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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8. 4. 09:18
한 때 시장을 리드했던 초우량 기업들이 그 지위를 유지하지 못하거나 아예 사라져버리는 경우가 많다. 기업의 성공을 장기간 담보할 수 있는 성공 요인은 없다. 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끊임없이 변신하려고 노력하는 기업만이 현재의 성공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이다. 기업이 위기에 빠지는 원인을 사례 중심으로 살펴보고, 기업의 지속적인 성공을 위한 시사점을 찾아 본다.  
 
1917년에 창간된 포브스(Forbes)지는 창간 70주년을 맞아 미국의 주요 기업들이 지난 70년 간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1917년 당시, 100대 기업 중 1987년까지 살아남은 기업은 39개밖에 안되었다. 그리고 39개의 생존 기업들 중 18개 기업만이 100대 기업의 자리를 지켰다. 더욱이 70년 동안 기업 성과가 주식 시장을 능가한 기업은 GE와 코닥(Kodak) 두 기업뿐이었다.  
 
이와 같이 한 때 블루오션을 창출했던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그 지위를 유지하지 못하고 위기에 빠지거나 영원히 사라져버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시어즈 로벅(Sears Roebuck & Co.)은 SCM, 유통점 브랜드(Store Brand), 카탈로그 판매, 신용카드 판매 등 혁신적인 판매 기법을 도입한 우량 기업이었으나, 할인 판매점의 등장으로 시장 지배력을 상실하였다. 또한 DEC는 기존 중대형 컴퓨터를 저렴한 가격으로 대체할 수 있는 미니컴퓨터 시장을 창출하고 오랫동안 지배적 위치에 있었으나, PC와 노트북 시장으로의 진입 기회를 놓쳤고 결국 컴팩(Compaq)에 합병되었다. 이처럼 기업들이 위기에 빠지는 요인들을 살펴보고 시사점을 찾아보고자 한다.
 
1.눈앞의 번영이 변화의 걸림돌 
 
어떤 회사라도 한 단계 높은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서 극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을 맞이하게 된다. 메모리 사업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비메모리 사업으로 전환하여 성공을 거둔 인텔(Intel)이 대표적 예라고 할 수 있다. 인텔의 전 CEO인 그로브(Andy Grove)는 이러한 시점을 전략적 변곡점(Strategic Inflection Points)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변곡점은 새로운 경쟁자, 기술 등의 등장으로 인해 산업 환경이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시기에 주로 발생한다. 이러한 상황에 직면한 기업이 새로운 비전과 전략을 창출하고 조직을 적절한 방향으로 움직이면,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은 현재의 성공에 안주하여 새로운 기회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해 위기에 빠지게 된다.
 
1876년 벨(Alexander Graham Bell)은 당시 최대 통신회사인 웨스턴 유니언(Western Union)에게 자신이 발명한 전화 기술을 10만 달러(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약 170만 달러)에 넘기겠다고 제안하였다. 하지만 웨스턴 유니언의 사장 윌리엄 오톤(William Orton)은 “전화기는 통신 수단으로 활용하는데 많은 단점을 가지고 있다. 이 장치는 우리에게 어떠한 가치도 제공하지 못한다”라고 말하면서 그 제안을 거절하였다.  
 
결국 벨과 그의 후원자들은 스스로 그 기술을 상용화하기로 결정하고, 1878년에 최초의 전화 회사를 설립하였다. 초기 전화 사업의 성장은 웨스턴 유니언의 핵심 사업에 별다른 충격을 주지 못했다. 그러나 기술의 발달로 장거리 전화가 상용화되면서 상황은 달라지게 되었다. AT&T로 이름을 바꾼 이 통신회사는 1910년이 되자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높은 이윤을 올리는 기업 중 하나가 되었다. 이 모든 것은 웨스턴 유니언이 10만 달러를 주고 사는 것도 아깝다고 생각한 기술 덕택이었다. 웨스턴 유니언은 현재의 성공에 취한 나머지 커다란 실수를 저지른 것이다.
 
125년여의 전통을 가지고 있는 코닥은 디지털이라는 시대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함으로써 큰 타격을 받은 기업 중 하나이다. 필름 사업의 선두주자였던 코닥은 1976년 세계 최초로 디지털 카메라를 개발하였다. 그런데 1980년대 후반이 되자, 코닥은 디지털 카메라와 필름 사업을 두고서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당시 코닥이 선택한 전략은 전통적인 필름 사업을 계속 강화하면서, 동시에 디지털 기술도 발전시키는 것이었다. 기존 코닥의 주수입원인 필름 사업을 포기하는 것이 아쉬웠기 때문이었다.  
 
