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4. 29. 02:09
목차
제1장 길을 잃은 천재
제2장 숨어있는 보석을 찾아라
제3장 깨달음
제4장 무지(無知)의 필드
제5장 제레미 브라운 스페셜
제6장 불공정한 게임을 승리로 이끄는 과학
제7장 지암비의 허점
제8장 스캇 해트버그의 부활
제9장 트레이드 테이블
제10장 투수 해부하기
제11장 인간적인 요소
제12장 아이디어의 속도
에필로그 _ 오클랜드의 오소리 이야기
# 출판사 서평
2003년 5월 미국, 생소한 제목의 책 한 권이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책의 이름은『머니볼』. 월스트리트의 숨겨진 이면을 다룬『Liar's Poker』로 탄탄한 인기를 얻고 있던 르포 작가 마이클 루이스의 신작이었다. 책의 내용은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라는 메이저리그 야구팀과 팀의 단장 빌리 빈의 이야기로, 최악의 팀으로 평가받던 오클랜드 어슬레틱스가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만큼 강팀으로 뒤바뀐 이유를 풀어낸 것이다.
90년대 중반까지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는 선수단 연봉총액이 뉴욕 양키스 최고연봉자 한 명과 맞먹을 만큼 재정이 빈약했고, 팀 전력 역시 최악의 수준이었다. 그랬던 오클랜드 어슬레틱스가 빌리 빈의 단장 취임 후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기적을 일으킨 것이다. 지금도 그런 면이 적지 않지만 당시의 메이저리그는 '결과는 투자가 말해준다. 최고의 투자만이 최고의 성적을 얻어낼 수 있다'는 철학으로 무장해 있었다. 하지만 빌리 빈은 통계에 기반한 선수평가 기법을 도입, '홈런이나 타율보다는 출루율', '타점보다는 장타율'에 초점을 맞추고 팀 전체를 혁신의 도마 위에 올려놓았다. 130여 년 동안 신봉되어왔던 전통적인 선수평가 방법을 거부한 것이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성공비밀을 담은 ≪머니볼≫의 출간은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이들의 성공을 단순한 행운, 심지어는 사기에 가까운 저급한 편법 정도로 치부했던 대부분의 구단들도 빌리 빈의 경영방식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쓸모없는 것으로 여겨졌던 기록들이 귀중한 자료로 바뀌었고, 능력 있는 분석전문가들이 구단프런트에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냈다. 적게는 수천만, 많게는 수억 달러씩의 천문학적 자금을 쏟아 붓고도 그에 걸맞은 성적을 올리지 못한 채 하위권으로 추락했던 거부(巨富) 구단들이 마침내 움직인 것이다.
맨하탄과 월스트리트의 비즈니스 전문가들에게도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실력은 갖추었으나 저평가된 선수들을 찾아내고, 이들의 가치를 최고로 끌어올린 다음 최적의 타이밍에 트레이드하는 빌리 빈의 경영전략에 그들은 열광했다.
그 결과 빌리 빈은 2003년 월스트리트가 선정한 '월스트리트에 가장 영향력 있는 인사 30인'에, 그의 오른팔이었던 부단장 폴 디포데스타는 포춘지 선정 '40세 미만 기업혁신가 톱10'에 각각 뽑히기도 했다. 수많은 기업들이 구단운영의 핵심비결을 배우기 위해 관계자들을 급파했다. 출간된 지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아마존닷컴 베스트셀러의 수위 자리를 차지하며 수많은 비즈니스맨들의 필독서로 자리하고 있다.
온몸으로 보여준 혁신경영의 실체!
거대한 골리앗과 싸워 이길 수 있는 다윗기업의 핵심전략!
발상의 전환으로 이루어낸 성공신화의 비밀을 만난다
≪머니볼≫을 통해 밝혀진 CEO 빌리 빈의 경영전략은 사실 단순하다. 하지만 이것은 모든 경영인들이 이루고 싶어 하는 꿈이기도 할 것이다.
1. 적은 투자, 짧은 회수기간
빌리 빈은 최하위권의 선수단 연봉총액으로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루어냈다. 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 최고의 팀들과도 맞붙어 대등한 승부를 펼쳐왔다. 단장으로 취임한 지 수년만의 일이었다. '최소의 투자로 최고의 결과를 빠른 시일안에 얻는다'라는 모든 경영인들의 꿈을 실현한 것이다.
2. 최적의 타이밍을 통한 인재 트레이드
빌리 빈은 무명의 선수들을 발굴해 싼값에 계약한 후 그들의 최고의 선수로 만들곤 했다. 그런 다음 자유계약선수(FA)의 권리를 획득하면 미련 없이 비싼값에 타 구단에 팔아넘긴 다음 그 자리를 다시 싼값의 선수들로 대체했다. 한 명의 고액연봉자보다 여러 명의 대체선수로 최고의 성적을 올린 것이다. 배금주의에 사로잡혀있던 거대 구단들이 경악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3. 발상의 전환
다른 구단들이 유망한 선수들을 발굴하기 위해 수많은 스카우터들을 동원해 전국을 누비고 다닐 때, 빌리 빈은 그의 보좌관 폴 디포데스타의 컴퓨터에 저장된 선수들의 기록만으로 필요한 선수를 고르곤 했다. 계약서 서명 전까지 한 번도 보지 못한 선수가 수두룩했다. 체격과 외모, 환경보다도 철저하게 팀에 필요한 통계와 기록만을 중시한 것이다. 이것은 '직접 만나보지 않고는 선수를 알 수 없다'는 메이저리그의 오랜 전통을 뒤집는 선발방식이었다. 메이저리그 선수 출신인이면서도 자신이 속한 테두리를 벗어날 수 있었던 힘, 그것이 빌리 빈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성공의 비밀이었던 셈이다.
