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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5. 16. 12:28
The View_u-IT TOUR

사람이 모여 살게되면서 자연스럽게 도시가 형성되지만, 각 나라와 기후와 문화 때문에 사람들이 살아가는 형태와 모습은 차이가 있다. 오랜 기간 도시마다 축적된 문화와 삶의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각 나라마다 주장하는 u-City는 각 나라마다 추진 방법과 목적이 다르다.

유럽의 u-City 개발 방향은 우리와는 다르다. 역사가 오래 된 옛 도심의 보존은 그 어떤 개발논리보다 앞서며, 개발을 규제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신도시의 경우 대부분 이전 도심 미관에 해가 되지 않도록 저층 개발이 대부분이다. 당연히 한국, 일본, 중국처럼 도심의 건물들이 화려한 고층건물도 아니며, 기능 역시 우리보다 뛰어나다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우리보다 잘 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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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의 전쟁 중인 네덜란드

네덜란드는 전 국토의 1/4이 해수면보다 낮으며, 풍차는 해수면보다 낮은 지역의 고여 있는 물을 퍼내는 일을 한다. 17세기 네덜란드는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우선적으로 이민을 보냈다. 이민으로도 넘치는 인구를 감당하지 못하자 바다에 둑을 쌓고 땅을 넓히게 된 것이다. 둑이 만들어지면 운하도 함께 만들어지기 때문에 네덜란드에는 운하가 많으며 지금도 유용한 교통수단이다. 이에 반해 좁은 국토의 자동차도로는 언제나 만원이다.

네덜란드가 도시 계획에서 가장 신경써야 할 요소는 바다다. 네덜란드에서 가장 높은 산은 320m에 불과하기 때문에 전 국토가 평지에 가깝다. 그리고 1/4은 바다보다 낮다. 당연히 성난 파도와의 싸움에서는 항상 패배할 수밖에 없다. 1953년 폭풍과 함께 몰아친 파도가 네덜란드 남서부 해안을 덮쳐 약 2,000명의 사망자와 72,000여 명의 이재민이 생겼고, 16만 헥타르의 농지가 사라졌다. 이를 막기 위해 추진한 것이 북해 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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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정부는 높은 파도에서 국토를 보호하기 위해 제이란드의 델타 지역의 7개 댐과 방조제 건설 계획을 발표한다. 폭이 넓고 수심이 깊어 기술적인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지역 주민의 반발이었다. 둑이 생김으로써 자연 생태계가 파괴되고, 어민들 생업이 지장을 받게 될 것이 예상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정부는 수년에 걸친 조사 끝에 만 입구에 수문을 달아 평소에는 바닷물이 드나들 수 있도록 했고, 홍수가 예견되는 상황이면 이를 닫는다는 계획을 수립한다. 댐 건설 계획을 발표한 이후 개발이 이뤄지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네덜란드 정부는 댐 건설과정에서 주변 댐들도 전면적인 보수를 실시해 무려 8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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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이 다른 생태도시 ‘알메르’

1960년대 암스테르담 인구가 급격히 팽창하자 집중된 도시 인구를 분산할 위성 도시 개발이 필요하게 되었다. 암스테르담 동쪽 20km 지점 바다를 매립해 암스테르담 배후 도시를 건설하기로 하고, 1967년부터 매립하기 시작한다. 알메르 도시 개발 계획은 우리의 도시 개발 기준으로 도대체 이해하기 어려운 방식이다. 도시를 5개 지역으로 분류해 도시 개발 계획을 분산하였고, 대규모 공간 건설이 아닌 작은 것부터 시작해 그 과정을 관찰하고 만족할만한 수준이 되면 다음 단계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1976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2005년 완공하기로 한 기본 계획에 따르면 25만의 도시였지만, 개발 과정에서 2020년까지 연장했고, 도시 인구 역시 40만명으로 확대했다. 하나의 도시 개발 계획에 무려 54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5년에서 10년의 도시 계획과는 개념 자체가 다르다. 현재 개발이 시작된 지 무려 32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도시에 빈 공간이 많이 남아있다. 도시 개발 과정에서 제일 처음 한 일은 나무 심기로 도시 개발에 앞서 녹지를 조성한 것이다. 녹지조성 이후 도로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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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성보다는 삶의 질이 우선

알메르는 교통 등 기반시설을 철저하게 계획 하였고, 5개 구역 사이에 농업지역, 임야, 레크레이션 지역, 호수 등 녹색 공간을 배치했다. 5개 지역마다 쇼핑센터, 산업단지, 의료·문화·교육·복지 시스템을 갖춤으로써 암스테르담 인구 증가를 흡수했으며, 자체 생활지역 조성으로 암스테르담으로의 통근 수요를 최소화했고, 다양한 고용을 창출했다. 알메르 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도심부 쓰레기 관로수송시스템이다.

