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아는 사람 말일수록 알아듣기 힘든 '지식의 저주' 원칙과 훈련으로 극복해야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It's the economy, stupid.)"―빌 클린턴
"10년 안에 사람을 달에 보내겠습니다.(Put a man on the moon and return him safely by the end of the decade.)" ―JF 케네디
수많은 이야기가 지구상을 떠돌지만 이처럼 오랫동안 살아남는 것이 있고, 어떤 것은 소리도 없이 사라진다. 사람들 뇌리에 박힐 강력한 메시지를 남기는 것은 모든 정치인, 기업가, 교육자, 작가, 그리고 기자들의 꿈이다. 문제는 '어떻게?'이다.
스탠퍼드대 경영학과 칩 히스(Chip Heath) 교수와 그의 동생 댄 히스(Dan Heath·아스펜연구소 컨설턴트)는 '강력한 메시지 제조 비법'을 알아내기 위해 10여 년을 꼬박 사례 연구에 매달렸다.
이들은 성공한 슬로건, 연설, 광고, 인터뷰를 분석한 결과 6가지 공통점을 발견했다. 칩 히스 교수는 그 내용을 스탠퍼드대학에서 '스티커 메시지 만드는 법'이란 강의로 가르치기 시작했다. 스티커처럼 뇌리에 착 달라붙는 메시지란 의미인데, 최고의 인기 강의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그는 2007년 '스틱(원제: Made to Stick)'이라는 책을 통해 비법을 공개했다.
이 책은 단번에 뉴욕타임스와 비즈니스위크 선정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아마존의 2007년 비즈니스북 랭킹 2위에 올랐다. 한국에서도 특별한 홍보 없이 기업 CEO나 임원, 마케터들 사이에 입소문으로 꾸준히 열렬한 독자층을 형성했다. 지난해 삼성경제연구소 선정 CEO 추천 도서 20선에도 선정됐다.
Weekly Biz는 지난달 27일 저자 중 한 명인 칩 히스 교수를 스탠퍼드 대학 연구실에서 만났다. 그는 늘 싱글벙글 웃는 인상이었다. 1시간 30분 동안 인터뷰를 했지만 마치 20분처럼 느껴질 정도로 시간이 빨리 갔다. 그만큼 재미있는 인터뷰였다.
―뇌리에 착 달라붙는 메시지를 '스티커 메시지'라고 표현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메시지를 말하나요?
"직장인들이 회의를 통해 수많은 프레젠테이션을 하지만 회의가 끝난 뒤에 실제로 회사에 변화가 발생하는 경우가 얼마나 됩니까? 고객이나 직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실제로 행동하게 만드는 메시지가 바로 스티커 메시지입니다."
―스티커 메시지는 훈련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겁니까, 아니면 태어날 때부터 잘하는 사람이 따로 있습니까?
"제 책이나 수업은 '천성(nature)'이 아니라 '훈련(nurture)'에 관한 책입니다. 클리닉에 다녀 병을 치료하듯이, 기본 원칙을 준수하고 연습하면 얼마든지 평범한 사람도 훌륭한 메시지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예를 들어 애플 CEO인 스티브 잡스(Steve Jobs)를 봅시다. 그의 프레젠테이션은 모든 사람들이 흉내 내고 싶어할 만큼 완벽합니다. 그럼, 그는 천재일까요? 아니요. 그가 얼마나 치열하게 프레젠테이션 준비를 하는지 알면 놀라실 겁니다. 그는 중요한 연설을 하기 전에 연설을 하게 될 방에서 꼬박 3일을 준비합니다. 내가 아는 사람 중에 그만큼 연습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CEO들과 인터뷰를 하다 보면 너무 많은 메시지를 전달하려다가 정작 무엇이 핵심인지 혼란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맞아요. 너무 많이 알다 보니까 무엇을 말하고, 무엇은 그냥 무시해야 하는지 오히려 헷갈려 하는 거죠. 메시지를 단순하게 전달하는 것은 전문가일수록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입니다.
