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 19. 09:29
[Business]
최근 글로벌 경제위기가 고조되면서 전세계 모든 인류의 일상에 그 폭과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불확실성이 부여되고 있다. 가깝게는 1~2년 후, 길게는 10~20년 후 세상은 오늘과 과연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 개인과 기업, 조직 등이 맞닥트린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상태이다. 당면한 글로벌 경제위기 말고도 지구촌에는 인류의 미래에 더 중차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많은 난제들이 기다리고 있다. 중장기적인 세계경제의 판도 변화와 이에 따른 강대국간 대립, 기후변화와 자원, 에너지의 고갈, 최첨단 과학기술의 진보가 불러 올 윤리적 갈등, 지역분쟁과 빈곤 등 글로벌 차원의 수많은 도전 과제들을 지구촌 사회는 어떤 식으로 극복해야 할까? 개인과 사회의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 변화는 시장 트렌드에 어떤 변화를 야기 할까? 전지구적 차원의 변화 흐름 속에 숨어 있는 기회와 위험 요인은 어떤 것일까? 이 글에서는 해외 유력 미래예측 기관들의 최신 미래예측 보고서에 제시된 10, 20년 후 미래상을 통해 우리 기업이 보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내일을 준비할 수 있는 지혜와 통찰력의 단서를 찾아 보기로 한다.
Ⅰ. 머리말
글로벌 경제위기의 심화와 함께 미래에 대한 전망도 극히 불투명해지고 있다. 21세기 미래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중대 변수로 꼽혀 온 지구온난화와 자원 및 에너지의 고갈, 선후진국 사이의 빈부격차와 일부 지역의 인구 과잉 및 실업 문제, 그리고 종교 및 문화권간 대립과 테러리즘 등의 난제들이 다수 상존해 있는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글로벌 경제위기의 심화가 불러올 주요 경제 대국들 간의 이해 충돌이 더해질 경우 지구촌의 21세기는 향후 10여 년 동안 그 어느 때보다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앞서 지적한 지구촌 인류의 중대 당면이슈들은 세계의 수많은 선후진국들의 대화와 타협을 바탕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들이지만, 당면한 경제난은 문제해결의 바람직한 프로세스를 상당기간 지연시키거나 아예 프로세스 자체를 무산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회오리 바람이 지나간 10년 후 세상은 과연 어떻게 달라지게 될까? 이하에서는 미국 정부의 미래전략기구인 국가정보위원회(NIC, National Intelligence Council)가 2008년 11월 발간한 ‘Global Trends 2025’ 보고서와 UN 산하 밀레니엄프로젝트의 ‘2008 State of the Future’ 보고서, 그리고 세계미래학회(World Future Society)가 발간하는 미래예측 전문지 ‘The Futurist’에 게재된 ‘Trends Shaping Tomorrow’s World’ 등에 나타난 10~20년 후 세계경제 구도와 함께 기후변화, 에너지·자원 문제 등 글로벌 차원에서 풀어야 할 주요 도전과제, 그리고 세상을 바꾸어 나갈 핵심 트렌드 등을 살펴본다.
Ⅱ. 2025년의 세계경제 구도
미래 세계경제의 세력판도와 주요 경제권역별 위상에 대한 큰 그림은 2008년 11월 미국 NIC(국가정보위원회, National Intelligence Council)가 발표한 미래예측 보고서 ‘Global Trends 2025’를 중심으로 살펴 보기로 한다. NIC의 동 보고서는 2004년의 ‘Mapping the Global Future: Global Trends 2020’에 이어 4년 만에 발간한 것이다. NIC는 미래의 핵심 트렌드와 그 배후의 요인들에 대한 인식과 이들 상호간의 작용에 대한 이해도를 높임으로써 미국 정부기관들의 전략적인 사고를 촉진한다는 목적으로 미래 예측보고서를 작성, 발표하고 있는데 특히 중국과 러시아 등 신흥강대국의 부상으로 초래될 미래 글로벌 경제 세력 판도 변화와 중동 문제, 에너지 자원 문제 등 미국의 전략적 이해가 걸린 이슈들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과 미국의 관점에 치우치지 않는 객관적이고 가치중립적인 예측으로 전세계 미래예측 전문가 등의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하에서 동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글로벌 다극화 시대 개막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형성된 국제경제 질서와 시스템은 2025년이면 거의 그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크게 변화할 것이다. 신흥시장 경제의 부상과 글로벌화의 확산에 따른 영향으로 세계의 부와 경제적 영향력은 서구 국가들에서 아시아로 이동할 것이며, 국가보다는 기업과 종교, 문화, 비정부단체 등의 조직과 개인의 영향력이 점차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2025년에는 글로벌 다극 체제(Multi-polar system)가 형성되는 동시에 선진국과 후발개도국들 사이의 국력의 격차도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경우 세계 최강 국가로서의 지위는 유지하겠지만 상대적인 영향력은 현저히 약화될 것이다.
이 경우 미국의 공백을 미국 이외의 여타 국가나 조직이 대체할 수 있을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무너진 구체제로부터 신질서로의 불완전한 이행 과정에 나타날 국제안보상의 불안정성을 극복하기 위한 다자적인 협력 요구가 증가할 것이지만 주요국의 정책결정자들과 대중들이 이러한 요구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인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역사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다극 체제는 양극(bi-polar) 체제, 또는 단극(uni-polar) 체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경향을 보인다. 특히 최근의 금융시장 불안정성은 문제해결의 이니셔티브를 쥘 강력한 주체가 없는 상태에서 전개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우려를 가중시킨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글로벌 금융위기가 세계화의 일시적인 중단을 야기했던 1914~18년 기간과 같은 국제경제 시스템의 파국으로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새로운 국제질서로의 이행이 지속될 향후 20여년은 여러 가지 위험(risks)으로 충만한 시기가 될 것이며, 국제 무역과 투자, 기술 진보와 인수합병을 둘러싼 전략적인 경쟁이 이어질 것이다. 최악의 경우 19세기와 같은 군비경쟁과 영토확장, 그리고 군사적 경쟁이 재현되는 시나리오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아시아로의 부의 이동 가속화
향후 나타날 서구 국가로부터 중국, 인도 등 아시아 국가로의 글로벌 부와 경제력의 이동은 규모나 속도, 방향의 측면에서 현대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것이 될 전망이다. 이 세기사적인 전환은 다름아닌 두 가지의 이유에서 비롯되는 데, 첫째는 원유와 상품가격의 상승으로 중동국가들과 러시아가 천문학적인 이익을 거두어들일 것이라는 점, 둘째는, 제조업과 일부 서비스업의 중심이 저임금 아시아로 옮겨질 것이라는 점이다.
이에 따라 브릭스(BRICs)국가들의 경제규모(GDP)는 2040~2050년 경이면 현재의 G7 국가들의 GDP와 비슷한 수준으로 커질 것이다. 특히 중국은 향후 20년 동안 세계경제에 다른 어떤 나라보다 큰 영향을 미치면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 대국으로 부상하게 될 것이며, 군사력 측면에서도 초강대국의 위치를 확보하게 될 것이다. 인도의 경우 경제적 고성장을 지속하는 가운데 향후 중국과 더불어 글로벌 다극체제를 형성하는 또 하나의 축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2025년까지 중국과 인도의 GDP는 미국과 일본을 제외한 다른 모든 국가의 GDP를 합한 것보다 커질 것이다.
러시아는 인적자본 투자 확대, 경제구조의 다변화, 글로벌 시장으로의 편입 등을 차질없이 추진할 경우 2025년 경에는 현재보다 더 부강하고 자기 확신에 찬 나라가 될 것이다. 다만 석유 및 천연가스 수출 비중이 높아 국제유가가 배럴당 50~70달러 수준에 머물 경우나 앞에서 지적한 경제구조의 개선에 실패할 경우 러시아 경제는 심각한 침체를 경험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2025년 세계경제 판도와 관련해 볼 때 중국, 인도, 러시아에는 분명히 못 미치겠지만 인도네시아와 이란, 터키 등의 정치경제적 영향력도 현재보다 더 커질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2025년의 8대 경제대국 순위는 미국, 중국, 인도,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러시아 순이 될 것이다.
국가자본주의(State Capitalism) 확산
주목할 점은 중국, 인도, 러시아 등의 발전 모델은 지금까지 서구 국가들이 사용한 자유주의 모델이 아닌 ‘국가자본주의(State Capitalism)’ 모델이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국가자본주의는 기업과 개인이 아닌 국가가 경제발전의 주도적인 역할을 맡는 경제시스템을 말하는 것으로, 한국과 대만, 그리고 싱가포르 등이 사용했던 자본주의 모델이다.
그러나 중국의 경우 경제규모가 워낙 크고, 체제 민주화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이 여타 국가들과 달라 중국식 국가자본주의 발전이 세계에 미치는 잠재적 파급효과가 더욱 클 것이다. 실제로 민주화 역사가 길지 않은 일부 국가들의 경우 더딘 경제발전과 치열한 글로벌 경쟁이 민주주의의 원칙과 기반을 흔드는 사회경제적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최근의 글로벌 금융위기는 전세계적으로 규제 받지 않는 시장의 기능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국가의 역할을 새롭게 강조하는 계기가 되고 있는 만큼, 많은 후발개도국들이 중국의 모델을 본받아 국가차원의 산업정책의 재강화, 민영화정책의 후퇴 및 공기업 부활 등을 통해 시장과 경제주체들의 활동에 대한 국가의 개입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작금의 글로벌 금융위기 및 세계경제의 구조적 불균형 상태(Global imbalances)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자국시장 보호주의 부활, 국가자본주의 모델 확산에 따른 정치적 민주화의 후퇴, IMF 등 국제금융기구의 퇴락과 중국, 러시아 등 신흥국 국부펀드의 영향력 강화, 달러화의 위상 하락 등과 같은 거대 이슈들이 제기될 수 있다. 특히 중국 등 신흥국 기업들의 공격적인 선진기업 인수합병은 당사국간 정치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잠재적으로 국제무역과 투자에 대한 저항을 야기할 수 있다. 특히 글로벌화의 불균등한 이익에 대한 대중들의 우려가 확산될 경우 국제무역 전반에 보호주의 성향이 심화될 수 있을 것이다.
