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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4. 12. 17:39
풍년 곡식은 모자라도 흉년 곡식은 남듯 사전 대비 중요
BP·샤프·도요타, 미래 예측 후 강한 실천력으로 대성공
HP, 실적 부진 PC사업 대대적 조직혁신으로 다시 살려

이제 10년이 아니라, 하루가 지나면 강산이 변하는 시대다.

특히 요즘은 불확실성의 한가운데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변화가 심하다. 미국 서브프라임 쇼크 관련 뉴스가 연일 신문 지면을 장식하고, 국제 원자재 가격과 환율이 연일 요동쳐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다. 과학 기술과 트렌드의 변화도 따라잡기 숨가쁘다.

많은 기업인이 불안해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기업인들은 특히 이번 미국의 금융 위기로 인해 세계경제가 동반 침체의 늪에 빠지지는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그러나 평범한 사람은 현상 속의 위기를 보지만, 리더는 위기 뒤의 기회를 본다는 말이 있다.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세계적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가 미국의 1300여 개 기업을 분석, 불황을 전후해 기업들의 순위가 어떻게 바뀌었나를 조사한 적이 있다. 결과는 뜻밖이었다.

불황기 이전에 매출액 기준으로 상위 25%를 달리던 기업 중 약 40%가 불황기를 거치며 선두 자리에서 밀려난 반면, 불황 이전에 별 볼일 없었던 기업 중 15%가량이 불황기 이후 선두로 약진한 것이다.

불황기는 어찌 보면 기업이 선두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가설을 세워볼 만 하다. 그렇다면 불황을 극복하고, 이를 기회로 삼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불황 오기 전에 미리 대비하라

첫째, 불황이 오기 전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

"풍년 곡식은 모자라도 흉년 곡식은 남는다"는 말이 있다. 대림그룹 이재준 창업주의 좌우명으로도 유명한 이 말은, 사람들이 잘 될 때는 아끼지 않고 펑펑 써서 오히려 부족한 반면, 없을 때는 오히려 아끼고 대비하게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경영에 대입한다면 '평소에 힘을 축적해놓는 기업이 위기에 강하다'쯤 되지 않을까? 실제로 불황을 이겨낸 기업들을 살펴보면 사전 대비가 철저하다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미국의 의류업체 탤보츠(Talbots)가 대표적이다. 탤보츠는 1990년대 호황기에 파트타임 직원 고용을 크게 늘려 고용 유연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했다.

이때 축적해 놓은 자금력은 이후 불황이 닥쳤을 때 진가를 발휘했다. 불황기에 대부분 기업이 비용을 축소할 때에 탤보츠는 오히려 돈을 더 많이 썼다. 광고비를 늘리면서 적극적인 홍보 전략을 펼쳐 시장을 공략했다. 특히 구매력 높은 소비자 계층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경쟁 기업들의 영향력이 약한 시기이다 보니 탤보츠의 광고 효과는 두드러질 수밖에 없었다. 불황이 끝날 무렵 탤보츠는 이미 경쟁사들을 앞질러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브라질 맥주회사 브라마(Brahma)도 비슷한 사례다. 1989년 이 회사의 마르셀 텔레스 사장은 부임 후 대대적으로 회사를 정비했다.

그동안 진행 중이었던 전략 컨설팅 프로젝트를 모두 취소하고 업무의 우선순위를 다시 정했다. 품질 향상, 공장 합리화, 유통 채널의 통합 등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분야의 업무를 최우선적으로 시행하도록 했다. 이 같은 체질 개선 작업은 5년 동안 이어졌다. 이를 통해 브라마는 비용을 경쟁사에 비해 크게 줄이고, 고품질의 맥주를 만들어내는 기업으로 변신하게 되었다.

1994년에 브라질 정부는 통화량을 조절해서 경기를 살리는 데 성공했고, 국민의 소비도 갑자기 늘어나게 됐다. 브라마가 황금의 기회를 맞이하게 됐음은 물론이다. 갑자기 펼쳐진 기회에 준비 없이 당황하던 경쟁 기업과 달리 브라마는 그간 축적된 자금력으로 생산 능력을 빠르게 확장시켜 시장을 평정할 수 있었다.


■말보다 실행이 중요하다

둘째는 실행력이다. 물론 앞으로 다가올 위협 요인을 정확히 파악하는 선견지명이 가장 중요하지만, 실행이 뒤따라주지 않으면 모두 헛일이다. 위기에 강한 기업들은 모두 대응 능력이 뛰어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최근 고유가로 인한 에너지 문제와 온실가스 배출 감축 압력 등 환경 문제로 인하여 많은 기업이 부담을 갖고 있다. 선진 기업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해 나가고 있을까?

