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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8. 10. 12:00
때로는 지식과 정보를 많이 알고 있는 것이 커뮤니케이션에 방해가 될 때가 있다. 바로 지식이 축복이 아니라 저주가 되는 때이다. 지식의 저주(The Curse of Knowledge)는 기업 규모가 커진 오늘날 더 자주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스탠포드 대학의 심리학과 대학원생, 엘리자베스 뉴턴이 ‘두드리는 자와 듣는 자(Tapper and Listener)’라는 실험을 했다. 한 사람은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면서 박자에 맞춰 탁자를 두드리고 다른 사람은 그 소리를 듣고 음악을 맞추는 일종의 게임이다. ‘두드리는 사람(Tapper)’에게 크리스마스 캐럴이나 ‘생일 축하합니다’ 같이 누구나 아는 노래를 이어폰으로 들려주고 박자와 리듬에 맞춰 탁자를 두드리게 한다. 이 소리만으로 ‘듣는 사람(Listener)’은 어떤 노래인지를 맞추는 것이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모두 120곡 정도를 들려줬는데, 제목을 맞춘 노래는 3곡뿐이었다. 3%도 되지 않는 정답률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두드리는 사람에게 듣는 사람이 어느 정도 정답을 맞추었을 지를 물었을 때, 50% 정도는 맞추었을 것이다라는 대답을 했다는 사실이다.
 
아는 것이 병 
 
이것은 작년 말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실린 실험인데, 두드리는 사람은 탁자 소리 외에 노래의 가사, 멜로디, 리듬을 아주 잘 알고 있다. 반면 듣는 사람은 단순히 탁자를 두드리는 소리만을 접할 뿐이다. 모스 부호 같은 정보만을 듣고 노래를 맞추어야 한다. 듣는 사람에게 전해지는 정보로는 노래를 맞추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두드리는 사람은 실제 노래의 정보를 접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방의 사정을 모른다. 그래서 실제로는 3%도 안되는 정답률을 50% 정도는 되지 않겠느냐고 생각한 것이다. 이 실험은 지식이나 정보 등이 오히려 커뮤니케이션에서 올바른 판단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이른바 ‘지식의 저주(The Curse of Knowledge)’다. 아는 것이 병이다라는 속담처럼 많은 지식과 정보가 이득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해를 끼치는 것이다.
 
CEO는 지식의 저주를 극복해야 
 
지식의 저주는 CEO가 구성원들과 커뮤니케이션할 때 주로 나타난다. 기업의 전략 방향은 단순한 문구나 캐치 프레이즈로 표현되는데, CEO는 이 단순한 문구에서 자신의 경험이나 지식, 다양한 사업 정보를 함께 생각한다. 문구이지만 단순한 정보가 아니다. CEO는 회사의 ‘멜로디, 리듬, 가사’를 단순한 전략 문구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구성원들은 그렇지 않다. 구성원들에게 전략 문구는 지극히 단순한 ‘탁자 두드리는 소리’로 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당연히 오해가 나타날 수밖에 없고, 실행에서 문제가 생기게 된다.
 
최근에는 기업 규모가 커짐에 따라 CEO와 구성원의 간극은 더 커지게 되어 지식의 저주 현상은 점점 더 심화될 것이다. 그래서 지식의 저주를 극복하는 것이 글로벌 시대의 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하나의 방책이다.
 
이를 위해 CEO는 구성원들도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오해에서 벗어나야 한다. 서로 정보의 양이 다르기 때문에 생각의 수준도 다르다. 구성원들을 단지 ‘탁자 소리’만을 듣는 사람으로 생각해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 이를 잘 하는 기업이 페덱스(FedEx)社이다. 페덱스는 경영 어휘보다 스토리로 구성원과 커뮤니케이션 한다. 신입사원 연수에서 이야기되는 일화가 있다. 한 여성 트럭 운전수가 트럭이 고장 나서 고객에게 하루 배송(Overnight Delivery)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되었다. 처음에는 짐을 들고 걷다가 경쟁사 차량을 얻어 타면서까지 배송 약속을 지켰다고 하는 이야기를 가지고 구성원과 커뮤니케이션 한다고 한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라 
 
이처럼 CEO들은 구성원들의 입장에서 전략을 이야기할 필요가 있고, 항상 구성원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이것은 비단 CEO 커뮤니케이션 사례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생각을 전달할 때, 회사에서 보고서를 작성할 때, 작가가 글을 쓸 때 모두 적용된다. 항상 상대방은 자신에 비해서 전달하려는 주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 주간경제 949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