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6. 20. 14:20
멕시코만 기름 유출 'BP 사태'가 주는 교훈
"큰 바다에 비하면 피해 작다"BP社 CEO, 실수 과소평가…
대 중 신뢰 고갈된 상태에서조급한 TV광고도 역효과
불과 두 달 전까지만 해도 영국 석유회사 BP가 이런 곤경에 처하리라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BP의 지난해 매출은 2461억달러(약 250조원ㆍ작년 말 환율 기준)에 달해 포르투갈이나 말레이시아의 GDP를 앞선다. 지난해 포천이 선정하는 세계 기업 순위에도 4위(삼성전자는 40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회사의 영광은 계속될 듯 보였다. 4월 20일 오후 9시 50분 전까지는 말이다.
이날 BP의 의뢰를 받아 미국 루이지애나 해안에서 64㎞ 떨어진 마콘도 유정(油井)에서 작업 중이던 석유시추시설 딥워터 호라이즌호(號)가 불길에 휩싸여 멕시코만 아래로 가라앉았다. 이 사고로 수심 1500m 해저에 있는 심해 유정에서 지금도 원유가 새어 나오고 있다. 하루 2만~4만배럴. 우리나라의 인구 50만명 정도 중소도시가 하루에 소비하는 양이다.
환경 피해는 재앙 수준이다. 지금까지 유출된 양만 봐도 미국 최악의 원유 유출 사고였던 1989년 엑손 발데즈호 원유 유출 사건(26만배럴)의 4배 이상이다. 2007년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한 허베이스피리트호 원유 유출 사건 당시 전체 기름 유출량이 7만9000배럴이었으니, 이틀에 한 번꼴로 태안의 재앙이 반복되는 셈이다.
물론 이 사고는 BP에게도 재앙이 되고 있다. 지금까지 BP의 주가는 약 40% 떨어졌다. 현재 주가는 13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골드만삭스는 BP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최대 7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재난의 끝이 어디가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번 사건이 앞으로 기업의 위기관리 문제를 다루는 책에, 그리고 MBA 수업 시간에 매우 자주 등장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번 사태의 교훈과 시사점을 살펴봤다.
① 최악을 가정하라
BP의 CEO인 토니 헤이워드(Hayward)는 사고 초기 "(원유 유출 규모가) 큰 바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작다(tiny)"고 말했다. 당시 BP가 공식적으로 밝힌 원유 유출량도 하루 1000배럴이었다.
하지만 불과 일주일 뒤 미 국립해양대기청은 "하루 원유 유출량이 5000배럴 이상"이라고 밝혔다. 그래도 BP는 1000배럴 주장을 굽히지 않았지만, 미국 관리들은 공개적으로 BP의 발표를 불신하는 언급을 했다. 한 달 뒤 미국 정부의 의뢰를 받은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원유 유출량이 하루 1만2000~1만9000배럴"이라고 밝히고, 다시 2만~4만배럴로 늘려 추정하자 미국 언론과 환경단체들은 BP를 "거짓말쟁이"라고 몰아붙였다.
환경전략전문가인 앤드루 윈스톤(Windston)은 최근 하버드비즈니스리뷰 온라인에 기고한 글에서 "BP 경영진은 경영전문대학원 수업 시간에 존슨앤존슨의 타이레놀 리콜 사례를 못 들어본 것 같다"고 썼다. 존슨앤존슨은 1982년 미국에서 독극물이 투입된 타이레놀을 복용한 소비자 7명이 사망하자 언론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렸고, 미국 전역에 유통된 1억달러 규모의 타이레놀 제품을 즉각 회수했다. 회사측은 제품 제조 과정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뒤에도 회수했던 제품을 다시 판매하지 않았다. 그리고 제품 포장을 독극물이 투입될 수 없도록 완전히 바꿨다.
그래서 사고는 전화위복이 됐다. 소비자의 신뢰는 다시 돌아왔다. 더욱 커진 채로 말이다. 위기 국면에서는 실수를 대단치 않게 생각하는 마음가짐이야말로 진짜 큰 재앙이다.
② 일은 나눠도 리스크 관리는 통합적으로
일이 세분화·전문화될수록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관리하는 일이 어려워진다. 이번 사고 과정에서 이런 현상은 두드러졌다.
이번에 사고가 난 유정은 BP가 최대 지분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 운영 과정을 살펴보면 여러 업체가 참여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BP는 미국 업체인 아나다르코 등과 함께 유정 운영권을 갖는다. 수면 아래 5500m에 있는 해저 광구까지 땅을 파들어가는 일은 딥워터 호라이즌의 운영사인 트랜스오션이 맡았다. 트랜스오션은 세계 최대의 해상 유전 개발회사로 BP로부터 하루 50만달러를 받고 작업을 했다. 해저 1500m에 있는 송유 파이프 주변 마감 공사는 핼리버튼이라는 회사가 맡았고, 원유 유출 방지 장치는 캐머론인터내셔널이 만들었다.
