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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 12. 10:12
최근 전세계적으로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절약이 강조되면서 에너지 효율화 방안으로 그린 빌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기업들은 그린 빌딩 시장에서의 새로운 성장 기회를 다각도에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최근 유럽에서 주목받는 신규 주택들은 벽 두께가 30cm를 넘는다. 유리창은 3중 유리를 사용하고, 창틀과 문틈은 공기 샐 틈 없이 메워진다. 주택의 지붕이나 고층 빌딩 벽면에는 종종 태양광 전지가 설치되어 있다. 이들의 가장 큰 매력은 냉난방 요금이 반 이상 줄었다는 점이다. 완벽한 단열로 냉/난방 기기 사용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태양광 전지가 설치된 집은 필요한 전기를 직접 생산하기 때문에 전기요금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사용량보다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한 집은 유휴 전기를 전력회사에 판매하기도 한다. 이런 에너지 절약형 건축물을 통틀어 그린 빌딩이라 한다.  
 
본래 그린 빌딩이란 안락한 주거생활을 제공하면서도 설계, 시공, 유지/관리, 철거에 이르기까지 환경 친화적인 건축물을 의미한다. 따라서 넓은 의미에서 친환경/무독성 건축 자재, 물 사용 효율화, 폐기물 배출 감소, 주변환경과의 어울림 등도 그린 빌딩의 조건에 포함된다. 하지만 최근 환경과 에너지가 글로벌 이슈로 등장하면서 그린 빌딩은 주로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주목받고 있다. 건축물에서 소비되는 에너지가 적지 않고,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기서는 그린 빌딩 시장 중에서도 단열, 조명, 유리 등 상업용/가정용 건축물의 에너지 절약과 관련된 기술, 제품, 서비스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전세계적으로 그린 빌딩에 대한 관심 증가  
 
이미 선진국에서는 다양한 그린 빌딩이 등장하고 있다. 3리터 주택, 수동형 주택(Passive House), 탄소 배출 제로 빌딩(Zero Carbon Emission Building)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3리터 주택이란 연간 에너지 소비가 제곱미터(㎡)당 등유 기준 3리터에 불과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고효율 단열, 3중 유리, 열 회수장치 등을 통해 에너지 소비를 기존의 30% 수준까지 줄인 것이다. 수동형 주택 역시 남향창, 지열펌프 등 자연 에너지를 활용하여 화석연료 사용을 최소화한 주택을 뜻한다. 더 나아가 지붕이나 벽면에 태양광 패널을 붙이거나, 자체적으로 마련한 소형 풍력 발전기, 폐기물 처리 시설 등을 통해 필요한 전기를 조달하는 빌딩이나 주택도 늘고 있다.  
 
이미 유럽에서는 2001년에 수동형 주택 보급 실증 사업인 CEPHEUS(Cost Efficient Passive House as European Standards)가 마무리되었으며, 그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초기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국제 에너지 기구 IEA에 따르면 오스트리아의 Upper Austria주에서는 수동형 주택의 보급이 2003년 2%에서 2006년 7%까지 증가했으며, 에너지 소모량이 수동형 주택보다 조금 많은 수준인 저에너지 주택(Low energy buildings)은 31%에서 79%로 늘었다(<그림 1> 참조).
 
최근에는 신흥국에서도 그린 빌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중국과 인도는 냉/난방, 전등, 단열재 등 건축물의 에너지 효율과 관련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두바이 역시 단열, 물 절약, 쓰레기 처리 등에 대한 규제를 통해 일정 기준 이상의 환경 실적을 달성하지 못하는 건물에 대해서는 허가를 내주지 않을 예정이다. 또한 신흥국에서는 도시 개발 계획 자체에 그린 빌딩이 포함되어 있다. 일례로 2016년까지 7차에 걸쳐 완공할 아랍에미레이트의 마스다르(Masdar) 도시 프로젝트는 그린 빌딩을 통한 에너지 소비 최소화, 신재생 에너지를 통한 에너지 자체 조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장 활성화를 위한 각국 정부의 노력 
 
현재 그린 빌딩 시장은 각국의 정부 주도하에 형성되고 있다. 그린 빌딩은 에너지 수요 절감 및 온실 가스 감축에 있어서 비용 효율적인 대안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 에너지 소비량 중 상업용/주거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에 달하며, 대부분은 주택, 사무실, 학교, 병원 등에서 냉난방, 온수, 조명, 전자 기기 등으로 소모되고 있다. 이 중 상당 부분은 고효율 제품을 통해 절감할 수 있을 전망이다. McKinsey Global Institute에 따르면 2020년까지 달성할 수 있는 에너지 절감량 135QBTU(Quadrillion BTU) 중 상업용/주거용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5%에 이른다. 또한 온실 가스 감축 방안 중에서도 단열재, 고효율 조명, 삼중유리를 사용하는 그린 빌딩은 신재생 에너지 개발, 탄소 포집/저장 설비 등에 비해 비용 효율적이다(<그림 2, 3>참조).  
 
