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50th Law' by Robert Greene, 50 Cent
마약팔이 소년에서 美 최고 스타 래퍼 된 '50 Cent'"두려움 모르는 배짱 승부"… 새 '아메리칸 드림' 제시
진정 두려움을 모르는 병사는 전투에서 별 쓸모가 없다고 한다. 금방 죽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두려움에 떠는 병사 역시 전장에서 별 소용이 없을 것이다. 결코 승리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내릴 수 있는 결론은 간단하다. '두려움은 생존에는 필수 요소이지만, 성공에는 장애 요소'라는 것이다. 이 책은 단순한 생존이 아닌 성공을 갈망하는 독자들이 읽어야 할 책이다.
이 책의 저자 이름을 보고 사람들은 세 번 놀란다. 공저자 중 한 사람이 '피프티 센트(50 Cent)'라고 쓰여있는 것을 보고 독특한 이름 때문에 처음 놀란다. 그가 미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랩 가수라는 말에 사람들은 두 번째 놀란다. '랩 가수가 처세에 관한 책을 쓰다니….' 그리고 그가 〈권력의 법칙(원제:The 48 Laws of Power)〉을 쓴 베스트셀러 작가 로버트 그린(Greene)과 함께 책을 썼다는 사실을 알고 세 번째 놀란다.
피프티 센트가 누구인가부터 알아보자. 1975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그는 뉴욕에서 가장 위험한 거리로 악명 높은 퀸스(Queens) 자치구의 사우스사이드(Southside)에서 성장한다. 본명은 '커티스 제임스 잭슨 3세(Curtis James Jackson III)'.
그는 8살 때 동네 마약상(商)이던 어머니가 살해당하는 일을 겪고도 어머니가 걸었던 길을 뒤따른다. 동네에서 돈 있는 사람들은 모두 마약상이었고, 그것이 그의 유일한 역할 모델이었기 때문이다. 11살 때 첫 거래를 성사시킨 그는 이후 10년 사이에 캡슐에 담긴 크랙(crack·코카인의 일종)이나 팔던 조무래기에서 ㎏ 단위로 헤로인을 거래하는 거물(巨物)로 성장한다. 1994년 마약 밀거래 및 불법무기 소지 혐의 등으로 감호소에 수감된다.
그러나 출감 후인 1996년 그는 연예계에 데뷔하는 기회를 얻게 된다. 친구의 소개로 당시 랩 그룹 Run-DMC의 리더로 레코드사 설립을 추진 중이던 잼 마스터 제이(Jam Master Jay)를 만나게 된 것이다.
그는 연예계에 데뷔한 뒤에도 무명 시절 한동안은 마약 거래에 관여했다. 하지만 얼마 후 이중생활에 회의를 느끼고, 래퍼로서의 성공을 위해 과거와 단절했다. 연예계 활동에 전념하던 그는 2000년 5월 자신의 집 앞에서 승용차 뒷좌석에 앉아 있다가 느닷없이 나타난 총잡이에게 근접 거리에서 무려 아홉 발에 달하는 권총 세례를 받았다. 5개월의 병원 치료 끝에 기사회생한 피프티 센트는 이 사건을 계기로 삶에 대한 목적의식을 갖게 됐다. 그 뒤 우연히 그의 CD를 접한 유명 래퍼 에미넴(Eminem)에게 발탁되어 100만달러짜리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래퍼의 길로 들어섰다.
2003년 발표한 그의 첫 상업 앨범 'Get rich or die tryin'은 발매 4일 만에 87만 장이 팔리는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2005년 발표한 두 번째 앨범은 발매 4일 만에 114만장이 팔리며 해당 분야 신기록을 달성했다. 발표하는 곡마다 빌보드 차트 1위에 올리며 승승장구해온 그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래퍼이자 가장 영향력 있는 연예인으로 인정받고 있다. 한마디로 독특한 방식으로 아메리칸 드림을 성취한 인물이자 '성공 아니면 죽음' 식의 삶을 살아온 인물이다.
