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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3. 27. 13:33

세계경제는 서브프라임 사태와 국제원자재 가격 급등을 계기로 2000년대 초중반의 ‘고성장-저물가’ 시대를 마감할 것으로 보인다. 서브프라임의 진원지인 미국 경제는 건설경기 침체와 가계의 재무구조 조정으로 소비의 둔화 폭이 깊고, 소비 조정기간도 길어질 전망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의 경기부진과 개도권의 성장 탄력 둔화로 세계경제 성장률은 올해 3.9%, 내년에는 4.0%에 그쳐 작년에 비해 1% 포인트 정도 낮은 성장세가  2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은 수출과 내수의 동반 둔화로 작년보다 0.3% 포인트 낮은 4.6%를 기록할 전망이다. 세계경제 둔화는 수출증가율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개도국 경제의 고성장세 유지와 원화 절하 등이 수출의 버팀목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은 수출보다 높은 증가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여 올해 경상수지는 97억 달러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는 둔화되고, 건설투자는 공공부문의 대규모 개발사업에 힘입어 소폭 회복될 전망이다. 물가는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에 환율 절하 요인까지 가세하여 3%대 중후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경제정책은 대외 여건 악화가 국내금융시장 등에 파급되는 것을 차단하고 중장기적인 안정성장 기반을 다지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목 차 > 
 
Ⅰ. 머리말
Ⅱ. 향후 경기흐름을 좌우할 세계경제 3대 이슈
    1. 미국 경기침체, 어디까지인가
    2. 원자재 가격 급등의 영향, 본격화되나
    3. 개도국, 세계경제의 버팀목 되나
Ⅲ. 2008년 국내 경제전망
Ⅳ. 맺음말
 
 
 
Ⅰ. 머리말 
 
 
최근 5년간 저물가 속에 고성장을 구가하던 세계경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선진국 소비-개도국 투자’의 선순환 고리가 서브프라임 사태의 여파와 국제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국제금융시장의 혼란은 신용경색과 자산가격 하락을 가속시켜 선진국의 소비위축으로 이어지고, 고성장세를 지속하던 개도국 경제도 성장탄력이 약화되는 모습이다.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국제유가와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곡물가격도 글로벌 인플레이션율을 높여 위기에 빠진 세계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약 6개월 후의 경기상황을 미리 예고해 주는 주요국의 경기선행지수들은 세계경제가 고성장기를 마감하고, 경기하강 국면으로 진입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권 경기선행지수의 하락 속도가 빨라지고, 선진권보다는 상황이 낫지만 중국의 선행지수도 최근 하락세로 돌아섰다(<그림 1> 참조). 선진국 전체 경기를 나타내는 OECD선행지수뿐 아니라 신흥국가를 포함한 선행지수도 작년 7월부터 7개월째 하락하고 있어 올해 세계경제의 둔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더구나 최근과 같은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올해 안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물경제 여건은 더욱 악화될 수 밖에 없다. 서브프라임 관련 파생금융 상품에 투자했던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추가 손실이 밝혀지고, 최근 미국 굴지의 투자은행 베어스턴스가 사실상 파산했던 것처럼 제2, 제3의 파산 은행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경우 금융 불안으로 인해 초래된 실물경기 둔화가 다시 신뢰 상실과 자산가치 하락을 유발해 재차 금융시장의 붕괴를 촉진하는 ‘금융 가속기(Financial Accelerator)’가 작동할 우려가 있다.
 
이제 관심은 세계경제가 어느 정도까지 어려워지고, 언제쯤 어느 정도의 속도로 회복될 것인지, 그리고 이러한 세계경제 환경에서 우리 경제의 모습은 어떠할 것인지로 모아질 것이다. 이에 본고에서는 향후 경기흐름을 좌우할 세계경제 3대 이슈를 선정해 분석한 후 세계경제와 우리 경제에 대한 영향과 전망을 살펴보고자 한다.
 
