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main image
분류 전체보기 (1302)
Some advice for me (32)
Music (319)
Book (68)
Business (820)
Diary (60)
Gateway (0)

Visitors up to today!
Today hit, Yesterday hit
rss
tistory 티스토리 가입하기!
2010. 11. 9. 14:58
전통적인 마케팅 이론은 고객을 이성적인 존재로만 보고, 고객은 합리적으로 소비자 효용을 판단할 수 있고, 정교한 분석 하에 소비자 효용을 극대화하는 최적의 의사 결정을 내린다는 실용주의적 가정을 한다. 하지만, 고객들은 이성보다는 오히려 감정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고객들은 매우 다양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각 자의 마음 속에 있는 환상을 만족시켜 줄 방법을 찾아야 진정한 의미의 고객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고객이 기대하는 가치는 컨셉(Concept)과 품질(Quality)로 제공할 수 있겠지만 고객들은 이것에 열광하지는 않는다. 고객이 기대했던 것 이상의 자부심과 감동이 있을 때 고객은 그 브랜드에 강하게 이끌린다. 아이폰이나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는 고객이 기대하는 가치를 넘어서는 감동을 제공하여 열광하는 고객층을 만든 대표적인 사례이다. 고객에게 감동을 선사해 주는 러브마크(Lovemark)와 세렌디피티(Serendipity)의 사례와 구현 방안을 살펴본다.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인 아이폰을 사기 위해 12시간 전부터 매장 앞에 와서 밤을 세워기다리는 열광적인 팬들을 보면 합리적 소비자와 실용주의적 소비 선택 가설을 넘어서는 아이폰만의 매력이 있음을 느낀다. 이러한 현상은 아이폰에서만 나타난 것은 아니며, 할리 데이비슨이나 미니(BMW)도 매니어 그룹이 있어 굉장히 활발한 동우회 활동을 하고 있다. 또, 라스베가스를 생각해 보자. 꼬박 7~8시간을 자동차로 달려 가게 만드는 도시의 매력은 무엇일까? 효율을 강조하는 이성적인 의사 결정 만이 있다면 연간 천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몰리지는 않을 것 같다. 한국의 사례로는 만포주유소가 있다. 이 곳은 고속도로에서 삼랑진 IC를 빠져 나와 700m를 달려가야 하고, 휴지와 같은 일반적인 사은품을 제공하지 않는 데도 문전 성시를 이루고 있다. 대형 차량이 진입하기 쉽게 주유소 지붕을 높이고, 기사를 위한 자가 정비 설비, 엔진교환설비, 샤워실, 식당, 수면실, 탁구대, 당구대, 심지어는 골프연습장, 퍼팅연습장, 노래방, 가족을 위한 낚시터, 바베큐 시설을 제공하여 만포나이트라고 불린다.  
 
이러한 회사들을 보면 열광하는 고객층을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으며, 고객의 관점에서 보면 경쟁사가 제공하지 못하는 감동을 주는 차별적인 특징이 있다. 열광하는 고객군을 만들기 위해서는 고객이 인지하는 가치가 고객이 초기에 기대했던 가치보다 훨씬 커야 할 것이다. 이 글에서는 고객이 기대하는 가치를 컨셉(Concept)과 품질(Quality)로 정의하고, 가격 수준에 상응하는 기대를 넘어서 고객에게 감동을 선사해 주는 개념으로 러브마크(Lovemark)와 세렌디피티(Serendipity)를 제시하며 사례 및 구현 방안을 살펴본다(<그림 1> 참조).
 
 
Ⅰ. 고객에게 자부심을 - 러브마크 
 
누구나 좋아하지만 아무도 열광하지 않는 제품이라면 아이폰처럼 성공하기 어렵다. 러브마크는 남들에게 보여 줄 수 있는 또는 보여 주고 싶은 자부심으로 컨셉과 품질의 기본 위에 고객의 욕망을 자극한다. 러브마크는 크게 디자인, 스토리, 영감 제공의 형태를 띈다.  
 
