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많은 기업들이 위축되어 있는 소비 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불황기의 소비자들 니즈와 소비행태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불황기에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소비코드와 이에 기반한 마케팅 전략을 살펴보았다.
해는 바뀌었지만, 2009년 새해는 불황의 그림자를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외수의 소설 제목처럼 여기 저기서 ‘하악 하악’ 하는 힘든 숨소리가 들리고 있다. 소비자들은 너나할 것 없이 지갑을 닫고 있고, 기업들은 꽁꽁 언 소비 심리를 녹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을 세울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은 ‘불황기에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이다. 불황기라는 환경 변화에 소비자들의 니즈와 소비 행태가 어떻게 바뀔지를 예측하고 이를 불황기 마케팅 전략의 토대로 삼는다. 이에 본 글에서는 불황기에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소비코드를 살펴보고, 이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을 생각해 보고자 한다.
주머니가 가벼워진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기존의 소비 행태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실마리를 얻기 위해 소비자들이 일반적으로 제품이나 브랜드를 선택할 때 고민하는 질문들을 배우자 선택 상황에 비유해 살펴 보자.
결혼 적령기의 사람이 배우자를 선택할 때 가장 크게 고민하는 두 가지는 무엇일까? 하나는 ‘상대방이 내가 원하는 배우자로서의 요건을 갖추고 있는가’일 것이다. 사람마다 이상적인 배우자 조건은 다양하지만, 그 조건이 어떻든 상대방이 그런 조건을 갖추고 있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고려할 것이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고민은 ‘상대방을 보이는 대로 믿을 수 있는가’이다. 즉, 몇 번의 만남으로 상대의 여러 면에 대해 평가를 내려 보지만, 그 판단의 근거가 된 단서들을 과연 믿을 수 있는가를 고민할 것이다.
이를 소비 행동에 적용시켜 보면 소비자들은 제품이나 브랜드를 선택할 때 ‘그 브랜드가 내가 원하는 가치를 가지고 있는가’와 ‘그 브랜드를 신뢰할 수 있는가’를 주로 따져 본다. 그렇다면 이 두 질문에 대한 판단을 할 때 불황이라는 상황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이 질문을 토대로 불황기 소비코드를 뽑아보자.
불황기 소비코드 1.
강화되는 트레이딩 다운, 거품 빠지는 트레이딩 업
경기 상황에 따라 소비자들이 원하는 가치에 어떤 변화가 생길까? 불황이라고 해서 특정 니즈가 사라지고, 호황이라고 해서 없던 니즈가 갑자기 발생하지는 않는다. 다만, 불황기에는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는 데 필요한 자원 제약이 심해지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제한된 자원 안에서 자신이 원하는 가치들을 조율한다.
마케팅 기획자들이 흔히 하는 오해는 불황기에 소비자들이 모든 소비활동에서 가치와 비용을 한 단계 낮추어 선택하는 다운 그레이드 소비를 한다고 믿는 것이다. 물론 본인에게 크게 중요하지 않거나, 브랜드 간 차별적인 가치가 거의 없는 경우 과감히 저렴한 가격대의 제품을 선택하는 트레이딩 다운(Trading Down) 성향이 짙어진다(<표1> 참조). 국내에도 입점한 일본 의류브랜드 유니클로의 히트텍(Heat Tech: 발열 기능의 신소재 적용으로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따뜻해 큰 인기를 얻은 제품)이 불황기 때마다 히트 상품 대열에 오르는 것도 주머니가 가벼워진 소비자들의 트레이딩 다운 현상을 보여준다.
하지만 불황기라고 해서 모든 소비 활동에서 트레이딩 다운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불황기에도 자아 이미지에 영향을 크게 미치거나, 가격이 높고, 사용 기간이 길어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제품은 다소 무리가 되더라도 프리미엄 제품을 구매하는 트레이딩 업(Trading Up) 현상이 여전히 지속된다(<표 1> 참조).
