
폐쇄적 개방(Closed Open)형 서비스 환경은?
● 가상 장벽(Virtual Wall)이 핵심이다
발빠르게 움직인 선두업체들의 진화 과정을 보면 2단계에서 다양성 확보를 위해 일부 핵심서비스를 내재화시켜도 “최고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다음 단계인 3단계로 넘어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3단계에 다다른 선두업체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결합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이처럼 소비자를 특정 서비스에 머무르게 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니즈에 걸맞는 “다양성”과 같은 종류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른 곳으로 건너갈 필요가 없도록 “최고 수준”이라는 기준을 모두 부합시켜야 한다. 물론 다양성은 모든 것일 필요가 없다. 그리고 다양성과 최고수준이라는 기준에만 부합된다면 기업이 하나여도 몇몇 기업이 그룹이 되어 함께 제공해도 무방할 것이다.
● 가상 장벽(Virtual Wall)은 기업 명운을 결정짓는 잣대가 될 것이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서비스가 한 곳에서 해결되고 최고 수준의 서비스로 구성된 그 가상 장벽 안에 들어간 기업들은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하지만 가상 장벽 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외부에 머무르는 기업들은 시장에서 성장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사라질 수 있는 기업들로 3가지 부류가 있을 것이다. 첫째 한 분야에서는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나 다양성을 만족시켜주지 못하면서도 협력하지 않는 부류가 있을 것이다. 여기서 2010년 3분기 애플의 실적 발표장에서 스티브잡스가 이야기한 “한번 혹은 그 이상의 매우 중요한 전략적 기회가 올 것이다”라는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다. 현재 애플의 서비스는 훌륭하지만 애플의 가상 장벽에 고객을 머무르게 하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스티브 잡스는 향후 가상 장벽을 구축할 높은 수준의 업체를 대상으로 협력 또는 M&A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말한 것 같다. 둘째 한 분야에서 “최고 수준”이 못되서 어떤 서비스군에도 들어갈 수 없는 수준의 그룹이 있을 것이다. 최근 사업영역 확장을 하며 자신의 본업을 등한시했던 모바일 업체들이 대상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상이라는 특성상 진입과 퇴출 장벽이 없고 시장이 더욱 빠르게 움직일 것인데 이에 대응하지 못하는 부류가 사라질 것이다.
● 가상 장벽(Virtual Wall) 안의 업체도 언제나 새로운 변화 가능성을 인지해야 한다
성공한 가상 장벽 안에 있는 업체들도 언제나 변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개방형 폐쇄 환경에 존재하는 가상 장벽은 실체가 없다. 언제나 장벽은 쉽게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어제의 동지가 내일의 경쟁자로 쉽게 변모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준비를 해야 한다. 과거 PC 산업을 주도해 왔던 Win-Tel의 주체였던 MS와 인텔(Intel)도 항상 협력이 깨질 것을 대비했었다. MS는 인텔의 경쟁사인 AMD와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했으며, 인텔은 리눅스 투자 및 리눅스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이처럼 언제나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플랜B를 준비해야 한다.
-LG Business Insight 1118호
“개방(Open)”은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모바일 산업에서 가장 화두가 되었던 단어이다. 그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컨텐츠와 애플리케이션을 통신 사업자가 제한했던 폐쇄형 서비스(Walled Garden) 환경을 스마트폰이 무너뜨렸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 때문에 스마트폰에 탑재된 OS(Operating System; 컴퓨터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제어하여 사용자가 단말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를 초기에는 “개방형 OS(Open OS)”라고 불렀다.
하지만 최근에 들어서는 스마트폰에 탑재된 OS를 더 이상 개방형 OS라고 부르지 않는다. 대신 스마트폰 OS는 GPOS(General Purpose OS; 전화와 같은 특정 기능 외에 컨텐츠, 애플리케이션 활용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OS)라 불린다. 이렇게 바뀐 이면에는 “개방”이라는 단어가 더 이상 스마트폰 OS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가 숨겨져 있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왜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 서비스를 개방적이라 하기 어려운지? 앞으로 변화의 가능성은 없는지? 그리고 변화한다면 그 모습은 어떻고 파급효과는 어느 정도인지? 등이 궁금해진다.