이 때문에 각국 정부는 그린 빌딩 시장을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방법은 에너지 효율 기준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미 유럽, 일본, 미국 등 선진국뿐만 아니라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에서도 그린 빌딩과 관련된 법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영국은 2016년 이후 탄소 배출 제로 빌딩 외에는 건축허가를 내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향후 에너지 효율 기준이 점차 강화되고 규제 적용 범위가 신축 빌딩을 넘어 기존 빌딩의 리모델링 및 설비교체로 확대되면, 그린 빌딩 시장은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표 1> 참조).
 
빌딩 에너지 효율 기준 강화가 채찍이라면 그린 빌딩 육성을 위한 당근으로써 기술 개발에 대한 정책적 지원도 강화되고 있다. 특히 선진국들은 미래 성장 동력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그린 빌딩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에너지와 환경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일 뿐만 아니라 향후 신흥 시장으로 제품이나 기술을 수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일본 경제산업성에서는 ‘Cool Earth 에너지 혁신 기술 계획’을 통해 2050년까지 중점 육성할 온실가스 감축 기술 21가지를 선정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에너지 절약형 주택을 위한 고효율 단열재와 창문재료는 2015년까지 실용화될 전망이다. 이외에도 고효율 조명, 열펌프, 에너지 관리 시스템 등 그린 빌딩의 근간이 될 수 있는 기술들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시장 활성화를 위해 각국 정부는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신축이나 리모델링시 그린 빌딩은 일반 건축물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물론 그린 빌딩은 일반 건축물에 비해 에너지 소비량을 70~90%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소비자에게 이익이다. 하지만 초기 투자 비용이 크고, 손익 분기점 도달에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은 그린 빌딩에 대한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각국 정부는 보조금, 세제 혜택, 저리대출 제도 등을 통해 그린 빌딩을 지원하고 있다. 일례로 현재 독일에서 수동형 주택을 짓는데 드는 비용은 제곱미터(㎡)당 평균 1,728유로로, 일반 주택의 1,600유로에 비해 10%정도 비싼 편이다. 하지만 독일 정부가 공공 은행인 KfW(Kreditanstalt fu"r Wiederaufbau)를 통해 수동형 주택에 대해 장기저리대출을 지원함으로써 비용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더 나아가 인증/등급제를 통해 그린 빌딩의 시장 경쟁력을 키우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그린 빌딩 인증/등급제란 제 3의 기관이 빌딩의 에너지 효율을 점검하고 등급을 매기거나, 인증서를 발급하는 제도로 그간 자발적인 참여로 운영되어 왔다. 스위스의 ‘Minergie’, 영국의 ‘BREEAM’, 미국의 ‘LEED’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인증받은 주택에 대해 정부는 보조금, 세제 혜택 등을 일부 지원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 독일 정부는 건물을 매매/임대할 때, 건물의 에너지 사용량을 기재한 에너지 증명서 증빙을 의무화함으로써 그린 빌딩의 시장 경쟁력을 제고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세입자는 유지/관리비를 줄이기 위해 에너지 사용량이 적은 그린 빌딩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즉 인증/등급제는 소비자에게 에너지 절감량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그린 빌딩의 가치를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다.  
 
그린 빌딩의 새로운 시장 기회  
 
각국 정부의 육성 정책에 힘입어 그린 빌딩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빌딩의 에너지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단열재, 조명, 냉/난방 기기, 빌딩 관리 시스템 등이 새로운 시장 기회로 주목 받고 있다. 향후 에너지 절감을 넘어 자체적으로 청정 에너지를 생산하는 빌딩이나 주택이 늘면서 태양광 전지, 풍력 발전기, 지열 펌프 등도 그린 빌딩 시장에서 새로운 수요처를 얻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표 2> 참조).
 
