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비교해 불과 45㎢ 더 큰 650㎢ 의 작은 도시국가 싱가포르. 변변한 지하자원 하나 없지만 대한민국보다 잘사는 나라. 스위스 국제경영연구원은 싱가포르를 1994년~1997년 세계 경쟁력에서 2위로 꼽았다. 또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한 국제정보통신보고서의 네트워크 준비지수 분야에서 2002~2006년 상위 3위 이내 수준을 유지한 나라가 싱가포르다.
무에서 유를 창조
14세기 이 지역에서 사자를 보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사자의 도시’라는 뜻을 가진 싱가푸라(singapura)에서 유래된 싱가포르는 지리적 조건 때문에 항상 주변 국가의 침략을 받아왔다. 싱가포르가 국제적인 도시로 발전하게 된 계기는 19세기 후반 증기선의 발명과 수에즈 운하 개통이다. 이때 싱가포르는 지리적 조건이 이점으로 작용해 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중요한 항구로 자리매김한다. 싱가포르는 말레이시아로부터 독립한 후 변변한 지하자원 하나 없고, 도시국가라는 명확한 한계로 독립과 함께 국가의 생존 자체를 의심받았다. 그러나 이런 우려를 극복하고, 1960년부터 1999년까지 평균 8%의 고도성장을 거듭하며 국제 무역과 금융의 중심지로 발돋움한다.
IT 강국 싱가포르
싱가포르의 무역과 금융에 가려져 있지만, 싱가포르는 세계적인 IT 강국이다. 싱가포르의 IT 산업에 대한 도전은 비교적 빠른 1980년부터 시작된다. 싱가포르 IT성장은 정부 주도하에 진행된 것이 특징으로 점진적인 추진이 특징이다. 일단 1980년부터 IT 산업을 주도할 IT 인재 양성을 위해 정부 전산화를 추진하며, 이후 양성된 인력을 민간 부문으로 확산시킨다.
2000년대 들어서 싱가포르 정부는 1차, 2차 전자정부법을 수립해 싱가포르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추구했으며, 이후 정보통신을 물류, 제조업, 소매 및 교육 등 주요분야로 확산시켜 싱가포르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한다. 그리고 최근에는 iN2015 정책을 수립해 2015년까지 정보통신 강화를 통한 지능형 국가 및 글로벌 도시 실현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 정책이 성공한다면 싱가포르는 8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정보통신 분야 수출 이익을 현재의 3배까지 끌어올릴 것이다.
아시아 바이오·IT의 중심 허브, One-North
One-North는 싱가포르 정부의 iN2015 정책과 맞물려 시작된 도시개발 계획이다. One-North는 싱가포르를, 아시아를 대표하는 정보통신의 허브 도시로 조성하겠다는 장기적인 도시개발 계획이다. 정부 주도로 2001년 시작된 One-North는 20년이라는 시간에 걸쳐 새로운 고부가가치 첨단산업과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대응하는 도시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싱가포르 중심부 200만㎡ 면적에 상업, 주거, 환경을 유기적으로 개발하는 신도시다. 1단계는 2001~2010년까지, 2단계는 2008~2015년, 3단계는 2012~2020년으로 나누어 진행한다.
One-North는 생물의학도시인 바이오폴리스(Life Xchange), IT와 미디어산업 중심 도시인 Fusionpolis(Central Xchange)와 이 두 도시를 연결하는 지원 도시로 Vista Xchange로 나누어진다. 이 중 바이오플러스는 2003년 6월 완성되어 현재 유명 바이오 기업들의 입주가 완료되었다. 싱가포르의 정책의 특징은 정부의 강한 의지로 단기간이 아닌 오랜 기간 순차적으로 진행한다는 것이다. 싱가포르의 바이오산업은 1988년 수립된 ‘국가BT계획’에서 시작한다.
이후 1999년에 수립된 지식기반 경제 발전 전략인 Industry21에서 일렉트로닉스, 케미컬, 엔지니어링에 이은 싱가포르의 네 번째 산업 축으로 바이오산업을 규정한다. 2000년에는 Biomedical Initiative가 발족해 전 세계 바이오 기업을 본격적으로 유치하기 시작한다. 아시아 지역의 바이오산업의 허브가 될 구상으로 싱가포르·일본 정부는 480억 원의 자금을 공동출자해 ‘아시아 태평양 생명과학 연구소’를 설립한다. 이런 정책의 결과로 2001년 대비 2002년 바이오산업 매출은 48% 이상 급성장한다.
바이오 기업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바이오산업이 활성화되자 세계 유수의 바이오 기업들이 싱가포르에 몰려들고 있다. 현재 바이오폴리스에서는 게놈 연구소, 바이오 엔지니어링 연구소, 바이오 인포매틱스 연구소 등 공공 연구기관 외 민간 연구기관이 입주해 있으며, 화이자, 그락소 스미스 크라인, 존스 홉킨스 대학, 벡튼디킨슨, 쉐링 플라우 등 우수 바이오 기업들이 싱가포르에 자회사를 설립했다. 싱가포르 역시 15개의 대형 제약회사를 바이오폴리스에 유치해 싱가포르를 신약 개발의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그리고 싱가포르를 신약 개발이 수월하도록 법률도 고치고 있다.
싱가포르 신약 승인 기관인 의약평가센터에서는 신약 승인 절차 기간이 약 8~12개월 정도로 비교적 짧아 바이오메디컬 기업 및 일반 제약 기업의 유인 요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리고 익명화된 개인의 일관된 병리 데이터 입수가 가능하도록 해 이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유전자 연구가 가능하도록 했다. 그리고 정부는 바이오산업 관련 인력 유치 활동을 펼치며, 해외 스타급 인사들을 수시로 초빙해 대학과 연구소에서 연구 인력의 교육을 맡도록 하고 있다.
iN2015로 한 걸음 더 나아가
싱가포르는 바이오폴리스에 세계 유수 바이오 기업 유치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이들 기업과 연구를 통해 기술 이전을 받아 새로운 시장을 열겠다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IT(Information Technology), BT(Biology Technology), NT(Nano Technology) 기술 간 컨버전스 경향이 유비쿼터스 헬스케어라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싱가포르 역시 이 점을 잘 알고 장점인 IT와 BT를 결합시킨 새로운 헬스케어 프로젝트를 iN2015에 포함해 진행하고 있다. 구급차에서 심전도 기록을 병원 관련 부서로 전송해 응급 상황에서 신속한 수술이 가능하도록 하고, 일반 사용자와 전문의들을 포털 사이트로 연결해 건강 정보 및 평가 도구 등을 통해 진단받을 수 있는 쌍방향 포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 Beyond Promise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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