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main image
분류 전체보기 (1302)
Some advice for me (32)
Music (319)
Book (68)
Business (820)
Diary (60)
Gateway (0)

Visitors up to today!
Today hit, Yesterday hit
rss
tistory 티스토리 가입하기!
2010. 4. 5. 21:01
아무리 위대한 기업이라 할지라도 언젠가는 쇠퇴의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위기에 직면하게 되는 원인을 찾아내어 사전에 치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는 때로 기업이 쇠퇴의 위기에 처한 이유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함정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 
 
한때 성공가도를 달리며 승승장구했던 초일류 기업들이 갑자기 위기에 빠져 쇠락하거나, 아예 역사 속으로 사라져버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왜 기업들이 위기에 빠지는지에 대한 다양한 원인들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는 노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런데 때로 기업들은 분석된 원인들의 이면에 숨은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우리 조직은 위기에 잘 대응하고 있다. 실패한 기업들과는 다르다’고 안도하거나 자만함으로써 예기치 못한 커다란 위기에 직면하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 기업들이 위기에 빠지게 되는 원인으로 제기되는 이슈들의 본질적 의미를 살펴보고 함정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사점을 얻어보자.   
 
1. 혁신을 게을리 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어떤 기업이 위기에 빠진 경우, 많은 사람들은 그 기업이 혁신 활동을 게을리 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혁신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않는 기업이나 경영자는 거의 없다. 위기에 처한 기업들 역시 혁신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음 유통업체의 혁신 활동을 살펴보자.
 
점포마다 POS 단말기를 설치해 품목별 판매 정보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재고 계획 프로세스를 개선했다.  
판매 상품의 75%를 중앙 집중적으로 구매함으로써 비용을 크게 절감했다.
상품 구색을 향상시켜 현재의 수요 추세에 대응하고 매출을 증대시켰다. 특히, 계절 상품 관리의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킴으로써 크리스마스 및 할로윈 시즌의 판매를 60%나 증대시켰다.
정교한 클라이언트·서버 기술을 도입해 상품관리를 개선하고 2억 4천만 달러의 비용을 절감했다.
 
이 회사는 이러한 혁신을 통해 유통업체의 효율성을 나타내는 중요한 척도인 재고회전율을 1994년 3.45에서 2002년 4.56으로 32%나 개선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그렇다면 이 회사의 경영 실적 역시 향상되었을까? 이 회사의 실제 이름은 K마트이며,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K마트는 재고회전율을 최고 수준으로 높였던 2002년 파산 신청을 했다.  
 
그렇다면 이렇게 지속적인 혁신 활동을 통해 나름대로 성과를 보인 K마트가 어떻게 파산에까지 이르게 되었을까? 주요 이유는 바로 경쟁사들이 더욱 빠른 속도로 혁신하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같은 기간 동안 월마트는 재고회전율을 5.14에서 8.08로 63%나 향상시켰다(<표> 참조). K마트는 절대적 관점에서 재고회전율을 상당 부분 개선하였지만, 상대적 측면에서 보면 경쟁사에 더욱 뒤처지게 된 것이다.  
 
위기에 빠진 기업들도 절대적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혁신 활동을 열심히 수행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혁신의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 문제는 상대적인 것이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 환경 하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단지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끊임없이 기준을 재확인하고 경쟁사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혁신 성과를 창출해야 하는 것이다.  
 
2. 고객 니즈를 철저히 파악하여 충족시키지 못했다 
 
고객이 있어야 기업은 존재할 수 있다. 고객의 입장에서 고객이 원하는 것을 미리 파악하여 경쟁사와 차별화된 방식으로 고객에게 큰 만족을 안겨주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위기에 처한 기업을 포함한 대다수의 기업들은 고객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한다. 문제는 현재의 고객이 향후 시장 변화에 대한 모든 정답을 줄 수 없다는 것이다.  
 
발명가인 체스터 칼슨은 1950년대 말 일반용지를 사용할 수 있는 자동고속복사기인 제록스 914 모델을 개발한 후, IBM에 투자를 제안하였다. IBM의 경영자들은 컨설팅사에 사업 타당성 분석을 의뢰하였다. 컨설팅사는 소비자 수요 조사를 마친 후 이 제품이 전 세계적으로 기껏해야 5천대 정도 팔릴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결국 IBM은 투자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제록스 914는 20세기 사무자동화 시대의 개막을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으며 후속 모델이 나오기 전까지 총 20만대 이상이 팔려나갔다.  
 