모바일 서비스가 여전히 폐쇄적인 이유
● OS 개발사가 애플리케이션을 통제한다
스마트폰과 함께 소비자들은 통신사업자에 상관없이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소비자는 여전히 제한된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고 있다. 실생활에서 스마트폰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른 사람들이 즐기고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자신의 스마트폰에 설치된 애플리케이션 장터에서 찾을 수 없는 경험을 한 두 번씩은 해 봤을 것이다. 왜 그런지 이유가 궁금한 찰나 그 사람의 스마트폰을 보니 내 것과 다르다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내 것은 애플의 iOS 기반의 아이폰이지만 옆 사람은 구글 안드로이드 OS 기반의 옵티머스 원이다. 다른 차이점도 있겠지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OS가 다르다는 것이다.
사실 애플리케이션은 OS마다 다를 수 밖에 없다. 그 이유는 스마트폰에 탑재된 GPOS는 크게 커널(Kernel; 프로세서, 메모리, 입출력 장치를 통제 관리), 미들웨어(Middleware; 애플리케이션 구현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UI(User Interface; 사용자들이 직접 대면하는 화면)로 구성되어 있는데 미들웨어가 애플리케이션 호환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미들웨어 없이 커널로만 구성된 RTOS(Real Time OS; 전화와 같은 특정기능만 지원하는 프로그램)를 사용하는 일반 휴대폰은 특성상 OS개발사가 아니어도 누구나 미들웨어를 장악할 수 있었다. 그래서 폐쇄형 서비스 시대에 통신사업자가 미들웨어를 장악해 소비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제한할 수 있었다. 사실 미들웨어를 누가 장악하는가에 따라서 애플리케이션을 제한하는 주체가 결정되는데, 스마트폰으로 인해서 그 주도권이 통신사업자에서 OS개발사로 바뀌었을 뿐이다.
● 애플리케이션은 폐쇄적인 설치형 중심으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까지 스마트폰에서 사용되는 모바일 서비스는 애플리케이션 장터를 통해 거래되는 애플리케이션이 대부분이다. 애플리케이션은 그 특징에 따라 설치형 애플리케이션(Native Application)과 웹 애플리케이션(Web Application)으로 나눠진다. 우선 설치형 애플리케이션은 스마트폰에 설치하여 사용하며 GPOS의 미들웨어에 있는 소스 코드를 활용한다. 그래서 설치형 애플리케이션만 GPOS에 종속적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오피스 등과 같이 기기(PC)에 설치하는 프로그램 등이 그 예가 될 것이다. 이에 반해 웹 애플리케이션은 GPOS의 미들웨어의 소스 코드를 이용하지 않고 웹에 접속하여 사용하기 때문에 애플리케이션 장터를 통해 거래할 필요가 없다. 단지 브라우저가 잘 지원하기만 하면 웹 애플리케이션은 사용가능하며 구글 닥스(http://docs.google.com) 등이 예가 될 수 있다(<표> 참조).
다시 정리하면 현재 주로 사용되는 애플리케이션은 장터를 통해 거래되는 설치형에 해당되며, GPOS에 종속적이므로 폐쇄형의 특성을 갖는다. 물론 트위터, 페이스북 등과 같은 유명 애플리케이션과 앵그리 버드(Angry Bird)라는 유명 게임은 GPOS에 상관없이 거의 모든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있다라고 주장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애플리케이션은 개발사들이 새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거나 포팅(Porting; 기존 소프트웨어를 다른 기종의 컴퓨터에서 동작하도록 변환하는 과정)을 해 주기 때문에 다양한 GPOS에서 사용할 수 있다.
모바일 서비스 진화의 모습은?
● 애플리케이션은 클라우드 서비스 확대로 개방적인 웹 기반으로 전환될 것이다
최근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만큼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를 유틸리티 서비스 형태로 제공받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화두가 되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언제 어디서나 특정 기기에 속박되지 않고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는 편의성과 사용하는 만큼만 지불하기 때문에 비용절감이라는 장점이 있어 향후 더욱 확산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러한 클라우드 서비스와 함께 웹 애플리케이션이 동반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이유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웹 애플리케이션을 저장하는 공간 제공(HaaS;Hardware as a Service) 또는 웹 애플리케이션 자체 또는 웹 애플리케이션을 서비스 형태(SaaS; Sofware as a Service)로 제공되기 때문에 그 둘은 땔래야 땔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웹 애플리케이션이 확대되면 폐쇄적인 설치형에서 벗어나 개방적인 웹 기반으로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 그러나 웹 환경은 개방성이 약화되고 있다
요즘은 트위터,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Social Network Service)만으로도 세상에 돌아다니는 다양한 정보를 찾는데 불편함이 없다. 팔로잉(친구맺기)만 잘 하면 다양한 친구들이 외부에 있는 정보를 나에게 퍼주기 때문이다. 그 정보는 직접적인 댓글도 있겠지만 문서, 사진, 음악, 동영상 등을 링크라는 기능을 통해서 전달되므로 정보의 제약은 없다. 그리고 요즘 인기 있는 소셜 게임도 즐길 수 있어 해당 사이트를 벗어나지 않아도 웹을 사용하는 일반적인 욕구를 대부분 해결할 수 있다(<그림 1> 참조).