모든 쓰레기가 지하에 설치된 쓰레기 관로 수송 시스템을 거쳐 자동으로 처리된다. 쓰레기를 투입구에 버리면 중앙제어 시스템의 통제에 따라 지하매설 관로에 흐르는 고속의 공기와 함께 중앙집하시설로 운반되어 쓰레기 종류에 따라 소각장에 직접 투입되거나 컨테이너에 자동적재 후 최종 처리장까지 운송하는 쓰레기 자동집하시스템이 도입되었다. 수거대상 쓰레기는 음식물, 종이 등 재활용 쓰레기, 일반 쓰레기로 구분해 처리하고 있으며, 쓰레기 이송관은 도로를 따라 그 밑에 설치되었다. 시스템의 사용자는 마그네틱 카드를 사용하여야만 이용이 가능하며 카드가 없으면 쓰레기 통 투입구를 열 수 없도록 했다. 소프트웨어와 카드에 시스템 사용 확인 기능이 있어 쓰레기 시스템 사용량에 따라 사용료를 부과하도록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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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메르가 유럽의 다른 도시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매력 포인트가 있어야 한다. 유럽 대부분의 도시가 역사적 관광지이기 때문이다. 관광은 각 도시의 주요 수입원 중 하나다. 알메르에 관광객 유치와 지역민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시티센터다. 경사지가 없는 네덜란드에 인공적인 경사지를 조성해 변화 있는 경관을 만들고 그 안에 영화관, 뮤직홀, 박물관, 호텔, 레스토랑과 아파트 등 복합용도의 건물들을 지었다. 문화시설이 소규모 광장들 주위에 모이도록 배치한 것은 오래된 유럽 도시를 현대적으로 재현한 것이다. 개별 건물들은 유명 건축가들이 설계하도록 해 건축가들의 디자인 경쟁을 유도했다. 알메르의 유치산업의 특징은 도시 이미지에 걸맞은 비공해성 산업이다. 2002년 9,000여 곳의 공장과 14만 명의 종사 인력이 상주하는 자족 도시로 발전했고, LG와 IBM, 필립스의 암스테르담 지사가 알메르에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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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르지 않는 도시 개발

암스테르담의 넘쳐나는 인구를 알메르만으로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암스테르담 아래 지하도시 건설 계획인 ‘암포라’다. 암스테르담 늪지대에 있던 물을 빼내고 지은 도시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수의 전통가옥들을 아직도 땅 속 나무 지지대의 힘으로 받치고 있다. 나무 지지대를 교체하는 작업과 함께 지하에 신도시를 건설해 극심한 교통난과 치솟는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는 것이 암포라 프로젝트다. 이미 암스테르담 시의회에서 승인한 도시 개발 프로젝트로 약 20년 간에 걸쳐 건축할 계획이다. 공사는 2018년에 착수할 예정이다. 아직은 초안 단계이기 때문에 몇 년 더 연구가 필요하며, 현재 주차장과 위락시설로 한정되어 있는 공간들도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변경할 확률이 높으며 개발기간도 늘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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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한 가지는 알메르처럼 땅을 매립해 도시를 만드는 ‘튤립 인공섬’ 계획이다. 인공섬 계획은 내륙의 침수를 막기 위한 계획이며 이미 오래전부터 의견은 제기되어 왔지만, 재정문제와 생태계 파괴문제로 번번이 무산되었다. 그렇지만 최근 두바이에서 야자수 모양의 인공 섬 계획이 성공을 거두자 이를 승인한 것으로 아직은 여론을 수렵하고 있다. 암스테르담은 u-City의 특징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도시 재개발이 이뤄지며, 그 안에 IT가 들어갈 뿐이다. 네덜란드의 개발방식은 IT가 아닌 삶에 초점이 맞춰졌다.
- Beyond Promise 5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