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서열의 질서’에서 ‘자기책임’으로 진화
코칭은 책임지는 과정을 도와주는 비즈니스
코칭은 모든 사람을 돕는 것이 원칙이지만
기업에선 실용적으로 접근해야 성공할 수 있어
기업들 사이에서 코칭(coaching)이 유행하고 있다. 시스템이나 전략이 큰 그림이라면, 이를 실행해가는 섬세한 터치가 기업의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존 휘트모어 ‘퍼포먼스 컨설턴트’(Performance Consultants International) CEO는 비즈니스에 코칭을 도입한 선구적인 인물로 꼽힌다. 자동차 레이서에서 골프 코치로 변신한 그는 자신의 경험을 비즈니스에 접목시켜, ‘성과 향상을 위한 리더십’이라는 책을 펴냈다. 이 책은 12개 국에서 번역 출판돼 50만 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다. 그는 코칭을, 목표(goal)를 설정하고, 현재상황(reality)을 살펴보면서, 할 수 있는 대안(option)을 찾게 하며, 실행하도록 의지(will)를 불러일으키는 4단계 접근법(GROW)으로 제시한다.
지난 10월 중순 방한한 그는 Weekly BIZ와 인터뷰를 갖고, “세계는 서열의 질서(hierarchy)에서 자기책임(self-responsibility)으로 진화하고 있다”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이 교육을 받고, 더 많은 정보를 공급 받게 됐으며, 더 많은 책임을 지기를 원하게 된 상황에서 이 과정을 돕는 비즈니스는 코칭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또 “더욱 많은 압박을 받게 되고, 이사회 내부의 치열한 경쟁도 이겨내야 하는 CEO들 역시 외부 코치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코칭이 최근 기업들 사이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도구로 광범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유가 무엇인가요?
“기업들은 늘 성과를 더 잘 내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애쓰죠. 그래서 항상 최선의 도구를 찾아 다닙니다. 하지만 경영시스템은 과거의 방식에 고착된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는 앞으로 전진하고 있지만, 어떤 기업들은 여러 이유로 바뀌기 힘들어합니다.”
―이럴 때 코칭이 매우 유용한 도구라는 건가요?
“그렇죠. 하지만 코칭은 상황에 따라 각각 다른 방식을 사용해야 합니다. 가령 경영진에 대해 개별적으로 코칭을 할 수도 있고, 경영 전체에 코칭 스타일을 도입할 수도 있습니다. 코칭은 때로 매우 외로워하는 경영진에게 유용합니다. 그들은 지원이 필요하고, 외부의 코치가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역시 코칭을 경영스타일에 통합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고 봅니다. 회사를 변하게 하고 싶을 때 해야 되는 일이죠. 조직 전체에 코칭 문화가 자리잡도록 하는 겁니다.”
―당신은 코칭의 미래에 대해 대단히 낙관하고 있습니다. 왜 그렇죠?
“전 세계가 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는 서열의 질서(hierarchy)에서 자기책임(self-responsibility)으로 이동하고 있죠. 200년 전에는 온통 서열의 세계여서, 예를 들어 왕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결정을 내릴 수 없는 식이었지만 이제 사람들은 더 많이 교육받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정보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사람들은 더 많은 책임을 원하게 된 것이죠. 코칭은 바로 이 과정을 돕는 겁니다. 전체 산업 가운데 오로지 이 과정을 돕는 비즈니스는 코칭이 유일합니다. 코칭은 올해의 새로운 기법이 아니라 서열의 질서에서 자기 책임으로 진화하는 인류의 지속적 변화를 뜻합니다.”
―코칭 기법을 처음으로 도입한 기업은 어디였습니까?
“내가 세운 회사가 코칭 기법을 스포츠에 도입했습니다. 내 백그라운드가 스포츠거든요. 자동차 경주 선수였죠. 나는 코칭 기법을 테니스와 스키스쿨에 적용했습니다. IBM HR(인사관리)파트의 이사 가운데 한 명이 테니스 선수였습니다. 그는 우리 프로그램에 등록한 뒤, ‘이게 IBM에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IBM이 첫 번째 기업고객이 됐습니다.”
―결국 코칭은 스포츠에서 시작해서 비즈니스로 확산된 거군요. 그렇다면 스포츠와 비즈니스 간에 유사점이 있나요?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합니다. 둘 다 성과(performance)에 관한 것이죠. 최선을 다해 좋은 성과를 내려고 하죠. 하지만 가장 큰 차이는 스포츠에서는 자연스럽게 스포츠를 하려는 동기가 있다는 거죠. 시작부터 바로 운동을 하는 겁니다. 일하는 사람들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일을 합니다. 동기가 다른 거죠. 그러나 코칭 문화가 조직에 도입되면 일터가 즐거움의 장소로 변하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되면 스포츠와 비즈니스는 유사점이 많아집니다. 또 다른 차이점은 스포츠에서 코칭은 매우 직접적이고, 교습적(instructional)인 반면, 비즈니스에서 코칭은 보다 발전된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덜 직접적이고, 덜 교습적이죠. 늦게 도입됐지만, 비즈니스에서의 기법이 더 앞서 있는 겁니다.”
