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영의 개방화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처럼 | |
과거 기업 내부에서 폐쇄적으로 진행되던 각종 업무와 활동이 점차 개방화, 외부화 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는 아웃소싱은 단지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다. 사실 다양하게 나타나는 여러 현상을 단순히 외부화, 개방화 등의 하나의 단어로 표현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과거의 폐쇄형 시스템에서 오픈형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거시적 관점에서 이 글에서는 최근의 이런 트렌드를 개방화로 정의하기로 한다. 그렇다면 우선 이러한 개방화가 어떠한 형태로 전개되고 있는가를 살펴보도록 하자. 기업 경영의 개방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내부 업무의 외부화 개방화가 상당히 일찍부터, 또한 가장 빠르게 진전되고 있는 분야가 바로 아웃소싱이다. 최근에는 기업의 다양한 업무까지 대행하는 BPO(Business Process Outsourcing) 등으로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또한 소프트웨어나 인력 파견 등을 통한 제한적인 활용을 뛰어넘어서, 외부 전문업체가 프로세스, 인력, 관련 기술 개발 등에 대한 대부분의 권한을 가지고 운영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아웃소싱은 개방화의 가장 단순한 단계로서, 기업 내부의 가치가 외부로 수평 이동한 것에 불과하다. 물론 이러한 가치 이동을 통해 기업은 비용 절감, 효율성 상승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내/외부 상호작용의 극대화 최근 제품 개발 분야에서 외부의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이 활성화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이 바로 내부와 외부의 상호작용이 활발히 일어나는 개방화의 또 다른 모습이다. 과거에는 다양한 부품을 구입해서 단순히 조립하기만 하면 되었지만, 현재는 제품이 점점 모듈화, 컨버전스화 되기 때문에 필수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융합현상이 고도화 될 수밖에 없다. 또한 핵심 기술 인력의 이동, 기업을 대체할 만한 지식을 갖춘 제3의 연구기관, 기술 탐색 대행자의 등장으로 인해 굳이 기업 내부가 아니라도 외부에서도 충분히 기술 혁신의 역량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도 주요 원인이다. 오픈 이노베이션, 웹 2.0을 활용한 소비자의 참여 등은 기업 내부와 외부의 상호작용 속에서 가치가 상승한다. 장터형 모델을 통한 외부 유인(誘引) 개방화의 세 번째 모습은 장터형 모델(Marketplace)에 외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현상이다. 아주 단순화 한다면 기존의 유통업체를 생각하면 될 것이다. 하지만 전통적인 유통업이나 기존의 온라인 쇼핑몰은 장터를 개설한 기업이 참여를 원하는 기업들에 대한 선정 및 평가를 주도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폐쇄형에 가까운 모습이다. 하지만, 이러한 모델도 역시 점차 개방형으로 진화하고 있다. 예컨대 e-Marketplace에는 원하는 모든 기업 또는 개인이 참여할 수 있으며, 외부 기업의 능력에 따라 얼마든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또한 지금까지 이동통신 기업들이 제공하던 무선인터넷 서비스 망 개방(Open access), 풀 브라우징(Full browsing)의 도입으로 인해 점차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모델로 바뀌어 갈 것이다. 이러한 개방화는 장터를 개설한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주면서, 동시에 외부 업체 역시 수익을 창출하는 win-win 모델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 성공적인 개방화를 이끌기 위한 조건들 문제는 개방화로 인한 각종 위험 요인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또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어떤 점에 포커스를 맞추어야 하는가이다. 다음부터는 실제 실행상의 이슈를 중심으로 기업의 대응 방안에 대해 살펴본다. 전략의 목표를 명확히 하라 기업들이 개방화에 대응하고자 할 때, 비용 절감에만 너무 집중한 나머지 단지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지역으로 이동하거나, 가장 저렴한 가격을 제시한 업체를 선정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처럼 비용 절감에만 집중한 기업보다는 성과 향상에 초점을 맞춘 기업의 비용 절감 효과가 오히려 약 1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비용 절감의 차이는 외부화 대상 지역이나 임금의 차이 등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성과 향상에 초점을 맞추어 성과의 향상이 결과적으로 비용 절감으로 이어지도록 유도하는 선순환의 고리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조직 역량 강화, 서비스 수준의 향상, 유연성 확보 등의 전략적 성과 향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또한 이러한 전략적 목표에 적합한 나만의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이러한 외부 네트워크는 기업의 특성 및 자원은 물론 산업의 현황을 반영해야 한다. 예를 들어 특정한 물질의 발견으로 인해 단기간에 산업 구도가 바뀔 수 있는 바이오나 화학 등의 산업에서는 광범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극도로 낮은 성공 가능성 때문에 광범위한 기술 탐색과 연구결과를 적용하는 실험이 끊임없이 되풀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노바티스는 2004년부터 독자개발에서 탈피해, 글로벌 기업들과 ‘NIBR Strategic alliances’라는 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사용자 편의를 고려한 플랫폼을 설계하라 개방화가 진전될수록 외부 기업이나 소비자는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나 인터페이스를 요구하게 된다. 