 
Ⅱ. 향후 경기흐름을 좌우할 세계경제 3대 이슈  
 
 
1. 미국 경기침체, 어디까지인가 
 
향후 세계경제의 흐름을 좌우할 가장 중요한 변수는 이번 서브프라임 사태의 진원지이며, 세계경제의 1/4을 차지하는 미국 경제의 움직임이다. 그 중에서도 미국의 건설경기와 소비의 향방이 가장 핵심적인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2004년 3.6%를 정점으로 완만하게 둔화되기 시작해 작년에는 2.2%까지 하락하였다. 작년 4/4분기 중에는 0.6%로 떨어져 경기하강 추세가 더욱 뚜렷해졌고, 올해는 서브프라임 사태와 국제원자재 가격 급등이 겹쳐 주택경기 침체가 소비위축으로 확산되면서 미국 경제가 침체기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IT버블 붕괴 당시와 비슷한 수준으로 성장률 하락할 듯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은 2001년 IT버블 붕괴 당시와 비슷한 수준인 0.8% 정도에 그칠 전망이다(<표 1> 참조). 2002년 이후 지속된 미 달러화 약세에 힘입어 수출이 증가하고, 기업 투자가 증가세를 유지하더라도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건설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의 폭이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향후 1~2년간 미국 경제의 가장 큰 특징은 ‘건설과 소비의 동반 침체’가 될 것이다. 먼저 주택가격 하락세가 최소한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올해 들어서도 신규 주택판매/착공, 건축허가 등 건설관련 선행지표들이 30% 이상 급락하고 있어 건설경기 침체는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건설경기가 침체상태에 있는 가운데 터진 서브프라임 사태와 국제유가의 급등은 호조세를 보이던 소비가 본격적으로 위축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2006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주택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부(負)의 자산효과가 확대되고, 주택의 담보가치 하락과 신용경색에 따른 주택에퀴티 대출 감소, 가계부실로 인한 소비자신용 연체율 상승으로 인해 소비가 본격적으로 둔화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고용 감소와 임금 상승세 둔화로 가계소득 증가세가 둔화되고, 물가상승에 따른 구매력 약화 추세도 소비 위축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미국 경제에서 소비와 주택건설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75.6%(2007년 기준)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건설투자와 소비의 동반 침체는 미국의 성장률을 크게 하락시킬 수 있는 파괴력을 가지고 있다.
 
소비 둔화 폭이 깊고, 조정기간도 길어질 전망 
 
이번 경기침체의 두 번째 특징은 소비의 둔화 폭이 깊고, 소비 조정기간도 길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과거 경기침체기와 달리 이번 경기침체는 부동산가격 하락과 유가 상승이 겹쳤고, 구조적으로도 가계의 재무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시점이기 때문에 과거 경기침체기와 달리 단기간에 가벼운 소비 조정으로 끝날 상황이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 경제는 2차 석유파동 이후 25년간 두 번의 공식적인 경기침체기를 겪었다. 먼저, 2001년 IT버블 붕괴 당시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0.8%까지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소비는 2.5% 증가하였다(<그림 2> 참조). IT관련 주식을 중심으로 주가가 폭락했지만, 부동산 가격은 오히려 8.5%나 상승했고 유가도 배럴당 26달러로 안정세를 유지해 소비 둔화 폭을 줄이는 역할을 했다.  
 
반면에 1991년 경기침체기는 부동산 가격 하락과 유가 상승이 겹친 경우이다. 당시 S&L 파산으로 부동산 가격이 1.5% 하락하고, 걸프전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성장률이 -0.2%를 기록하고 소비증가율도 0.2%에 불과했다. 특히 내구재 소비는 무려 5.6%나 감소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상황이 조금 더 좋지 않다. 주택가격 하락과 유가 상승뿐 아니라 곡물, 광물 등 각종 원자재 가격까지도 급등하고 있다. 주택가격은 작년에만 4.6% 하락했고, 유가는 작년 초 배럴당 50달러 대에서 올해는 이미 100달러를 넘어섰다. 곡물, 광물 중에는 1년만에 두배 이상 오른 품목도 많다. 올해 미국 경제는 1991년처럼 소비위축의 폭이 커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가격변수뿐만 아니라 가계의 재무상태와 같은 구조적인 요인도 매우 취약한 상태이다. 2007년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991년의 62.0%보다 35%p 이상 높은 97.6%, 가처분소득 대비 이자상환비율(Debt Service Ratio)은 2.6%p 높은 14.3%로 두 지표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개인 저축률이다. 미국의 개인 저축률은 1991년까지만 해도 7.3%를 유지했으나 작년에는 0.5%까지 떨어졌다. 작년 11월부터는 저축률이 3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저축률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상당수의 소비자들이 저축은 커녕 적자 상태에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1992년까지 꾸준히 증가하던 개인의 저축액은 1993년부터 줄어들기 시작해 작년 말부터는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그림 3> 참조).
 