유럽과 일본은 성장세 크게 둔화
한편 지역적으로 볼 때 우선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 국가들은 자원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이득에도 불구하고 경제 혼란과 정치 불안, 부패, 인구 압력과 종족분쟁 등으로 인해 2025년에도 경제적으로 매우 낙후된 지역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브라질 등 라틴 아메리카의 주요국들은 중간정도의 소득수준을 지닐 수 있을 것이나, 대중 영합적인 정책기조를 보이고 있는 베네주엘라, 볼리비아 등 여타 중소국들은 지체상태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반적으로 라틴 아메리카국 들은 경쟁력 측면에서 아시아와 여타 고성장 지역에 비해 뒤쳐진 상태를 유지할 것이다.
인구 1인당 부(per capita wealth)에서 유럽과 일본은 중국과 인도를 여전히 크게 앞지르겠지만, 근로연령대의 인구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경제전반의 성장 기조를 유지하는 데도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한편 유럽과 달리 미국의 경우는 높은 출산율과 이민증가 등으로 고령화 문제를 심각하게 겪지는 않을 것이다. 아울러 2025년에는 사회경제적으로 낙후한 국가에서 선진국으로 옮겨 가려는 이민자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늙어가는 북반구
인구 측면에서는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지역이 향후 20년간 전세계 인구증가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며, 서방국가들은 전체 인구증가의 3% 정도를 차지하는 데 불과할 것이다. 2009년에서 2025년까지 약 12억명의 인구가 증가해 세계인구는 약 80억명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데 증가율은 과거 20여년에 비해 크게 둔화될 전망이다. 한편 전세계 인구 대비 서구국가 지역 거주 인구는 1980년의 24%에서 2025년에는 약 16%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적인 인구 비중의 변화와 함께 고령층과 젊은 층의 비율이 변화하는 현상도 두드러진다. 30세 이하의 인구가 전체 인구의 1/3 미만인 늙은 국가들이 북반구에서 늘어날 것이며, 반대로 30세 이하의 그룹이 전체 인구의 60% 이상인 젊은 국가들이 사하라 이남에 위치하게 될 것이다.
도시화로 인한 거주인구 비중의 변화도 예상된다. 현재의 도시화 트렌드가 계속된다면 2025년까지 전세계 인구의 57%가 도시에 거주하게 될 것이다. 현재는 50% 정도가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 2025년까지 현재의 19개에 8개의 메가시티가 추가될 것이다. 이들 중 하나만 제외하고 모두가 아시아와 사하라 이남 지역에서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도시들이 작은 도시를 기반으로 성장하면서, 이들 도시에서는 종종 일자리나 각종 필수 서비스의 부족 현상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미국은 종이 호랑이로 전락할까
중국과 같은 새로운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출현과 국제기구들의 재정상태 악화, 지역 블록의 잠재적인 확산, 그리고 국제 민간 조직과 네트워크의 강화 등으로 지난 20여 년간 계속되어 온 기존 국제질서의 붕괴도 가속화될 것이다. 특히 다가올 20년 동안에는 전후 국제질서를 담당해 왔던 조직들의 노후화와 파편화, 비효율화 등을 대체하고자 하는 다양한 행동주체(actors)들이 생겨나면서 국제사회가 당면한 초국가적인 도전 과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게 될 것이다. 특히 미래의 신흥강자로 주목 받고 있는 브릭스(BRICs) 국가들의 경우 과거 독일과 일본이 그랬던 것처럼 세계질서에 정면으로 도전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서방국가들이 정해놓은 기존의 규범(norm)을 고분고분히 수용하지도 않을 것이다. 즉 자신들의 지정학적, 경제적인 파워를 배경으로 기후변화, 테러리즘, 핵 확산, 에너지 안보 이슈 등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세계무대에서 구현해 나가는 높은 수준의 자유도(high degree of freedom)를 확보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2025년 미국은 현재보다 ‘한층 덜 압도적인(less dominant)’ 나라가 될 것이다. 여전히 가장 힘있는 나라이기는 하겠지만, 세계를 움직이는 여러 주요국들 가운데 하나에 머물 것이라는 예상이다. 특히 군사력 면에서 보더라도 여타 외국에서의 과학기술 발전, 비정규전의 광범위한 채용, 장거리 정밀무기의 확산, 사이버 공격의 증가 등이 과거에 비해 미국 군사력의 파괴력을 반감시키는 요소들이 될 것이다.
하지만, 미국이 20년 후 종이호랑이로 전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분명하다. 미국은 중동과 아시아에서 지역 균형자로서의 긴요한 역할을 지속할 것이며, 글로벌 테러 대응력으로서의 중요성도 유지할 것이다. 기후변화 문제와 같은 새로운 안보 이슈에서도 미국의 리더십은 글로벌 차원의 해결책을 찾는 데 있어 매우 결정적인 요소이다. 다만 중국과 러시아 등의 발전에 따른 글로벌 다극화 추세는 향후 미국으로 하여금 대외정책 수행 시 좀 더 많은 글로벌 파트너들과의 협력과 공조를 요구하는 동인이 될 것이다.
Ⅲ. 21세기 글로벌 이슈와 과제
다음으로 UN 산하 밀레니엄 프로젝트(Millennium Project)의 ‘2008 State of the Future’ 보고서를 중심으로 세계인류가 당면한 주요 도전과제와 해법에 대해 살펴 보기로 한다. 유엔 밀레니엄 프로젝트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산하의 미래예측 기관으로 글로벌 차원의 미래과제 발견 및 정책적 해결방안 모색을 위해 활동하고 있으며 매년 미래 예측 및 국제사회의 정책추진 현황과 관련된 ‘State of the Future’ 보고서 시리즈를 발간하고 있다. 특히 밀레니엄 프로젝트팀은 인류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주요 현안과제의 근본원인과 현상 진단, 그리고 국제사회의 올바른 해결 방안 제시와 관련해 UN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그 권위와 영향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하에서는 ‘2008 State of the Future’ 보고서에 제시된 15개 글로벌 과제를 ▲ 기후변화와 자원고갈, ▲ 과학기술 진보의 명암, ▲ 인류의 삶의 질 개선, ▲ 지역분쟁 및 테러 억제, ▲ 글로벌 민주주의 강화와 윤리 수준 제고 등의 5개 범주로 요약, 소개한다.
과제 1. 기후 변화와 자원 고갈
대기중의 이산화탄소 농도, 그리고 이로 인한 대기 온도의 상승은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에서 예측하던 것보다도 더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1970~2000년까지 연평균 1.5ppm씩 상승하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2000년 이후 2.1ppm씩 상승하고 있다. 유럽연합에서 전세계 감축목표로 제시하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550ppm으로는 온실가스의 피해를 막는 데에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NASA 과학자에 따르면 350ppm을 목표로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이 안정화 된다고 하여도 에너지 소비 증가로 인해 지구는 더욱 더워질 전망이다. 기후변화에 의한 경제적 손실은 10년 이내에 매년 1,500억~3,00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제는 미국, 중국과 같은 온실가스 다배출국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환경에 대한 파괴를 막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추진되던 정책 외에도 연 5%의 연료 효율 개선, 조세 및 금융제도 개편, 자동차 연비 강제 개선 조치 등이 요구된다. 또한 기술적으로는 전기자동차, 염수(鹽水)농업, 탄소격리, 태양발전위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물과 농작물의 부족 또한 심각하다. 현재 7억의 인구가 물기근(water scarcity: 1인당 1년에 1,000㎥ 이하)을 겪고 있고 2025년에는 30억의 인구가 물기근을 겪을 전망이다. 한편 물의 약 70%가 농업에 사용되기 때문에, 물 부족은 필연적으로 식량부족을 가중시킬 것이다. FAO(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현재 37개국에서 식량위기를 겪고 있고 곡물의 가격은 2006년 이래 벌써 129%나 상승하였다. 식량 수요는 2013년까지 50%, 30년 이내에 2배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인구의 도시집중과 농지의 잠식 등에 의해 식량공급은 줄어들 것이다.
장기적으로 농업에서의 방울관개(灌漑)(drip irrigation) 뿐 아니라, 조림, 물 저장, 물 재처리 등 물 사용을 최적화하는 여러 가지 노력들이 수반되어야 한다. 식량부분에 대한 투자도 시급하다. FAO는 급격한 식량부족을 막기 위해서 연 150억~200억 달러의 투자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세계적인 에너지 수요는 최근 20년 동안 2배로 증가하였다. 핵심적인 기술진보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2030년까지는 화석연료를 통해 1차 에너지 수요의 81%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IEA(국제에너지기구)의 전망에 따르면 2006년에서 2030년까지 석유에 대한 수요는 40% 가까이 늘어날 것이고, 이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총 22조 달러의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석유 생산은 이미 정점에 달했고 향후 40~70년 내에 석유가 바닥이 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화석연료 가격의 급등에 따라 신재생에너지가 점차로 경쟁력을 확보하겠지만 현재 약 3.4%의 전기만이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투자에 2007년 약 1천억 달러가 소요되었고 앞으로도 2030년까지 추가적으로 7조 달러의 투자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에너지 문제의 중장기적인 해결을 위해 수송연료의 탈탄소화, 바이오 연료, 태양발전위성, 열암(熱岩)을 이용한 지열발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에너지원 투자가 불가피할 것이다.
과제 2. 과학기술의 진보, 축복인가 저주인가
IT 및 과학기술의 발전은 개인의 삶과 사회구조에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예를 들어 전자정부 시스템의 확산은 민주주의, 사회 정의, 창의성 교육의 효과적인 구현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또한 이메일, 휴대폰, 메신저, 협업 소프트웨어의 보편화로 인해 봉사, 과학, 사업 등 다양한 공동 프로젝트에 전세계인들이 참여하게 될 것이다. 나아가 센서, 카메라, RFID의 상호 연동을 통해 “사물들의 인터넷”이 생겨나고, 세컨드 라이프 같은 사이버 세계는 현실 세계와 경쟁하게 될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다양한 부작용도 나타날 것이다. 인터넷 주소는 3년 내에 포화될 것이고, 개인정보 프라이버시 문제가 대두될 것이다. 또한 국제적으로 사이버 범죄, 불법 복제나 사이버 공격도 문제가 될 것이다. 나아가 인터넷이 테러리스트들의 결집 및 훈련의 장이 될 수도 있다.