특히 모바일 서비스의 경우는 입출력 기능이 불편하기 때문에 웹 서비스를 쉽게 옮겨 다니기 어렵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한 서비스에 머무를 수 밖에 없는데 이러한 서비스 특성으로 인해 개방성은 점점 약해질 수 밖에 없다.
● 결국 모바일 서비스는 폐쇄적 개방 형태로 진화할 것이다
애플리케이션과 웹 환경의 진화로 본 모바일 서비스는 완전한 개방(Completely Open)도, 완전한 폐쇄(Completely Closed)도 아닌 애매한 형태로 움직여 나갈 것 같다. 과거와 분명 다른 것은 폐쇄성을 결정짓는 GPOS라는 실질적인 장벽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그래서 모바일 서비스의 실질적인 장벽이 사라져 다른 서비스들을 소비자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도 있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 웹 환경의 진화와 모바일 특성을 감안하면 소비자들을 특정 서비스에서 머무르게 하는 가상 장벽은 이미 존재하는 것 같다. 개방과 폐쇄적 속성을 모두 가진 모바일 서비스는 폐쇄적 개방(Closed Open) 형태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그림 2> 참조).
선두 모바일 업체들의 움직임은?
1단계 : 앱스토어를 통해서 서비스 제공을 위한 기반을 갖췄다
이미 설치형 애플리케이션 중심의 폐쇄형 모바일 서비스 환경 하에서 이미 단말 제조사, 이동통신사,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 등 모바일 업체들은 각 사별로 애플리케이션 스토어를 구축하여 자체 완결형 서비스 구조를 갖췄다. 애플은 앱 스토어, 구글은 안드로이드 마켓, 노키아는 오비 마켓, 림은 앱 월드 등을 만들어 다양한 설치형 애플리케이션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2단계 : 서비스 차별화 확대를 위해 핵심 서비스는 내재화시켰다
애플리케이션 거래장터를 통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서비스 차별화가 가능한 것들은 일부 내재화(Internalization)하면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최근 3년간 모바일 주요 업체들의 M&A 실적을 보면 이러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우선 구글은 Remail(e-mail 애플리케이션 개발사), Plink (미술작품의 사진을 찍으면 관련 정보를 제공해 주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사)와 같은 애플리케이션 개발사와 LabPixies, Slide와 같은 게임업체들을 매입했다. 그리고 애플은 위치기반 서비스 내재화를 위해서 Placebase 및 Poly9과 같은 지도 데이터 및 지도 서비스 업체를 M&A 하였다. 또 노키아는 Plazes AG, T-Systems Traffic GmbH, Bit-Side GmbH, Acuity Mobile, MetaCarta와 같은 지도 및 지도 서비스 업체를 내재화 하였다. 그 밖에 림은 Chalk Media Corp(모바일 영상 교육 제공 애플리케이션 개발사), Vilgo(정보를 카테고리화 하여 소비자가 쉽게 볼 수 있도록 하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사)와 같은 애플리케이션 개발사 및 Cellmania.com과 같은 애플리케이션 거래장터 솔루션 업체를 내재화하여 서비스 차별화를 꾀했다.
3단계 :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거대업체간 결합 가능성도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소규모 업체 M&A를 통한 모바일 서비스 역량 강화는 이미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존 웹 서비스에 익숙한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완결성이 높은 기존 거대 서비스 업체간의 협업으로 가상 장벽을 쌓으려는 시도들이 나타나고 있다. 노키아가 업무용 솔루션 제공을 위해서 MS와 제휴를 맺고 내부 솔루션 제공 부문을 엑센츄어에 매각했다. SNS업체인 페이스북은 검색엔진을 자체 개발하지 않고 MS의 빙(http://www.Bing.com)을 검색엔진으로 도입한 것이 예가 될 수 있다.