지금까지 드러나는 정황에 따르면, 이처럼 많은 업체가 참여하는 과정에 통합적인 위기관리가 어려워졌다는 점이 사태의 발단이 된 것으로 보인다. 사고가 일어나기 전부터 BP의 하도급 업체 직원들은 유정 현장에서 위기 징후를 발견했다. 예를 들어 트랜스오션의 근로자들은 유정 굴착 과정에서 원유 유출 방지 장치에서 최소 3차례 이상 누유(漏油)를 발견했고, 사고 10시간 전에도 BP 파견 감독관에게 공사 방식이 위험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현장 근로자들은 당시 주고받은 이메일에서 이런 상황을 "악몽(nightmare)"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의견은 전문지식이 부족한 현장의 BP 감독관에 의해 묵살됐다. 현장 근로자들은 BP 감독관의 이름을 모를 정도로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했다.
③ 비용 절감에는 함정이 있다
BP 현장관리자가 위험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했던 큰 이유 중 하나는 비용 절감의 압력이다. 당시 이 유정의 개발은 예정보다 40일 이상 지체돼 있었다. BP는 하루 50만달러꼴로 용선료를 물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BP의 현장 책임자인 존 가이드는 유정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장비를 설치하자는 하청업체 핼리버튼의 제안을 거절했다. 그는 4월 16일 보낸 이메일에서 "그걸 설치하려면 10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하원의원들이 15일 공개한 당시 이메일과 자료에 따르면, BP 현장관리자는 12시간이 걸린다는 이유로 유정 내 가스 유출 여부를 검사할 수 있는 실험을 건너뛰었고, 유정 마감 공사에 쓰인 시멘트의 강도에 대한 점검도 하지 않았다. 미국 의원들은 보고서에서 "BP가 주요한 결정 과정에서 비용과 유정의 안정성 가운데 비용을 택했다"고 주장했다.④ 위기관리 역량을 재점검하라
BP 본사가 위기관리 역량을 과신한 것도 실수였다. 위기관리 컨설팅업체인 스트래티지샐러드 정용민 대표는 "BP가 자신의 위기관리 능력을 부풀려 미국 정부에 보고했고 이 부분이 미국 정부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데 결정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 정부나 상대방의 신뢰를 얻기 위해 기업들이 자신들이 수행 불가능한 약속을 해놓고 이를 미리 관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위기 때 특히 이런 특징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협력해야 할 미국 정부와 이견을 번번이 드러낸 것도 신뢰를 떨어뜨렸다. BP는 미국법에 따라 미국 정부와 공동 대응센터를 운영해야 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초기 원유 유출량에 대해 시각차를 보인 데 이어 각종 조치에 대한 성과에 대해서도 시각 차이를 보였다. 원유 유출 방지 장치 상단에 작은 돔형 장치를 결합해 원유를 빨아들이는 '톱 캡(Top Cap)' 조치 직후 헤이워드 BP CEO는 "유출량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밝혔지만, 미 정부측 책임자인 태드 알렌 미 해안 경비대장은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이렇게 위기에 몰리자 BP는 지난 3일부터 TV 광고를 시작했다. 헤이워드 BP CEO가 TV에 나와 "우리(BP)가 바로 잡겠습니다"라고 말했다. BP는 아마 1989년 엑손 발데즈호 원유 유출 사고 때 엑손사가 침묵 정책으로 일관했다가 여론으로부터 몰매 맞았던 것을 떠올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미 대중의 신뢰가 고갈된 상태에서 광고는 역효과를 불러낸다. 지금 유튜브에는 이 광고보다 헤이워드를 비꼬는 패러디물이 더 많다.
■ 향후 BP의 위기 대응에 주목
연말 중간선거를 앞둔 오바마 행정부는 BP에 더 강한 공세를 펼칠 가능성이 크다. BP는 이미 2005년 텍사스시티 정유공장 폭발사고(15명 사망), 2006년 알래스카 송유관 기름 유출 사고 등으로 이미 미 정부나 의회로부터 여러 차례 공격을 받은 바 있다. 오바마 대통령과 미 상원은 BP에 "이번 사태를 수습하기 전에는 주주에 대해 배당을 하지 말라"고 압박하고 있다. 미국 정부 사업에서 BP를 배제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앞으로 BP가 치러야 할 비용은 향후 위기관리 노력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기업의 위기관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계속 멕시코만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6/18/2010061801533.html
"큰 바다에 비하면 피해 작다"BP社 CEO, 실수 과소평가…
대 중 신뢰 고갈된 상태에서조급한 TV광고도 역효과
불과 두 달 전까지만 해도 영국 석유회사 BP가 이런 곤경에 처하리라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BP의 지난해 매출은 2461억달러(약 250조원ㆍ작년 말 환율 기준)에 달해 포르투갈이나 말레이시아의 GDP를 앞선다. 지난해 포천이 선정하는 세계 기업 순위에도 4위(삼성전자는 40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회사의 영광은 계속될 듯 보였다. 4월 20일 오후 9시 50분 전까지는 말이다.