IT의 발전은 의사결정 과정을 크게 개선시킬 것이다. 개방적 시스템, 민주화, 쌍방향 미디어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게 만들었다. 향후 유비쿼터스 컴퓨팅과 집단지성 시대의 도래는 의사결정에 필요한 지식을 즉각 얻을 수 있게 만들어 의사결정의 질을 더욱 향상시킬 것이다. 장기적으로 이슈 추적 및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인간-컴퓨터 인터페이스와 같은 다양한 의사결정 지원 기술이 개발될 것이다.
다만, 이러한 기술적 발전에도 불구하고 보수적 문화는 여전히 의사결정 효율화의 장애가 될 수 있다. 이미 다양한 의사결정 지원 소프트웨어가 존재하지만 잘 활용되지 않고 있음은 이러한 문제점을 잘 보여준다. 또한 쓰레기 정보의 난립과 선택지의 복잡성 증가는 향후 의사결정 과정을 어렵게 만드는 또 다른 요인이 될 것이다.
한편 과학기술 혁신의 가속화와 나노, 바이오, 정보통신, 인지과학 간의 융합도 인류의 문명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다. 이미 수퍼 컴퓨터는 1초당 1천조 번의 부동소수점 연산이 가능하며, 주사전자현미경으로 0.01 나노미터의 세계를 관측할 수도 있다. 또한 이미 염색체 합성이나, 광자 텔레포트 시도가 실험실 수준에서 성공한 상태이다. 새로운 생물체의 창조와 사물의 순간이동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미래에는 난자 채취 없이 피부 세포 만으로 줄기세포를 만드는 기술이 구현될 것이다. 또한 나노, 바이오, 정보통신의 결합은 다양한 신개념 기술들을 낳을 것이다. 예를 들어 미래에는 생체 배터리도 나올 것이다. 전도성 금속으로 코팅된 유전자 변형 바이러스를 연결해 나노 와이어로 만들고 이를 배터리의 음극 재료로 사용해 배터리의 용량은 늘리고 부피는 종이처럼 얇게 만드는 것이다. 또한 인공장기가 잉크젯 3D 프린팅 방식으로 생산되고, 유기 트렌지스터도 실용화되는 날도 올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눈부신 과학기술 혁신과 학제간 융합이 새로운 위험과 윤리적 이슈를 낳을 수도 있음에도 주의해야 할 것이다. 인체에 대한 나노 기술의 부작용 가능성이나 바이오 기술 발전에 따른 인간 존엄성의 위협 문제는 대표적인 예이다. 세계 차원의 집단지성 시스템을 구축해 과학기술을 전파하는 동시에 그 위험성과 윤리문제를 사전적으로 제어할 필요가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과제 3. 인류의 삶의 질 개선
건강 악화와 질병은 인류의 생존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리스크 요인이다. 사람들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심장병, 뇌졸중과 같은 만성질병으로 사망하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변종 조류독감을 비롯, 지난 5년간 천여 개가 넘는 유행성 질병이 보고된 바 있다. 콜레라, 흑사병 등 과거의 질병들도 다시금 나타나는 상황이다. 빠른 도시화와 기후변화로 질병의 패턴도 바뀌는 중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HIV/AIDS의 경우 보균자 수가 2006년 3천4백만~4천7백만명 수준에서 2007년 3천만~3천6백만명 수준으로 감소하고는 있지만, 사하라 이남 지역에서의 감염 일반화 및 동유럽, 아시아 국가의 감염자 증가라는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아동사망 감소, 모성건강 향상, HIV/AIDS 및 말라리아 감소 등 인류공동체의 당면 목표는 단시일 내에 쉽게 달성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스(SARS)와 같은 전염성 질병의 위협에 대해 규제, 면역 프로그램, 글로벌 정보 공유 및 대응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도 인류의 건강한 삶을 보장하는 효과적인 도구가 될 것이다.
세계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분배의 문제도 어느 정도 개선되고는 있지만, 빈곤 문제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2015년경 전세계 절대빈곤층은 사하라 이남 지역을 제외하면 2000년의 절반 정도로 줄어들 전망이다. 그러나 소득불균형은 아직도 심각하다. 하루 1달러 또는 이하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2달러로 생활하는 사람의 수는 전세계 인구의 절반에 가깝다. 중국의 경우 2007년 구매력 기준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가 되었지만, 도농간 소득 격차(상위 10%가 45%의 도시 부를 독점)는 여전히 심각하다. 최근 저개발국 빈곤층에 소액 대출을 제공하는 마이크로크레딧 등은 빈곤 해결을 위해 효과적인 수단으로 보여진다. 부패 감소, 경제적 자유의 증대, 생산수단에 대한 균등한 접근 보장 등으로 “동일한 출발선”을 보장하는 것이 빈곤 감소를 위한 근본적 대응이 될 것이다.
과제 4. 지역 분쟁 및 테러 억제
최근의 유가 및 곡물 가격 상승, 물과 식량, 에너지 공급 부족, 기후변화, 이민자 증가 등은 전세계적으로 민족/종교간 갈등, 사회불안, 테러, 범죄 등 사회적 불안을 야기할 수 있는 위험요소라고 할 수 있다. 2008년에만 해도 연초부터 중반까지 대규모 분쟁이 14차례 발생했으며, 연간 1조 3천억 달러가 군비로 지출되었다. 전세계적으로 사용 가능한 핵무기가 2만기, 우라늄 1,700톤,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이 500톤 존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미래에는 개인이 소규모 실험실에서 생화학 무기를 만들거나, 국제 범죄조직이 소규모 핵무기를 제조할 가능성도 있다. 인터넷 사용이 증가하면서 사이버 무기 역시 새로운 위협으로 등장했다.
분쟁을 줄이기 위해서 정부와 UN의 조기 경보 시스템은 NGO 및 각종 미디어와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다양성, 평등권, 공통된 윤리적 가치에 대한 교육도 중요하다. 특히 사회적 통합을 해치는 감정적 대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랑, 열정, 영감과 같은 가치가 중요해질 것이다. 핵, 화학, 생물무기 관리 방안 및 국제적인 반테러 전략, 그리고 생물학적 테러(bioterrorism)를 막기 위한 국제적 네트워크도 필요하다. 현존하는 생물학적 무기 비축량을 폐기하고, 위험 물질 추적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향후 글로벌 사회의 주요 과제가 될 것이다.
과제 5. 글로벌 민주주의 강화와 윤리 수준 제고
민주주의는 지난 수년간 전세계 국가의 약 1/5에서 후퇴하는 모습을 보였다. 언론의 자유도 2007년까지 6년 연속 뒷걸음질하는 양상을 보였다. 민주주의의 확산과 발전은 보다 안전하고 평화로운 지구촌 미래를 위해 필수적인 요소라는 점에서 우려할 만한 대목이다. 민주적인 체제는 시민사회의 성장, 언론매체 활동의 자유, 장기적인 경제 안정, 시민 참여, 투명한 사법시스템, 엄격한 정부 평가 시스템, 그리고 국제사회의 관심 등을 필요로 한다. 민주주의에 대한 국지적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협약이나 개입절차를 구체화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며, 인터넷을 통한 글로벌 차원의 감시와 압력도 좋은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건강한 글로벌 민주주의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정보통제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와 정보유통의 자유가 긴요하다.
세계 식량부족과 기아, 미국발 서브프라임 위기, 지구 온난화 등은 글로벌 차원의 장기적 관점과 대응 시스템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점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잠재적인 위기를 사전에 예측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며, 피해로부터의 조기 회복을 도모하는 글로벌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각국의 정부와 의회 차원의 미래 예견 능력은 물론 UN 등 국제기구 차원에서 장기적인 관점하에 문제를 인식하고 전략적 해결방안을 찾아 나가는 글로벌 공조체제가 필요하다.
정책결정자들이 단기적이고 자국 이익 중심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지구촌의 다양한 도전과제 극복에 적극 동참하며, 글로벌 차원에서 윤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대중이 나서서 압박하는 일도 중요해질 것이다. 특히 인간복제, 유전자 조작, 인터넷 발전 등 기술진보와 더불어 생겨나는 복잡 다양한 윤리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신기술이 부여하는 인간능력의 확장에 상응하는 정서 교육 및 도덕률의 강화가 필요하다.
Ⅳ. 미래 세상을 바꾸는 트렌드
앞에서 살펴본 미래 세계경제 구도와 글로벌 도전과제 등의 거시적 변화상에 이어 이 장에서는 개인 및 사회와 관련된 마이크로 트렌드를 살펴보기로 한다. 이를 위해 세계미래학회(World Future Society)의 기관지인 ‘The Futurist’에 2008년 두차례 게재된 ‘내일의 세상을 바꾸는 트렌드(Trends shaping Tomorrow’s World)의 내용을 종합 정리한다. 동 보고서는 미래 세계의 모습을 좌우할 주요 트렌드들을 추출하고, 다양한 실증데이터와 사례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이 아티클의 필자인 Marvin Cetron과 Owen Davies는 오랜기간 시장트렌드 분석가로 활동해 온 미래예측 전문가들이다.