디자인을 잘 활용하면 제품을 사용하고 서비스 받는 각 단계에서 감각을 깨우고 들뜨게 하며 매혹적인 이미지를 기억하게 도취시킬 수 있다. 부드럽고 단순한 모양의 아이팟 터치(시각), 코카콜라의 탄산 음료 터지는 소리(청각), 아쿠에어 샴푸의 풋풋한 향내(후각), 잇몸에 좋을 것 같은 죽염 치약(미각), 줌-인/아웃으로 조작하기 쉬운 아이폰 User interface(촉각) 등이 좋은 사례이다. 의식적으로 생각하고 분석하기 전에 무의식적으로 감지하고 느끼는 반응이 먼저 일어나기 때문에 감각적 디자인이 중요해 지는 것이다. 특히, 첫 눈에 반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의 감각 기능 중에 시각적 인지가 가장 빠르다. 또한, 우리가 습득하는 정보 중 83%가 시각적인 것이며, 11%가 청각, 3.5%가 후각, 1.5%가 촉각, 1%가 미각과 관련된 것일 정도로 시각중심적이기 때문에 디자인의 시각화를 잘 연구할 필요가 있다.
 
시각적 디자인의 효과적인 활용을 위해서는 심리학자 깁슨(Gibson)이 제창한 어포던스(affordance) 이론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어포던스란 ‘어떤 형태나 이미지가 행위를 유도하는 힘’을 일컫는다. 어떤 의자는 앉아서 독서를 해야 할 것 같고, 어떤 의자는 편안하게 휴식하고 싶어지고, 또 어떤 의자는 누군가와 마주앉아서 대화를 나누고 싶어 진다. 의자의 디자인에 따라서 우리가 하고 싶은 행위가 달라지는 것이다. 의자를 마주한 사람들이 디자이너의 의도대로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그 의자는 어포던스가 뛰어난 의자, 즉 디자이너의 의도대로 행위를 유도하는 힘이 매우 강한 의자라고 할 수 있다. 그와 반대되는 경우도 있다. 누구나 한번쯤은 레스토랑 세면대 앞에서 수도꼭지를 눌러야 하는지, 비틀어야 하는지, 아니면 당겨야 하는지 순간적으로 당황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아무리 세련되고 감각적으로 디자인된 수도꼭지라고 해도 이 경우는 어포던스가 약한 디자인으로 평가된다. 인지과학자 노먼(Norman)은 “디자이너는 눈에 보이는 조형이나 그래픽 요소를 디자인하는 것이 아니라 어포던스를 디자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고, 기업이 의도하는 방향으로 소비자가 행동하도록 유도하지 못한다면 존재 의미가 없는 것들이다. 한국 기업들도 휴대폰, 자동차 등에서 어포던스를 통해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는 전략을 성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스토리는 은유, 꿈, 상징 등을 통하여 신비감을 조성하고, 과거, 현재, 미래가 하나가 되는 신화를 창조하여 이 브랜드를 가진 사람은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느낌을 창출한다. “샤넬5 향수만 걸치고 잔다”는 마릴린 먼로의 일화가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스토리를 만들 때 중요한 것은 제품의 기능이 아니고 고객의 관점에서 제품을 사용하는 경험을 통해 느끼고 싶은 환상(fantasy)이다. 성공적인 스토리 주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환상 모험: 사람들, 특히, 남자에게는 인디아나 존스처럼 모험/스릴을 추구하는 영웅, 탐험가, 사냥꾼, 전설이 되고 싶은 욕망이 있다. 가령 리바이스 청바지, 말보로 담배, 큰 배기량과 소음을 강조하는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 아스팔트를 달리는 4륜구동 짚차 등이 서부 개척 시대의 모험과 스릴을 자극한다고 볼 수 있다.
 
자유 여행: 환상 모험과 일부 겹치기도 하지만, 사람들은 여행을 떠나고 싶은 욕망이 있다. 여행을 떠나고 싶은 농부에게 농사일은 세계를 식량 부족에서 구하기 위해 떠나야 하는 소명일 수 있다. 농기계 성능을 광고하기보다는 농기계를 타고 농사 지을 때 농부의 영웅적 모습을 이미지화함으로서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한 고객의 욕망을 충족시켜 줄 수 있다.  
 
