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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4. 27. 09:06
버려진 폐기물에서 필요한 금속 자원을 재활용하는 도시광산이라는 개념이 일본에서 각광받고 있다. 이에 일본 사례를 통해 도시광산의 매력과 산업 발전을 위해 극복해야 할 점을 살펴 보고자 한다. 
 
최근 일본이 ‘신자원 부국’으로 평가 받고 있다. 상식적으로 잘 이해가 되지 않는 이러한 평가는 도시광산(Urban Mining)이라는 새로운 개념 때문이다. 도시광산이란 휴대전화, 컴퓨터 등 전자제품의 전자회로기판(PCB)에 있는 주요 금속 물질과 차량에 사용된 수 많은 금속 물질을 추출하여 재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같은 지하자원이라도 석유나 석탄은 태워서 사용해 버리면 원래의 형질이 없어지는 반면, 금속은 사용한 뒤에도 폐기물 속에 그대로 남아있는 점에 착안한 것으로, 1980년대 토호쿠 대학 선광제련 연구소의 난조 미치오 교수진에 의해 금속 재활용의 의미로 최초로 사용된 개념이다.  
 
자원의 대부분을 수입하는 우리나라에게 이러한 도시광산 사업의 부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에 도시광산의 개념을 창안하고, 산업화의 진전을 만들어낸 일본의 사례를 통해 도시광산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일본의 도시광산이 주목 받는 이유 
 
상상을 초월하는 매장 규모 
 
1980년대 고안된 도시광산 개념이 최근 들어 일본에서 크게 주목 받는 이유 중의 하나는 일본 도시광산의 매장 규모가 기대 이상으로 크기 때문이다. 일본의 물질재료연구소가 2007년에 추정한 바에 따르면, 일본 도시광산의 금 축적량은 약 6,800톤에 이른다. 이는 전 세계 매장량인 4만 2,000톤의 16%에 달하는 양으로 세계 최대의 금 자원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매장된 6,000톤을 웃도는 규모다. 마찬가지로 은은 약 6만 톤으로 현재 세계 매장량의 23%, 액정텔레비전이나 태양전지에 사용되는 희귀 금속인 인듐은 약 1,700톤으로 세계 매장량의 38%가 일본의 전자 제품 속에 있다. 또한 구리나 백금과 같은 금속은 현재 매장량 기준으로 세계 3위 이내에 들 정도의 양이 묻혀 있다.  
 
광석 채취의 효율성을 생각해보면, 도시광산 금속의 경제적 매장량 수준은 상대적으로 더 높다고 말할 수 있다. 도시광산의 전자 폐기물은 금속 함유비율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금 광산의 원석 1톤에서 채취되는 금의 양은 평균적으로 4g 정도에 불과하지만, 휴대전화 1톤에 포함 되어 있는 금은 무려 70배인 약 280g에 달한다.      
 
날로 가치를 더하는 희유금속 
 
매장 규모가 아무리 크다 하더라도 경제적 가치가 작다면 그 의미가 퇴색될 것이다. 도시광산이 주목되는 또 하나의 이유는 매장 자원의 경제적 가치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도시광산에서 주로 취급하는 희유금속(Rare Metal)이 두드러진다.  
 
희유금속은 지각 내에 존재량이 적거나 지리적으로 편재되어 추출이 제한된 금속광물자원을 통칭한다. 일본의 경우 리튬, 인듐 등 31종을 선정하고 있고, 미국은 33종, 한국은 35종의 광물을 희유금속으로 정의하여 분류하고 있다. 이러한 희유금속은 소량을 첨가하여 소재의 기능을 다양하게 결정지을 수 있는 핵심 물질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산업화가 고도화될수록 더 많이 사용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즉, 철강이 모든 산업의 기반이 된다면 희유금속은 고부가 전자 산업 등의 기반이 되는 자원인 것이다.   
 