영국의 유명한 정유회사인 BP는 석유 냄새가 물씬 풍기던 기존의 사명(社名)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ritish Petroleum)'을 지난 2000년 BP로 바꾸고, 회사 슬로건을 '비욘드 페트롤리엄(Beyond Petroleum·석유를 넘어서서)'으로 정했다. 이와 함께 그동안 화석 에너지에 집중됐던 투자를 신(新)재생에너지 분야로 적극 확대하는 전략을 수립해 적극 추진하기 시작했다.

BP는 지난 2006년 향후 5년 동안 약 80억 달러를 태양광·풍력·수력 분야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향후 약 5억 달러를 바이오 에너지 기술 연구에 투자할 것이며, 특히 목재를 이용한 바이오 에탄올 생산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했다.

LCD패널과 전자 계산기로 유명한 일본의 샤프(Sharp)도 마찬가지다. 샤프는 태양광 사업에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 투자 영역을 이 분야로 확대하면서 투자의 30% 이상을 이곳에 집중하고 있다.

그 결과 샤프는 태양광 전지의 세계 최고 기업으로 약진하여 이 분야의 차순위 경쟁기업 3개를 합친 것보다 많은 양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샤프의 태양광 전지 관련 투자액은 2006년에 이미 70억 엔 수준에 이르렀고, 이후에도 영국과 미국에 태양광 발전 모듈 조립 공장을 설립하는 등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도요타의 경우 일찍부터 자동차 산업의 미래가 '환경에 대한 배려'에 있다고 판단, 에너지 효율을 추구하는 하이브리드카 개발에 집중했다.

특히 프리우스(Prius)라는 가스·전기 겸용 하이브리드 차량을 최초로 상용화하여 출시했는데, 매년 40만대 이상 팔리는 예상외의 히트를 치고 있다. 지난 2006년 와타나베 가쓰아키 도요타 사장은 하이브리드카 생산을 2010년까지 100만대로 늘려 전세계 하이브리드카 시장점유율을 당시의 두 배로 늘린다는 과감한 목표를 설정했다. 이에 맞춰 엔진과 전기모터, 배터리 기술 개발을 통한 에너지 효율 개선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선진 반도체 기업 역시 일찍부터 에너지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팻 겔싱어(Gelsinger) 인텔 수석 부사장은 "IT산업의 경쟁이 기존의 성능 경쟁에서 이제는 에너지 효율 경쟁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인텔은 지난해 전력 소비를 기존의 1만분의 1 정도로 줄인 연구용 반도체칩을 선보이는 등 에너지 효율에 중점을 둔 반도체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불황에 강한 사업구조로 개편해야

셋째, 불황에 강한 사업 구조로 만들어야 한다.

HP의 경우를 보자. 2005년 당시 HP는 실적 부진에 빠져 있었다. 이때 CEO로 부임한 마크 허드(Hurd)는 대대적인 조직 혁신을 통해 HP를 부활시키는 데 성공했다.

당시 HP의 PC 사업 규모는 세계 2위였던 반면, 영업이익률은 아주 미미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HP가 PC사업을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그러나 허드는 부임 후 본업, 즉 PC사업의 재건을 선언했다. 핵심 주력사업을 되살리지 않고는 HP라는 거대 기업을 살릴 수 없다고 판단했다.

허드는 먼저 시장의 트렌드 변화에 맞춰 디자인 강화에 집중했다. 전 세계에서 우수 디자이너들을 영입해 팀을 만들고, 소비자용 PC뿐만 아니라 기업용 PC도 디자인을 대폭 강화했다. 또 PC판매망을 확대하는 데도 주력했다. 인도와 중국은 물론 일본시장에도 새로 진출했다.

그 결과 HP의 PC사업은 시장점유율이 늘어나고 수익성도 회복되기 시작했다. 1년 후 HP의 PC사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9% 늘어난 89억 달러(2007년 5~7월 결산기)를 기록했고, 영업이익률은 5.8%에 달해 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불황을 기회로 삼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평소에 준비를 하고 있어야 불황기가 닥쳤을 때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위기 신호를 미리 감지하는 예지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며,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는 경영 전략을 수립해 단호하게 실천해야 한다. 우리 기업은 불황을 헤쳐나갈 준비가 되어 있는가. 바로 지금 점검해 보자.
- SERICEO와 함께하는 경영전략 연구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