안락한 사치: 사람들, 특히, 여자에게는 신데렐라처럼 아름답고 착한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은 욕망이 있으며, 멋진 로맨스나 풍족한 자원이 추가되면 더욱 바람직하다. 앱스토어에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대부분 무료로 내리받을 수 있게 한 아이폰은 아름답고 특별하다는 신데렐라적인 욕망을 자극한다. 향후에는 위(Wii)와 같은 게임기, 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릿PC, 스마트 TV 등에서 소비자들이 현실에서 맛보지 못한 경험을 가상 공간에서 제공함으로서 소비자를 열광시킬 것이다.  
 
완벽한 나: 사람들에게는 세종대왕이나 신사임당처럼 균형잡히고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싶은 욕망이 있다. 가령, 나이키는 각 스포츠 종목의 대표 선수들을 광고 모델로 활용하면서 스포츠 스타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고객의 마음을 자극하고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하기 위한 최고의 제품이라는 브랜드 의미를 전달한다. 또 다른 사례로 세탁기는 현모양처가 되고 싶은 주부들에게 꿈을 실현시켜 주는 주요 수단이다. 아이들이 깨끗하게 옷을 입고 다니는 것이 순결하거나 사랑받는 아이들이라는 느낌을 준다면, 사랑을 구현하는 수단으로서 깨끗함이 세제 사용량보다 더 중요하게 된다. 무세제 세탁기보다는 세제를 넣고 물을 많이 사용하더라도 깨끗이 행구는 세탁기가 선호되는 이유이다.
 
반항적 쾌락: 사람들은 완벽하고자 하면서도 완벽한 사람을 싫어하고 금지된 선을 넘고자 한다. 나쁜 남자와 제임스 딘을 좋아하고 나만의 개성을 추구한다. 힙합 청바지와 굽이 두터운 랜드로버가 이러한 욕망을 잘 활용한 성공 사례이다. 나만의 경험을 설계해 주거나 특별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제품이 있다면 그것도 성공할 것이다.  
 
특히 독일의 뇌심리연구소는 모험/스릴, 환상/향유, 규율/통제를 인간의 3대 감정의 장으로 설명하고 있다. 브랜드 이미지의 차별화를 추구할 때는 이러한 뇌의 구조를 잘 이해하면 좋을 듯하다. 가령 고급 승용차도 BMW는 신데렐라가 탈 것 같은 우아함을 강조한다면, 벤츠는 중후한 남성이 타는 통제력이 느껴지게 한다. 반면, 아직 도전적인 이미지를 주는 고급 승용차 시장은 신규 브랜드의 진입을 기다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타이어에서는 피렐리가 도로를 주먹으로 잡는 듯한 힘을 과시한다면, 미쉘린은 아이와 함께 있는 타이어를 보여 주며 가족의 안전을 지키는 신데렐라 이미지를 강조한다. 인디아나 존스의 짚차에 어울리는 타이어 브랜드를 개발한다면 차별화하기가 쉬울 것이다.   
 
뇌이미지는 관심사와도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환상/향유를 추구하는 사람은 어떻게 하면 머리 결이 더 윤기가 나게 하는 지에 관심이 많다면, 균형/통제를 중시하는 사람은 머리를 어떻게 관리하고, 혈액 순환을 강화하여 탈모를 방지하는 지 등의 과학적 분석 방식에 관심이 높고, 모험/스릴을 추구하는 사람은 스타일링의 잦은 변화와 헤어 손실 방지에 관심이 있다. 샴푸를 만드는 회사는 자신의 브랜드 스토리와 목표 고객층이 일치하는 지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영감(inspiration) 마케팅은 디자인, 스토리와 함께 러브마크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요소이며, 코틀러가 제시하는 마켓3.0의 핵심이다. 커뮤니티, 문화, 종교 등을 잘 활용하면 공감, 헌신, 열정을 불러 일으키는 강한 연대감을 창출하고 친밀감을 통해 브랜드를 자신의 것으로 느끼게 할 수 있다. 코틀러는 마켓3.0을 리드하는 기업들은 단순한 고객 만족이나 이익 실현을 넘어서서 좀 더 큰 미션과 비전을 통해 가치를 실현하고 세상에 기여한다고 설명한다. 마슬로우의 욕구 5단계를 보면 인간의 욕망에도 생존과 안전, 애정과 소속감 욕구가 충족되면 존경 받고 자아를 실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제품을 사용하면서 품격이 높아지고 존경 받는 느낌이 든다면 고객은 더욱 열광하고, 월급도 받지 않고 자발적으로 제품을 홍보(word-of-mouth)할 것이다. 최근 아이폰을 사서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받은 다음에 열심히 사용법을 친구에게 알려주는 애플빠라고 불리는 매니어 층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라고 볼 수 있다.
 