이러한 플랫폼은 외부의 참여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기업이 요구하는 최소 수준의 품질 검증을 이룬다는 측면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원래 이러한 플랫폼은 소수의 고객을 대상으로 하던 B2B 비즈니스에서 한 발 앞서 나가고 있다. 예를 들어 대형 식품 제조업체에게 향기(Flavor)를 제공해 주는 BBA라는 기업의 경우를 살펴보자. BBA는 자사가 가지고 있는 향기 정보를 DB 형태로 제공한다. 또한 고객 기업의 오피스에 자사에서 사용하는 샘플 제조기기를 무료로 배포하였다. 고객들은 DB에 접속해서 자신들이 원하는 향기를 검색하고, 특정 향기를 선택한 후, 이를 샘플 기기를 통해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 여러 번의 과정을 통해 최종적으로 고객이 원하는 향기를 BBA에 통보하면 완성 제품이 만들어져 이를 받아볼 수 있다. 이처럼 고객은 BBA에서 제공하는 플랫폼을 통해 손쉽게 자신들이 원하는 샘플을 만들 수 있고, BBA는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에 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된다. 이와 같이, 고객이나 외부 기업을 위해 제공되는 플랫폼은 여러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우선 플랫폼을 활용하는 외부 참여자가 플랫폼을 통해 완벽한 사이클(Full cycle)을 구현해 볼 수 있어야 한다. 만약 BBA 고객이 단순히 DB만 검색할 수 있고, 직접 샘플을 만들어 볼 수 없다면, 활용 빈도가 점점 떨어지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플랫폼을 구축한 의도와 달리 외부 참여자의 번거로움만 증가하고 접근성은 오히려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둘째, 사용자 편의성을 확보해야 한다. 예컨대 위의 예처럼 고객이 DB를 검색할 때 전문 용어를 제공하기 보다는 ‘신선한’, ‘달콤한’ 등의 용어를 제공한다면 외부 참여자가 보다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기본적이면서 모든 사용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프로세스나 기능은 미리 모듈화 하여 굳이 고객이 이런 기능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게끔 만들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용자가 실제 이러한 플랫폼을 활용해서 만든 가공의 제품이나 부가가치의 한계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 그래야 불필요한 오해가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복원력을 확보하라개 방화는 필연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형태의 리스크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특히 아웃소싱이나 장터형 모델에 의한 개방화는 서비스의 실패 등을 포함한 전략적, 재무적, 운영상의 리스크를 항상 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체계적으로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기업 내부의 복원력 확보 시스템이 필요하다. 복원력 확보를 위해서는 우선 일정 수준의 가이드라인을 선정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어야 한다. J.P.Morgan은 IT 분야에 서비스 표준(Service Level Agreement)을 도입하여 서비스에 대한 평가 항목과 목표 수준, 측정 방식에 대한 검증을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특정 지표에 근거해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서비스가 발생하게 되면, 일시적으로 내부 인력이 대행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다음으로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파트너를 가지고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본의 이동통신 사업자인 KDDI는 외부 업체가 자유롭게 무선 인터넷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도록 자사의 망을 개방하였다. 소비자에게 인기가 많은 콘텐츠에는 외부 기업의 참여가 매우 활발하게 일어났고, 히트 콘텐츠도 등장했다. 그런데 기존부터 지속되어 왔지만 사용자가 적은 콘텐츠의 경우 외부 기업이 서비스를 회피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KDDI는 여전히 기존 자사의 공식 파트너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을 통해서 혹시 발생할 수 있는 특정 서비스 제공 실패에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 경영의 개방화는 더욱 더 확대되고, 이에 따른 비즈니스 모델도 점점 다양화, 세련화 될 것이다. 기업은 다양한 주체들을 조화롭게 리드할 수 있는 오케스트라적인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 더불어 사소한 운영상의 실수가 돌이킬 수 없는 실패로 이어지지 않도록 개방화에 따른 세부 위협요인들을 다시 점검하고 대안을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다. |
'Business > ~2007'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차별화된 서비스에는 기꺼이 ‘웃돈’ 지불 (0) | 2007.11.17 |
---|---|
Social Networking Service의 재발견 (0) | 2007.11.16 |
글로벌 트렌드와 디자인 경영의 미래 (0) | 2007.11.15 |
국부펀드(SWF)가 몰려온다 (0) | 2007.11.15 |
고객가치 창조를 위한 B2B 마케팅 (0) | 2007.1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