고기능화를 향한 신제품 개발이 계속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희유금속을 이용한 제품의 수가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희유금속을 사용하는 전자 제품의 대표적인 예인 플랫 패널과 디지털카메라의 출하량은 2002년 대비 2007년 각각 20배와 5배 성장했다. 실제로 일본의 희유금속 시장은 2003년 1.18조 엔에서 4년 만에 약 3배가 성장한 3.3조 엔으로 커졌다. 이러한 성장 추세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희유금속의 수요가 급증하는 반면, 공급의 증가는 어려움이 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기본적으로 수요는 직선의 형태를 띠고 증가하지만, 공급은 새로운 광산이나 제련 등의 설비 가동에 의해 성장하기 때문에 계단 형태를 보인다. 단기적으로 수급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쉽지 않다. 무엇보다도 공급량 자체를 획기적으로 늘리지 못하는 한계가 존재한다. 희유금속은 채취 가능 매장량이 적거나 기술적으로 추출하는 것이 쉽지 않은 금속이다. 더구나 매장된 지역이 산재되어 있어 광산을 발견할지라도, 경제적 채산성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희유금속 생산국의 공급 제한 및 수출 제한 정책 또한 자원의 희소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희유금속이 경제성을 가진 규모로 매장되어 있는 곳이 편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희유금속 중 인듐 등 7개 광종은 상위 5개국의 생산량이 전 세계 생산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희토류(Rare earth element)의 경우에는 중국이 전 세계 매장량의 98%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을 위시한 자원 보유국의 경제 발전은 희유금속에 대한 보호 움직임을 강화시키고 있다. 중국은 종래 수출을 촉진할 목적으로 희유금속에 대한 수출증치세 환급제도를 도입해왔었지만, 2004년 1월 환급률을 인하한 것을 시작으로 2006년 9월에는 대부분의 금속에 대해 수출증치세 환급제도를 폐지하고 오히려 수출부가세를 적용하고 있다. 2007년 2월에는 일부 희유금속 광종에 한해 외국 기업에 의한 투자를 금지함으로써 희유금속의 국외 유출을 막고 있다. 과거 등소평이 “중동에 석유가 있다면, 우리에겐 희토류가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한 것이 허언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녹색 아젠다에 부응 
 
경제적 요인뿐만 아니라 환경을 강조하는 근래의 산업 아젠다 또한 도시광산의 부상을 이끌고 있다. 일본은 폐기물 처리공간 부족, 지구온난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위해 자원 순환을 기조로 하는 사회경제시스템을 목표로 ‘순환형사회형성기본법’을 2000년 제정하여 실행하고 있다.  
 
지구온난화에 대응하는 저탄소 녹색성장의 전 세계적 산업 아젠다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 정부는 자원을 소비 폐기하는 기존의 사회 구조를 사용 후 재활용이라는 순환형 사회로 변화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제조사로 하여금 리사이클링을 전제로 한 설계를 독려하고 있으며, 폐기된 제품의 회수를 의무화하는 제도적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도시광산 사업은 순환형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일본 정부가 보기에 녹색성장의 아젠다 충분히 부합하는 매력적인 산업인 것이다.  
 
일본 도시광산 기업의 성공 포인트 
 
최근 들어 도시광산이 주목 받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오래 전부터 도시광산 개념을 활용한 금속 리사이클링 사업을 성공적으로 영위하고 있는 기업들이 존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기업 군에서는 도와 홀딩스(Dowa Holdings, 이하 도와)가 있고, 전문 기업으로는 요코하마 금속을 들 수 있다.  
 
도와는 120여 년 이상 비철금속 제련을 본업으로 영위한 기업이다. 십여 년 전부터는 폐기된 IT 기기를 회수하여 동뿐만 아니라 금, 은과 같은 귀금속과 희유금속을 추출하는 사업을 전개해오고 있다. 2009년 3월 결산 기준으로 5,340억 엔의 총 매출 중에 도시광산 사업은 730억 엔의 매출로 14%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비철금속 분야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그림 2>에서 보듯이 도시광산 리사이클링 분야는 꾸준히 안정적인 수익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요코하마 금속은 폐기물 전문 기업으로 1958년부터 폐기물 처리업을 영위해오고 있다. 1990년대 중반부터는 폐기된 PC에서 귀금속을 추출하는 사업을 시작한 이후 일본 최초로 휴대폰 안의 금을 추출하는 사업을 본격적으로 실행했다.  
 