다만 불황기에는 트레이딩 업 현상에 거품이 빠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우선, 트레이딩 업 대상이 되는 품목 수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보스턴 컨설팅 그룹의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선진 시장에서 트레이딩 업을 하는 품목 수는 경기가 악화되었을 때 70% 가량 감소한다고 한다. 또한 해당 제품의 실질적인 가치를 좀더 까다롭게 점검하고 구매하는 경향이 강해진다. 프리미엄 제품을 구매할 때 ‘사치스럽고, 복잡한’ 제품보다 실용적이고 편리하면서 불필요한 치장이 없는 심플한 디자인의 제품을 고르는 경우가 많아진다.
불황기 소비코드 2.
높아지는 소비 불안지수, 강화되는 신뢰 소비
경기 상황에 따라 소비자들이 기업이나 제품에 갖는 신뢰에 어떤 변화가 나타날까? 불황기에 소비자들의 불안 지수는 높아진다. 소비 여력이 줄어든 만큼 똑 같은 소비를 하더라도 잘못 구매했을 경우 재무적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기업들의 경영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기업들이 자사의 이윤 추구에만 급급한 나머지 고객에게 약속한 가치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는 기회주의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기업·소비자 보호를 위한 비영리단체인 거래개선협회(Better Business Bureau)와 조사회사 갤럽(Gallup)이 2008년 중반에 미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 신뢰 서베이 결과를 보자. 소비자들이 일상생활에서 거래하는 15개 영역의 사업 중 13개 사업에서 소비자들이 기업에 대해 갖고 있는 신뢰 수준이 경기 상황이 상대적으로 좋았던 7개월 전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표2> 참조).
제일기획의 불황기 소비자 태도 조사에 따르면 이와 같이 기업과 제품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믿을 수 있는 브랜드를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불황기에 선두 브랜드로 소비가 집중되고, 소비자들이 기존에 거래하던 브랜드를 쉽게 버리지 못하는 것도 이런 소비에 대한 불안감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따라서 아무리 좋은 조건의 가격과 프로모션으로 유혹해도 기본적으로 신뢰를 주지 못하는 브랜드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
불황기 마케팅 전략 1.
고객의 핵심 가치에 조준하라
앞에서 소비자들은 경기가 좋지 않을 때 트레이딩 다운을 하는 제품 수는 많아지고 트레이딩 업을 하는 품목은 좀 더 까다롭게 선정된다는 점을 살펴 보았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트레이딩 다운 시장과 트레이딩 업 시장을 어떻게 공략해야 할 것인가?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각 시장에서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재점검하고 이를 경쟁력 있게 제공할 수 있는 자사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트레이딩 다운 시장 : 저렴한 가격과 양질의 품질은 기본, 창의적인 판매 포인트를 개발하라
저가 시장에서 고객이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트레이딩 다운 시장이라고 해서 고객들이 낮은 가격만을 추구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다양한 제품을 이미 경험해 본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괜찮은 품질의 ‘보물’을 찾길 원한다. 따라서 트레이딩 다운 시장을 공략하고자 하는 기업은 공격적인 규모 관리, 철저한 원가 및 품질 관리를 통해 낮은 비용으로 효율적으로 양질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기본으로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일본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무인양품(無印良品, MUJI)은 트레이딩 다운 시장에서 이러한 기본 역량에 집중해 성공한 좋은 사례이다. 무인양품은 좋은 품질의 제품을 낮은 가격에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싼 가격으로 확보할 수 있는 양질의 친환경 소재 발굴, 제품의 핵심 기능과 관계 없는 광택, 염색 등 불필요한 공정의 생략, 로고 등의 장식을 최소화한 포장의 간략화 등이 그 예이다. 이러한 무인양품의 컨셉은 심플한 디자인과 기능을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와 맞물려 일본 뿐만 아니라 유럽, 미국 등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트레이딩 다운 시장을 공략하는 많은 경쟁자와 차별화된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위에서 언급한 기본 역량과 더불어 창의적인 제품 및 사업 모델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한 예로 다른 회사와의 제휴 관계를 통해 무료로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공짜경제(Freeconomics) 구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웅진코웨이의 페이프리(payFree) 서비스를 보자. 이 기업은 외환카드, SK마케팅앤컴퍼니와의 제휴를 통해 신용카드의 적립 포인트를 고객에게 현금으로 환급해 줌으로써 렌탈료를 무료화했다. 이러한 공짜경제 사업 모델은 불황에 가계 지출을 줄이려는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공략해 서비스 출시 1개월여 만에 2만 5천여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와 같이 독창적인 고유 판매 포인트(Unique Selling Point) 개발은 트레이딩 다운 시장에서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트레이딩 업 시장 : 거품을 빼고 실질적 혜택을 강화하라
앞에서 불황기에 소비자들은 자신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소수의 품목에 대해서만 트레이딩 업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살펴 보았다. 이런 상황에서는 다른 브랜드와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되는 순간 가차 없이 트레이딩 다운의 대상으로 전락하기 쉽다. 그렇다면 트레이딩업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제품이 프리미엄 가격이 아깝지 않을 만큼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확실하게 소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소비자가 제품을 통해 원하는 가치는 크게 기능적 혜택과 심리적 혜택으로 나눠볼 수 있다. 트레이딩 업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은 자신에게 중요한 기능적·심리적 혜택을 모두 제공해 주는 제품을 선택한다.