이런 전략의 일환으로 코닥은 필름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컴퓨터/TV에 연결하여 보거나, 프린터로 인쇄할 수 있는 ‘포토CD’라는 신기술을 개발하였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하였고, 디지털 카메라가 전통적인 필름을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수익이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일본의 캐논이 디지털 시장을 석권하며 번성하고 있는 동안, 코닥은 2006년 3분기까지 8분기 연속 적자를 보이면서 ‘디지털 시대에 뒤처진 기업’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되었다.
 
코닥은 전성기의 영광에 집착하여 사양길을 걷는 필름 사업에 매달리다가 큰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때로는 자사의 핵심 사업 영역을 과감하게 포기하는 결단력이 필요하다.
 
2.고객이 아닌 기업 중심의 의사결정 
 
기업 경영의 출발점은 고객이라 할 수 있다. 기업이 지속적으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입장에서 고객이 원하는 것을 미리 파악하여 경쟁사와는 차별화된 방식으로 고객에게 큰 만족을 안겨 줄 수 있어야 한다. 기업 활동을 통해 창출한 결과가 고객이 인정하는 효용성을 제공하지 못한다면, 시장에서의 성과 역시 좋을 수 없다. 하지만 종종 기업들은 고객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여 제공하기보다는 기업이 가지고 있는 기술 또는 단기적 이익에 중점을 두고 의사결정을 내려 커다란 위기에 직면하는 경우가 많다.   
 
담배 회사인 RJ 레이놀즈(Reynolds)를 보자. 1980년대 들어서자 흡연의 폐해가 미국을 중심으로 중요한 사회 문제로 부각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RJ 레이놀즈는 수년 간 약 3억 달러의 비용을 투자하여 프레미어(Premier)라는 담배를 개발하였다.  
 
프레미어는 일반 담배와 모양은 동일하지만, 담배 알갱이를 알루미늄 캡슐 안에 넣고 캡슐을 가열시킴으로써 흡연 시 연기가 발생하지 않는 특수 담배였다. 이를 통해 당시 이슈였던 간접 흡연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흡연자들은 이 담배를 환영하지 않았다. 상추가 타는 냄새가 나는 등 다른 담배에 비해 맛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피우기도 어려웠기 때문이다. 또한 내뿜는 담배 연기를 바라보며 시름을 날려버리던 애연가들의 정서에도 부합되지 못하였다. 결국 프레미어는 1989년 시험 판매된 지 1년도 되지 않아 시장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레이놀즈는 애연가의 니즈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흡연 문제를 단지 담배 연기의 제거라고 잘못 정의한 것이다.
 
포드(Ford)는 1970년대 초 새로운 소형차(Compact Car)인 핀토(Pinto)를 출시하였다. 포드는 핀토의 설계 당시 소형차가 가질 수 있는 단점인 내부 면적의 협소함을 극복하기 위해 연료 탱크의 위치를 과감하게 바꾸었다. 즉, 연료 탱크를 차체 밑에 장착하는 것이 보다 안전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내부 면적을 넓히는 것이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하여 연료 탱크를 차의 후미에 장착한 것이다. 이렇게 설계를 변경함으로써 다른 차가 뒤에서 충돌을 할 경우 연료 탱크가 폭발할 위험이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포드는 소형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핀토를 출시하였다.
 
몇 번의 사고를 통해 핀토의 안전성이 취약하다는 문제가 제기되었지만, 포드는 리콜을 실시하지 않았다. 문제가 불거진 것은 1977년 「Mother Jones」라는 잡지에 ‘화재 사고의 빈도를 감안할 경우 시장에 출하된 결함이 있는 핀토를 모두 회수하여 안전대책을 취하기보다는, 피해자에게 배상금을 지불하는 편이 경제적으로 오히려 3배나 유리한 정책이다’라는 포드의 내부 자료가 기사화되면서였다. 기업 이익 때문에 소비자 안전을 뒷전으로 미뤘다는 사실이 내부 문건을 통해 폭로되자, 포드는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잃게 되었고, 거센 항의와 불매 운동에 직면하는 등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3.경직되고 고착화된 문화 
 
고객들의 요구는 이제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다양해지고 있다. 고객들의 변화 무쌍한 제품/서비스의 수요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시장/고객 니즈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해 나갈 수 있는 조직이 구현되어야 한다. 고객의 니즈 변화나 경쟁 환경의 변화를 인식하더라도 이에 성공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쉽지 않다. 대부분의 조직은 현실에 안주하여 변화를 외면하거나 심지어 거부하려고 한다. 이러한 조직의 경직성은 기업이 신속하게 변신해야 하는 경우에 치명적으로 작용하게 된다.  
 