 
Ⅱ. 고객에게 뜻하지 않은 감동을 - 세렌디피티 
 
세렌디피티는 뜻하지 않은 감동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 데 의외의 놀라움이나 즐거움을 선사함으로써 홍보 효과(Word-of-mouth)를 창출하는 것이다. 아무리 다정한 연인 사이라 하더라도 항상 고정된 장소에서 같은 메뉴의 식사만 한다면 서로 간에 싫증이 나고 가끔씩 깜짝쇼가 있어야 사랑이 깊어지는 것과 같다. 기업에서 세렌디피티를 제공하는 방법으로는 크게 서비스 전설, 가벼운 제안, 비지니스 모델 융합 등을 들 수 있다.
 
고객우선주의로 성공한 회사들을 보면 대부분 전설적인 서비스 사례(Service myth)를 가지고 있다. 가령, 노드스트롬 백화점은 초기 성장할 때 고객의 요구에 따라 매장에서 팔지 않는 타이어를 반품 처리해 주었다거나, 색깔이 다른 구두를 왼 발 오른 발 각각 1짝 씩 판매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최근 아마존에 매각된 자포스는 신발 전문 온라인 유통업체로 익일 배송, 무료 반품은 기본이고 통화 시간을 재지 않는 고객 센터와 고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는 지 평가하는 통화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급격히 성장하였다. 이 회사는 고객이 병든 어머니를 위해 구두를 선물로 샀는 데 돌아가셨다는 말을 듣고 반품은 물론 꽃다발과 여러 팀원이 애도의 글을 적은 카드로 서비스 전설을 구축하였다. 현대자동차가 미국 시장에서 시도한 ‘실직하면 차를 돌려 받아 준다’는 프로모션도 소비자가 처한 상황을 감성적으로 이해하고 있고 기업이 단순히 물건을 팔기보다 실질적인 도움을 주려 한다는 느낌을 주어 일종의 전설을 만든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가벼운 제안(Gentle push)을 통해서도 고객에게 뜻하지 않은 작은 감동을 줄 수 있다. 고객의 평소 행동 패턴을 잘 분석하여 좋아할 만한 아이디어가 생기면 제안해 주는 것이다. 가령 아이팟에서 고객이 자주 듣는 음악의 장르를 분석했다가 그 장르의 다른 곡이나 최신 곡을 추천해 주는 임의 추천 기능을 예로 들 수 있다. 또한 트위터에서 주변에 있는 일촌과 우연한 만남을 알려 준다든지, 향후 스마트 TV에서 야구를 관전하고 있을 때 특정 선수의 팬들 사이에 상호 간의 이상형 유형에 따라 메신저 교환을 제안해 준다든지 하는 사례가 생길 수 있다.
 
비지니스 모델 융합은 다른 비지니스 모델을 혼합하여 고객이 기대하지 않았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개방과 공유를 추구하는 웹2.0의 세계에서 이러한 모델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가령, 스카이프는 세일즈포스닷컴과 연계하여 무료 인터넷 전화를 제공하고 있으며, 페이스북에서는 페이스북 머니를 각종 사이트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하고, 비디오를 공유할 수 있게 해 준다든지, 인터넷 전화를 무료로 쓰게 해 주고 있다. 앞으로는 구글에서도 무료 인터넷 전화가 가능해져,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면 언제 어디서나 거의 공짜에 가까운 요금으로 통화를 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러한 융합 서비스들은 스마트폰 고객에게는 구매할 때 생각지 않았던 즐거움을 주는 것이다.
 