바비(Barbie) 인형으로 유명한 마텔을 보자. 마텔은 바비 인형 출시를 결정한 후 상당한 금액을 투자하여 시장조사를 실시하였다. 그런데 바비를 본 80%의 사람들은 인형이 너무 육감적이라는 점을 들어 “미국 대중은 바비를 사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아이들은 바비를 좋아하지만, 엄마들은 싫어한다는 결과도 나왔다. 이에 따라 마텔은 매출 기대치를 하향 조정했고, 생산 규모도 계획보다 축소시켰다. 그런데 바비는 처음 출시된 1959년 한 해 동안 약 351,000개가 팔리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였다. 마텔은 3년이 지나서야 수요를 따라잡을 수 있었다.  
 
고객들은 종종 자신들이 무엇을 원하는지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 경쟁 구도를 완전히 흔들어 놓은 제품 또는 기술의 등장에 있어 고객이 그 필요성을 사전에 언급한 경우가 많지 않다. 하버드대 경영학 교수이자 ‘성공기업의 딜레마(The Innovator’s Dilemma)’의 저자인 크리스텐슨은 “일류 기업들이 업계 최고의 자리에서 떨어지는 최대 원인은 고객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개선하여 더 많이 제공할 수 있도록 기술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시장 경향을 철저히 분석하여 최대의 수익을 약속하는 혁신에 투자 자본을 체계적으로 할당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역설적이지만 기존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모든 자원과 혁신 노력을 투입한 것이 실패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은 가끔씩 고객 가치 제고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와 관련하여 지금까지 고착화되어 있는 방식이나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 고객의 기대 수준을 뛰어넘고 고객 스스로 아직 인식하지 못한 제품과 서비스를 한 발 앞서 찾아 제공할 수 있도록 아직 고객 니즈가 불명확한 아이디어도 장기적 안목에서 다양하게 시도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3. 탁월한 전략이 없었다 
 
기업의 생사를 가르는 치명적 요소들 중 가운데 중요한 것이 바로 전략이다. 전략이 잘못되었다면 아무리 뛰어난 실행력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무리 탁월한 전략도 기업의 미래 성공을 담보하지는 못한다.  
 
소니는 1991년 미니디스크(MD) 출시를 발표하였다. 이 미니디스크는 기존의 워크맨, 오디오 카셋트 플레이어를 디스크 시대로 전환시키면서 소니에 놀라운 성공을 가져다 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니디스크는 기존 CD보다 작고 견고했으며 이동시 작동도 용이했다. 더구나 녹음 기능도 있었다. 그리고 소니가 1988년 CBS 음반사를 매입하였기 때문에 미니디스크 판매 촉진에 중요한 음원 공급도 용이하였다. 또한 기존 CD 제조 공정을 활용해 쉽게 디스크를 생산할 수 있었기 때문에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었다. 소니는 자사의 강점과 과거 베타 방식 VTR의 실패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미니디스크를 성공시키기 위한 철저한 전략을 수립하였다. 마이클 레이너는 그의 저서 ‘위대한 전략의 함정’에서 미니디스크가 성공하지 못한 것은 오히려 기적 같은 일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미니디스크는 수년에 걸쳐 등장했던 몇 개의 트렌드가 하나로 합해지면서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1990년대 중반 PC와 광대역 인터넷의 연결, 그리고 PC에 시디롬이 결합되면서 CD음원을 디지털 음원으로 변환하여 인터넷에서 음악을 쉽게 교환할 수 있는 환경이 급속하게 형성되었다. 특히 인터넷은 MP3와 같은 디지털 기반 미디어의 확산을 가속화시켰으며, 이로 인해 애플사의 아이팟 등 2000년 이후 쏟아져 나온 디지털 휴대 장비들이 점차 시장을 잠식하면서 미니디스크는 갈 곳을 잃게 된다.  
 
사실 소니는 당시 상황에서 수립할 수 있는 최적의 전략을 선택하였다. 그러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는 미래 환경을 정확히 예측하여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적시에 전략을 수정하여 대응하는 것 역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시장 상황이나 미래의 불확실성 같은 어쩔 수 없는 요인들이 경쟁 전략들 중에 한쪽에는 행운으로 작용하고 다른 쪽에는 불운으로 작용해 승패가 갈릴 수 있는 것이다.   
 