이런 그가 〈권력의 법칙〉을 읽고 크게 감명을 받고 저자 로버트 그린(Greene)에게 공동 저술 프로젝트를 제의했다. 그린은 피프티 센트의 뜻밖의 제안에 처음엔 회의적이었지만, 그를 자세히 관찰한 끝에 제안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린과 피프티 센트는 서로 살아온 배경이 확연히 달랐다. 하지만 그린은 피프티 센트가 놀라울 정도로 자신과 비슷한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예를 들면 파워 게임을 벌일 때는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에 대해 털어놓는 친절한 설명에 귀를 기울이는 대신 그들의 숨은 의도를 파악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데 두 사람은 의견 일치를 보았다.
두 사람은 사회적 유동성(流動性)이 특징인 현대사회에서 오히려 사회적 고립이 심화되고 있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연예인은 연예인과 어울리고, 학자들은 그들만의 세상에 틀어박히는 등 사람들은 갈수록 같은 부류의 사람들과만 교류한다. 따라서 그린은 피프티 센트와의 공동 작업을 통해 인종이나 사회적 배경 같은 표면적 차이를 넘어서 인간 본성에 대한 진리를 밝혀낼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린은 피프티 센트와 몇 개월을 함께 살다시피 했다. 그러면서 그의 사업과 일상을 꼼꼼히 관찰하고 자신의 이론과 맞아떨어지는 특성을 발견했다.
역사에 등장하는 다양한 파워 게임의 거장들에 대해 글을 쓰면서 그린은 그들의 성공 요인이 거의 언제나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한 가지 기술이나 특유의 자질로 귀결된다는 이론을 개발했다. 나폴레옹의 경우 그것은 막대한 양의 세부적인 정보를 흡수해 머릿속에서 조직하는 놀라운 능력이었다. 그 덕분에 나폴레옹은 거의 언제나 상황을 적보다 더 잘 파악할 수 있었다.
피프티 센트의 경우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자질은 바로 '두려움을 모르는 완전한 대담성'이었고, 이 책은 여기에 초점을 맞춘다. 책은 모두 10개 장(章)에 걸쳐 피프티 센트의 인생 역정을 토대로 대담성과 배짱, '깡'을 통해 파워를 획득한 역사적 인물들을 고찰한다. 그러면서 두려움의 갖가지 유형과 그로 인한 패배 사례와 그 극복 사례, 대담성의 갖가지 유형과 각각의 성공 사례들을 소개한다.
책을 읽다 보면 로버트 그린과 피프티 센트의 관계가 마키아벨리(Machiavelli)와 체사레 보르자(Cesare Borgia·'군주론'의 실제 모델)의 그것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린이 역설하는 '새로운 권력자'의 특성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일반적으로 혼란스러운 시기에 급부상하며, 특권이나 연줄·돈도 없지만 오직 파워에 대한 야심과 열망으로 정상에 오른다. 불리한 환경을 이겨내며 성장한 탓에 집중력과 경계심, 인내심이 남다르다. 권력의 사다리에 오를 때는 자신의 힘에 주로 의존한다.
역경에 익숙하고 부정적인 것을 긍정적인 것으로 바꾸는 능력이 있어 운기(運氣)가 쇠할 때조차 결코 굴하지 않는다. 주로 경험과 관찰로 지식을 습득한 덕분에 현재를 중심으로 사고할 줄 알며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뛰어나다. 규칙을 새로 쓰며 다른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따르게 한다. 그런 인물의 고전적인 예가 나폴레옹이라면 현대적인 예는 피프티 센트다.'
그렇다면 파워에 한 걸음 더 다가서는 데 필수적인 대담성을 기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핵심 지침 몇 가지를 들어보자.
먼저, 현실을 직시하라. 삶은 꽤 가혹할 수 있으며 사람들은 신뢰를 배반할 수 있다. 무자비할 정도로 경쟁적인 세상에서 자신만의 자리를 열망하려면 과도한 두려움과 막연한 환상을 떨쳐내고 상황을 있는 그대로 봐야 한다. 주변 상황을 직시할 때 비로소 당신은 무엇 때문에 어떤 사람은 발전하고 어떤 사람은 뒤처지는지 날카롭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둘째, 계속 움직여라. 현대는 지속적인 변화의 시대이며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게 그리 많지 않다. 세부 사항까지 일일이 관리하려고 들면 장기적 상황에 대한 통제력까지 상실하기 십상이다. 상황이 흘러가는 대로, 변화하는 대로 놔두고 당신 앞에 던져지는 혼돈에 몸을 맡기며 그에 맞춰 움직이는 것이 해결책이다. 만약 장애물을 만나면 슬쩍 비켜가면 된다.