IBM의 초대 CEO인 토마스 왓슨 시니어(Thomas Watson, Sr.)는 1914년 ‘최선의 고객 서비스’, ‘탁월함의 추구’, ‘개인의 존중’ 이라는 세 가지 ‘기본 신념(Basic Beliefs)’을 천명했다. 이러한 신념은 IBM이 IT 분야를 오랜 기간 장악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다. 그러나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기득권을 지키려는 분위기와 자만심이 사내에 퍼져가면서 이러한 기본 가치를 적용하는 방식이 원래의 의도와 달리 잘못 해석되었다.  
 
‘최선의 고객 서비스’는 고객의 변화하는 니즈에 관심을 기울이기보다는 새로 개발된 시스템을 단순히 고객에게 실어 보내는 고객 관리로 변질되어 버렸다. ‘탁월함의 추구’는 완벽에 대한 강박 관념에 사로잡혀 복잡한 검토 절차 등에 의해 의사결정이 한없이 지연되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개인의 존중’은 IBM 입사만으로 풍족한 보상과 평생 고용을 기대하고,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 한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지만 책임은 지지 않는 문화를 낳았다.   
 
IBM은 최고의 인재들이 모여 있는 집단이었으나, 이러한 조직 문화 속에서 급변하는 환경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구성원들은 시장이나 고객 등 조직 외부 문제보다는 자기 영역 지키기 등 조직 내부 문제에 대부분의 관심과 힘을 쏟고 있는 실정이었다. 또한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귀 기울이기보다 우리가 무엇을 만들 수 있는가에 중점을 두었다. 현재 IBM의 CEO인 샘 팔미사노(Samual J. Palmisano)는 이러한 문화 변질이 1990년대 초반 IBM이 시장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붕괴 직전까지 몰린 주된 원인이라고 말한바 있다.
 
다행히 1993년 CEO에 취임한 루 거스너(Louis V. Gerstner)는 기업 문화가 승부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라는 것을 명확히 인식하였다. 따라서 그는 원칙의 재정립, 리더십 체제 정비, 평가/보상 제도의 재구축 등을 통해, IBM의 조직 문화를 ‘승리’, ‘실행’, ‘팀’을 중시하는 문화로 변신시킴으로써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4.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실행력 부재 
 
래리 보시디(Larry Bossidy)와 램 차란(Ram Charan)은 그들의 저서인 「실행에 집중하라 (Execution)」에서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구체적인 행동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실행하지 않으면 아무리 창조적인 아이디어도 허상에 지나지 않는다. 학습도, 혁신도 무의미하며 조직 구성원들이 목표를 달성하기는 애당초 불가능하다”라고 말하고 있다. 기업 간의 격차를 만들어 내는 원천은 비전 또는 전략의 차이라기보다는, 그것을 실제 성과로 만들어 내는 실행력이라는 지적이다.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실행하지 못하는 기업은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연마제 생산 업체로 3M과 각축전을 벌였던 노튼(Norton)은 1914년을 기준으로 3M에 비해 5배나 큰 기업이었고, 수익성도 훨씬 높았다. 그러나 3M은 점차 노튼을 따라잡았고, 결국 규모와 수익성 모두에서 노튼을 훨씬 능가하게 되었다. 3M의 1943년 매출은 노튼의 36%에 불과하였으나, 1986년 매출은 약 8배 더 높았다. 결국 노튼은 1990년 타 기업에 합병되었다.  
 
두 기업이 이렇게 운명을 달리한 이유는 실행력의 차이라고 말할 수 있다. 3M은 기업가 정신과 실험주의를 적극 장려하며, 구성원들에게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실행하도록 자극하였다. 대표적인 예로 현재 시장에서 포착되는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25% 룰’ 제도를 들 수 있다. 즉, 자사의 총 매출 중 25%는 최근 5년 이내 개발한 신제품 매출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원칙인 것이다. 이러한 원칙은 최근 전체 매출 중에서 40%가 4년 내의 신제품 매출이어야 한다는 ‘40% 룰’로 진화·발전하였다. 3M은 이러한 제도를 통해 매 4년마다 자사의 40%를 완전히 새로운 기업으로 변모시켜 나간 것이었다. 이러한 3M의 실행 중시 문화는 “아이디어가 있으면 그것을 발전시키도록 배려하라”, “시도하라, 그것도 당장”이라는 구절 등으로 표현되고 있다. 반면 노튼은 실험과 실행을 자극하기 위한 뚜렷한 조치나 메커니즘을 내놓지 못했다. 오히려 노튼은 극도로 중앙 집권적이고 관료주의적인 회사로 바뀌어 갔다. 내부에서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위한 실행이 이루어지지 못했던 노튼은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5.조직을 이끄는 리더십 부재 
 