제품을 고객의 사랑과 존경의 양대 축에 따라 평가한다면(<그림 2> 참조), 사랑을 많이 받고 존경은 낮은 제품을 유행 상품이라고 하면, 사랑은 낮고 존경이 높은 제품은 일반 브랜드이다. 사랑도 높고 존경도 높아야 이성을 초월한 충성도가 생기고 명품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높은 성능(Quality)을 기본으로 하고 사랑하게 끔 만드는 감성타치(Lovemark)를 추가하고, 가끔은 감동을 주는 깜짝 쇼(Serendipity)를 제공한다면 고객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브랜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Ⅲ. 러브마크와 세렌디피티 발굴하기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컨셉과 품질은 고객이 의식적으로 인지하는 가치이며 고객 가치의 기본이지만, 열광하는 고객을 가진 브랜드를 만들려면 컨셉과 품질 이외에 특별한 느낌을 주는 플러스 알파가 필요하다. 또한 고객이 잘 의식하지 못하던 환상을 충족시키는 방법으로 러브마크와 세렌디피티를 구현해야 한다. 젊은 남녀가 처음 만나서 데이트를 계속할 것이냐 하는 중요한 의사 결정도 첫 인상이나 대화를 통해서 느껴진 호감 등이 작용하듯이, 소비자가 어떤 제품을 보고 구매 여부를 결정하거나 재구매할 때에도 무의식적으로 느끼는 감각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가 있다. 고객이 머리 속에서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속성을 비교 분석하는 지가 결정되기 전에 몸에서 무엇을 느끼고 있는 지 알아야 한다.  
 
무의식적으로 선호하는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는 의미가 없다. 고객은 사용하는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대답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시장 점유율은 계속 줄어도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한 만족도는 계속 높아질 수 있다. 고객 만족도는 80점 이상인 데 재구매 의향은 7% 이내인 상황이 나타나는 것이다. 따라서 고객 만족도와는 별개의 브랜드 호감도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손쉬운 지표로 컨셉력은 (현재 사용율 / 보조 인지율)로, 품질력은 (현재 사용율 / 과거 구입경험율)로, 러브마크와 세렌디피티를 합한 브랜드력은 (비보조 인지율 / 보조 인지율) 정도로 추세 분석하는 것을 제안한다. 브랜드 이미지에 대한 추가 설문으로 사치앤사치의 CEO를 지낸 케빈 로버츠는 브랜드 호감도를 감각, 신비감, 친밀감, 존경으로 나누어 분석하는 것을 제안하며, 영앤루비컴의 최고통찰력책임자를 지닌 존 거제마는 브랜드 가치를 선행 지표와 현재 가치로 나누고, 선행 지표는 차별화(고유성, 혜택, 탁월함)과 에너지(비전, 독창성, 역동성), 적합성으로 평가하며, 현재 가치는 자부심과 인지도로 평가하자고 제안한다. 무의식적인 호감도를 반영하려는 노력이다.
 
브랜드 가치에 대한 수준을 측정하는 것과는 별개로 브랜드를 어떤 스토리나 이미지로 각인시킬 것이냐를 조사하는 마케팅 조사 방법이 필요하다. 합리적인 의사 결정이 이루어지는 소비자 선택 이론과는 달리 무의식적인 느낌이 가미되어야 하므로 전통적인 설문이나 컨조인트 분석, 포커스 그룹 인터뷰 등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대안으로 생리학, 심리학, 문화인류학적인 접근 방식이 제시되고 있다.
 
생리학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 진 것은 동공의 움직임과 동선을 기록하는 안구 추적 방법(Eye tracking)이다. 휴대폰 매장에서 고객의 시선을 추적하여, 휴대폰 구입시 기능, 디자인, 가격 중 어떤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 매장 진열은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등에 성공 사례가 있다. 이 이외에도 뇌가 활동할 때 혈류의 산소 수준을 측정, 마케팅 등 자극을 통해 활성화된 뇌의 영역을 파악하는 자기 공명 영상(MRI)이나, 대뇌피질 1cm 깊이에서 일어나는 신경 활동을 기록하는 확산 광학 촬영(DOT) 등이 알려져 있다.
 
심리학을 이용한 방법으로는 하버드 경영대 잘트만 교수가 개발한 ZMET (Zaltman Metaphor Elicitation Technique)이 있다. 고객이 무의식 속에 갖고 있는 욕구를 비언어적, 시각적 이미지를 통해 은유적으로 유도하는 방법으로 코카콜라가 이 방법을 이용하여 성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종래 코카콜라는 해변에서 뛰어 노는 젊은이들의 갈증을 해소하고 에너지를 충전시켜 주는 이미지로만 포지셔닝 했었는 데, 이 방법을 통해서 분석해 보니 코카콜라에는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긴장을 완화해 주고 편안함을 제공해 주는 이미지가 있음을 발견하였고, 이 이후로는 전세계적으로 Open Happiness라는 광고를 하고 있다.
 