과잉소비 조정 국면 진입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목해야할 점은 1998년부터 작년까지 10년간 지속된 과잉소비가 이번 서브프라임 사태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조정되기 시작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최근 20년간 미국의 소비를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면, 1998년을 기점으로 구분할 수 있다(<그림 2> 참조). 먼저, 1988~1997년까지는 성장률(평균 3.0%)과 소비증가율(2.9%)이 비슷한 기간이었다. 그러나 1998년부터 작년까지는 단 한해도 예외없이 성장률보다 소비증가율이 높았다. 말하자면 과잉소비 기간(성장률 평균 2.9% < 소비 3.6%)이었다. 이번 서브프라임 사태는 이러한 과잉소비가 본격적으로 조정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물론 지난 2월 확정된 세금 환급, 투자금액에 대한 세금 감면 등 대규모 경기부양 효과가 올 하반기에 반짝 나타날 것이다. 하지만, 미국 가계의 구조적인 취약점을 고려하면 그 효과는 일시적으로 그치고 다시 지지부진한 양상을 보일 공산이 크다.
 
이상을 종합해 볼 때, 올해 미국의 소비는 1991년 이후 17년 만에 가장 낮은 0%내외의 소비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이후에도 미국의 소비부진은 상당기간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득대비 가계부채가 역사상 최고치에 있고, 개인 저축률도 제로 수준까지 떨어져 있어 미국의 가계는 부실화된 재무구조를 재조정할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가계의 재무 구조조정은 결국 소득이 늘어나는 것보다 소비를 덜해서 흑자를 내야 가능할 것이다. 평균소비성향이 하락 압력을 받는다는 의미이고, 가계의 재무 구조조정에는 상당히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1~2년 동안 소비가 본격적으로 회복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경기 회복 속도 과거보다 상당히 완만할 듯 
 
따라서 미국 경제는 건설경기 침체와 가계의 재무구조 개선에 따른 소비부진 장기화 등으로 빠르게 회복되기 어려워 보인다. 내년 하반기 이후 수출과 제조업 중심으로 미국 경제가 회복되더라도 회복 속도는 <그림 4>와 같이 과거 패턴보다 상당히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
 
2. 원자재 가격 급등의 영향, 본격화되나 
 
최근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국제 원자재 가격은 미국발 서브프라임 사태와 함께 세계경제의 대표적인 불안요인이다. 앞으로도 주요 국제 원자재 가격은 고공행진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아 단기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도 글로벌 인플레 압력을 높이고, 세계경제 성장을 제약할 전망이다.
 
국제원자재 가격 고공행진 지속 
 
국제유가는 미국의 경기침체, 일본 및 유럽 경제의 둔화에도 불구하고 석유다소비형 국가인 중국, 중동 등 개도국의 원유수요 증가, 달러화의 약세에 따른 투기 수요 확대, 공급 불안에 대한 우려 등으로 인해 배럴당 90달러를 넘는 고유가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경기침체는 선진국뿐만 아니라 개도국의 성장세 둔화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향후 원유에 대한 수요 증가세는 점차 둔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국제유가는 올 3/4분기 이후 배럴당 90달러대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중국이 9%대 중반의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중동 경제도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여 세계 원유수요가 크게 둔화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최근 국제유가의 상승세는 원유시장의 수급 요인으로만 설명하기 어려운 측면이 강하다. 서브프라임 사태의 여파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미국의 지속적인 유동성 공급으로 미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국제원자재에 대한 투자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화 가치가 떨어져 달러표시 국제유가가 상승압력을 받는 가운데 투기수요까지 가세해 유가 상승폭이 더욱 확대된 것이다. 내년에도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고 달러화 약세 기조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국제유가가 크게 하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속, 곡물 등의 기타 원자재의 경우도 중국과 인도로 대표되는 신흥 개도국들의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미 달러화 약세와 투기자금의 유입이라는 수급상황 이외의 요인들이 가세하면서 고공행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곡물의 경우 세계 인구의 증가세, 개도국의 수요 급증, 지구 온난화로 인한 경작지 감소, 그리고 유가상승에 따른 비료가격 인상과 바이오 연료에 대한 수요증가 등으로 내년에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구리와 알루미늄 등 금속자원의 경우는 주요 수요국인 미국의 경기후퇴, 중국의 긴축정책의 영향으로 수요증가세가 다소 둔화돼 가격 상승률은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테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  
 