제 MBA 제자들에게 당부하는 것들 중 하나가 제발 이메일을 쓸 때 본론부터 먼저 말하라는 거죠. 특히 이메일 효율성 면에서 MS(마이크로소프트) 기업 문화는 최악입니다. 거긴 하루에도 수천 개의 이메일이 왔다 갔다 하는데, 대부분 내용이 이리저리 오락가락하다가 본론은 중간이나 끝에 가서야 드러내죠. 그렇게 몸값 높은 인재들을 모셔 놓고, 이메일을 끝까지 읽는데 시간을 낭비하게 만들다니.
미국 저널리즘 용어 중에 '핵심을 묻어 버린다(burying the lead)'는 표현이 있습니다. 가장 핵심 내용을 첫 문장이 아니라 중간쯤에 놓아버리는 실수를 가리킵니다. 다행히 기자들은 첫 문단에서 '핵심(lead)'을 뽑는 데 도가 트인 사람들이죠."
―많이 아는 사람의 말일수록 오히려 알아듣기 힘든 현상, 그게 바로 책에서 언급한 '지식의 저주(curse of knowledge)'인가요?
"그렇습니다. 사실 제 책 전체가 '지식의 저주'를 극복하는 법이라고 보셔도 됩니다. CEO처럼 한 산업의 최고 전문가라면 일반 사람들보다 세 걸음쯤 앞서서 얘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 상대방은 전혀 못 알아 듣게 되죠. 이미 알고 있는 상태에서 다른 사람들이 '모르는 상태'를 상상하기가 어려운 거죠. 이게 바로 지식의 저주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CEO가 주주 총회나 사내 회의에서 '고객에게 최고의 가치를 전달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라고 말한다면, CEO 자신은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을지 몰라도 듣는 사람은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 못 알아듣습니다."
칩 히스 교수는 스티커 메시지의 달인(達人)다웠다. 도시 괴담(怪談)이나 자신의 경험, 한국에 대한 적절한 질문을 곁들여, 인터뷰가 끝난 후에도 그가 한 말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는 사진 기자가 인터뷰 중간에 들어와서 촬영을 시작하자, 좋은 사진이 나올 수 있도록 손동작을 크게 하거나 표정을 과장하는 서비스를 선사하기도 했다.
그는 책의 상당 부분을 정치인들의 메시지에 할애하고 있다. 특히 빌 클린턴의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 슬로건과 JF 케네디의 '10년 내에 사람을 달로 보내겠다'는 연설을 대표적인 스티커 메시지로 꼽았다.
―버락 오바마(Obama) 대통령의 메시지 전달력은 어떻습니까?
"처음에 훌륭하게 시작했고, 지금은 더 훌륭해졌습니다. 어떤 이슈에 대해서 얘기하든 간결하고 구체적으로, 감성에 적절히 호소하는 능력을 갖췄습니다. 경선 초기 어느 토론회에서 그가 힐러리에 지고 나서 보인 반응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그는 '힐러리는 오늘 밤 아주 훌륭했다. 반면 나는 아직도 훌륭한 정치인이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열심히 노력해 곧 훌륭한 정치인이 될 거다'라고 말했죠. 배우는 자세와 미래를 향한 긍정적인 자세가 모두 메시지에서 묻어나옵니다. 특히 그는 백인 어머니와 흑인 아버지라는 '자기만의 스토리'가 있으니 더할 나위 없지요."
■오바마 메시지의 숙제는 '구체성'
―JF 케네디의 '달' 연설처럼 오바마 정부에서 포착한 스티커 메시지는 없었나요?
"아직까진요. '달' 연설은 아주 구체적인 메시지였어요. 수많은 이슈 중에서도 10년 안에 사람을 달로 보내겠다는 말을 통해, 과학과 경제, 사회의 발전을 가져오겠다는 목표를 설정했거든요. 하지만 아직 오바마 정부에서는 그 정도의 구체적인 목표 설정을 하지 않은 것 같아요. 예를 들어 2025년까지 석유 가격을 10분의 1로 줄이겠다든가 하는, 구체적이고 생생한 목표 설정은 여전히 오바마 정부의 숙제인 것 같아요."