일반적으로 폐기물 재활용 사업은 경제성 확보가 어렵고, 재활용에 대한 거부감을 극복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는점에서 도시광산 분야의 성공 기업인 도와와 요코하마 금속의 사례를 살펴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     
 
어떻게 효율성을 추구했는가  
 
효율성 추구의 방향은 크게 세가지로 나타난다. 축적된 핵심 역량을 발전시켜 다양한 금속을 효과적으로 추출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든 점, 분리 추출 단계의 프로세스를 개선 한 점, 금속 추출뿐만 아니라 폐기물 처리 밸류 체인을 집적화한 것 등이다.
 
도와는 1990년대 후반 미국에 유학하고 있던 사원이 작성한 미국 산업 폐기물 처리 시장 성장 보고서를 통해 사업화의 기회를 발견했다. 무엇보다 이 분야의 사업이 도와가 전통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광산 제련 기술이나 노하우, 제련 설비, 인재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에 주목했다. 꾸준한 연구 개발을 통해 도와는 2008년 4월 리사이클링 원료에 대응할 수 있는 전용 제련 설비를 본격 가동시켰다. 종래에는 금속의 양이나 폐기물의 품질이 천차만별이어서 종래 리사이클링 원료를 약 30%까지 밖에 광석에 혼합할 수 없었지만, 이 설비를 통해 100% 투입이 가능해졌다. 또한 18가지 종류의 금속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복합 광물 처리 기술은 전 세계에 도와, 벨기에의 유미코어, 캐나다의 에크스트라타 등 세 개 기업만이 가지고 있는 기술이다. 이러한 기술적 진보를 통해 도와는 도시광산 사업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요코하마 금속은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약점을 강점으로 승화한 사례다. 일반적인 기술로는 파쇄, 소각을 통해 폐기물에서 금속을 채취할 수 있는 비율이 4%에 불과하다. 요코하마 금속은 자본 투자 없이 수작업과 습식 제련 방식을 통해 효율을 98%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수작업은 단일 소재에 대해 파쇄 없이 최대한의 1차 추출물을 걸러 낼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습식 제련은 각각의 금속별로 용매를 달리하여 추출을 하는 방식으로 시간과 노력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투입되지만, 회수율을 월등히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폐기물 처리의 집적화를 통해 처리 과정에서의 이윤을 극대화하고, 폐기물을 위탁한 고객으로부터는 신뢰를 얻어 냈다. 예를 들어 도와는 폐기물에서 금속을 추출하는 것뿐만 아니라 다른 폐유, 폐품을 동시에 처리하거나, 최종 잔여물을 소각 매립함으로써 하나의 폐기물로부터 다양한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 구조를 만들어냈다. 현재 일본의 산업 폐기물 처리법이 배출자 책임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리사이클링 과정 중간에 개입된 사업 주체들이 규정을 어기거나 부정을 저지를 경우 배출자인 제조사가 책임을 추궁 당하는 구조다. 이 같은 상황에서 도시광산 기업이 폐기물 전반에 관해 통합 처리를 실행할 경우 배출자인 제조기업 고객에게 큰 신뢰를 줄 수 있다.  
 
어떻게 재활용에 대한 거부감을 극복했는가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재활용품의 품질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이는 재활용 금속의 가치를 정당하게 인정 받지 못하게 할 뿐만 아니라, 시장의 확산을 막는 인식의 벽이다. 또한 폐기물 처리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인해 사업장 건립을 반대하는 시민 사회의 움직임도 사업 활동의 제약이 되고 있다. 이러한 고객과 시민 사회의 거부감을 극복하기 위해 도와와 요코하마 금속은 브랜드화 전략과 지역 발전 연계 모델을 추진했다.   
 