라이프 스타일의 극적인 변화
먼저 사회적 가치와 라이프스타일의 극적인 변화가 나타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변화의 속도 자체가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고령화와 교육수준 향상, 사회 민주화 등으로 기성 권위에 대한 사회 구성원들의 태도가 변화하면서 불변하는 가치에 대한 믿음이 약화되고 있다. 특히 선진사회를 중심으로 베이비부머 세대의 시대가 가고, X세대와 밀레니얼 세대가 사회 주도계층으로 자리잡으면서 이러한 현상은 더욱 가속될 전망이다. 또한 이들 세대가 경제적 성공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두면서 소규모 창업도 급증하고 있다. 대부분의 부모 세대가 취업을 통해 부를 축적한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건강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예방의학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높아지는 상황이다. 미국 흡연인구는 1983년 전체 인구의 30% 수준에서, 2005년 21% 수준까지 낮아졌다. 또한 2007년 현재 흡연인구의 42.5%가 금연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에서도 건강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영국의 경우 응답자의 2/3가 10년전에 비해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한 지출을 늘이고 있다고 응답했다. 전세계적으로 비만인구가 증가하면서 정부차원의 대응도 강화되는 추세다. 현재 6세 이하 비만인구 비율은 약 18%에 육박하며 이는 1980년에 비해 3배나 증가한 수치다. 더욱이 개발도상국에서 ‘서구화’된 식단이 늘어나면서 비만의 문제는 더 이상 부자 나라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영양과 건강 관련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으며, 이는 특히 고령화와 맞물려 더욱 강력한 트렌드로 자리잡게 될 전망이다. 나아가 육체적 건강뿐 아니라 스트레스 등 정신적 건강에 대한 관심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힘 센 소비자들의 천국
소비자 중심주의(Consumerism)는 더욱 강해질 것이다. 웹 활용이 증가하면서 현대 사회는 소비자들의 천국이 되었다. 인터넷을 통해 가격, 서비스, 배달 시간 등의 정보를 어디서나 접할 수 있으며, 사용후기 등을 통해 제품을 직/간접적으로 평가할 수 있게 되었다. 광고의 영향으로 미국의 어린이들은 이미 2~3세에는 브랜드를 인지하는 수준에 이르며, 6세 정도가 되면 소비자로서 행동하게 된다. 충동적 소비도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 세대 전체의 10% 정도가 충동적 소비자라는 조사가 있다. 이는 X세대 5%, 베이비부머 세대의 3%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치다. 힘 센 소비자들의 증가는 전세계적인 상황이며, 이 때문에 저가 도매점, Walmart와 같은 대형 할인점, Home Depot과 같은 ‘카테고리 킬러’ 기업들이 기존의 소매점들을 대체하고 있다. 또한 소비자권익 보호기관 등이 늘어나면서 성분표시, 경고문구, 영양정보 등이 제품의 포장 및 TV, 인터넷 등에 공개되는 것이 일상화되고 있다. 또한 모든 제품의 가격이 범용품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고정비용이 낮은 온라인 상점들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족 구성도 더욱 다양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2001년도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다세대(Multigenerational)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특징적이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비용절감 등을 위해 조부모, 부모 및 자녀세대가 모여 사는 가정이 늘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와 같은 지역에서는 AIDS로 부모를 잃은 손주들을 보살피는 조부모가 늘어나면서 다세대 가정이 늘고 있다.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움직임이 나타난다는 점도 새로운 가족의 형태를 예고한다. 이미 미국의 캘리포니아, 뉴저지, 코네티컷 등에서 동성결혼을 합법화하거나 유사한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덴마크, 독일, 영국 등도 이러한 움직임에 동참하는 추세다. 핵가족도 여전히 가족 형태의 상당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가족 형태 변화에 있어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독신 가구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개도국 도시화로 메가시티 급증
인터넷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늘어나면서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지키는 것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블로그에 포스팅 된 글이나, 웹 포럼에 올려진 정보는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프라이버시에 대한 위협은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테러와 범죄의 위협이 증가하면서 감시 시스템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프라이버시의 종말의 예고한다. 특히 미국의 경우 911 이후 ‘미국애국법(The USA Patriot Act)’ 등 테러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법률이 나타나면서 개인 프라이버시에 대한 국가의 통제는 일상화되고 있다. 인터넷 상에 증가하는 해커도 프라이버시의 위협이다. 영국의 경우 현재 4천 2백만 개의 감시카메라가 거리, 빌딩, 학교, 쇼핑센터 등에 설치된 것으로 추산된다. 영국인은 하루 평균 300회 정도 감시카메라에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화는 전세계적인 현상이며, 이로 인한 환경과 사회 문제들도 늘어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인구조회국(Population Reference Bureau)에 따르면 2006년 전세계인구의 48%가 도시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30년까지는 21억명이 늘어난 전체 인구의 60%가 도시 거주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증가는 특히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기존 거대도시는 더욱 거대해질 것이다. 1950년 인구 5백만을 넘는 메가시티(Megacity)는 8개였으나, 2015년에는 59개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중 48개는 저개발국에서 나타날 것이다. 도시화와 도시로의 인구 집중은 도시거주자들에게 적절한 주거, 깨끗한 식수, 화장실과 전기 등 생활환경의 저하 문제를 야기할 것이다. 더욱이 환경연구기관 월드워치연구소(Worldwatch Institute)에 따르면 인간 활동에서 나타나는 탄소배출의 75%가 도시의 연료에서 배출된다고 한다. 즉 도시화는 사람들의 삶의 질 저하뿐 아니라, 글로벌 기후변화의 주범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도시는 주변 지역의 물 부족을 초래하기도 하는데, 이는 도시에서 물이 지표로 스며들지 못하고 상하수관을 통해 사용 및 처리되기 때문이다.
은퇴 후 재취업 보편화
인력과 직업 측면에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전문화가 산업과 인력 전반에서 확산될 것이다. 글로벌화와 기술 발전은 이러한 현상을 가속시키고 있다.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처리할 수 없는 일들이 늘어나면서, 개별 시장에 특화된 컨설턴트나 전문가들이 더욱 세분화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때문에 소규모 비즈니스에 의한 새로운 니치 시장들이 확산될 것이다. 최근 논의되는 롱테일(Longtail) 현상도 이러한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지속적인 교육훈련이 사회 전체적으로 확산될 것이다. 직업에 있어 지식회전율(Knowledge turnover)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오늘날 기술자들의 지식 반감기(half-life)는 5년에 불과하다. 10년 이내에 기술자들이 가진 지식의 90%가 컴퓨터를 통해 활용가능해질 것이다. 이미 성인 대상의 재교육이 트렌드가 되고 있다. 은퇴한 베이비부머 세대에 대한 재교육은 증가 추세다. 인터넷을 통한 교육의 기회가 증가하면서 지속적인 교육과 훈련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지식기반 사회로 이행하면서, 충분한 교육의 기회를 갖지 못한 인력에게 새로운 교육과 훈련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 사회적 과제가 될 전망이다.
은퇴에 대한 기존의 개념도 변화하게 될 것이다. OECD에 따르면 선진국에서 조기은퇴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2004년에 OECD 국가 54~60세 인구 중 직업을 가진 사람은 60% 이하였다. 전문 시장조사기관 퓨 리서치(Pew Research)에 따르면 2006년 평균적인 미국 노동자는 61세 은퇴를 계획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57.8세에 은퇴한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은퇴 현상은 그리 오래 지속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 퍼트넘 인베스트먼트(Putnam Investment)의 연구에 따르면 은퇴한 미국인의 1/3이 2년 내 비슷한 수준과 책임을 갖는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전세계적으로 고령화가 가속되면서 은퇴 후 재취업 및 은퇴 연기와 같은 현상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개인적 관점에서 여행이나 재교육 등을 위한 ‘일시적 은퇴’ 등은 늘어나겠지만, 완전히 일을 그만두는 ‘진정한 은퇴’는 현재보다 더 늦어지게 될 것이다. 이와 함께 2~3개 이상의 커리어 패스를 갖는 것도 일상적인 현상이 될 것이며, 더욱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직업을 찾게 될 것이다.
직업 윤리는 점차 소멸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55%의 최상위 경영자들은 직업 윤리의 침식이 미래 기업의 성과에 악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인으로 응답한바 있다. Enron, WorldCom, Tyco International과 같은 기업들의 회계 부정 사례는 직업 윤리가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사회적인 이동성이 증가하고 직업에 대한 만족감을 중요시하면서, 직업의 안정성이나 높은 보수 등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낮아지게 될 것이다.
비즈니스의 핵심계층을 이룰 X세대
X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는 미래 비즈니스 변화를 주도할 것이다. X세대는 이미 30 중반으로 접어들었으며, 밀레니얼 세대는 20대에 들어섰다. 이들의 사회적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유럽에서도 15~24세의 인구가 약 5천만명에 달한다. 25~29세 인구는 3천만명이다. 유럽 인구의 22%가 30세 이하라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특히 X세대는 사업가적(Entrepreneurial) 기질을 의미하는 E세대로 명명될 필요가 있다. 전세계적으로 이들 X세대는 과거와는 비할 수 없을 정도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 더욱 비즈니스 중심적 성향을 가지고 있음이 입증된 바 있다. 이들 세대는 고위 경영진이 되고 싶다는 답변보다 2배 이상으로 창업을 선호했다. 정부 기관에 취직하고 싶다는 답변보다는 5배 이상으로 자신만의 비즈니스를 시작하기를 원하고 있다.
미래에 시간은 가장 비싼 재화가 될 것이다. 컴퓨터, 전자통신 및 인터넷 등의 기술이 비즈니스의 글로벌 경쟁을 격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직장인들은 10년전에 비해 10% 더 많은 시간을 일에 할애한다. 시간의 압박이 증가하면서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단순화시켜줄 수 있는 제품이나, 스트레스를 보상할 수 있는 사치재 등을 선호하게 될 것이다. 이는 선진시장만의 현상은 아니다. 경제성장의 속도가 빠른 중국에서는 많은 근로자들이 빠른 변화와 시간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의 뉴스포털 시나닷컴(sina.com)에 따르면 56%의 응답자가 시간 부족을 느끼고 있다. 인도의 경우 기술자나 경영진들이 선진시장 수준의 시간 스트레스를 겪기 시작했다. 일과 삶의 균형은 향후 노동시장의 주요 이슈가 될 것이다. 또한 쇼핑에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 인터넷과 메일을 통한 상거래가 전통적인 소매업을 위협하게 될 것이다. 중국, 인도 및 다른 개도국에서도 선진시장에서와 같이 인스턴트 식품, 가사노동 대체 서비스, 작은 사치재 등에 대한 수요가 늘게 될 것으로 보인다.
Ⅴ. 맺음말
이상에서 해외의 주요 미래예측기관들이 제시하는 10~20년 후 세계의 미래상과 주요 도전과제, 그리고 개인과 사회차원의 핵심 트렌드들을 살펴 보았다. 국내외에 많은 미래예측기관들이 주기적으로 미래예측을 발표한다. 국제 정치경제 상황의 변화나 사회적 이벤트, 또는 중대 과학기술의 진보가 실현되었을 경우 이와 관련된 미래 이미지도 다양하게 제시되고 수정된다. 때문에 미래를 어떤 특정한 이미지에 고착시키기 보다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발전하고 진화하는 유기체와 같은 것으로 이해하는 편이 좀 더 바람직한 접근자세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미래를 향한 변화의 큰 줄기와 작은 가지들을 구분하는 식별력을 키우는 일도 요구된다.