셋째, 악하게 굴어야 할 때와 그 방법을 알라. 우리는 언제나 어떤 식으로든 우리에게 해를 가할 방법을 모색하는 무리에 둘러싸일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 생기는 일반적인 두려움을 극복해야 비로소 교활하고 무자비한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권리를 찾을 수 있다. 때로는 속임수와 조작, 직접적인 실력 행사도 필요하다.
넷째, 과정을 중시하라. 바보들은 돈이든, 성공이든, 인기든 쉽고 빠르게 얻게 되기를 바란다. 지루함은 그들의 가장 큰 적(敵)이자 공포의 대상이다. 그로 인해 무엇을 얻게 되든 얻을 때만큼 빠르게 잃는다. 그러나 당신은 상대보다 오래 견딤으로써 이기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훈련과 고역의 시간을 견디는 연습은 일찍 가질수록 좋다는 점을 명심하라.
다섯째, 생명의 유한성을 의식하라. 인간 존재의 피할 수 없는 유한성 앞에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태도는 둘 중 하나다. 하나는 가급적 죽음에 대한 생각을 피하며, 세상의 모든 것을 누릴 시간이 충분하다는 환상에 매달리는 태도이다. 다른 하나는 죽음을 인정하고 수용하며 그에 대한 생각을 긍정적이고 능동적인 어떤 것으로 전환하는 태도이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낼 수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사소한 것과 중요한 것을 구별할 수 있게 된다.
책 제목인 '50번째 법칙'은 한 마디로 〈권력의 법칙〉에 소개했던 48가지 법칙 모두의 근간(根幹)이 되는 파워 획득의 궁극적 법칙을 뜻한다. 50이라는 숫자는 공저자인 피프티 센트를 염두에 두고 쓴 숫자로 보인다.
이 50번째 법칙의 전제는 '인간은 외부 환경을 거의 통제할 수 없지만, 그에 반응하는 사고방식만은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삶에 대해 두려움 없는 태도를 취하고 갖가지 불안감을 극복하면 우리는 기묘하고도 경이로운 현상을 체험할 수 있다. 바로 외부 환경에 대한 통제력이 증가하는 현상이다. 그리고 그 통제력이 최고조에 달하면 우리는 외부 환경을 원하는 대로 창출하는 능력까지 갖게 된다. 이것이 바로 완전한 대담성을 지녔던 역사적 인물들이 보여준 엄청난 힘의 원천이다.
그린은 특히 새롭게 부상하는 정치적 덕목인 '뉴 프루더리(New Prudery·조신하고 얌전한 척 가장하는 태도)'에 대해 경고한다. 이 덕목을 따르는 사람들은 삶의 어떤 야망도 드러내지 않으며, 자신의 의견이 너무 강하게 표출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권력에 무심한 듯 짐짓 초연한 태도와 친근한 태만을 가장한다. 심지어 유명 인과 억만장자, 정치 지도자 등 성공한 사람들조차 마치 그들의 성공이 우연인 양 야심을 감추는 게 유행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의 밑바탕에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두려움이 깔려 있고, 이것부터 떨쳐내는 것이 완전한 대담성을 획득하는 첫걸음이라고 저자들은 주장한다. 너무 나대지 않는 것을 적절한 처신술로 믿고 살아온 우리에게는 다소 충격적인 조언이 아닐 수 없다.
→로버트 그린(Robert Greene)
세계적 베스트셀러 〈권력의 법칙〉의 저자. 〈유혹의 기술〉이나 〈전쟁의 기술〉 같은 저서를 통해 타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법이나 권력을 얻는 방법 등을 주로 다루었다.
→피프티 센트(50 Cent)
미국 흑인 래퍼. 2005년 아메리칸 뮤직어워드 랩·힙합 부문 최우수 앨범상을 수상했고, 2008년 포브스 지(誌)로부터 '가장 돈 잘 버는 가수'로 선정됐다. '피프티 센트'라는 이름은 뉴욕 출신 갱의 별명에서 따온 것이다.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7/24/200907240099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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