4. 본업 또는 강점을 망각했다 
 
톰 피터스와 로버트 워터만은 초우량 기업의 조건 중 하나로 ‘핵심 사업에 집중한다’를 들었다. 즉, 잘 알고 있는 사업 분야에 전력을 기울이는 기업이 더 훌륭한 성과를 올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물론 기업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핵심 분야에 힘을 기울이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그런데 때로는 기업들이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에만 너무 집착해서 새로운 시장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발생한다.  
 
제록스는 차별적인 경쟁 우위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신기술을 개발하여 제공하는 PARC(Palo Alto Research Center)를 1970년에 설립하였다. PARC는 네트워크의 표준인 이더넷,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 유비쿼터스 컴퓨팅, 레이저 프린팅 등 PC 및 커뮤니케이션 혁명의 중요한 부분을 리드하는 다양한 기술 개발을 주도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눈부신 기술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정작 제록스는 자신들이 창출해낸 성과를 거의 향유하지 못했다. 실제로 레이저 프린팅 기술을 제외한 나머지 획기적 기술들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어도비시스템즈, 그리고 PARC의 기술을 가지고 독립한 3COM 등에서 꽃을 피웠다.
 
당시 제록스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미래 기술에 꾸준히 자원을 투입하는 등 최고의 R&D 지원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연구원들도 기술 자체에만 집착하지 않고 상용화를 위해 어플리케이션을 함께 개발하는 등 비즈니스 마인드도 있었다. 또한 혜안과 리더십을 갖춘 훌륭한 인재들도 많았다. 그런데도 결국 제록스는 엄청난 사업 기회를 놓쳤다.  
 
제록스의 발목을 잡은 것은 최고의 인재를 모아 내부적으로 기술 역량을 축적하고 이를 활용해 생산과 판매 서비스를 제공하는 그 당시 대부분 기업들이 활용하던 경영 관행이었다. 이러한 체제에서는 레이저 프린팅과 같이 주력 사업과 관련성이 높은 경우에는 신속하고 용이하게 사업화가 될 수 있었다. 반면 주력 사업과 관련성이 떨어지고 사업 성공 가능성이 불명확한 혁신적 기술은 경영자들을 설득하여 필요한 자금을 지원받아 사업화를 추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제록스는 IT의 미래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도 정작 잡지 못하고 날려버린 것이다.  
 
현재 강점을 가지고 있는 주력 비즈니스 모델에서의 성과 창출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때로는 사업 전망이 불투명하더라도 새로운 기술 또는 아이디어가 적절하게 실험되고 발전될 수 있는 환경 구축에도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해 외부의 자원, 기술, 자금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5. 위기의 징후를 몰라 대처하지 못했다 
 
예상치 못한 환경 변화나 기존 경쟁 룰을 완전히 바꿔 버리는 기술 등에 의해 초일류 기업도 갑작스레 위기에 빠질 수 있다. 물론 미래의 위기 상황을 예측하여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위기의 징후를 알면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있을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위기에 빠진 기업들은 대부분 자사에게 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것을 징후를 인식하고 있었다. 문제는 이러한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징후를 해결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GM의 경우를 보자. GM의 위기는 엊그제의 일이 아니다. GM은 이미 1970년대부터 조금씩 시장점유율이 하락하는 위기 징후가 나타났다. 특히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이 저가 모델의 품질과 연료 효율을 개선시키며 고급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전 제품 영역에서 강력한 경쟁자로 등장하면서 이러한 징후는 가속화되었다. GM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1976년 46.5%에서 2009년 19.6%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하였다(<그림> 참조). 시장 점유율이 떨어질 때마다 GM의 역대 경영자들은 이를 반전시킬 수 있다는 청사진을 발표했지만 실제로 이루어진 것은 없었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지속된 주요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성과의 착시 현상 때문이었다. 매출은 소폭이지만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본업인 자동차 부문은 비록 2000년대 초반 적자로 돌아섰지만 금융부분의 고성과로 전체 실적은 정상적인 것처럼 보였다. 이러한 상황은 경제호황 국면에서는 크게 부각되지 않았지만, 2008년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되자 취약한 제품구조와 고비용 경영구조로 인한 약점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GM의 경영자들은 위기가 닥친다는 것을 인지했으면서도 과감한 자기 혁신보다는 과거의 성공 모델을 유지하는데 급급했으며, 현재의 성과를 담보로 미래 성과를 희생시켰다. 결국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이유로 현실에 안주함으로써 GM은 파산의 덫에 빠진 것이다.  
 