미래는 개인, 기업, 국가에게 새로운 위협과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기업 비즈니스에 있어서는 세계경제 구도의 변화, 주요 글로벌 과제, 그리고 소비자와 사회 차원의 트렌드가 미래의 생존과 성과를 좌우하는 핵심요소가 될 것이다. 동일한 미래라 할 지라도 각자 처한 상황이나 해석 방식, 대응 양상에 따라 미래는 위협이 될 수도 있고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현재의 위기 상황에서 새롭게 나타나는 변화의 실마리들을 포착하고, 이러한 변화의 싹이 미래의 세계를 어떻게 변화시킬지를 예측하여 선제 대응하는가의 여부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현상의 이면과 파급 효과를 창의적으로 해석하고,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아 적극적으로 행동하려는 노력은 미래 성공의 열쇠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 LG Business Insight 1024,5 호
Ⅰ. 머리말
글로벌 경제위기의 심화와 함께 미래에 대한 전망도 극히 불투명해지고 있다. 21세기 미래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중대 변수로 꼽혀 온 지구온난화와 자원 및 에너지의 고갈, 선후진국 사이의 빈부격차와 일부 지역의 인구 과잉 및 실업 문제, 그리고 종교 및 문화권간 대립과 테러리즘 등의 난제들이 다수 상존해 있는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글로벌 경제위기의 심화가 불러올 주요 경제 대국들 간의 이해 충돌이 더해질 경우 지구촌의 21세기는 향후 10여 년 동안 그 어느 때보다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앞서 지적한 지구촌 인류의 중대 당면이슈들은 세계의 수많은 선후진국들의 대화와 타협을 바탕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들이지만, 당면한 경제난은 문제해결의 바람직한 프로세스를 상당기간 지연시키거나 아예 프로세스 자체를 무산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회오리 바람이 지나간 10년 후 세상은 과연 어떻게 달라지게 될까? 이하에서는 미국 정부의 미래전략기구인 국가정보위원회(NIC, National Intelligence Council)가 2008년 11월 발간한 ‘Global Trends 2025’ 보고서와 UN 산하 밀레니엄프로젝트의 ‘2008 State of the Future’ 보고서, 그리고 세계미래학회(World Future Society)가 발간하는 미래예측 전문지 ‘The Futurist’에 게재된 ‘Trends Shaping Tomorrow’s World’ 등에 나타난 10~20년 후 세계경제 구도와 함께 기후변화, 에너지·자원 문제 등 글로벌 차원에서 풀어야 할 주요 도전과제, 그리고 세상을 바꾸어 나갈 핵심 트렌드 등을 살펴본다.
Ⅱ. 2025년의 세계경제 구도
미래 세계경제의 세력판도와 주요 경제권역별 위상에 대한 큰 그림은 2008년 11월 미국 NIC(국가정보위원회, National Intelligence Council)가 발표한 미래예측 보고서 ‘Global Trends 2025’를 중심으로 살펴 보기로 한다. NIC의 동 보고서는 2004년의 ‘Mapping the Global Future: Global Trends 2020’에 이어 4년 만에 발간한 것이다. NIC는 미래의 핵심 트렌드와 그 배후의 요인들에 대한 인식과 이들 상호간의 작용에 대한 이해도를 높임으로써 미국 정부기관들의 전략적인 사고를 촉진한다는 목적으로 미래 예측보고서를 작성, 발표하고 있는데 특히 중국과 러시아 등 신흥강대국의 부상으로 초래될 미래 글로벌 경제 세력 판도 변화와 중동 문제, 에너지 자원 문제 등 미국의 전략적 이해가 걸린 이슈들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과 미국의 관점에 치우치지 않는 객관적이고 가치중립적인 예측으로 전세계 미래예측 전문가 등의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하에서 동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글로벌 다극화 시대 개막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형성된 국제경제 질서와 시스템은 2025년이면 거의 그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크게 변화할 것이다. 신흥시장 경제의 부상과 글로벌화의 확산에 따른 영향으로 세계의 부와 경제적 영향력은 서구 국가들에서 아시아로 이동할 것이며, 국가보다는 기업과 종교, 문화, 비정부단체 등의 조직과 개인의 영향력이 점차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2025년에는 글로벌 다극 체제(Multi-polar system)가 형성되는 동시에 선진국과 후발개도국들 사이의 국력의 격차도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경우 세계 최강 국가로서의 지위는 유지하겠지만 상대적인 영향력은 현저히 약화될 것이다.
이 경우 미국의 공백을 미국 이외의 여타 국가나 조직이 대체할 수 있을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무너진 구체제로부터 신질서로의 불완전한 이행 과정에 나타날 국제안보상의 불안정성을 극복하기 위한 다자적인 협력 요구가 증가할 것이지만 주요국의 정책결정자들과 대중들이 이러한 요구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인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역사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다극 체제는 양극(bi-polar) 체제, 또는 단극(uni-polar) 체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경향을 보인다. 특히 최근의 금융시장 불안정성은 문제해결의 이니셔티브를 쥘 강력한 주체가 없는 상태에서 전개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우려를 가중시킨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글로벌 금융위기가 세계화의 일시적인 중단을 야기했던 1914~18년 기간과 같은 국제경제 시스템의 파국으로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새로운 국제질서로의 이행이 지속될 향후 20여년은 여러 가지 위험(risks)으로 충만한 시기가 될 것이며, 국제 무역과 투자, 기술 진보와 인수합병을 둘러싼 전략적인 경쟁이 이어질 것이다. 최악의 경우 19세기와 같은 군비경쟁과 영토확장, 그리고 군사적 경쟁이 재현되는 시나리오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아시아로의 부의 이동 가속화
향후 나타날 서구 국가로부터 중국, 인도 등 아시아 국가로의 글로벌 부와 경제력의 이동은 규모나 속도, 방향의 측면에서 현대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것이 될 전망이다. 이 세기사적인 전환은 다름아닌 두 가지의 이유에서 비롯되는 데, 첫째는 원유와 상품가격의 상승으로 중동국가들과 러시아가 천문학적인 이익을 거두어들일 것이라는 점, 둘째는, 제조업과 일부 서비스업의 중심이 저임금 아시아로 옮겨질 것이라는 점이다.
이에 따라 브릭스(BRICs)국가들의 경제규모(GDP)는 2040~2050년 경이면 현재의 G7 국가들의 GDP와 비슷한 수준으로 커질 것이다. 특히 중국은 향후 20년 동안 세계경제에 다른 어떤 나라보다 큰 영향을 미치면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 대국으로 부상하게 될 것이며, 군사력 측면에서도 초강대국의 위치를 확보하게 될 것이다. 인도의 경우 경제적 고성장을 지속하는 가운데 향후 중국과 더불어 글로벌 다극체제를 형성하는 또 하나의 축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2025년까지 중국과 인도의 GDP는 미국과 일본을 제외한 다른 모든 국가의 GDP를 합한 것보다 커질 것이다.
러시아는 인적자본 투자 확대, 경제구조의 다변화, 글로벌 시장으로의 편입 등을 차질없이 추진할 경우 2025년 경에는 현재보다 더 부강하고 자기 확신에 찬 나라가 될 것이다. 다만 석유 및 천연가스 수출 비중이 높아 국제유가가 배럴당 50~70달러 수준에 머물 경우나 앞에서 지적한 경제구조의 개선에 실패할 경우 러시아 경제는 심각한 침체를 경험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2025년 세계경제 판도와 관련해 볼 때 중국, 인도, 러시아에는 분명히 못 미치겠지만 인도네시아와 이란, 터키 등의 정치경제적 영향력도 현재보다 더 커질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2025년의 8대 경제대국 순위는 미국, 중국, 인도,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러시아 순이 될 것이다.
국가자본주의(State Capitalism) 확산
주목할 점은 중국, 인도, 러시아 등의 발전 모델은 지금까지 서구 국가들이 사용한 자유주의 모델이 아닌 ‘국가자본주의(State Capitalism)’ 모델이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국가자본주의는 기업과 개인이 아닌 국가가 경제발전의 주도적인 역할을 맡는 경제시스템을 말하는 것으로, 한국과 대만, 그리고 싱가포르 등이 사용했던 자본주의 모델이다.
그러나 중국의 경우 경제규모가 워낙 크고, 체제 민주화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이 여타 국가들과 달라 중국식 국가자본주의 발전이 세계에 미치는 잠재적 파급효과가 더욱 클 것이다. 실제로 민주화 역사가 길지 않은 일부 국가들의 경우 더딘 경제발전과 치열한 글로벌 경쟁이 민주주의의 원칙과 기반을 흔드는 사회경제적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최근의 글로벌 금융위기는 전세계적으로 규제 받지 않는 시장의 기능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국가의 역할을 새롭게 강조하는 계기가 되고 있는 만큼, 많은 후발개도국들이 중국의 모델을 본받아 국가차원의 산업정책의 재강화, 민영화정책의 후퇴 및 공기업 부활 등을 통해 시장과 경제주체들의 활동에 대한 국가의 개입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작금의 글로벌 금융위기 및 세계경제의 구조적 불균형 상태(Global imbalances)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자국시장 보호주의 부활, 국가자본주의 모델 확산에 따른 정치적 민주화의 후퇴, IMF 등 국제금융기구의 퇴락과 중국, 러시아 등 신흥국 국부펀드의 영향력 강화, 달러화의 위상 하락 등과 같은 거대 이슈들이 제기될 수 있다. 특히 중국 등 신흥국 기업들의 공격적인 선진기업 인수합병은 당사국간 정치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잠재적으로 국제무역과 투자에 대한 저항을 야기할 수 있다. 특히 글로벌화의 불균등한 이익에 대한 대중들의 우려가 확산될 경우 국제무역 전반에 보호주의 성향이 심화될 수 있을 것이다.
유럽과 일본은 성장세 크게 둔화
한편 지역적으로 볼 때 우선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 국가들은 자원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이득에도 불구하고 경제 혼란과 정치 불안, 부패, 인구 압력과 종족분쟁 등으로 인해 2025년에도 경제적으로 매우 낙후된 지역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브라질 등 라틴 아메리카의 주요국들은 중간정도의 소득수준을 지닐 수 있을 것이나, 대중 영합적인 정책기조를 보이고 있는 베네주엘라, 볼리비아 등 여타 중소국들은 지체상태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반적으로 라틴 아메리카국 들은 경쟁력 측면에서 아시아와 여타 고성장 지역에 비해 뒤쳐진 상태를 유지할 것이다.