그는 괴담(怪談)이나 소문 같은 데서도 스티커 메시지의 노하우를 많이 배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말도 안 되는 황당한 이야기인데도 사람들 머릿속에 박혀서 오랫동안 전해지는 것은 그만큼 스토리의 접착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스티커 메시지의 특징으로 6가지를 추출해 냈다. 〈그래픽 참조〉
―6가지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게 있을까요?
"제가 CEO들을 상대로 한 강연에서 드리는 조언이 있습니다. 6가지 원칙 중, 투자 대비 최고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부분은 '구체성(concreteness)'이라고요. 한국에는 고속도로에서 귀신을 보는 괴담이 많다더군요. 그런 괴담에서 '○○노래' '물웅덩이' '○번 고속도로' 등 이야기에 구체성을 더하는 요소들이 들어가면 효과가 강렬해지죠.
미시간대학에서 모의재판 실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아이의 양육권을 두고 부모 사이에 벌이는 모의재판이었죠. 그때 엄마 쪽 변호사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우리 아이는 매일 다스 베이더(영화 스타워즈 캐릭터) 커플 칫솔로 엄마와 함께 양치질을 합니다.' 바로 이 멘트 때문에 배심원들은 엄마의 손을 들어줍니다. 쿨한 칫솔을 아들에게 사주고 밤마다 칫솔질 함께하는 모정이 가득한 엄마를 떠올리게 되니까요. 이게 바로 '구체성'의 힘이죠. 게다가 메시지를 구체적으로 만들다 보면, 자연스럽게 '스토리'나 '단순함' 등 나머지 요소들도 들어가게 마련이죠."
결국 오바마는 스티커 메시지의 6가지 비결 중 가장 중요한 '구체성'을 보완해야 한다고 히스 교수는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단순할 수 없다면 통할 수 없다
그는 스티커 메시지를 가장 성공적으로 구사한 CEO로 허브 캘러허(Kelleher) 전(前) 사우스웨스트(Southwest) 항공 회장을 꼽았다.
"그는 언제 어디서나 간단하고 일관된 메시지만 말했습니다. '우리는 무조건 저가(低價) 항공사'라는 거죠. 한 기업의 CEO라면 강조하고 싶은 말이 얼마나 많겠습니까. 그래도 가차없이 다른 것들은 포기하고, '저가 항공'에 최고 가치를 둔 거죠."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메시지로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직원, 하청업체, 고객 등 모든 관련된 사람들의 행동에 변화를 불러왔어요. 어느 날 마케팅 업체 직원이 CEO에게 '고객 조사를 실시해보니, 우리 비행기에서는 음식을 안 줘서 배가 고프다는 답변이 많습니다. 치킨 샐러드를 제공하는 게 어떨까요?'라고 물었습니다. 그때 CEO의 질문은, '우리는 저가 항공사야. 치킨 샐러드가 저가 항공사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나?'였습니다. 그 이후로 모든 직원은 '비용 절감'이라는 원칙 아래에서 움직이게 됐죠. 이 항공사 스튜어디스들은 비행기 착륙 후 활주로에서 짐 꺼내는 작업이 지연되면, 직접 비행기에서 내려 고객들 짐을 내리는 일까지 합니다. 왜냐하면 조금이라도 연료 낭비를 줄여야 하기 때문이죠. 다른 항공사 스튜어디스들은 상상도 못할 일이죠."
그렇다고 사우스웨스트가 직원들을 착취하는 악덕회사인 것도 전혀 아니다. 이 항공사는 직원들을 '채용'한다는 말 대신 '입양'이란 단어를 사용할 정도로 가족적이며, 펀(fun) 경영 등 직장 내 '즐거운 문화'를 만드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의외성' 사용엔 조심해야
그는 6가지 스티커 메시지의 비결 중 '의외성'을 가장 잘 구사한 CEO로는 스티브 잡스(Jobs) 애플 CEO를 꼽았다.