―점점 더 많은 CEO들이 코칭을 받고 있습니다. 왜 그런가요?
“네. 여러 이유가 있죠. CEO들은 더욱 더 많은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글로벌라이제이션, 환경이슈 등은 새로운 도전이 되고 있죠. 그들은 지원을 원하고 있습니다. CEO들은 자신들의 문제를 동료에게 말할 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사회 내에서의 경쟁도 치열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종종 외부의 독립적인 사람과 자신들의 문제를 얘기하고 싶어하죠. 그런 경우 외부 코치가 도움이 됩니다.”
―당신이 비즈니스 코칭을 시작한 건가요?
“모던 코칭이라고 부르는 기법은 티머시 골웨이(Timothy Gallwey)가 쓴 ‘이너게임’이라는 책으로부터 시작됐습니다. 그는 테니스 코치였죠. 하버드대학의 테니스부 주장을 맡기도 했습니다. 나는 그의 책에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그와 함께 일했고, 그가 만든 회사의 영국지사를 운영했습니다. 나중에 나는 퍼포먼스 컨설턴트라는 회사를 설립했지만, 처음에는 ‘이너게임 영국’회사를 운영했던 겁니다. 이너게임 원칙은 좋은 코칭에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사업 초기, 이너게임 원칙을 지키지 않는 코칭스쿨들을 보고 실망했습니다. 이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효과가 달라지거든요.”
―이너게임 원칙(inner game principles)이 어떤 건가요?
“티머시 골웨이는 놀라운 얘기를 했죠. ‘테니스를 할 때 내 머리 속의 적이 네트 건너편의 적보다 훨씬 무섭고 위협적이라는 걸 깨닫는 순간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된다.’ 중요한 시합에서 내가 질지도 모른다고 불안해하고 초조해하면, 몸이 굳고, 두려움으로 인해 패닉에 빠져 좋은 성적을 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코칭의 목표는 정신적 불안이 성과를 방해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너게임의 원칙은 우리가 매일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잘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믿는 겁니다. 그 잠재력을 발견하는 방법은 외부로부터 밀어 넣는 것이 아니라, 억누르고 있는 뚜껑을 열어 안에서부터 밖으로 흘러나오도록 하는 것이죠. 바로 그 뚜껑이 성과를 방해하는 정신적 불안입니다. 바로 이 점이 가르침(teaching)과 다른 점입니다. 가르침은 밖에서 뭔가를 안으로 밀어 넣는 것이고, 코칭은 안에서 밖으로 끄집어 내는 것이죠.”
―만약 어떤 직원이 조직에 잘 맞지 않는다고 판단될 때, 코칭을 통해 변하도록 하는 게 옳습니까, 아니면 내보내는 게 맞습니까?
“이 직원이 갖고 있는 기술(skill)의 가치를 판단해야 합니다. 만약 매우 특별한 기술을 지니고 있다면, 많은 시간을 들여서 코칭을 하고, 조직 내에 남아 있을 수 있도록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눈에 띄는 특별한 기술이 없다면 이 한 사람에게만 집중할 수는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돌봐야 하니까요. 이때는 나가라고 해야 합니다. 실용적(practical)이어야 합니다. 코칭을 이용해 모든 사람을 전진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에서는 실용적이 돼야 합니다. 때때로 (적응하지 못하는) 직원을 내보내야 한다는 뜻입니다.”
―가장 성공적이었던 기업의 스토리를 들려주신다면.
“내가 영국에서 함께 일했던 회사의 예를 들죠. 매우 작은 회사인데요, 월마트의 지부였습니다. 물건 배달을 위해서 창고를 짓는 일을 했습니다. 존 더근이라는 사람이 CEO였죠. 그는 직원들을 제대로 대우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나에게 와서 일하는 전체 40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코칭프로그램을 적용해달라고 부탁했죠. 코칭프로그램을 실행한 후 이 지부는 더욱 개방된 관계를 갖게 됐고, 성과는 더욱 올라갔습니다. 코칭 문화를 실행하는 존 더근 CEO의 행동은 이런 식입니다. 하루는 그를 아침에 사무실에서 만나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그가 사무실에 출근하기 30분 전에 도착해서, 리셉션데스크에서 기다리고 있었죠. 안내하는 아가씨가 새로운 얼굴이어서 인사를 했습니다. 몇 주 전에 이 회사에 합류했다고 하더군요. 그녀는 ‘일하기 참 좋은 곳’이라고 말했어요. 그 때 CEO인 존 더근이 나타나서, 내가 기다리는 걸 본 겁니다. 나에게 곧장 다가와서 인사하고 들어가려고 하는데, 안내하는 아가씨가 CEO를 부르는 겁니다. ‘존, 저도 여기 있어요.’ 그러자 존 더근이 돌아서서 말하더군요. ‘고마워요. 내가 급하다 보니 미처 못봤군요.’ 회사에 합류한 지 불과 몇 주 안 되는 직원도 스스럼없이 얘기하고, CEO도 그런 직원에게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주고 있는 겁니다. 이런 회사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코칭도입 이유는?