먼저 제품의 신뢰를 만들어 내기 위해 공인 인증을 활용한 브랜드 전략 활동을 살펴보자. 요코하마 금속은 재활용품의 품질을 공인 받기 위해 런던금속거래소(LME)의 인증을 받았다. 리사이클링 기업으로서는 일본 최초로 재활용 금과 은의 공인 브랜드로 인증 받은 것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국제 표준화 기구의 ISO9001 인증을 취득하고, 환경 표준인 ISO14001을 받아냄으로써 소비자의 신뢰를 높였다.   
 
도와는 기존 광산 지역에서 사업을 영위함으로써 시민 사회의 거부감을 줄여나갔다. 도와의 리사이클링 콤플렉스가 위치한 아키타현 오사카쵸는 폐광지역으로 과거 광산업이 활발히 전개될 당시에는 약 3만 명의 인구가 거주했었으나, 폐광 이후 6,400명 수준으로 인구가 급감한 지역이다. 이 지역을 중심으로 도시광산 제련 사업을 진행함으로써 새로운 산업화를 만들어 내었고, 지역 발전이라는 모토 아래 자치단체와 지역 민간 단체의 지원을 이끌어냈다. 또한 광산 마을이라는 특수한 역사성은 도시광산 사업에 대한 이해도와 공감대를 높이는데 유리한 점이 있었다. 예를 들어 아키타현에서는 리사이클링법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소형 전기제품 회수 운동이 전개되었는데, ‘사용이 끝난 전자기기는 고품위 광석과 같다’라는 점에서 지역 주민의 공감대가 만들어졌고,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어 1년에 4,000개가 넘는 회수 실적을 올렸다.   
 
도시광산의 발전을 저해하는 장애물 
 
도시광산이 매력적이고, 실제 이 분야에서 성과를 만들어내는 기업들이 존재 하고 있지만, 도시광산 사업의 미래가 장밋빛인 것만은 아니다. 산업의 성장과 발전을 저해하는 장애물들이 여전히 잠재해 있기 때문이다.   
 
취합이 어렵다 
 
먼저 추정된 도시광산 규모가 실제 자원화로 이어지려면, 산재된 폐기물을 한 곳에 모아야 한다. 도시광산 추정 규모는 일본에서 생산되고 사용된 제품의 총량을 기준으로 산정한 것으로, 산재된 폐기물을 모두 취합하여 처리할 경우를 전제로 한 것이다.  
 
이를 인식하고 일본 정부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를 도입하고 규제 대상 범위를 넓힘으로써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제도만으로는 폐기물의 적극적인 회수를 이끌어내는 것에 한계가 있다. 회수 시스템 및 물류망 구축을 제조 기업들이 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제조 기업들이 벌금을 면하기 위해 중고 전자 제품을 외국에서 수입하여 재생 처리하는 경우마저 발생하고 있다. 현재 휴대폰 및 양판점 판매점에서 전자 제품 회수를 하고 있으나, 실질적인 인센티브가 없고 소비자 입장에서 폐기물을 직접 가지고 와야 하는 불편함 등이 있어 활발히 전개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현재의 회수/해체 후 추출하는 폐기물 처리 시스템은 도시광산 사업의 확산에 적합하지 않다. 철이나 알루미늄과 같은 기초 금속의 경우는 제품당 함유량이 많아 추출 후 처리 과정에서 부가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폐기물 양이 적지만 희유금속은 제품당 함유량이 적어 리사이클링 과정에서 따로 처리해야 할 폐기물 양이 상대적으로 많다. 예를 들어 120g의 휴대폰에 6.8mg의 금이 들어있다고 한다면, 1kg의 금을 회수하는데 17톤의 폐기물을 처리해야 하는 것이다. 도와와 같이 폐기물 처리 밸류 체인을 완성한 대기업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중소형 기업들이 도시광산 사업을 영위함에 있어서 추출 프로세스에서의 부산물 처리는 문제가 된다.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회수/해체 후 추출 단계 사이에 1차 가공 단계가 필요하다. 1차 가공을 통해 도시광산 추출 사업에 용이한 폐기물을 따로 모으고, 기타 부산물은 한꺼번에 처리함으로써 도시광산 사업에 중소 기업 등 더 많은 기업을 참여 시킬 수 있으며, 도시광산 1차 가공업의 신규 사업 창출 등 부가 가치를 더 키울 수 있다.  
 
