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4. 29. 01:35
목차
# 2 글로벌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 기회로 눈독을 들이는 시장은 어디일까?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 이하로 경제 수준은 낮지만, 전 세계 인구의 86%가 사는 신흥시장이다. 많은 선진 기업들이 이머징 마켓의 규모에 매료되어 진출했지만, 기대만큼 성과를 얻은 기업은 손에 꼽힌다. 신흥시장은 선진 시장과 다르기 때문이다. 매끄러운 고속도로, 안정적인 전기 공급, 체계적인 유통망은 신흥시장에 없다. 게다가 11억명의 소비자가 하루에 1달러 미만의 소득으로 연명하고 있다. 이런 시장에 선진 시장에서 통했던 전략을 그대로 적용하다 보니 쟁쟁한 글로벌 기업들도 고배를 마시고 있는 것이다. 「86% 시장에 도전하라」의 저자 비제이 마하잔과 카미니 방가는 신흥 시장들의 9가지 특징과 각 특징을 기회로 활용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세 가지 특징과 기회를 짚어보자. 86% 시장은 14% 시장과 다른 해법으로 다가가야 한다 개도국의 울퉁불퉁하고 좁은 시골길에는 우마차가 승용차보다 적합할 수 있다. 소득 수준, 기반시설, 종교 및 문화 등 신흥시장이 선진시장과 다른 점을 파악하고, 그 시장에 맞는 ‘우마차’를 개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1995년 포드는 유럽에서 큰 성공을 거둔 에스코드 모델을 인도의 보급형 중형자동차 시장에 선보였다. 하지만 인도 소비자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이에 포드는 인도 시장에 맞는 자동차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사람과 차가 뒤섞여 다니는 혼잡한 교통 환경을 고려해 경적 장치를 견고하게 만들고, 좁은 도로에서 급회전이 용이하도록 차체의 회전 반경을 작게 만들었다. 여기에 중저가 보급형 자동차에도 운전기사가 딸리고, 어린이나 부모가 뒷좌석에 탑승한다는 사실을 알고, 뒷좌석을 보다 안락하게 만들고, 뒤 공간에도 에어컨을 설치했다. 이렇게 인도 시장의 ‘우마차’로 개발된 포드의 아이콘은 22% 시장을 점유하면서 중형 시장 공략에 성공했다. 포드의 사례처럼 신흥 시장의 까다로운 니즈를 발굴하고 이를 충족시켜주는 해법을 제시하는 기업만이 신흥시장 소비자의 지갑을 열 수 있다. 중국을 하나의 시장으로 보지 말아야 한다 개도국은 세분된 지역 시장의 집합체이다. 이들 세분시장을 바탕으로 TCL, 닝보 버드 같은 지역 브랜드가 성장했다. 지역 브랜드들은 세분화된 시장의 니즈를 잘 간파하고, 취향에 맞는 제품과 브랜드를 선보였기 때문에 많은 글로벌 브랜드의 도전에도 불구하고 시장을 지킬 수 있었다. 반면, 많은 다국적 기업들은 글로벌 브랜드의 강력한 힘에 의지해 시장을 쉽게 장악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개도국의 지역적 특성 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세계 2위 맥주회사인 SAB 밀러도 중국 시장에서 매운 맛을 보았다. SAB는 1990년대 밀러라는 강력한 브랜드를 믿고 중국 시장에 진출했지만 지역 브랜드의 힘을 이겨낼 수 없었다. 이에 전략을 바꾸어서 30여개의 중국 지역 브랜드를 인수해 지역 브랜드 및 지역 유통망을 활용하고 있다. 신흥 시장에 대한 통찰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및 지역 브랜드가 혼합된 포트폴리오를 능숙하게 관리하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빈약한 산업 인프라를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개도국의 유통시스템은 깔끔하지 않다. 작은 촌락들은 차량이 접근할 수 없는 지역에 많기 때문에 행상 같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상품을 공급할 수 밖에 없다. 곳곳에 산재되어 있는 조그만 구멍가게들이 인구 대부분이 거주하는 시골 시장을 커버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혁신적인 유통 경로를 구축하는 것은 신흥시장을 사로잡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씨티뱅크는 인도 정부가 외국 은행의 지점 수를 법으로 제한하자, 무점포 은행인 시티뱅크 수비다(Citibank Suvidha)를 통해 고객에게 찾아갔다. 5개 도시에 9천 명의 판매원(Citi Friends) 네트워크 및 밴을 활용해 고객 가정을 방문하여 신용카드와 대출 등 금융서비스를 홍보했다. 이런 방법으로 씨티뱅크는 전국적으로 100만 고객과 거래하고 있고, 가계 대출 부문의 역량을 토대로 소액대출 업계의 주요 사업자로 자리 잡았다. 도로, 전기, 통신 등 산업 인프라가 잘 갖춰지지 않은 개도국 시장에서는 창의적으로 인프라를 구축 및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본서는 86% 신흥시장이 선진시장과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이런 특징을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창의적인 해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지극히 당연한 마케팅 전략과 기법들이 인프라, 문화, 소득수준 등 환경 차이로 신흥 시장에서는 전혀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본서에서 주로 예로 들고 있는 신흥시장은 인도와 중국이지만, 제시된 해법들은 이머징 마켓에 일반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신흥시장으로의 진출을 준비하는 글로벌 기업들에게 본서에 제시된 해법들은 86% 시장에 다가가는 좋은 첫 걸음을 제시해 줄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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