하인리히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즉, 대형사고 한 건이 발생하기 이전에 이와 관련 있는 소형사고가 29회 발생하고, 소형사고 전에는 같은 원인에서 비롯된 사소한 증상들이 300번 발생한다는 것이다. 기업이 위기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큰 위험의 전조가 되는 사소한 증상들을 미리 인지하고 연결고리를 끊음으로써 파괴적인 결과를 막아야 하는 것이다.  
 
6. 경쟁자와 경쟁에서 패배했기 때문이다 
 
경쟁사와 치열한 싸움에서 패배한 기업은 당연히 커다란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하지만 때로는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해서 해당 산업의 선두주자로 올라선 것이 오히려 그 기업을 커다란 위기에 빠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탁월한 성과를 달성한 기업들은 현재의 성공을 가져다 준 특정 프랙티스를 맹목적으로 중시하게 되고 이러한 성공 방식이 적용되지 않는 분야까지 활용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도요타는 고장없는 차의 대명사로 최고 품질의 명성을 쌓아오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으며, 하이브리드 등 신규 차량 부문에서도 세계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특히, 2009년 GM이 파산 신청을 하자, 미국 시장에서의 점유율 달성 1위도 시간 문제라고 여기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최근 도요타는 대량 리콜 사태에 직면하면서 커다란 위기를 맞고 있다.  
 
도요타가 이러한 상황에 빠진 주요 원인 중의 하나로 도요타가 지속적으로 추진한 확장 경영을 뒷받침할 수 있는 시스템이 미흡했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확장 경영으로 인해 도요타의 생산 대수는 지난 10년간 약 2배가 증가하였고, 해외 생산 비율도 40%까지 상승했다. 그러면서 도요타는 자사의 생산 방식을 그대로 해외로 전파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도요타 생산 방식의 강점은 다양한 부품을 미묘하게 조정해가면서 뛰어난 제품을 만들어내는 ‘스리아와세’에 있다. 그리고 이의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숙련된 전문 인력이다. 하지만 급속한 확장 경영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 부족했고, 이로 인해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본사의 생산 시스템이 현지 생산 인력에게 제대로 전수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도요타는 자사의 생산 시스템을 과신하여 현장에서 이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신속히 수습하지 못한 것이다.
 
최대의 위기는 성공 뒤에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기업이 탁월한 성과를 내며 성장하는 경우, 그 결과로 기업의 근본을 갉아먹는 자기파괴적 습관이 은연중에 생겨날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고객, 직원 등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자신의 시각만을 정당화하려는 것이다. 와타나베 마사히로 등은 ‘도요타의 어둠’에서 도요타 역시 일부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성공에 도취되어 긴장의 고삐를 놓아서는 안 된다. 과거의 성공 방식이 계속 효과를 가져오지 못할 수 있다는 점도 인식해야 한다. 이상의 징후가 나타나면 이를 인정하고 처음부터 문제점을 되짚어보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7. 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강력한 한 방이 부족했다 
 
기업이 위기에 빠진 경우, 위기에서 신속히 탈출하기 위한 강력한 처방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위기를 한 순간에 벗어나게 해주는 만병통치약의 모색은 단지 현재 상태를 벗어나기 위한 미봉책이거나 무모한 시도일 가능성이 높으며 기업을 위기의 수렁에 더욱 깊게 빠지게 할 가능성이 높다.  
 