폐기물이 줄어들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처리해야 하는 폐기물이 앞으로 줄어들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이는 소비자의 행태와 제조사의 제품 혁신에서 기인한다. 일본의 경우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를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예를 들어 휴대 전화의 경우 회수 대수가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2000년도 1,361만 대를 최고로 2007년에는 644만대까지 줄어들었다. 이렇게 줄어들게 된 배경에는 휴대 전화기에 보존한 사진이나 메일 등의 기록을 추억으로 보관하려는 사람들의 심리가 날로 커지고 있고, 개인 정보 유출에 대한 두려움도 높아지고 있다는 것에 있다. 또한 다운로드 한 게임이나 음악 등이 저작권 보호 때문에 새로운 휴대 전화기로 옮길 수 없다는 것도 회수 실적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판단된다.  
 
또한 제조 기업에서 생산, 설계 단계에서 희유금속 비율을 줄이고자 부단한 혁신을 하고 있다는 점도 궁극적으로 도시광산 사업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희유금속 확보가 어렵고, 원료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수익성 확보 측면에서 희유금속 비중을 줄이려는 제조사의 노력은 당연한 것으로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 더욱 심화 될 것이다.  
 
일본 사례가 주는 시사점 
 
우리나라는 에너지 소비 OECD 9위이며, 1인당 금속 원자재 소비량이 미국의 2.5배, 일본의 1.8배에 이르는 자원 다소비 산업 구조를 가졌다. 문제는 니켈과 몰리브덴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95%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2008년 기준으로 희유금속 총수입액은 약 130억 달러 규모로 2002년 대비 연평균 26%씩 증가했다. 이 때문에 정부와 지자체는 일본에서 부상하는 도시광산 개념에 주목하고 LS니꼬동제련을 비롯한 몇몇 기업들은 도시광산 사업을 미래의 신사업으로 검토하거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의 재활용률 50%를 차치하더라도 10%의 재활용률을 달성한다고 가정한다면 연평균 26%씩 성장하는 2조 규모의 신시장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사례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도시광산 사업이 단순 폐기물 처리 수준이 아니라 고난위 제련 기술 수준을 요구하는 기술형 사업이라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석유탈황촉매인 몰리브덴이나 바나듐의 경우 폐촉매를 고순도 물질로 재정제 할 수 있는 업체가 없는 실정으로 대부분 일본으로 수출한 후 재수입을 한다. 특히 개별 금속의 고순도 재정제를 넘어 복합 광물을 한꺼번에 제련하는 기술은 사업의 수익성과 직결됨에도 불구하고 현재 수준은 매우 낮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대부분의 폐기물 업체가 자체 R&D 개발 역량이 부족한 영세 업체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도시광산 사업이 기술형 사업임을 분명히 인지하고, 관련 대기업 및 정부, 학계가 적극적으로 함께 머리를 맞대어 기술 개발 혁신을 만들어야 한다. 기술 개발 없이는 매출 규모를 달성할지라도 수익성 확보가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회수 등의 인프라 구축과 물류 활성화 측면에서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일본 사례에서 나타나듯이 취합의 문제, 부산물 처리의 문제, 처리 대상의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의 확대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회수를 독려하는 인센티브 제도와 규제, 생활 폐기물 처리 수준의 물류 체계 구축 등의 제도적 지원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기업과 정부의 노력과 더불어 시민 사회의 성숙한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 기업들도 부정적 인식을 바꾸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하지만, 시민 사회 스스로가 환경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폐기물의 재활용에 대한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  
 
환경 보호와 경제성 확보를 목표로 시민 사회와 정부, 기업이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면 도시광산 사업의 미래는 우리가 기대하는 것 이상으로 밝을 것이다.

-LG Business Insight 10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