인구 1인당 부(per capita wealth)에서 유럽과 일본은 중국과 인도를 여전히 크게 앞지르겠지만, 근로연령대의 인구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경제전반의 성장 기조를 유지하는 데도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한편 유럽과 달리 미국의 경우는 높은 출산율과 이민증가 등으로 고령화 문제를 심각하게 겪지는 않을 것이다. 아울러 2025년에는 사회경제적으로 낙후한 국가에서 선진국으로 옮겨 가려는 이민자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늙어가는 북반구
인구 측면에서는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지역이 향후 20년간 전세계 인구증가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며, 서방국가들은 전체 인구증가의 3% 정도를 차지하는 데 불과할 것이다. 2009년에서 2025년까지 약 12억명의 인구가 증가해 세계인구는 약 80억명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데 증가율은 과거 20여년에 비해 크게 둔화될 전망이다. 한편 전세계 인구 대비 서구국가 지역 거주 인구는 1980년의 24%에서 2025년에는 약 16%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적인 인구 비중의 변화와 함께 고령층과 젊은 층의 비율이 변화하는 현상도 두드러진다. 30세 이하의 인구가 전체 인구의 1/3 미만인 늙은 국가들이 북반구에서 늘어날 것이며, 반대로 30세 이하의 그룹이 전체 인구의 60% 이상인 젊은 국가들이 사하라 이남에 위치하게 될 것이다.
도시화로 인한 거주인구 비중의 변화도 예상된다. 현재의 도시화 트렌드가 계속된다면 2025년까지 전세계 인구의 57%가 도시에 거주하게 될 것이다. 현재는 50% 정도가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 2025년까지 현재의 19개에 8개의 메가시티가 추가될 것이다. 이들 중 하나만 제외하고 모두가 아시아와 사하라 이남 지역에서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도시들이 작은 도시를 기반으로 성장하면서, 이들 도시에서는 종종 일자리나 각종 필수 서비스의 부족 현상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미국은 종이 호랑이로 전락할까
중국과 같은 새로운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출현과 국제기구들의 재정상태 악화, 지역 블록의 잠재적인 확산, 그리고 국제 민간 조직과 네트워크의 강화 등으로 지난 20여 년간 계속되어 온 기존 국제질서의 붕괴도 가속화될 것이다. 특히 다가올 20년 동안에는 전후 국제질서를 담당해 왔던 조직들의 노후화와 파편화, 비효율화 등을 대체하고자 하는 다양한 행동주체(actors)들이 생겨나면서 국제사회가 당면한 초국가적인 도전 과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게 될 것이다. 특히 미래의 신흥강자로 주목 받고 있는 브릭스(BRICs) 국가들의 경우 과거 독일과 일본이 그랬던 것처럼 세계질서에 정면으로 도전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서방국가들이 정해놓은 기존의 규범(norm)을 고분고분히 수용하지도 않을 것이다. 즉 자신들의 지정학적, 경제적인 파워를 배경으로 기후변화, 테러리즘, 핵 확산, 에너지 안보 이슈 등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세계무대에서 구현해 나가는 높은 수준의 자유도(high degree of freedom)를 확보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2025년 미국은 현재보다 ‘한층 덜 압도적인(less dominant)’ 나라가 될 것이다. 여전히 가장 힘있는 나라이기는 하겠지만, 세계를 움직이는 여러 주요국들 가운데 하나에 머물 것이라는 예상이다. 특히 군사력 면에서 보더라도 여타 외국에서의 과학기술 발전, 비정규전의 광범위한 채용, 장거리 정밀무기의 확산, 사이버 공격의 증가 등이 과거에 비해 미국 군사력의 파괴력을 반감시키는 요소들이 될 것이다.
하지만, 미국이 20년 후 종이호랑이로 전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분명하다. 미국은 중동과 아시아에서 지역 균형자로서의 긴요한 역할을 지속할 것이며, 글로벌 테러 대응력으로서의 중요성도 유지할 것이다. 기후변화 문제와 같은 새로운 안보 이슈에서도 미국의 리더십은 글로벌 차원의 해결책을 찾는 데 있어 매우 결정적인 요소이다. 다만 중국과 러시아 등의 발전에 따른 글로벌 다극화 추세는 향후 미국으로 하여금 대외정책 수행 시 좀 더 많은 글로벌 파트너들과의 협력과 공조를 요구하는 동인이 될 것이다.
Ⅲ. 21세기 글로벌 이슈와 과제
다음으로 UN 산하 밀레니엄 프로젝트(Millennium Project)의 ‘2008 State of the Future’ 보고서를 중심으로 세계인류가 당면한 주요 도전과제와 해법에 대해 살펴 보기로 한다. 유엔 밀레니엄 프로젝트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산하의 미래예측 기관으로 글로벌 차원의 미래과제 발견 및 정책적 해결방안 모색을 위해 활동하고 있으며 매년 미래 예측 및 국제사회의 정책추진 현황과 관련된 ‘State of the Future’ 보고서 시리즈를 발간하고 있다. 특히 밀레니엄 프로젝트팀은 인류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주요 현안과제의 근본원인과 현상 진단, 그리고 국제사회의 올바른 해결 방안 제시와 관련해 UN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그 권위와 영향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하에서는 ‘2008 State of the Future’ 보고서에 제시된 15개 글로벌 과제를 ▲ 기후변화와 자원고갈, ▲ 과학기술 진보의 명암, ▲ 인류의 삶의 질 개선, ▲ 지역분쟁 및 테러 억제, ▲ 글로벌 민주주의 강화와 윤리 수준 제고 등의 5개 범주로 요약, 소개한다.
과제 1. 기후 변화와 자원 고갈
대기중의 이산화탄소 농도, 그리고 이로 인한 대기 온도의 상승은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에서 예측하던 것보다도 더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1970~2000년까지 연평균 1.5ppm씩 상승하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2000년 이후 2.1ppm씩 상승하고 있다. 유럽연합에서 전세계 감축목표로 제시하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550ppm으로는 온실가스의 피해를 막는 데에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NASA 과학자에 따르면 350ppm을 목표로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이 안정화 된다고 하여도 에너지 소비 증가로 인해 지구는 더욱 더워질 전망이다. 기후변화에 의한 경제적 손실은 10년 이내에 매년 1,500억~3,00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제는 미국, 중국과 같은 온실가스 다배출국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환경에 대한 파괴를 막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추진되던 정책 외에도 연 5%의 연료 효율 개선, 조세 및 금융제도 개편, 자동차 연비 강제 개선 조치 등이 요구된다. 또한 기술적으로는 전기자동차, 염수(鹽水)농업, 탄소격리, 태양발전위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물과 농작물의 부족 또한 심각하다. 현재 7억의 인구가 물기근(water scarcity: 1인당 1년에 1,000㎥ 이하)을 겪고 있고 2025년에는 30억의 인구가 물기근을 겪을 전망이다. 한편 물의 약 70%가 농업에 사용되기 때문에, 물 부족은 필연적으로 식량부족을 가중시킬 것이다. FAO(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현재 37개국에서 식량위기를 겪고 있고 곡물의 가격은 2006년 이래 벌써 129%나 상승하였다. 식량 수요는 2013년까지 50%, 30년 이내에 2배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인구의 도시집중과 농지의 잠식 등에 의해 식량공급은 줄어들 것이다.
장기적으로 농업에서의 방울관개(灌漑)(drip irrigation) 뿐 아니라, 조림, 물 저장, 물 재처리 등 물 사용을 최적화하는 여러 가지 노력들이 수반되어야 한다. 식량부분에 대한 투자도 시급하다. FAO는 급격한 식량부족을 막기 위해서 연 150억~200억 달러의 투자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세계적인 에너지 수요는 최근 20년 동안 2배로 증가하였다. 핵심적인 기술진보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2030년까지는 화석연료를 통해 1차 에너지 수요의 81%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IEA(국제에너지기구)의 전망에 따르면 2006년에서 2030년까지 석유에 대한 수요는 40% 가까이 늘어날 것이고, 이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총 22조 달러의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석유 생산은 이미 정점에 달했고 향후 40~70년 내에 석유가 바닥이 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화석연료 가격의 급등에 따라 신재생에너지가 점차로 경쟁력을 확보하겠지만 현재 약 3.4%의 전기만이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투자에 2007년 약 1천억 달러가 소요되었고 앞으로도 2030년까지 추가적으로 7조 달러의 투자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에너지 문제의 중장기적인 해결을 위해 수송연료의 탈탄소화, 바이오 연료, 태양발전위성, 열암(熱岩)을 이용한 지열발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에너지원 투자가 불가피할 것이다.
과제 2. 과학기술의 진보, 축복인가 저주인가
IT 및 과학기술의 발전은 개인의 삶과 사회구조에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예를 들어 전자정부 시스템의 확산은 민주주의, 사회 정의, 창의성 교육의 효과적인 구현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또한 이메일, 휴대폰, 메신저, 협업 소프트웨어의 보편화로 인해 봉사, 과학, 사업 등 다양한 공동 프로젝트에 전세계인들이 참여하게 될 것이다. 나아가 센서, 카메라, RFID의 상호 연동을 통해 “사물들의 인터넷”이 생겨나고, 세컨드 라이프 같은 사이버 세계는 현실 세계와 경쟁하게 될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다양한 부작용도 나타날 것이다. 인터넷 주소는 3년 내에 포화될 것이고, 개인정보 프라이버시 문제가 대두될 것이다. 또한 국제적으로 사이버 범죄, 불법 복제나 사이버 공격도 문제가 될 것이다. 나아가 인터넷이 테러리스트들의 결집 및 훈련의 장이 될 수도 있다.
IT의 발전은 의사결정 과정을 크게 개선시킬 것이다. 개방적 시스템, 민주화, 쌍방향 미디어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게 만들었다. 향후 유비쿼터스 컴퓨팅과 집단지성 시대의 도래는 의사결정에 필요한 지식을 즉각 얻을 수 있게 만들어 의사결정의 질을 더욱 향상시킬 것이다. 장기적으로 이슈 추적 및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인간-컴퓨터 인터페이스와 같은 다양한 의사결정 지원 기술이 개발될 것이다.
다만, 이러한 기술적 발전에도 불구하고 보수적 문화는 여전히 의사결정 효율화의 장애가 될 수 있다. 이미 다양한 의사결정 지원 소프트웨어가 존재하지만 잘 활용되지 않고 있음은 이러한 문제점을 잘 보여준다. 또한 쓰레기 정보의 난립과 선택지의 복잡성 증가는 향후 의사결정 과정을 어렵게 만드는 또 다른 요인이 될 것이다.