"사람들은 예상치 못했던 것에 쇼크를 먹게 되죠. 스티브 잡스가 바로 이 '의외성'을 많이 이용합니다. 애플이 초경량, 최고 얇은 컴퓨터를 개발해 선보일 때, 그는 작은 퍼포먼스를 선보였죠. 스테이지에 서류 봉투를 배달시키고 그 봉투를 뜯은 다음 그 안에서 컴퓨터를 꺼냅니다. 와우. 사람들이 그 작은 서류 봉투에서 컴퓨터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겠습니까? 메시지에도 같은 원칙이 적용됩니다.
미국의 고급 백화점인 노드스트롬(Nordstrom)의 광고 문구는 '고객이 메이시(Macy's·경쟁 백화점)에서 구입한 제품도 기쁜 마음으로 포장해 주는, 겨울에 고객이 쇼핑을 끝내기 직전 고객의 차를 데워 놓는, 타이어 체인을 팔지도 않지만 고객이 원하면 타이어 체인도 환불해 주는 노드스트롬'입니다. 고객들은 '이런 것까지 해줘?'하며 놀라게 되죠."
―하지만 '의외성'을 잘못 활용하면, 관심을 끌지 모르겠지만 실제 기업의 수익까지 높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사실 6가지 요소 중 가장 위험도가 높은 것이 '의외성'입니다. 마케터들이 고객의 관심을 끌기 위해 충격 요법을 많이 사용하지만, 정작 보는 사람들은 광고 자체는 기억해도 그 광고가 무엇에 대한 것이었는지 기억 못하는 경우가 있죠. 하지만 사우스웨스트 항공사 사장처럼 '웬, 치킨 샐러드? 고객들 배고픈 건 신경 쓰지 마'라고 말한 것은 의외성을 활용하되 회사의 최고 가치 또한 잘 전달하는 사례였습니다. 유머도 마찬가지입니다. 유머도 남발하면 오히려 메시지 전달을 방해하게 되지만 핵심 메시지 전달에 도움이 되는 유머를 적절히 섞는다면 스티커 메시지에 큰 공헌을 하는 셈이죠."
―'스토리'를 제공한다는 요소 또한 중요한 것 같습니다. 스토리가 있으면 뭐든지 간단해지고, 구체적으로 되지 않습니까?
"물론입니다. 이솝 우화가 2500년을 살아남아 지금까지 전해지는 이유가 그것입니다. '비겁한 변명으로 실패를 합리화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신 포도와 여우 이야기'로 절묘하게 풀어내는 것을 보십시오. 문제는 모든 상황이 이야기로 풀어낼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실리콘 밸리의 벤처 사업가가 자기 제품을 설명할 때 매번 스토리를 갖고 있을 수 있습니까. 그럴 때는 다른 구체적인 사례를 든다거나 하는 방법으로 풀어나가야죠."
■감성(感性)에 호소하라
히스 교수는 6가지 비법 중 '감성(感性)에 호소하라'는 원칙을 잘 구사한 사례로 한국의 TV 프로그램을 꼽았다.
"제 MBA 수업 중 한국 학생이 알려준 건데, 한국에는 아주 효과적인 아동 기부 프로그램이 있다더군요. 어려운 형편에 있는 아이를 따라다니며 다큐멘터리를 찍어 시청자들에게 휴대전화나 인터넷을 통해 성금을 보내게 하는 프로그램이죠. 와, 이거야말로 감성에 호소하는 훌륭한 메시지 전달법입니다.
