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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9. 23. 19:51

성문을 밖에서 열 것이 아니라 안에서 열면 된다는 것. 병사들이 들어갈 수 있는 거대한 목마를 만들어 철수하는 선물이라며 속여 성안에 집어넣고 마침내 야음을 틈타 그 병사들은 트로이 성문을 연다. 슈미트 교수는 오디세우스처럼 기업들도 시장을 단숨에 뒤집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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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것은 언제나 큰 생각이다. 전 세계 사람들이 매일같이 쉽게 즐기는 스포츠인 축구에서도 큰 생각은 있었다. 바로 월드컵이다. 축구에서 국가 대항전를 찾아내기란 지금 보면 쉽게 느껴져도 실은 퍽이나 어려운 일이다. 우리는 이런 큰 생각을 할 수 없을까.빅 씽크 전략(Big think Strategy)은 미국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의 번트 슈미트(Bernd H. Schmitt) 교수가 만든 창조경영 전략이다. ‘체험 마케팅’의 창시자로 유명한 슈미트 교수는 “점진적인 개선이 회사를 망친다”며 “틀에 박힌 작은 생각은 쓰레기통에 처박아버리라”고 강조한다. 그는 세상을 바꾼 것은 언제나 기존의 고정관념과 틀을 깨는 큰 생각이었다며 창조적이고 대담한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빅싱크 전략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성장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슈미트 교수가 빅 씽크의 대표적인 예로 드는 것이 바로 트로이목마다. 당시 세계 최강의 군대를 자랑했던 그리스 군대는 용감무쌍한 아가멤논의 지휘 아래 트로이 성벽을 10년간이나 공격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어느 날 밤, 오디세우스 장군은 이제까지와는 다른 생각을 하게 됐다. 성문을 밖에서 열 것이 아니라 안에서 열면 된다는 것. 병사들이 들어갈 수 있는 거대한 목마를 만들어 철수의 선물이라며 속여 성안에 집어넣고 마침내 야음을 틈타 그 병사들은 트로이 성문을 연다. 슈미트 교수는 오디세우스처럼 기업들도 시장을 단숨에 뒤집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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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 관념을 깨뜨려야 한다

큰 생각을 하려면 창의성이 필요하다. 빅 씽크 전략은 대담한 아이디어를 실현하고 작은 생각을 떨쳐버리는 것이다. 이런 빅씽크 전략은 여섯 가지 상호 연관된 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우선 세 가지 임무는 전략 창출과 관련이 있다. 새 아이디어 찾아내기, 아이디어 평가하기, 아이디어를 빅 씽크 전략으로 만들기 등이다. 이어 전략 실행을 위한 세 가지 임무로는 빅 씽크 실행하기, 빅 씽크 리더십, 빅 씽크 유지하기 등을 들고 있다. 단순해 보이는 여섯 가지 단계는 그러나 막상 실천하기에는 녹록지 않다.

이 여섯 단계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내는 방법이다. 첫 번째 수단은 ‘어울리지 않는 것을 결합하기’인데 기업과 표면상 양립할 수 없는 개념 사이의 관계를 끌어낸다. 이를테면, 잘 알려진 브랜드와 겉보기에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사회현상이나 생활 방식, 유행 같은 것들을 연결시켜보는 것이다. 두 번째 수단인 ‘외부업계 벤치마킹’은 업계 외부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둔 회사를 벤치마킹하는 것이다. 다른 업계에서는 일반화된 서비스가 우리 업계에선 최초의 서비스가 될 수도 있다. 세 번째 수단, ‘성우(聖牛) 죽이기’는 사내에 깔려 있는 고정관념에 도전하는 것을 말한다. 성우란, 힌두교에서 신성시하는 소를 뜻하며 기업과 조직에서 절대로 반대할 수 없는 통념이나 관행, 고정관념을 뜻한다.

이 가운데 어울리지 않는 것을 결합하기를 한번 생각해보자. 회사에서 워크숍으로 해보기에 아주 좋은 아이템이다. 브레인스토밍을 거쳐 칠판 가득히 최신 트렌드를 적어본다. 예를 들면 고령화, 여성 중심, 핵가족화, 환경 친화, 고유가, 경기 침체, 개성화, 크로스오버, 컨버전스, 다이버전스, 가벼운 책 읽기, 첩보 영화의 유행, 인터넷 게임, 커뮤니티, 집단지성 등을 적었다고 하자. 이 가운데 우리 회사 비즈니스와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은 트렌드를 5개 정도 골라 회사의 주력 비즈니스와 ‘억지로’ 연결해보는 것이다. 철강회사라고 하면 컨버전스, 커뮤니티, 여성 중심 등을 연결해볼 수 있을 것이다. 어울리지 않는 것을 억지로 연결하기 위해 토론을 거듭하는 사이 새로운 아이디어가 도출될 수 있다. 필자가 그냥 생각해보면 철강 제품과 목재 제품의 컨버전스를 강조한 부엌가구, 철강 도매업자들끼리의 세계적인 인터넷 커뮤니티, 여성 소비자를 고려한 색깔 있는 철재가구 등의 사업 아이디어를 만들어낼 수 있다. 물론 이 아이디어를 평가하고 전략화하는 것은 다음 문제지만 평소에 생각해보기 어려운 ‘엉뚱한’ 아이디어들을 이런 과정을 통해 끌어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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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모델로 역으로 성공한 Dove

슈미트 교수는 빅 씽크의 대표적인 예로 유니레버의 ‘진정한 아름다움(Real Beauty)’ 광고로 큰 성공을 거둔 도브(Dove) 브랜드를 예로 들고 있다. 도브 담당 글로벌 브랜드 임원인 실비아 라그나도는 화장품 업계의 관행을 깨는 새로운 접근법을 생각해냈다. “미인이 될 수 있다는 동경심을 자극해야 한다”는 업계의 통념을 깨고 그녀는 평범한 여인들을 광고 모델로 내세우는 방법을 택했다. 나이도 키도 몸매도 피부색도 따지지 않고, 모델이 아니라 일반 여성들이 진정한 아름다움의 기준이라고 강조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냈다. 심지어 96세의 할머니까지 광고에 등장했다. 이 아이디어는 결국 수많은 평범한 여인들이 기존의 강박관념을 벗어나 자기 스스로에 대해 자신감을 갖는 결과를 낳았으며 업계를 뒤흔드는 큰 생각으로 인정받았다.빅 씽크 전략은 단순히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는 것만을 중시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거대한 꿈과 비전, 그리고 그것을 실천하려는 의지와 열정을 중시한다.

강연회를 위해 방한했을 때 만난 슈미트 교수의 다음과 같은 말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독자들에게 책을 너무 자세히 읽지 말라고들 부탁해주세요. ‘203페이지 둘째 줄에 있는 문장은 이런 의미가 아닌가요?’하면서 자기 얘기를 서너 페이지씩 메일로 보내는 독자들을 보면 너무 안됐다는 생각이 들어요. 빅 씽크를 하자면서 그렇게 디테일(detail)에 빠지면 아무것도 못하는 것이지요. 엉뚱하게 그리고 소신 있게 자신의 생각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글 권영설 한경 가치혁신연구소장(「빅 씽크 전략」번역자)
- Beyond Promise 9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