한편 과학기술 혁신의 가속화와 나노, 바이오, 정보통신, 인지과학 간의 융합도 인류의 문명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다. 이미 수퍼 컴퓨터는 1초당 1천조 번의 부동소수점 연산이 가능하며, 주사전자현미경으로 0.01 나노미터의 세계를 관측할 수도 있다. 또한 이미 염색체 합성이나, 광자 텔레포트 시도가 실험실 수준에서 성공한 상태이다. 새로운 생물체의 창조와 사물의 순간이동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미래에는 난자 채취 없이 피부 세포 만으로 줄기세포를 만드는 기술이 구현될 것이다. 또한 나노, 바이오, 정보통신의 결합은 다양한 신개념 기술들을 낳을 것이다. 예를 들어 미래에는 생체 배터리도 나올 것이다. 전도성 금속으로 코팅된 유전자 변형 바이러스를 연결해 나노 와이어로 만들고 이를 배터리의 음극 재료로 사용해 배터리의 용량은 늘리고 부피는 종이처럼 얇게 만드는 것이다. 또한 인공장기가 잉크젯 3D 프린팅 방식으로 생산되고, 유기 트렌지스터도 실용화되는 날도 올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눈부신 과학기술 혁신과 학제간 융합이 새로운 위험과 윤리적 이슈를 낳을 수도 있음에도 주의해야 할 것이다. 인체에 대한 나노 기술의 부작용 가능성이나 바이오 기술 발전에 따른 인간 존엄성의 위협 문제는 대표적인 예이다. 세계 차원의 집단지성 시스템을 구축해 과학기술을 전파하는 동시에 그 위험성과 윤리문제를 사전적으로 제어할 필요가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과제 3. 인류의 삶의 질 개선
건강 악화와 질병은 인류의 생존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리스크 요인이다. 사람들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심장병, 뇌졸중과 같은 만성질병으로 사망하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변종 조류독감을 비롯, 지난 5년간 천여 개가 넘는 유행성 질병이 보고된 바 있다. 콜레라, 흑사병 등 과거의 질병들도 다시금 나타나는 상황이다. 빠른 도시화와 기후변화로 질병의 패턴도 바뀌는 중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HIV/AIDS의 경우 보균자 수가 2006년 3천4백만~4천7백만명 수준에서 2007년 3천만~3천6백만명 수준으로 감소하고는 있지만, 사하라 이남 지역에서의 감염 일반화 및 동유럽, 아시아 국가의 감염자 증가라는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아동사망 감소, 모성건강 향상, HIV/AIDS 및 말라리아 감소 등 인류공동체의 당면 목표는 단시일 내에 쉽게 달성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스(SARS)와 같은 전염성 질병의 위협에 대해 규제, 면역 프로그램, 글로벌 정보 공유 및 대응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도 인류의 건강한 삶을 보장하는 효과적인 도구가 될 것이다.
세계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분배의 문제도 어느 정도 개선되고는 있지만, 빈곤 문제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2015년경 전세계 절대빈곤층은 사하라 이남 지역을 제외하면 2000년의 절반 정도로 줄어들 전망이다. 그러나 소득불균형은 아직도 심각하다. 하루 1달러 또는 이하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2달러로 생활하는 사람의 수는 전세계 인구의 절반에 가깝다. 중국의 경우 2007년 구매력 기준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가 되었지만, 도농간 소득 격차(상위 10%가 45%의 도시 부를 독점)는 여전히 심각하다. 최근 저개발국 빈곤층에 소액 대출을 제공하는 마이크로크레딧 등은 빈곤 해결을 위해 효과적인 수단으로 보여진다. 부패 감소, 경제적 자유의 증대, 생산수단에 대한 균등한 접근 보장 등으로 “동일한 출발선”을 보장하는 것이 빈곤 감소를 위한 근본적 대응이 될 것이다.
과제 4. 지역 분쟁 및 테러 억제
최근의 유가 및 곡물 가격 상승, 물과 식량, 에너지 공급 부족, 기후변화, 이민자 증가 등은 전세계적으로 민족/종교간 갈등, 사회불안, 테러, 범죄 등 사회적 불안을 야기할 수 있는 위험요소라고 할 수 있다. 2008년에만 해도 연초부터 중반까지 대규모 분쟁이 14차례 발생했으며, 연간 1조 3천억 달러가 군비로 지출되었다. 전세계적으로 사용 가능한 핵무기가 2만기, 우라늄 1,700톤,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이 500톤 존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미래에는 개인이 소규모 실험실에서 생화학 무기를 만들거나, 국제 범죄조직이 소규모 핵무기를 제조할 가능성도 있다. 인터넷 사용이 증가하면서 사이버 무기 역시 새로운 위협으로 등장했다.
분쟁을 줄이기 위해서 정부와 UN의 조기 경보 시스템은 NGO 및 각종 미디어와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다양성, 평등권, 공통된 윤리적 가치에 대한 교육도 중요하다. 특히 사회적 통합을 해치는 감정적 대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랑, 열정, 영감과 같은 가치가 중요해질 것이다. 핵, 화학, 생물무기 관리 방안 및 국제적인 반테러 전략, 그리고 생물학적 테러(bioterrorism)를 막기 위한 국제적 네트워크도 필요하다. 현존하는 생물학적 무기 비축량을 폐기하고, 위험 물질 추적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향후 글로벌 사회의 주요 과제가 될 것이다.
과제 5. 글로벌 민주주의 강화와 윤리 수준 제고
민주주의는 지난 수년간 전세계 국가의 약 1/5에서 후퇴하는 모습을 보였다. 언론의 자유도 2007년까지 6년 연속 뒷걸음질하는 양상을 보였다. 민주주의의 확산과 발전은 보다 안전하고 평화로운 지구촌 미래를 위해 필수적인 요소라는 점에서 우려할 만한 대목이다. 민주적인 체제는 시민사회의 성장, 언론매체 활동의 자유, 장기적인 경제 안정, 시민 참여, 투명한 사법시스템, 엄격한 정부 평가 시스템, 그리고 국제사회의 관심 등을 필요로 한다. 민주주의에 대한 국지적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협약이나 개입절차를 구체화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며, 인터넷을 통한 글로벌 차원의 감시와 압력도 좋은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건강한 글로벌 민주주의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정보통제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와 정보유통의 자유가 긴요하다.
세계 식량부족과 기아, 미국발 서브프라임 위기, 지구 온난화 등은 글로벌 차원의 장기적 관점과 대응 시스템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점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잠재적인 위기를 사전에 예측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며, 피해로부터의 조기 회복을 도모하는 글로벌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각국의 정부와 의회 차원의 미래 예견 능력은 물론 UN 등 국제기구 차원에서 장기적인 관점하에 문제를 인식하고 전략적 해결방안을 찾아 나가는 글로벌 공조체제가 필요하다.
정책결정자들이 단기적이고 자국 이익 중심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지구촌의 다양한 도전과제 극복에 적극 동참하며, 글로벌 차원에서 윤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대중이 나서서 압박하는 일도 중요해질 것이다. 특히 인간복제, 유전자 조작, 인터넷 발전 등 기술진보와 더불어 생겨나는 복잡 다양한 윤리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신기술이 부여하는 인간능력의 확장에 상응하는 정서 교육 및 도덕률의 강화가 필요하다.
Ⅳ. 미래 세상을 바꾸는 트렌드
앞에서 살펴본 미래 세계경제 구도와 글로벌 도전과제 등의 거시적 변화상에 이어 이 장에서는 개인 및 사회와 관련된 마이크로 트렌드를 살펴보기로 한다. 이를 위해 세계미래학회(World Future Society)의 기관지인 ‘The Futurist’에 2008년 두차례 게재된 ‘내일의 세상을 바꾸는 트렌드(Trends shaping Tomorrow’s World)의 내용을 종합 정리한다. 동 보고서는 미래 세계의 모습을 좌우할 주요 트렌드들을 추출하고, 다양한 실증데이터와 사례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이 아티클의 필자인 Marvin Cetron과 Owen Davies는 오랜기간 시장트렌드 분석가로 활동해 온 미래예측 전문가들이다.