환경 변화를 인식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기업을 이끄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 바로 리더이다. 기업의 변신은 조직의 관성과 조직원의 감성을 바꾸는 움직임이기 때문에 최고 리더의 결단 없이는 절대로 일어날 수 없다. 따라서 적절한 시기에 결단을 통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리더를 제대로 육성하거나 확보하지 못한 기업들은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월트 디즈니(Walt Disney)社는 1923년 월트 디즈니에 의해 창립되었다. 디즈니社는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캐릭터인 믹키 마우스를 1928년 선보였으며, 1937년 첫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인 ‘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를 시작으로 ‘피노키오’ ‘피터 팬’ ‘신데렐라’ 등 아직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만화 주인공들을 창출하였다. 그리고 1955년 디즈니랜드를 개장함으로써 테마파크의 신기원을 열었다.
 
디즈니社가 설립 초반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인은 바로 조직 창의력을 극대화할 수 있었던 디즈니의 리더십이라 말할 수 있다. 디즈니의 이러한 리더십은 영화와 테마파크의 시너지 창출이라는 디즈니社의 성공 방정식을 만들어 내었다. 즉, 히트 영화 및 TV 프로그램의 제작은 흥행 수익을 올릴 뿐만 아니라, 그것을 본 사람들이 테마파크를 찾고 관련 캐릭터도 구입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테마파크를 관람하고 캐릭터 상품을 구입한 사람들은 디즈니社에 대한 인지와 애착이 깊어지고, 디즈니 영화나 TV 프로그램을 열심히 보는 관객/시청자가 되었다. 이러한 상승 효과의 연쇄 작용으로 디즈니社는 안정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1966년 디즈니가 갑작스럽게 사망한 이후, 이러한 시너지 창출 시스템에 균열이 발생하기 시작하였다. 조직 창의력을 북돋아 지속적인 성과 창출을 만들어내는 리더십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디즈니社가 강점으로 가지고 있는 애니메이션 영화도 디즈니가 마지막으로 손을 댔던 ‘정글북(1967)’ 이후로 눈에 띄는 작품이 나오지 않았다. 1984년 기준으로 테마파크의 매출 비율이 75%에 달하는 등 시너지의 한 축을 이루던 영화 부문은 그 힘을 잃었고, 순이익도 계속 하락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이러한 때에 등장한 사람이 바로 ABC 방송사와 파라마운트 영화사를 거쳐 1984년 디즈니社의 사장으로 취임한 마이클 아이스너(Michael Eisner)이다. 아이스너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핵심 성공 요소가 창조적 아이디어에 있음을 인식하고 이를 다시 높이는데 우선적으로 노력을 기울였다. 창의력 제고를 위해 그가 도입한 제도 중의 하나가 바로 공쇼(Gong Show)이다. 1970년대 인기 TV프로그램에서 이름을 따온 이 제도를 통해, 각 사업부문의 구성원들은 주 1회 회사 성과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브레인스토밍하였다. 참석자들의 적극적인 참여 유도를 위해, 좋지 않은 아이디어를 제시할 경우에는 종소리를 크게 울림으로써 생동감 있는 아이디어의 교환 및 창출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인어공주, 포카혼타스 등이 공쇼를 통해 제시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또한 아이스너는 카젠버그(Katzenberg) 등 창의력 높은 최고 인재들을 영입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디즈니社는 아이스너의 리더십 하에서 애니메이션 등 영화부문에서 예전의 명성을 되찾기 시작함으로써 과거의 성공 방정식을 다시 작동시킬 수 있었다.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기업일수록 기업에 위협을 미칠 수 있는 새로운 변화를 이해하고 적절한 대응책을 모색하기보다는, 기존 기술/제품의 입지를 강화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이럴수록 해당 기업은 위기 속으로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된다.  
 
지속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는 기업들은 고객, 잘할 수 있는 것, 신념 체계에 부합되는 것 등 나름대로 지향하는 바를 전략 방향의 형태로 명확하게 정립한다. 그리고 전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조직 전체가 의욕을 가지고, 개선과 변화의 시도를 지속적으로 시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언제나 성공을 담보할 수 있는 요건은 없다. 환경에 대응하여 끊임없이 변신하려는 노력만이 현재의 성공을 이어갈 수 있는 해법이 될 것이다.
- 주간경제 948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