세계경제 둔화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국제 원자재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세계경제에는 어떠한 부작용이 나타날 것인가? 가장 우려되는 것은 경기침체 속에 물가가 상승하는 스테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이다. 각종 원자재 가격의 상승은 자원소비국에게는 세금 증가와 같은 효과로 나타난다. 에너지에 대한 지출부담이 증가하여 소비가 위축되고, 생산비용 상승으로 인해 빠른 생산성 향상을 주도하던 공산품 부문의 생산성 개선이 제약을 받아 성장 둔화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에너지 다소비형 구조를 가지고 있는 미국 경제의 경우, 달러화 약세 속에서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의 상승 부담이 가중되면서 올해 경기침체 속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4%로 높아지는 마일드한 스테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자원없는 공업국가 어려움 가중 
 
그러나 올해 전체 세계경제가 과거 오일쇼크 당시처럼 스테그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국제원자재 가격의 급등은 석유파동기와 같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각종 공업제품 시장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어 세계 물가 상승률이 과거의 인플레이션 시대와 같이 급등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올해와 내년에는 세계 각국에서 전반적으로 물가상승률이 높아질 것으로 보이나 원자재의 인플레이션, 공산품의 저물가라는 기본 구도에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따라서 원자재와 공산품간의 교역조건 악화가 지속되면서 우리나라와 같이 자원이 없고 제조업 비중이 높은 국가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고유가가 세계경제에 미칠 영향의 크기는 세계경제 중에서 석유소비 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세계석유소비금액/세계명목GDP)의 추이로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다. 이 비중은 작년 기준으로 4.2%로 2차 석유파동기의 7.0%에 비해 낮은 상태이다. 하지만 올해 평균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달할 경우 5.6%로 상승해, 2차 석유파동 당시의 80%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그림 5> 참조). 현재의 고유가 현상을 2차 석유파동기와 단순 비교할 수는 없으나 서브프라임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 등 선진권 경제나 자원을 보유하지 않은 공업국에는 상당한 경기위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발생 가능성은 낮지만 만약 국제유가가 계속 급등세를 보여 내년까지 배럴당 140달러에 달하는 위기 시나리오가 실현된다면, 세계경제의 석유소비금액 비중은 2차 석유파동기에 버금가는 7%대로 상승해 세계적인 스테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으로 보인다.
 
3. 개도국, 세계경제의 버팀목 되나 
 
최근 세계경제의 핫 이슈 중 하나가 디커플링 문제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의 경기부진에도 불구하고 개도국이 고성장세를 유지할 것인가가 디커플링 문제의 핵심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권의 경기 둔화로 개도국의 성장세 둔화가 불가피하지만, 개도국 경제는 비교적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며 세계경제의 둔화 폭을 줄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경제, 긴축정책 불구 9%대 고성장 
 
중국은 지난 5년간 두 자릿수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세계경제의 호황을 뒷받침해왔다. 그러나 작년 하반기부터 소비자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하는 등 인플레가 심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고, 중국정부의 긴축정책과 수출 둔화로 중국경제는 성장세 둔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올해 중국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인플레 억제이다. 중국의 인플레를 유발시키는 요인으로는 돼지고기 등 식료품 가격 상승 외에도 국제원자재가격 급등과 노동비용 상승, 과잉유동성 등을 들 수 있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노동계약법, 최저임금인상 및 각종 환경관련 규정도 기업의 생산비용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중국의 물가는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중국정부는 통화긴축 및 물가안정 등 정책방향을 내세워 경제안정을 위한 속도조절에 들어갔다.
 
그러나 성장률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중국경제는 수출·투자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든 반면, 구매력향상과 함께 개인소득세 면세점 인하 등 소비진작 정책에 힘입어 소비의 기여도가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그림 6> 참조). 소비가 당장 수출 둔화를 만회할 정도의 새로운 성장 축이 되기는 어렵지만 내수중심의 성장으로 전환하는 조짐이 나타나면서 소비의 역할도 점차 커질 것이다. 수출도 미국 중심에서 벗어나 다변화되고 있어 대미 수출이 줄어들더라도 둔화 폭이 크지는 않을 전망이다. 따라서 중국경제는 성장세가 둔화되겠지만 올해 9.5%, 내년에도 9.0%의 고성장세를 지속하며, 세계경제의 둔화 폭을 줄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 경제 인프라 투자가 성장 뒷받침 
 