불황기 때 트레이딩 업 소비의 특성은 실질적인 기능적·기술적 혜택에 기반하지 않는 모호한 고급 이미지, 불필요한 부가 기능 등의 거품이 빠진다는 점이다. 단순히 추상적인 이미지만으로 높은 가격에 대해 정당화하려는 제품은 살아남기 힘들다. 불황일수록 이미지와 더불어 경쟁 제품이 갖고 있지 않는 차별화된 실질적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 LG전자 트롬 세탁기가 프리미엄 시장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이는 이유도 독창적인 디자인과 더불어 안심 케어(세제 농도를 감지해 세탁시간과 헹굼 횟수를 자동 조절해 세제, 전기, 물을 절약해 주는 기능) 등의 실질적 혜택을 두루 갖추었기 때문이다.
트레이딩 업 시장 공략 시 염두해 두어야 하는 것은 소비자가 빠듯한 예산 제약에도 트레이딩 업 소비를 지속하는 이유이다. 소비자는 트레이딩 업 소비를 통해 실질적인 혜택과 더불어 자신이 ‘소중하고, 특별한 존재’라는 심리적인 만족을 갈구한다. 따라서 기업들은 실질적 혜택을 강화하면서 이를 감성적 혜택과 유기적으로 연결시킬 필요가 있다. 이에 대표적인 트렌드 조사 기관인 트렌드워칭(www.trendwatching.com)에서 제안하는 PERKONOMICS 트렌드를 눈여겨 볼 만 하다.
PERKONOMICS란 PERK(기업이 직원에게 제공하는 비금전적 특혜)와 ECONOMICS의 합성어로 기업이 자사의 고객만을 위해 비금전적인 특혜를 제공한다는 의미이다. 아멕스 카드가 고객들에게 프로젝트 런웨이(신인 디자이너 발굴을 위한 유명한 리얼리티쇼)에서 우승한 드레스를 구매할 수 있는 우선권을 주는 것이 그 예이다. 이 같은 시도는 고객이 불황기에 중요시 하는 실질적 혜택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고객의 감성적 니즈를 만족시켜 주는 효과가 있다.
이와 같이 각 시장마다 소비자들이 추구하는 가치는 상이하다. 불황기일수록 목표 시장의 소비자들이 원하는 가치를 불필요한 자원 낭비 없이 제공하기 위해서는 소비자 조사를 통해 고객의 핵심 가치를 명확히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고객이 추구하는 가치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창의적인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불황기 마케팅 전략 2.
경험을 활용해 신뢰를 심어라
모든 마케팅 활동의 기본은 신뢰이다. 신뢰는 정보의 게이트웨이 역할을 하는데, 어떠한 매력적인 마케팅 제안도 신뢰라는 게이트웨이를 통과하지 못하면 그 효과를 발휘하기는 어렵다. 문제는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불황기에 이 게이트웨이가 더 견고해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게이트웨이를 뚫고 자사의 매력적인 마케팅 제안을 설득시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일관된 마케팅을 지속하라
신뢰라는 것은 ‘그 브랜드와 거래하면 내가 기대하는 수준의 가치를 충분히 얻을 수 있을 것이다’라는 믿음이다. 이런 믿음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고객이 해당 브랜드와 긍정적인 경험을 지속적으로 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신뢰는 한 번 형성되었다고 계속 유지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깨진 독’과 같이 일관된 마케팅 자극을 지속적으로 채워야만 신뢰를 유지할 수 있다.