여기서 머무르지 않고 좀 더 급진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최근 MS 출신 앨롭(Elop)이 CEO가 된 노키아가 MS와 합병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 노키아의 휴대폰, MS의 가정용 게임기인 XBOX(셋탑박스 대용) 및 MS 윈도우 기반의 PC 등이 묶여 하나의 완결형 하드웨어 제품군을 형성할 수 있다. 그리고 MS의 GPOS와 노키아의 GPOS 및 애플리케이션 거래장터의 결합으로 설치형 애플리케이션 제공이 용이해 지고, MS와 노키아의 컨텐츠 서비스, 광고, 위치기반 서비스 등이 결합된다면 소비자들은 다양한 서비스를 한번에 제공받을 수 있어 굳이 다른 서비스를 이용할 필요가 없어지게 된다. 사실 노키아는 이미 Booklet 3G를 통해서 MS의 OS를 활용한 경험도 있으며, 노키아의 뮤직서비스(인수한 업체인 Loudeye의 솔루션) 및 위치기반 서비스(인수한 업체인 MetaCarta의 솔루션) 모두 MS 기반으로 개발된 것들이다. 뿐만 아니라 MS의 위치기반 서비스는 노키아의 나브텍 지도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두 업체간의 결합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그림 3> 참조).
폐쇄적 개방(Closed Open)형 서비스 환경은?
● 가상 장벽(Virtual Wall)이 핵심이다
발빠르게 움직인 선두업체들의 진화 과정을 보면 2단계에서 다양성 확보를 위해 일부 핵심서비스를 내재화시켜도 “최고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다음 단계인 3단계로 넘어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3단계에 다다른 선두업체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결합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이처럼 소비자를 특정 서비스에 머무르게 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니즈에 걸맞는 “다양성”과 같은 종류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른 곳으로 건너갈 필요가 없도록 “최고 수준”이라는 기준을 모두 부합시켜야 한다. 물론 다양성은 모든 것일 필요가 없다. 그리고 다양성과 최고수준이라는 기준에만 부합된다면 기업이 하나여도 몇몇 기업이 그룹이 되어 함께 제공해도 무방할 것이다.
● 가상 장벽(Virtual Wall)은 기업 명운을 결정짓는 잣대가 될 것이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서비스가 한 곳에서 해결되고 최고 수준의 서비스로 구성된 그 가상 장벽 안에 들어간 기업들은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하지만 가상 장벽 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외부에 머무르는 기업들은 시장에서 성장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사라질 수 있는 기업들로 3가지 부류가 있을 것이다. 첫째 한 분야에서는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나 다양성을 만족시켜주지 못하면서도 협력하지 않는 부류가 있을 것이다. 여기서 2010년 3분기 애플의 실적 발표장에서 스티브잡스가 이야기한 “한번 혹은 그 이상의 매우 중요한 전략적 기회가 올 것이다”라는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다. 현재 애플의 서비스는 훌륭하지만 애플의 가상 장벽에 고객을 머무르게 하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스티브 잡스는 향후 가상 장벽을 구축할 높은 수준의 업체를 대상으로 협력 또는 M&A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말한 것 같다. 둘째 한 분야에서 “최고 수준”이 못되서 어떤 서비스군에도 들어갈 수 없는 수준의 그룹이 있을 것이다. 최근 사업영역 확장을 하며 자신의 본업을 등한시했던 모바일 업체들이 대상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상이라는 특성상 진입과 퇴출 장벽이 없고 시장이 더욱 빠르게 움직일 것인데 이에 대응하지 못하는 부류가 사라질 것이다.
● 가상 장벽(Virtual Wall) 안의 업체도 언제나 새로운 변화 가능성을 인지해야 한다
성공한 가상 장벽 안에 있는 업체들도 언제나 변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개방형 폐쇄 환경에 존재하는 가상 장벽은 실체가 없다. 언제나 장벽은 쉽게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어제의 동지가 내일의 경쟁자로 쉽게 변모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준비를 해야 한다. 과거 PC 산업을 주도해 왔던 Win-Tel의 주체였던 MS와 인텔(Intel)도 항상 협력이 깨질 것을 대비했었다. MS는 인텔의 경쟁사인 AMD와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했으며, 인텔은 리눅스 투자 및 리눅스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이처럼 언제나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플랜B를 준비해야 한다.
-LG Business Insight 11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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