인프라투자, 소비확대, 투자규제완화 등으로 지난 3년간 9%대의 고성장을 유지해왔던 인도 경제는 올해에는 고유가, 인플레, 루피화 강세, 세계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성장률이 8.0%로 다소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지속적인 인프라투자로 인해 높은 성장세는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 정부는 작년부터 시작된 11차 5개년 규획에서 향후 5년간 인프라 투자를 위해 총 14조 루피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앞으로 도로, 철도 등 인프라 확충 작업이 계속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시작할 예정인 델리-뭄바이 산업회랑 대형 프로젝트(DMIC) 등을 통해 전반적인 인프라 환경이 개선되면 제조업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IT를 비롯한 각종 서비스업이 고성장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인도의 자동차, 기계 등 중공업 성장세가 빨라지면서 산업구조 불균형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원보유국의 부상 
 
국제원자재 가격의 상승세는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며, 자원보유국의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성숙된 선진국에 비해 자원보유국의 경우 성장잠재력이 크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선진국 등에서 자원보유국으로 소득이 이전되는 것은 오히려 세계경제의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다. 중국, 인도의 고성장 추세와 함께 각종 원자재 가격 강세에 힘입어 풍부한 자원을 보유한 러시아, 중앙아시아, 중동, 중남미 등 자원보유국들은 올해와 내년 성장세가 둔화되더라도 호조세를 유지하며 세계수요의 급락을 어느 정도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일본 자동차업계의 경우 중동지역에 대한 자동차 수출대수가 EU 전체시장에 버금가는 규모로 성장하고 있다.
 
러시아는 2008년에도 석유·가스 등 에너지 가격의 고공행진에 힘입어서 수출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빠른 임금상승과 인프라 투자 확대를 통한 소비와 투자 붐 역시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2의 중동으로 불리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석유·가스 등 에너지 자원, 귀금속과 금속 등 광물 자원, 밀과 면화 등 농산물 자원 등 천연자원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어 천연자원의 국제가격 상승을 바탕으로 견실한 경제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는 중동 경제의 경우 유전개발,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 부동산 개발 등의 개발 프로젝트가 계속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대형 석유화학 플랜트가 잇달아 가동에 들어가면서 화학제품 수출의 확대를 통한 수출구조의 고도화도 예상된다.  
 
선진권과 자원이 없는 공업국의 경제가 부진한 가운데 제조업 거점이 자원보유국으로 이동하는 움직임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러한 자원보유국의 부상은 세계경제의 둔화를 완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개도국 내수기반 확대 
 
이처럼 미국 경제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개도권 경제가 고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는 것은 최근 세계경제의 ‘성장 축 다극화’와 관계가 있다. 첫째, 세계경제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 작년 세계 GDP에서 미국 경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25.8%로 5년전에 비해 6%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구매력평가 기준으로는 21.4%까지 하락하여 과거에 비해 미국 경제의 중요도가 축소되었다. 두 번째는 지역별 역내교역 증가와 수출다변화로 세계 각국의 대미 수출 의존도가 감소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아시아 지역의 경우 대미수출 비중은 6년 사이에 5% 정도 떨어진 16.8%이다. 세 번째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중국, 인도 등 기존의 신흥개도국과 막대한 자원을 보유한 자원보유국의 소득증가와 인프라투자 활성화로 소비와 투자 붐이 지속되면서 개도국의 자체 내수기반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경제 종합 
 
세계경제는 향후 1~2년 동안에 부동산 버블 조정과 서브프라임 사태의 후유증에 따른 국제금융시장의 불안, 달러화 약세, 국제원자재 가격의 고공행진이라는 충격으로 전반적인 조정 양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제의 경우 부실화된 가계의 재무 구조조정 과정에서 저축률 상승, 달러화 약세를 활용한 수출 확대와 경상수지 적자 감축 등에 주력, 저성장을 감수해야 하는 구조조정기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미국 경기의 침체는 일본, 유럽 경기의 악화로 이어져 전반적으로 부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선진권 전체 경제성장률은 1.6%로 2007년 대비 1%p 정도 하락할 전망이며, 내년에도 1%대의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표 1> 참조).  
 