이날 BP의 의뢰를 받아 미국 루이지애나 해안에서 64㎞ 떨어진 마콘도 유정(油井)에서 작업 중이던 석유시추시설 딥워터 호라이즌호(號)가 불길에 휩싸여 멕시코만 아래로 가라앉았다. 이 사고로 수심 1500m 해저에 있는 심해 유정에서 지금도 원유가 새어 나오고 있다. 하루 2만~4만배럴. 우리나라의 인구 50만명 정도 중소도시가 하루에 소비하는 양이다.
환경 피해는 재앙 수준이다. 지금까지 유출된 양만 봐도 미국 최악의 원유 유출 사고였던 1989년 엑손 발데즈호 원유 유출 사건(26만배럴)의 4배 이상이다. 2007년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한 허베이스피리트호 원유 유출 사건 당시 전체 기름 유출량이 7만9000배럴이었으니, 이틀에 한 번꼴로 태안의 재앙이 반복되는 셈이다.
물론 이 사고는 BP에게도 재앙이 되고 있다. 지금까지 BP의 주가는 약 40% 떨어졌다. 현재 주가는 13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골드만삭스는 BP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최대 7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재난의 끝이 어디가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번 사건이 앞으로 기업의 위기관리 문제를 다루는 책에, 그리고 MBA 수업 시간에 매우 자주 등장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번 사태의 교훈과 시사점을 살펴봤다.
① 최악을 가정하라
BP의 CEO인 토니 헤이워드(Hayward)는 사고 초기 "(원유 유출 규모가) 큰 바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작다(tiny)"고 말했다. 당시 BP가 공식적으로 밝힌 원유 유출량도 하루 1000배럴이었다.
하지만 불과 일주일 뒤 미 국립해양대기청은 "하루 원유 유출량이 5000배럴 이상"이라고 밝혔다. 그래도 BP는 1000배럴 주장을 굽히지 않았지만, 미국 관리들은 공개적으로 BP의 발표를 불신하는 언급을 했다. 한 달 뒤 미국 정부의 의뢰를 받은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원유 유출량이 하루 1만2000~1만9000배럴"이라고 밝히고, 다시 2만~4만배럴로 늘려 추정하자 미국 언론과 환경단체들은 BP를 "거짓말쟁이"라고 몰아붙였다.
환경전략전문가인 앤드루 윈스톤(Windston)은 최근 하버드비즈니스리뷰 온라인에 기고한 글에서 "BP 경영진은 경영전문대학원 수업 시간에 존슨앤존슨의 타이레놀 리콜 사례를 못 들어본 것 같다"고 썼다. 존슨앤존슨은 1982년 미국에서 독극물이 투입된 타이레놀을 복용한 소비자 7명이 사망하자 언론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렸고, 미국 전역에 유통된 1억달러 규모의 타이레놀 제품을 즉각 회수했다. 회사측은 제품 제조 과정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뒤에도 회수했던 제품을 다시 판매하지 않았다. 그리고 제품 포장을 독극물이 투입될 수 없도록 완전히 바꿨다.
그래서 사고는 전화위복이 됐다. 소비자의 신뢰는 다시 돌아왔다. 더욱 커진 채로 말이다. 위기 국면에서는 실수를 대단치 않게 생각하는 마음가짐이야말로 진짜 큰 재앙이다.
② 일은 나눠도 리스크 관리는 통합적으로
일이 세분화·전문화될수록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관리하는 일이 어려워진다. 이번 사고 과정에서 이런 현상은 두드러졌다.
이번에 사고가 난 유정은 BP가 최대 지분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 운영 과정을 살펴보면 여러 업체가 참여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BP는 미국 업체인 아나다르코 등과 함께 유정 운영권을 갖는다. 수면 아래 5500m에 있는 해저 광구까지 땅을 파들어가는 일은 딥워터 호라이즌의 운영사인 트랜스오션이 맡았다. 트랜스오션은 세계 최대의 해상 유전 개발회사로 BP로부터 하루 50만달러를 받고 작업을 했다. 해저 1500m에 있는 송유 파이프 주변 마감 공사는 핼리버튼이라는 회사가 맡았고, 원유 유출 방지 장치는 캐머론인터내셔널이 만들었다.