심리학을 이용한 방법으로는 심리 지도(Mental map)이라는 조사 방법도 있는 데, 이것은 제품의 물리적 특성과 고객 가치 간의 연결 관계를 사다리 형태로 만드는 것이다. 가령, 하겐다스는 훌륭한 향기, 감각적 맛, 고가격, 이국적 이름, 우아한 패키지, 저지방, 다양한 사이즈 등이 상품의 구매와 사용을 유도하는 물리적 특성이라면, 이 요소들은 감당할 만한 사치, 품질, 사회적 인정, 건강, 편리성 등의 첫 번째 느낌과 자신을 위한 보상, 세련된 느낌 등의 상위 느낌 등을 거쳐 궁극적으로는 성취감, 자부심, 가족 중심성 등의 고객 가치까지 연결됨을 발견하였다. 따라서 하겐다스는 성취한 사람들이 가족을 위해 자부심을 가지고 구매하는 제품으로서의 이미지를 적극 강화하고 있다.
 
문화인류학적인 방법은 주로 참여 관찰을 말한다. 연구자가 스스로 집단의 일원이 되어 종교의식, 식사준비, 소비 등 일상생활을 경험하면서 장기간 조사 대상의 자연스런 행동을 관찰하면서 사회 문화 배경을 보다 폭넓게 파악하고 얘기하지 않는 문맥까지 파악하는 방법이다.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 동호회(H.O.G)를 참여 관찰한 결과 동호회에 위계질서가 명확하고, 위계는 활동 몰입도 및 커뮤니티 충성도로 결정하며, 상위 그룹은 하위 그룹의 동경 대상이고, 동호회 내에는 집단 문화가 있으며, 애국심이 강하고 서구 우월 주의, 남성 우월 주의 등이 있으며, 회원은 지위 계층의 최하위 멤버로 시작하여 동기 강화, 사상 동화 등의 사회화 과정을 거치면서 집단 가치와 형식을 내면화하여 하드코어 멤버화함 등이 발견되었다. 통상적으로 동호회를 하면 신입 회원에게 잘 대해 주고, 회사에서 일방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통념이 깨어지는 발견이다. 오히려 동호회원을 뭉쳐 주는 비전이나 스토리가 중요하고, 자발적인 참여와 봉사를 장려해야 함을 알 수 있다.
 
 
Ⅳ. 시사점  
 
 전통적인 마케팅 이론은 고객을 이성적인 존재로만 보고, 고객은 합리적으로 소비자 효용을 판단할 수 있고, 정교한 분석 하에 소비자 효용을 극대화하는 최적의 의사 결정을 내린다는 실용주의적 가정을 한다. 하지만, 고객들은 감정에 크게 영향을 받으며, 매우 다양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각자의 마음 속에 있는 환상을 만족시켜 줄 방법을 찾아야 진정한 의미의 고객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마케팅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를 이성적 사고만 하는 존재로 간주하거나 모든 소비자를 성향이 같은 단일 개체로 보아서는 안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고객 가치를 구성하는 기본 요소인 컨셉과 품질 위에 고객에게 자부심과 감동이라는 플러스 알파를 제공하는 러브마크와 세렌디피티라는 개념을 소개하였고, 구체적인 사례 및 발굴 기법을 살펴보았다. 물론, 고객 인지 가치의 기본은 가격에 상응하는 컨셉과 품질이며, 기본이 갖추어 지지 않은 제품에 러브마크와 세렌디피티를 아무리 시도한다고 해도 의미는 없을 것이다. 반짝 주의를 끌지는 몰라도 어색함과 웃음거리가 될 수도 있다. 진정으로 고객을 사랑하고 아끼며,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을 특별하게 대우하는 기업의 깊은 사랑이 배어 있는 러브마크와 세렌디피티가 존경받고 사랑받는 브랜드를 만들 것이다.
-
LG Business Insight 1118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