개도권 경제도 미국의 경기침체가 선진권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시차를 두고 성장세가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개도권의 경제성장률은 작년 7.8%에서 6.9%로 하락할 것으로 보이며, 내년에도 6%대에 그칠 전망이다. 다만, 중국, 인도 등 거대 고성장 신흥국의 안정적인 성장 추세와 자원보유국을 중심으로 한 개도국 간 수요유발의 선순환 등에 힘입어 개도국 경제가 크게 추락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경제 환경의 악화는 중국, 인도 등 고성장세가 지속되어 온 개도국들에게는 적절한 조정이 될 수도 있다. 이들 국가의 경우 외국인투자 유치 과정에서 발생한 과잉유동성과 고성장이 물가불안 요인으로 작용해 왔기 때문에 세계경제의 감속과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축이 적절한 수준에 그친다면 이들 개도국들의 물가상승 압력도 점차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세계경제 성장률은 올해 3.9%, 내년에도 4.0%에 그쳐 작년에 비해 1%p 정도 낮은 성장세가 예상된다.
 
다만, 현재로서는 이와 같은 전망치를 위협하는 불확실한 요인도 적지 않다. 미국 금융불안이 주택부문에서 기업부문 등 다른 분야로 확산되면서 경기침체와 금융부실의 악순환이 심화돼 유럽 등으로 금융위기가 본격적으로 파급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이 경우 국제원자재 가격의 급락과 함께 자원보유국을 포함한 개도권 경제도 추락하여 세계경제는 심각한 침체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제원자재 가격 급등세에 따른 생필품 가격 상승으로 세계 각국에서 임금인상 요구가 심화돼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글로벌 금융불안에 대처하기 위해 현재 선진국이 실시하고 있는 금융완화 정책 자체가 불가능하게 되면서 금융불안 악화와 실물경제의 추락이 초래돼 세계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러한 글로벌 금융공황과 본격적인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지만 미국을 비롯한 선진권 정부가 금융기관에 대한 자금지원 결정이 늦어지는 등 정책의 실패와 실기로 인해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위기가 파급될 위험성도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   
 
 
Ⅲ. 2008년 국내 경제전망 
 
 
올해 우리 경제는 작년보다 0.3%p 낮은 4.6%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표 2> 참조). 성장률 하락의 주된 요인은 서브프라임 사태와 국제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세계경제 둔화로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회복세를 보이던 내수 경기도 구매력 약화와 수출 둔화의 영향으로 완만하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경기흐름은 올 상반기 중 하강국면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현재의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아직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가까운 미래의 경기를 나타내는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가 작년 12월부터 2개월 연속 하락해 조만간 경기하강국면 진입을 예고하고 있다(<그림 7> 참조). 이에 따라 올 1/4분기까지는 지난해의 경기회복기조가 이어져 상반기 성장률 5.0%, 하반기에는 4.3%로 상고하저(上高下低)의 양상이 좀 더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수출 두자리 대 유지, 경상수지 적자 전환 
 
세계경제 둔화로 수출 활력도 낮아질 전망이다. 이번 서브프라임 사태의 당사자인 미국에 대한 수출은 작년 6.0% 증가에서 올 1~2월 중에는 7.3% 감소로 돌아섰고, 하반기로 갈수록 대미수출의 부진은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부동산가격의 둔화가 뚜렷한 영국, 스페인 등 서유럽의 일부 국가들에 대한 수출도 감소세를 보일 전망이다. 그러나 중국, 동유럽, 자원보유국 등 대개도국 수출은 크게 둔화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누적된 오일달러를 바탕으로 대규모 투자확대를 계획하고 있는 중동 및 러시아 지역과 중남미, 아프리카 등 원자재 생산국과 인프라 구축 수요가 꾸준한 동유럽권에 대한 수출은 소폭 둔화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대중수출의 경우 중국의 수출증가세 저하로 수출용 소재 및 부품 수요가 둔화되고 일부 부문에서 중국기업과의 경쟁 격화에 따른 수출차질도 예상되지만, 인프라 투자 및 자체 소비기반의 확대 등으로 10%내외의 수출 증가세는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 11월 경부터 시작된 원화 절하는 수출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것이다. 원/달러 환율의 절하는 수출기업의 채산성 개선에, 원/엔환율의 절하는 수출 물량 증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세계경제 성장률이 하락에도 불구하고 개도국 경제의 고성장과 원화 절하에 힘입어 올해 수출증가율은 전년에 비해 둔화되겠지만 두자리 수 성장은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관기준 수출증가율은 2007년 14.1%에서 올해는 11.5%로 낮아질 전망이다.   
 