지금까지 드러나는 정황에 따르면, 이처럼 많은 업체가 참여하는 과정에 통합적인 위기관리가 어려워졌다는 점이 사태의 발단이 된 것으로 보인다. 사고가 일어나기 전부터 BP의 하도급 업체 직원들은 유정 현장에서 위기 징후를 발견했다. 예를 들어 트랜스오션의 근로자들은 유정 굴착 과정에서 원유 유출 방지 장치에서 최소 3차례 이상 누유(漏油)를 발견했고, 사고 10시간 전에도 BP 파견 감독관에게 공사 방식이 위험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현장 근로자들은 당시 주고받은 이메일에서 이런 상황을 "악몽(nightmare)"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의견은 전문지식이 부족한 현장의 BP 감독관에 의해 묵살됐다. 현장 근로자들은 BP 감독관의 이름을 모를 정도로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했다.
③ 비용 절감에는 함정이 있다
BP 현장관리자가 위험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했던 큰 이유 중 하나는 비용 절감의 압력이다. 당시 이 유정의 개발은 예정보다 40일 이상 지체돼 있었다. BP는 하루 50만달러꼴로 용선료를 물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BP의 현장 책임자인 존 가이드는 유정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장비를 설치하자는 하청업체 핼리버튼의 제안을 거절했다. 그는 4월 16일 보낸 이메일에서 "그걸 설치하려면 10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하원의원들이 15일 공개한 당시 이메일과 자료에 따르면, BP 현장관리자는 12시간이 걸린다는 이유로 유정 내 가스 유출 여부를 검사할 수 있는 실험을 건너뛰었고, 유정 마감 공사에 쓰인 시멘트의 강도에 대한 점검도 하지 않았다. 미국 의원들은 보고서에서 "BP가 주요한 결정 과정에서 비용과 유정의 안정성 가운데 비용을 택했다"고 주장했다.④ 위기관리 역량을 재점검하라
BP 본사가 위기관리 역량을 과신한 것도 실수였다. 위기관리 컨설팅업체인 스트래티지샐러드 정용민 대표는 "BP가 자신의 위기관리 능력을 부풀려 미국 정부에 보고했고 이 부분이 미국 정부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데 결정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 정부나 상대방의 신뢰를 얻기 위해 기업들이 자신들이 수행 불가능한 약속을 해놓고 이를 미리 관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위기 때 특히 이런 특징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협력해야 할 미국 정부와 이견을 번번이 드러낸 것도 신뢰를 떨어뜨렸다. BP는 미국법에 따라 미국 정부와 공동 대응센터를 운영해야 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초기 원유 유출량에 대해 시각차를 보인 데 이어 각종 조치에 대한 성과에 대해서도 시각 차이를 보였다. 원유 유출 방지 장치 상단에 작은 돔형 장치를 결합해 원유를 빨아들이는 '톱 캡(Top Cap)' 조치 직후 헤이워드 BP CEO는 "유출량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밝혔지만, 미 정부측 책임자인 태드 알렌 미 해안 경비대장은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이렇게 위기에 몰리자 BP는 지난 3일부터 TV 광고를 시작했다. 헤이워드 BP CEO가 TV에 나와 "우리(BP)가 바로 잡겠습니다"라고 말했다. BP는 아마 1989년 엑손 발데즈호 원유 유출 사고 때 엑손사가 침묵 정책으로 일관했다가 여론으로부터 몰매 맞았던 것을 떠올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미 대중의 신뢰가 고갈된 상태에서 광고는 역효과를 불러낸다. 지금 유튜브에는 이 광고보다 헤이워드를 비꼬는 패러디물이 더 많다.
■ 향후 BP의 위기 대응에 주목
연말 중간선거를 앞둔 오바마 행정부는 BP에 더 강한 공세를 펼칠 가능성이 크다. BP는 이미 2005년 텍사스시티 정유공장 폭발사고(15명 사망), 2006년 알래스카 송유관 기름 유출 사고 등으로 이미 미 정부나 의회로부터 여러 차례 공격을 받은 바 있다. 오바마 대통령과 미 상원은 BP에 "이번 사태를 수습하기 전에는 주주에 대해 배당을 하지 말라"고 압박하고 있다. 미국 정부 사업에서 BP를 배제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앞으로 BP가 치러야 할 비용은 향후 위기관리 노력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기업의 위기관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계속 멕시코만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6/18/201006180153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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