1. 단열제품 
 
단열 제품은 그린 빌딩의 근간이 되는 제품이다. 벽, 지붕, 창문 등의 에너지 손실을 막아 줄 뿐만 아니라, 냉/난방에 필요한 화석 연료 사용을 줄임으로써 온실 가스 감축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단열 제품은 오래 전부터 건축물에서 사용되어 왔지만, 최근 그린 빌딩에서 담당하는 역할이 커지면서 선진 기업들은 기술 혁신을 통해 고성능/고부가 가치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독일의 화학 회사인 BASF사가 가장 대표적인 사례이다. 3리터 주택을 통해 BASF사가 출시한 고효율 단열재(Neopor)와 삼중유리의 탁월한 단열성능이 입증되면서, 현재 수동형 주택이 늘고 있는 유럽을 중심으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향후 중국, 인도 등 신흥 시장의 따뜻한 기후를 겨냥한 단열 제품도 늘어날 전망이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그린 빌딩은 중/북부 유럽, 북미 등 추운 지역을 중심으로 발전해왔기 때문에 실내의 열을 밖으로 빼앗기지 않는 것에 중점을 뒀다. 하지만 따뜻한 지역에서는 실내로 유입되는 열을 처음부터 차단함으로써 냉방과 관련된 에너지 효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 일례로 유리를 통해 들어오는 열이 실내 온도를 높이는 것을 막기 위해 빛 투과량 조절, 열차단 등이 가능한 고기능성 유리가 등장하고 있다. 또한 중국, 인도 등 신흥 시장은 건물 신축이 많고, 기존 건물의 단열효율이 낮으며, 유리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성장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2. 냉/난방기기 
 
냉/난방 기기는 향후 에너지 절감 및 온실가스 감축 규제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제품이다. 냉/난방 기기 효율화는 석유, 천연가스, 전기 등 에너지 소비 절감과 직결되며, 온실 가스 감축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고효율 에어컨과 보일러 등 기존 상품을 개선한 상품 외에도 태양열 펌프, 지열펌프, 열교환기(Heat Exchanger)등 자연의 에너지를 활용하는 혁신적인 상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미 유럽의 수동형 주택에서는 지열펌프, 열교환기를 포함한 공조 기기가 냉/난방 기기를 대체하기 시작했다. 특히 지열펌프는 수동형 주택이 보급되는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뚜렷한 시장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땅 속의 열을 이용하기 때문에 전기 사용이 적고, 신재생 에너지 육성차원에서 정부의 보조금도 지급되기 때문이다.
 
3. 조명시장 
 
건축물에서 소비되는 에너지 중 20% 이상을 조명 기기가 차지하고 있으며, 자연 채광이 어려운 대형 빌딩이 증가하면서 이 비중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그린 빌딩에서 고효율 조명은 필수 사항이 되고 있다. 게다가 최근 고효율 형광등과 LED 조명이 등장하면서 빛 전환 효율이 5%에 불과한 백열등은 줄줄이 퇴출될 예정이다. 빠르면 2009년부터 미국, 유럽, 호주 등에서 백열등 사용 금지 법안이 시행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효율 형광등 중 하나인 콤팩트 형광등(Compact Fluorescent Lamp)은 유해물질인 수은이 미량 포함되어 있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고효율이면서 최근 가격 하락 폭이 크고, 기술 혁신 속도가 빠른 LED 조명 기기의 상용화 확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한 낮에는 인공 조명이 아닌 자연 채광을 활용하려는 제품도 늘고 있다. 건축물에 광선반, 채광창을 설치하던 기존 방법을 넘어 반사판, 광 케이블 등을 통해 태양빛을 실내로 끌어오는 방법도 등장했다. 중국 최초의 탄소 제로 빌딩 CSET(Center for Sustainable Energy Technologies)은 자연 채광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사례이다. 이 빌딩은 하늘로 난 큰 창을 통해 건물 전 층에 빛을 공급하고, 자연 통풍을 통해 에너지 절감을 유도할 계획이다.  
 
4. 빌딩 에너지 관리 시스템(BEMS) 
 
그린 빌딩에서는 IT 시스템이 공조, 조명, 시설 관리 등을 넘어 에너지 소비를 최적화시키는 데까지 적용될 전망이다. 빌딩 에너지 관리 시스템(Building Energy Management System, BEMS)은 실시간 사용량 관리, 과거 사용 패턴 분석 등을 통해 불필요한 에너지 사용처를 찾아서 낭비를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일례로 IBM은 BEMS를 통해 불필요한 보일러 사용을 찾아 작동을 중단한 것만으로 1,250MWh, 125,000달러를 절약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IBM은 자체적으로 실시한 에너지 관리 프로젝트에서 BEMS를 통해 연간 16,500MWh를 절감할 수 있었다. 이미 가정용/빌딩용 에너지 관리 시스템은 일본의 Cool Earth 에너지 혁신 기술 중 하나로 선정된 바 있다.  
 