마더 테레사가 언젠가 말했죠. '나는 대중(mass)을 구하기 위해 일하지 않는다. 하지만 한 사람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라고요. NGO 단체가 '아프리카 가난을 퇴치하는 데 성금을 보냅시다'라고 하면 효과가 없지만, 어느 마을에 사는 실제 어린아이를 보여주면서 이 아이가 학교에 가도록 도와주자고 하면 성금이 쏟아지는 것과 마찬가지죠.
참, '감성에 호소하는' 방법 중에 많은 기업이 간과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정체성(identity)'에 호소하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MS가 B2B로 개발한, 고성능의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일반인이 아니라 웹 디자이너나 프로그래머 등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상품이었죠. 처음에 MS의 광고 전략은 '경쟁사보다 우리 제품 기능이 더 많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었습니다. 차트에 자신들이 가진 기능들을 쭉 나열하고, 이에 비해 경쟁사는 이것도 없고 저것도 없다는 식의 광고를 내보냈죠. 별 반응이 나올 리 있나요. 너무나 지루한데….
그때 MS의 어느 똑똑한 마케터가 나와서 '타깃 그룹의 정체성'에 주목하자고 설득하기 시작했죠. 그는 제품의 타깃 그룹이 대부분 '창의적인'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데 주목하고, 이들을 예술 작품이 전시된 갤러리로 초대해 '우리 제품은 당신들처럼 창의적인 사람들만이 이해할 수 있다'고 마케팅을 했죠. MS가 진행한 B2B 마케팅 중 최고로 흥행이 잘됐어요."
"사실 지금 그 질문이 바로 제가 쓰고 있는 다음 책의 주제입니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서는 부정적인 감정을 이용해 메시지 전달을 하려는 CEO들이 많습니다. '만약 직원들이 임금 삭감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 회사를 팔아버리겠다'고 협박하는 식이죠. 하지만 여러 조사에서 나타났듯이 이런 '공포'는 오히려 부작용만 낳습니다. 예를 들어 담배 공익 광고에서 시꺼먼 간(肝)을 보여주면서 '담배를 계속 피우면 당신 간도 이렇게 된다'고 협박하면, 보는 사람은 정말로 담배를 끊던가 아니면 다시는 그 광고를 보지 않게 됩니다. 대부분이 광고를 보지 않죠. 반면 성공적인 담배 공익 광고 중에 10대 청소년들이 나와서 담배 회사 앞에 1800개의 모래주머니를 쌓은 뒤, 확성기로 '당신들이 만드는 담배로 인해 매일 1800명이 죽고 있다'고 소리치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 광고는 시청자에게 여러 감정 중에도 '분노'와 함께 '프라이드(pride)'도 심어줍니다. '내 친구들을 구해야겠다'는 정의감 같은 것이죠."
―교수님은 스티커 메시지의 전문가이신데, 교수님 수업은 얼마나 착착 달라붙나요?
"하하하. 항상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 모든 수업이 스티커 수업인 것은 아니지만요. 하지만 책에 써놓은 6가지 원칙에 입각해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합니다. 재미있고 상세한 스토리를 들려주고, 생생한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도록 구체적인 디테일을 생각하는 것이 제가 수업 전에 준비하는 작업들이죠."
인터뷰가 끝나고 기자는 그의 책에 사인을 부탁했다. 그는 "앞으로 당신의 아이디어가 스티커처럼 착착 잘 달라붙길.(May your ideas stick.)"이라고 써 주었다.
칩 히스 교수는
스탠퍼드대에서 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조직행정론 교수로 있다.
10여 년 동안 전 세계의 속담과 전설(傳說), 선거 구호 등을 분석, 사람의 기억에 오랫동안 남는 메시지들의 특성을 6개의 원칙으로 정리했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와 나이키 등 기업뿐 아니라 카피라이터, 마케팅 전문가, 작가 등을 대상으로 '스티커 메시지 만드는 법'에 대해 컨설팅하고 있다. '스틱'의 공동 저자인 그의 동생 댄 히스(Dan Heath)는 리더십 양성기관인 '아스펜 인스티튜트'에서 컨설턴트로 재직 중이다.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3/13/200903130086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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