경영 환경의 변화에 따라 기업이 이윤 추구를 위해 소비자들에게 약속한 가치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면 공들여 쌓은 신뢰의 탑은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신용카드를 사용해 본 사람이라면 카드사에서 경기가 좋을 때는 다양한 할인 혜택으로 고객을 유인한 후 경기가 나빠져 수익성이 떨어지면 임의로 혜택을 줄일 때의 배신감을 느껴봤을 것이다. 따라서 소비자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기업에 대해 가지고 있는 기대에 대해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그 기대에 부응하는 마케팅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칠 필요가 있다.
가볍게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라
선두 브랜드와 같이 고객이 어느 정도 신뢰를 하고 있는 경우 지속적인 관계를 통해 신뢰를 유지하기는 크게 어렵지 않다. 하지만 중하위 브랜드의 경우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 가장 넘기 힘든 걸림돌은 고객이 자사와 첫 관계를 맺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 고객이 자사 브랜드를 부담없이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신뢰 형성의 좋은 첫걸음이 될 수 있다.
무료 샘플을 제공하거나, 저렴한 비용으로 대여해서 사용해 볼 수 있도록 하는 방법, 잘못된 제품을 구매했을 경우 소비자가 전혀 재무적 손해를 입지 않는 보상 시스템을 마련하는 방법 등을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온라인 쇼핑몰과 같이 신뢰 형성이 어려운 비즈니스 모델에서는 보상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신뢰 구축에 효과적일 수 있다. 국내의 한 신생 온라인 쇼핑몰은 소비자들이 온라인 구매에 대해 갖는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위조품 구매 시 결제대금의 110%를 환불하는 정책을 도입함으로써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다른 요소에서 신뢰를 빌려와라
만일 독자적인 브랜드의 힘으로 고객의 신뢰를 형성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이미 신뢰가 구축된 요소들의 힘을 빌릴 수 있다. 해당 제품 브랜드를 만든 기업 브랜드가 튼튼하다면 기업 브랜드와 제품 브랜드를 연결시킴으로써 소비자들이 기업 브랜드에 대해 갖고 있는 신뢰를 제품 브랜드가 이어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이미 해당 브랜드를 사용해 본 경험자의 긍정적인 구전을 자극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 불황기에 소비자들은 기업이 의도적으로 기획해서 내보내는 메시지인 광고보다 브랜드 경험자의 체험담을 더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활용하는 것이다. 최근의 분유 파동으로 육아 관련 제품에 대한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보령 메디앙스 유아스킨케어 제품, 일동 후디스의 산양 분유 등이 엄마 블로거들의 입소문을 통해 히트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다.
위에서 제시한 신뢰 구축을 위한 방법들은 내부 구성원이 고객 가치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마인드를 갖고 있어야 비로소 실효성이 있다. 신뢰라는 것은 돈으로 살 수도, 가장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경영 환경의 극심한 부침 속에서도 내부 구성원이 꾸준히 기업의 이윤 추구와 더불어 고객 가치를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이를 충실히 전달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지 않고서는 고객 신뢰라는 귀중한 자산을 쌓을 수 없다.
이제까지 불황기에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가치 소비’와 ‘신뢰 소비’라는 코드를 중심으로 불황을 뛰어 넘을 수 있는 마케팅 전략에 대해 살펴보았다. 불황은 기업들에게 하루 하루를 피 말리게 하는 시험과 같지만, 이는 기업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소비자들도 짙은 안개 같이 언제 회복될지 모르는 갑갑한 경제 여건 속에서 힘들게 소비 생활을 꾸려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고객들이 원하는 핵심 가치를 명확히 파악해 이를 정확히 공략하고 신뢰를 담아 전달하는 기업만이 소비자들을 웃게 할 수 있다. 이는 기업이 불황을 성공적으로 넘을 수 있는 방법일 뿐만 아니라 불황 이후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기본 토대가 될 것이다.
- LG Business Insight 102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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