수입은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수출보다 높은 증가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통관기준 수입은 수출보다 높은 16% 내외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어 상품수지 흑자폭이 작년 294억 달러에서 140억 달러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수지 적자 추세는 소비 둔화와 원화 절하로 소폭 늘어나는데 그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경상수지는 작년 60억달러 흑자에서 올해는 97억 달러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소비와 투자 둔화, 건설경기 소폭 회복  
 
민간소비는 작년보다 0.3%p 낮은 4.1%의 증가율을 기록해 완만하게 둔화될 전망이다. 올해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로 GNI 증가율이 GDP 증가율을 크게 밑돌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가계의 실질구매력도 작년보다 악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작년 4.5% 증가했던 근로소득에 기반한 실질구매력(=[명목임금×취업자 수]/소비자물가지수)은 올해 임금상승률 둔화와 고용사정 악화, 물가 상승 등으로 3%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특히 소비자물가의 상승은 민간소비 둔화의 주된 요인이다. 작년 2.5%로 비교적 안정되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에는 3.6%로 높아져 실질임금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할 것이다. 서브프라임 사태의 여파에 따른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이 주가 하락과 소비심리 위축으로 확산되고 있는 점도 소비둔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설비투자도 작년보다 2.2%p 낮은 연간 5.3%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80%의 높은 가동률에 따른 투자증가 압력에도 불구하고 수출과 내수의 동반 둔화, 글로벌 신용경색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확대 등이 투자수요 둔화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특히 글로벌 신용경색 등으로 국내 금융기관들의 해외자금 조달이 어려워져 투자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해야 하는 중소기업과 수익성이 낮은 대기업들은 투자계획을 줄이거나 연기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건설투자는 대규모 국토균형개발사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작년보다 2.5%p 정도 높은 4.1%의 증가율을 기록할 전망이다. 신정부가 행정중심복합도시, 혁신도시, 기업도시 등 지역균형개발사업과 2기신도시 건설 등 대규모 개발사업들이 차질 없이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민간건축도 2006년 하반기 이후 크게 늘었던 건설수주 및 건축착공 물량이 건설기성에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재개발·재건축의 신규수요 둔화와 미분양아파트 증가 등은 민간의 신규 건물건축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판교, 김포, 양주 등 2기 신도시 공급 물량(3만6천호 이상)이 작년의 두 배를 넘어 위축된 민간 주택경기 회복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물가, 3%대 중반 수준 
 
올해 물가상승 요인으로는 원유, 곡물 등 국제원자재 가격의 상승과 원화 절하를 꼽을 수 있다(<그림 8> 참조). 유가 상승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유류비뿐 아니라 곡물가격 상승으로 각종 생필품의 가격도 큰 폭으로 상승할 전망이다. 정부가 주요 생필품 가격을 관리하더라도 보조금이 지급하지 않는 한 기업들이 가격을 동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시차를 두고 조금씩 최종 소비자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원화 절하는 수입물가 상승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최근 몇 년 동안 지속돼 온 원화강세는 유가, 원자재와 같은 달러기준 수입재화의 원화표시 가격을 낮춤으로써 대외부문으로부터의 물가상승압력을 완화시켜 주는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올해에는 원화 환율이 절하됨으로써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에 환율 요인까지 가세하여 물가 오름 폭이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올해 소비자물가는 작년의 2.5%보다 1.1%p 높은 3.6%의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Ⅳ. 맺음말 
 
 
올해 경제정책은 대외 리스크를 잘 관리하고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다지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주는 미국은 서브프라임 사태의 여파로 경기침체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제의 또 다른 성장 축인 중국 경제는 성장 속도가 떨어지는 가운데 장기 고성장의 후유증으로 높은 물가상승 압력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해외여건의 악화로 인해 우리 경제가 큰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 정책당국은 면밀한 모니터링과 유연한 정책 대응을 통해 대외 여건 악화가 국내금융시장으로 파급되는 것을 최대한 차단해야 할 것이다.  
재정정책은 중립 기조를 유지하되 경기 급랭 시 적극 대응을 통해 상승 모멘텀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금리정책은 시장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국제금리가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세계경제가 급냉하는 경우, 물가상승률이 3%대에 유지되는 범위 안에서는 금리인하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
- LG Business Insight 98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