≪머니볼≫의 신화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2006년 전반기가 마무리된 7월 현재,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는 서부지구 1위를 달리며 거대 골리앗 구단들을 침몰시키고 있다. 모든 경영자의 꿈을 실현한다는 측면에서 이들은 동경의 대상이다. 하지만 세기를 넘어 흐르는 전통의 파괴자라는 측면에서 이들은 맹랑한 반란자이기도 하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들의 성공과 실패를 눈여겨보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 2
무한 경쟁이 펼쳐지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승리의 축배는 소위 ‘골리앗’ 기업에게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풍부한 자금력과 강력한 브랜드로 무장한 거대 기업들은 막강한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다윗’ 기업들에게 좀처럼 역전을 허용하지 않는다. 이런 법칙이 가장 잘 적용되는 분야 중 하나가 바로 프로 스포츠가 아닌가 싶다. 풍부한 자금력을 가진 구단은 우수한 선수를 줄줄이 사들이며 가난한 구단을 압박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돈의 힘’은 우승이라는 열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자금력=우승’이라는 법칙이 항상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항상 부자 구단이 승리한다면 무슨 재미로 스포츠를 보겠는가? 골리앗의 압승이 예상되는 게임에서 다윗이 승리하는 경우는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게다가 그 승리가 일회성 이변이 아닌 치밀한 전략에 의한 것이라면 이는 성공 신화로 인구에 회자될 수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오클랜드 어슬레틱스가 바로 그런 사례이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신화를 만들다
이미 오래 전부터 메이저리그의 구단 경영자들은 프로야구가 운동 능력을 겨루는 스포츠가 아닌, 누가 더 많은 돈을 쏟아 부을 수 있는 지를 겨루는 게임으로 바뀌었다고 말해왔다. 최고의 선수로 구성된 부자 구단과 달리 가난한 구단은 부상 중이거나 상대적으로 무능한 선수들을 데려올 수 밖에 없고, 경기에서 승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사람들은 믿었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는 이런 믿음은 편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성적으로 증명한 팀이다. 2000년 2,600만 달러의 총연봉 만으로 지구 우승을 차지하였고 2000년과 2001년에는 2년 연속 메이저리그 최고 부자구단이자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보다 3배 이상의 총연봉을 지불하던 양키스와의 플레이오프전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이기도 했다. 프로야구에서 얼마나 많은 돈을 갖고 있느냐 보다, 어떻게 그것을 사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다.
이런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성공은 스포츠의 핵심 자원인 선수 선발 방식을 대대적으로 혁신한 단장 빌리 빈의 영향이 가장 컸다. 빌리 빈은 대형 타자로 촉망 받으며 메이저리그에 발을 들여놓았으나 평범한 선수로 전락한 선수 출신 단장이다. 그저 그런 선수에서 최고의 단장으로 거듭난 빌리 빈, 그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선수 선발 방식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다.
기존의 관습에서 과감히 벗어난 선수 선발
빌리 빈은 타자를 선발할 때 홈런, 타율 등 관습적으로 사용되던 데이터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였다. 그리고 수많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팀 승리와 상관 관계 가장 높은 데이터는 출루율이라는 것을 밝혀 냈다. 끈질기게 투수를 물고 늘어지는 투구수 역시 타자에게 꼭 필요한 덕목이라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 가난한 어슬레틱스 구단이 홈런, 타율 등이 뛰어나 몸값이 치솟은 선수를 대량으로 보유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다른 구단들이 중요시하지 않는 출루율이라는 지표로 선수를 평가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적은 연봉을 지불하고도 팀에 꼭 필요한 선수를 보유하게 되었고 이는 팀 승리로 이어진 것이다.
이렇게 출루율을 강조한 빌리 빈의 방식은 신인 선수 드래프트나 선발 라인업 구성에도 영향을 미쳤다. 아무리 객관적인 체격 조건과 성적이 좋다고 하더라도 선구안이 좋지 않은 타자는 드래프트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또한 나쁜 공에도 배트를 휘둘러 운 좋게 안타를 만들어내는 타자보다 아웃을 당하더라도 끈질기게 승부하는 타자를 훨씬 더 높게 평가하였다.
이런 선수 선발 방식에 대해 수많은 사람들이 불만을 터뜨렸다. 그러나 빌리 빈은 치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자신만의 방식을 확신하였고, 실제로 주목 받지 못하던 많은 선수들을 일류 선수로 키워내며 주위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었다.
다윗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효율성
이 책에서 일관되게 주장하는 메시지는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다윗이 골리앗을 이기기 위해서는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빌리 빈은 주어진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팀 승리와 가장 상관관계가 높은 출루율이라는 데이터를 발굴해 냈고,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를 기준으로 선수를 선발하고 팀을 운영하였다. 그 결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효율적은 구단으로 변모할 수 있었다.
기업들 역시 골리앗 기업과 같은 방식으로 경쟁하는 것은 무모한 일이다. 다윗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핵심 역량을 개발하고 이를 꾸준히 밀고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야구라는 친숙한 소재를 통해 다윗 기업에게 필요한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달하고 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