158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1994년 상장 이후 2008년 1분기까지 단 한 번도 손실을 낸 적이 없었던 리먼브라더스를 보자. 리먼은 2006년부터 자기자본으로 상업용 부동산을 사들이고, 고위험·고수익의 투기등급 채권 매입을 늘리는 등의 공격적인 성장 전략을 채택하였다. 그런데 2007년 이후 사실상 모든 서브프라임(비우량 주택 담보 대출) 취급 기관들이 사업 규모를 축소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리만은 “시장이 나빠져 경쟁업체 수가 줄게 되면 오히려 확실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투자를 축소하지 않았다. 강력한 한 방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오히려 큰 성과를 올리려는 탐욕이 작동한 것이다. 리먼이 9·11 직후 주가가 급락했을 때, 동일한 전략으로 사상 최고 수익을 올린 달콤한 추억을 갖고 있었던 것도 그러한 결정을 내린 한가지 원인이 되었다.  리먼은 시간을 끌며 현재의 위기를 넘기면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리먼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막대한 손실을 입으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짐 콜린스는 그의 새로운 저서 ‘How the Mighty Fall’에서 위기에 빠진 기업들이 새로운 기술, 새로운 시장, 새로운 사업으로의 불연속적 도약 등 검증되지 않은 전략에 희망을 가진다거나, ‘판도를 바꾸는 인수’로 한 번에 회사를 변혁하려고 하거나, 상습적인 구조조정이나 일관성 없는 의사 결정 또는 구세주가 될 CEO 영입 등과 같은 강력한 한 방만을 찾으려고 하면, 오히려 위기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어려울수록 기본으로 돌아가 원칙을 준수하고 포기하지 않고 점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접근 방법이 바람직하다.   
 
블루오션은 없다... 경쟁의 바다로 빠져라 
 
환경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어떤 기업도 지속적으로 정상의 자리를 지키는 것이 쉽지 않다. 아무리 초우량 기업이었다 할지라도 결국 쇠퇴의 길에 빠지는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쇠퇴의 길로 들어선 기업의 운명을 되돌릴 수 있을까?  
 
최근 기업들은 ‘경쟁이 없고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시장’이라는 개념에 매혹된 나머지 블루오션(Blue Ocean) 창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블루오션을 찾았다 할지라도 그 안에서 안주하다 보면 시간이 흐름에 따라 경쟁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 갈라파고스화된 자국 시장 고객의 니즈 충족에만 집중하다 어려움에 처한 미국 자동차 업계나 일본의 제조업이 한 예가 될 수 있다. 영원한 블루오션은 없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끊임없이 경쟁에 뛰어들어서 경쟁사보다 훨씬 더 빨리 그리고 더 뛰어난 혁신적 변화를 통해 강한 회사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싱가포르항공은 세계 최대의 항공 운송정보 제공업체인 OAG(Official Airline Guide)가 개최한 2009 OAG 항공산업 어워드에서 2009년을 포함하여 ‘올해의 항공사’ 상을 7번이나 수상하였고, 국내에서 실시한 ‘국가만족도조사’에서도 국제선부문에서 13년 연속 1등을 차지하는 등 최고의 항공사로 인정받고 있다. 싱가포르항공이 이렇게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한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싱가포르 내에서는 항공 시장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싱가포르 항공은 세계 최고 수준의 항공사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단련시킬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은 나태함 때로는 두려움 때문에 경쟁에 뛰어들어 자신을 단련시키는 것을 주저한다. 쇠퇴의 나락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현재의 성과에 자만하지 말고, 지속적인 변화를 추구하면서 새로운 경쟁을 모색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지속적인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때로는 현재 터무니 없다고 평가 받는 아이디어도 과감한 리스크 테이킹을 통해 떠안을 수 있는 조직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감당 가능한 적절한 리스크 및 의미있는 실패를 관리할 수 있는 기준 정립도 필요하다.
 
퀄컴을 설립한 어윈 제이콥스가 처음 CDMA 관련 이론을 내놓았을 때, 대부분의 연구자들은 이 이론이 물리학 이론에 반하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제이콥스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CDMA 기술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수행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 퀄컴만이 유일하게 특허를 가질 수 있었고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건강한 심장은 몸의 상황에 따라 끊임없이 요동치고 변화하는 반면, 노쇠해지고 병이 들수록 심장은 정적인 평형 상태를 유지한다고 한다. 따라서 규칙적으로 뛰는 심장 박동 소리는 우리의 생명을 영원한 안식처로 이끄는 죽음의 진혼곡과 같다고 말할 수 있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초우량 기업으로 오래 살아남기 위해서는 환경 변화에 따라 다양한 실험을 하고 새로운 경쟁에 과감히 뛰어들어 지속적이고 다양한 변화와 혁신을 통해 자신을 단련시켜 나가야 하는 것이다.
- LG Business Insight 10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