5. 신재생 에너지를 통한 전력 생산 
 
최근 태양열/광, 풍력 등을 활용해서 필요한 에너지를 자체 생산하는 그린빌딩도 등장하고 있다. 초기 설치비는 많이 들지만 장기적으로 빌딩의 전기 사용료를 줄이고, 지역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영국 맨체스터의 CIS 빌딩은 건물 벽면의 타일을 태양광 전지로 대체하여 필요한 전기를 조달하고, 사용하고 남은 전기는 전력회사에 되팔고 있다. 빌딩에서 자체적으로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마이크로 열병합 발전기의 사용도 늘고 있다. 현재 마이크로 발전기는 도시 가스를 사용해서 가정과 빌딩에서 90%에 가까운 높은 에너지 효율로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그린 빌딩이 필요한 전기를 자체 생산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시장 기회들이 나타날 것이다. 일례로 태양광, 풍력 발전의 경우 날씨에 따른 변동을 줄이기 위해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2차 전지, 캐퍼시터 등 에너지 저장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또한 그린 빌딩에서 생산한 유휴 전기를 전력회사에 팔기 위해서 전기 사용량뿐만 아니라 빌딩의 전기 생산량도 측정할 수 있는 스마트 미터기도 출시되고 있다.
 
그린 빌딩 시장에 대한 기업의 대응 방안  
 
그린 빌딩의 시장 성장을 주도하는 정부 정책에 힘입어 선진 기업들은 새로운 성장 기회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비해 국내 기업들은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본격적인 시장 성장 시점을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가장 큰 이유는 그린 빌딩의 장점에 대한 대중의 인지도가 낮기 때문이다. 수동형 주택이 70%가 넘는 유지비를 줄일 수 있다고 하지만, 국내에서는 성공사례가 드문 만큼 소비자에게 쉽게 와 닿지 않는 부분이다. 또한 기존 제품 대비 비싼 가격은 시장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존 주택을 리모델링 할 때는 설치할 수 없거나, 신축보다 비용 부담이 훨씬 큰 제품들도 다수 존재한다. 게다가 그린 빌딩의 단열, 조명, 창호 등은 건축업체의 몫인 만큼 소비자 접근성도 떨어진다. 무엇보다 건물 소유주와 세입자가 다른 경우 양측 모두 에너지 효율화 비용을 지불할 인센티브가 크지 않다.
 
하지만 장기적인 그린 빌딩의 효율성을 고려한다면 우리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그린 빌딩 시장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첫째, 기업은 자사가 개발한 제품을 바탕으로 그린 빌딩의 미래 효용에 대해 명확한 청사진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그린 빌딩의 편익을 알려야 한다는 뜻이다. 기업의 입장에서 고효율 제품들은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한 고부가가치 상품이다. 일부 제품의 경우 원천 기술 확보 및 특허를 통해 기업은 장기적인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 기존 제품 대비 비싼 가격은 구매를 저해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높은 가격을 극복하고 시장을 열기 위해서 기업은 가격 이상의 효용가치를 소비자에게 쉽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 고효율 단열재와 삼중 유리창의 장점을 알리기 위해 3리터 주택이란 개념을 처음 만든 BASF사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둘째, 그린 빌딩 제품을 개발할 때 설치 편의성 및 기존 제품 사용 방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선진국의 경우 신축보다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하거나 일부 설비를 교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때 발생하는 비용을 줄여줄수록 시장 창출 시점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기존 제품과 전혀 다르고 복잡한 제품일 경우 시공업체가 제품을 수용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컴팩트 형광등(CFLs)은 높은 효율성에도 불구하고 전구를 꼽는 소켓의 규격이 백열등과 달라 초기 시장 창출에 어려움을 겪은 대표적인 예이다.  
 
 셋째,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함으로써 기존 제품과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 열교환기(Heat Exchanger)의 경우 신선하고 따뜻한 공기라는 고객 가치에 중점을 두었다. 기존 난방 시스템은 공기를 가두고 보일러를 가동시켜 실내온도를 올렸다. 그 결과 장기간 난방시 실내 공기가 탁해지는 단점을 피하기 힘들었다. 반면 열교환기는 들어오는 공기와 나가는 공기간의 열을 교환하는 새로운 방식을 고안함으로써 신선한 공기와 단열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달성했다. 또한 GE, 월풀 등은 전기 요금이 저렴할 때 작동하고, 과다 전기 수요가 발생하면 멈추는 지능형 가전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에너지 컨설팅사 EnerNOX처럼 빌딩의 전기 소비를 최적화하여 남는 전기를 전력회사에 되파는 새로운 사업 모델도 등장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지역자치단체, 환경 시민단체, 관련 기업 등 이해관계자와의 협력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그린 빌딩의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소비자의 구매 습관 변화를 유도하는 데 있어 이들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독일 프라이부르크(Freiburg)시의 수동형 주택과 태양광 지붕의 확산을 들 수 있다. 원자력 발전소 건설 반대 운동으로부터 주민들의 환경 의식이 제고되면서 지방자치단체가 친환경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여기에 전력회사 바데노바(Badenova)가 협력하면서 그린 빌딩의 수요가 촉발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 LG Business 102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