라이프 스타일의 극적인 변화
먼저 사회적 가치와 라이프스타일의 극적인 변화가 나타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변화의 속도 자체가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고령화와 교육수준 향상, 사회 민주화 등으로 기성 권위에 대한 사회 구성원들의 태도가 변화하면서 불변하는 가치에 대한 믿음이 약화되고 있다. 특히 선진사회를 중심으로 베이비부머 세대의 시대가 가고, X세대와 밀레니얼 세대가 사회 주도계층으로 자리잡으면서 이러한 현상은 더욱 가속될 전망이다. 또한 이들 세대가 경제적 성공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두면서 소규모 창업도 급증하고 있다. 대부분의 부모 세대가 취업을 통해 부를 축적한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건강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예방의학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높아지는 상황이다. 미국 흡연인구는 1983년 전체 인구의 30% 수준에서, 2005년 21% 수준까지 낮아졌다. 또한 2007년 현재 흡연인구의 42.5%가 금연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에서도 건강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영국의 경우 응답자의 2/3가 10년전에 비해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한 지출을 늘이고 있다고 응답했다. 전세계적으로 비만인구가 증가하면서 정부차원의 대응도 강화되는 추세다. 현재 6세 이하 비만인구 비율은 약 18%에 육박하며 이는 1980년에 비해 3배나 증가한 수치다. 더욱이 개발도상국에서 ‘서구화’된 식단이 늘어나면서 비만의 문제는 더 이상 부자 나라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영양과 건강 관련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으며, 이는 특히 고령화와 맞물려 더욱 강력한 트렌드로 자리잡게 될 전망이다. 나아가 육체적 건강뿐 아니라 스트레스 등 정신적 건강에 대한 관심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힘 센 소비자들의 천국
소비자 중심주의(Consumerism)는 더욱 강해질 것이다. 웹 활용이 증가하면서 현대 사회는 소비자들의 천국이 되었다. 인터넷을 통해 가격, 서비스, 배달 시간 등의 정보를 어디서나 접할 수 있으며, 사용후기 등을 통해 제품을 직/간접적으로 평가할 수 있게 되었다. 광고의 영향으로 미국의 어린이들은 이미 2~3세에는 브랜드를 인지하는 수준에 이르며, 6세 정도가 되면 소비자로서 행동하게 된다. 충동적 소비도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 세대 전체의 10% 정도가 충동적 소비자라는 조사가 있다. 이는 X세대 5%, 베이비부머 세대의 3%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치다. 힘 센 소비자들의 증가는 전세계적인 상황이며, 이 때문에 저가 도매점, Walmart와 같은 대형 할인점, Home Depot과 같은 ‘카테고리 킬러’ 기업들이 기존의 소매점들을 대체하고 있다. 또한 소비자권익 보호기관 등이 늘어나면서 성분표시, 경고문구, 영양정보 등이 제품의 포장 및 TV, 인터넷 등에 공개되는 것이 일상화되고 있다. 또한 모든 제품의 가격이 범용품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고정비용이 낮은 온라인 상점들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족 구성도 더욱 다양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2001년도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다세대(Multigenerational)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특징적이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비용절감 등을 위해 조부모, 부모 및 자녀세대가 모여 사는 가정이 늘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와 같은 지역에서는 AIDS로 부모를 잃은 손주들을 보살피는 조부모가 늘어나면서 다세대 가정이 늘고 있다.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움직임이 나타난다는 점도 새로운 가족의 형태를 예고한다. 이미 미국의 캘리포니아, 뉴저지, 코네티컷 등에서 동성결혼을 합법화하거나 유사한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덴마크, 독일, 영국 등도 이러한 움직임에 동참하는 추세다. 핵가족도 여전히 가족 형태의 상당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가족 형태 변화에 있어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독신 가구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개도국 도시화로 메가시티 급증
인터넷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늘어나면서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지키는 것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블로그에 포스팅 된 글이나, 웹 포럼에 올려진 정보는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프라이버시에 대한 위협은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테러와 범죄의 위협이 증가하면서 감시 시스템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프라이버시의 종말의 예고한다. 특히 미국의 경우 911 이후 ‘미국애국법(The USA Patriot Act)’ 등 테러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법률이 나타나면서 개인 프라이버시에 대한 국가의 통제는 일상화되고 있다. 인터넷 상에 증가하는 해커도 프라이버시의 위협이다. 영국의 경우 현재 4천 2백만 개의 감시카메라가 거리, 빌딩, 학교, 쇼핑센터 등에 설치된 것으로 추산된다. 영국인은 하루 평균 300회 정도 감시카메라에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화는 전세계적인 현상이며, 이로 인한 환경과 사회 문제들도 늘어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인구조회국(Population Reference Bureau)에 따르면 2006년 전세계인구의 48%가 도시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30년까지는 21억명이 늘어난 전체 인구의 60%가 도시 거주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증가는 특히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기존 거대도시는 더욱 거대해질 것이다. 1950년 인구 5백만을 넘는 메가시티(Megacity)는 8개였으나, 2015년에는 59개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중 48개는 저개발국에서 나타날 것이다. 도시화와 도시로의 인구 집중은 도시거주자들에게 적절한 주거, 깨끗한 식수, 화장실과 전기 등 생활환경의 저하 문제를 야기할 것이다. 더욱이 환경연구기관 월드워치연구소(Worldwatch Institute)에 따르면 인간 활동에서 나타나는 탄소배출의 75%가 도시의 연료에서 배출된다고 한다. 즉 도시화는 사람들의 삶의 질 저하뿐 아니라, 글로벌 기후변화의 주범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도시는 주변 지역의 물 부족을 초래하기도 하는데, 이는 도시에서 물이 지표로 스며들지 못하고 상하수관을 통해 사용 및 처리되기 때문이다.
은퇴 후 재취업 보편화
인력과 직업 측면에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전문화가 산업과 인력 전반에서 확산될 것이다. 글로벌화와 기술 발전은 이러한 현상을 가속시키고 있다.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처리할 수 없는 일들이 늘어나면서, 개별 시장에 특화된 컨설턴트나 전문가들이 더욱 세분화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때문에 소규모 비즈니스에 의한 새로운 니치 시장들이 확산될 것이다. 최근 논의되는 롱테일(Longtail) 현상도 이러한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지속적인 교육훈련이 사회 전체적으로 확산될 것이다. 직업에 있어 지식회전율(Knowledge turnover)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오늘날 기술자들의 지식 반감기(half-life)는 5년에 불과하다. 10년 이내에 기술자들이 가진 지식의 90%가 컴퓨터를 통해 활용가능해질 것이다. 이미 성인 대상의 재교육이 트렌드가 되고 있다. 은퇴한 베이비부머 세대에 대한 재교육은 증가 추세다. 인터넷을 통한 교육의 기회가 증가하면서 지속적인 교육과 훈련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지식기반 사회로 이행하면서, 충분한 교육의 기회를 갖지 못한 인력에게 새로운 교육과 훈련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 사회적 과제가 될 전망이다.
은퇴에 대한 기존의 개념도 변화하게 될 것이다. OECD에 따르면 선진국에서 조기은퇴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2004년에 OECD 국가 54~60세 인구 중 직업을 가진 사람은 60% 이하였다. 전문 시장조사기관 퓨 리서치(Pew Research)에 따르면 2006년 평균적인 미국 노동자는 61세 은퇴를 계획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57.8세에 은퇴한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은퇴 현상은 그리 오래 지속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 퍼트넘 인베스트먼트(Putnam Investment)의 연구에 따르면 은퇴한 미국인의 1/3이 2년 내 비슷한 수준과 책임을 갖는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전세계적으로 고령화가 가속되면서 은퇴 후 재취업 및 은퇴 연기와 같은 현상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개인적 관점에서 여행이나 재교육 등을 위한 ‘일시적 은퇴’ 등은 늘어나겠지만, 완전히 일을 그만두는 ‘진정한 은퇴’는 현재보다 더 늦어지게 될 것이다. 이와 함께 2~3개 이상의 커리어 패스를 갖는 것도 일상적인 현상이 될 것이며, 더욱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직업을 찾게 될 것이다.
직업 윤리는 점차 소멸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55%의 최상위 경영자들은 직업 윤리의 침식이 미래 기업의 성과에 악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인으로 응답한바 있다. Enron, WorldCom, Tyco International과 같은 기업들의 회계 부정 사례는 직업 윤리가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사회적인 이동성이 증가하고 직업에 대한 만족감을 중요시하면서, 직업의 안정성이나 높은 보수 등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낮아지게 될 것이다.
비즈니스의 핵심계층을 이룰 X세대
X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는 미래 비즈니스 변화를 주도할 것이다. X세대는 이미 30 중반으로 접어들었으며, 밀레니얼 세대는 20대에 들어섰다. 이들의 사회적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유럽에서도 15~24세의 인구가 약 5천만명에 달한다. 25~29세 인구는 3천만명이다. 유럽 인구의 22%가 30세 이하라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특히 X세대는 사업가적(Entrepreneurial) 기질을 의미하는 E세대로 명명될 필요가 있다. 전세계적으로 이들 X세대는 과거와는 비할 수 없을 정도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 더욱 비즈니스 중심적 성향을 가지고 있음이 입증된 바 있다. 이들 세대는 고위 경영진이 되고 싶다는 답변보다 2배 이상으로 창업을 선호했다. 정부 기관에 취직하고 싶다는 답변보다는 5배 이상으로 자신만의 비즈니스를 시작하기를 원하고 있다.
미래에 시간은 가장 비싼 재화가 될 것이다. 컴퓨터, 전자통신 및 인터넷 등의 기술이 비즈니스의 글로벌 경쟁을 격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직장인들은 10년전에 비해 10% 더 많은 시간을 일에 할애한다. 시간의 압박이 증가하면서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단순화시켜줄 수 있는 제품이나, 스트레스를 보상할 수 있는 사치재 등을 선호하게 될 것이다. 이는 선진시장만의 현상은 아니다. 경제성장의 속도가 빠른 중국에서는 많은 근로자들이 빠른 변화와 시간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의 뉴스포털 시나닷컴(sina.com)에 따르면 56%의 응답자가 시간 부족을 느끼고 있다. 인도의 경우 기술자나 경영진들이 선진시장 수준의 시간 스트레스를 겪기 시작했다. 일과 삶의 균형은 향후 노동시장의 주요 이슈가 될 것이다. 또한 쇼핑에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 인터넷과 메일을 통한 상거래가 전통적인 소매업을 위협하게 될 것이다. 중국, 인도 및 다른 개도국에서도 선진시장에서와 같이 인스턴트 식품, 가사노동 대체 서비스, 작은 사치재 등에 대한 수요가 늘게 될 것으로 보인다.
Ⅴ. 맺음말
이상에서 해외의 주요 미래예측기관들이 제시하는 10~20년 후 세계의 미래상과 주요 도전과제, 그리고 개인과 사회차원의 핵심 트렌드들을 살펴 보았다. 국내외에 많은 미래예측기관들이 주기적으로 미래예측을 발표한다. 국제 정치경제 상황의 변화나 사회적 이벤트, 또는 중대 과학기술의 진보가 실현되었을 경우 이와 관련된 미래 이미지도 다양하게 제시되고 수정된다. 때문에 미래를 어떤 특정한 이미지에 고착시키기 보다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발전하고 진화하는 유기체와 같은 것으로 이해하는 편이 좀 더 바람직한 접근자세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미래를 향한 변화의 큰 줄기와 작은 가지들을 구분하는 식별력을 키우는 일도 요구된다.
미래는 개인, 기업, 국가에게 새로운 위협과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기업 비즈니스에 있어서는 세계경제 구도의 변화, 주요 글로벌 과제, 그리고 소비자와 사회 차원의 트렌드가 미래의 생존과 성과를 좌우하는 핵심요소가 될 것이다. 동일한 미래라 할 지라도 각자 처한 상황이나 해석 방식, 대응 양상에 따라 미래는 위협이 될 수도 있고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현재의 위기 상황에서 새롭게 나타나는 변화의 실마리들을 포착하고, 이러한 변화의 싹이 미래의 세계를 어떻게 변화시킬지를 예측하여 선제 대응하는가의 여부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현상의 이면과 파급 효과를 창의적으로 해석하고,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아 적극적으로 행동하려는 노력은 미래 성공의 열쇠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 LG Business Insight 1024,5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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