성과 강화·수행문제 교정·팀 구축順
최근들어 코칭은 누구나 받을 정도로 일반화
이희경 인코칭 부사장
‘5+5=10, ?+?=10’
여러분은 위의 두 식에서 어떤 차이점을 발견하는가?
전통적인 스포츠 코치는 10을 만들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으로 5 더하기 5를 제시한다. 그리고 선수들에게 그대로 할 것을 요구한다. 이것은 ‘지식은 전수되는 것이다’라는 시절의 패러다임이다.
하지만 이제 힘과 정보는 더 이상 소수의 리더에게 집중돼 있지 않으며, 리더가 제시하는 하나의 정답보다는 여러 개의 해답 중에서 자신에게 맞는 선택을 하고자 하는 개인들이 늘어가고 있다. 21세기의 코치는 ‘당신은 무엇과 무엇을 더해서 10을 만들 때 가장 효과적이고 만족스럽습니까? 그 방법을 함께 찾아볼까요?’라고 질문한다. 모든 문제는 여러 개의 해답이 있을 수 있으며 개인은 자신에게 가장 만족스러운 해답을 선택할 때 가장 효과적일 수 있다는 패러다임이다.
전문적인 비즈니스 코칭은 1980년대 후반, 미국의 기업들이 코칭 방법론을 도입하면서 시작됐다. 1960년대와 1970년대에, 기업 내의 의사소통은 상의하달(上意下達) 방식으로 진행됐다. 최고 경영자와 임원은 결정을 하고, 실무자는 실행하며, 중간 관리자는 실행을 지켜봤다. 하지만 1980년대에 접어들어서는 위계적인 질서보다는 조직원 개개인의 자발성과 창의성이 기업을 번창시키는 데 더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하게 됐다. 새로운 개념의 인재개발 방법론의 필요성이 대두됐고, 조직은 코칭에서 그 해답을 찾은 것이다.
미국에서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여러 조직의 임원들이 리더십 포럼 등에서 만나면 “당신은 코칭을 받고 있습니까?”라고 서로 질문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1~2년 전부터는 “당신의 코치는 누구입니까? 그는 어떤 영역 전문인가요?”라고 질문한다고 한다. 그만큼 코칭이 일반화, 전문화됐음을 의미한다.
조직이 임원들에게 코칭을 받게 해야겠다는 결정을 내리는 것은 쉽지 않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6개월 혹은 그 이상 계속되는 장기 프로젝트라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코칭으로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원 코칭을 도입한 기업들은 도대체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을까?
링키지(Linkage Inc.)가 코칭을 실시하고 있는 세계 19개국의 230여 조직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코칭을 도입하는 제1이유는 ‘현 성과의 강화(78%)’다. 다음으로 ‘수행문제 교정(71%)’, ‘팀 구축(45%)’, ‘변화경영(45%)’, ‘승계관리(37%)’, ‘신규임원의 성공 보장(32%)’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코칭을 도입한 조직에서 변화는 개인 차원에서 먼저 일어난다. 코칭을 통해 문제 해결력이 증가되고 성장하는 경험을 한 개인은 자신과 조직에 만족하게 되고, 만족한 개인들이 모여 팀을 이루었을 때 그 팀은 막강한 팀워크를 가지게 된다. 조직의 성과 향상은 바로 이 막강한 팀워크를 가진 팀이 이루어내는 것이다. 매출이 증대되고, 불량률, 이직률이 줄어드는 등 가시적인 성과의 이면에는 자신과 일, 그리고 조직에 만족하는 개인이 있다.
어느 분야에서라도, 정상의 위치에서도 코치는 필요하다. 때문에 골프의 천재인 타이거 우즈도, 자신에게 조언을 하고 지원해주는 코치를 두고 있는 것이다. 코치는 개인의 현재 모습을 진단하고, 의사 결정에 힘을 실어주거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스스로는 파악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통찰력을 가지게 하고, 내면의 변화를 행동으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 source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7/11/02/200711020056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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