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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2. 16. 11:25

최근 뇌연구에 기반하여 소비자의 구매 태도를 연구하고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뉴로 마케팅이 주목 받고 있다. 뉴로 마케팅은 디자인, 광고 등이 소비자의 잠재의식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함으로써 ‘감성 마케팅의 과학화’에 기여 한다. 뉴로 마케팅의 개념과 적용 분야, 성공적 활용을 위한 고려 포인트를 살펴본다.  
 
코카콜라 대 펩시. 콜라 시장에서 두 라이벌의 승부만큼 마케터들의 골치를 아프게 한 경우도 많지 않을 것이다. 80년대 중반 펩시가 전세계 수십만 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블라인드 테스트(눈을 가리고 시음하는 것)에서 펩시가 코카콜라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열세였기 때문이다. 마케터들은 이러한 결과가 나온 원인을 ‘브랜드 파워’로 설명했다. 소비자들은 콜라의 ‘맛’ 이상으로 ‘브랜드’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실제로 코카콜라가 펩시보다 강력하고 호의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과연 소비의사결정 과정에서 브랜드가 미치는 영향력을 측정할 수 있을까? 설문조사나 포커스 그룹 인터뷰 등과 같은 전통적인 조사기법으로는 충분한 해답을 얻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몇 해 전부터 새로운 학문 분야가 소비자의 구매 태도 및 행동에 대한 의미 있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주목을 끌고 있다. 바로 뇌연구 분야다. 실제로 미국 마케팅 학자들과 뇌과학자들이 코카콜라와 펩시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뇌 반응을 기능성 자기공명영상장치(fMRI)로 연구하여 브랜드에 얽힌 수수께끼를 풀었다. 연구팀은 먼저 블라인드 테스트를 실시했다. 본인이 마신 콜라가 어떤 브랜드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콜라를 마시게 하자 양쪽 모두 동일한 뇌 영역이 활성화되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보상 반응을 담당하는 전두엽이 활성화되었다(뇌의 영역에서 달콤한 맛은 보상을 의미한다). 그러나 브랜드를 알려주면서 콜라를 제공하자 그 즉시 뇌 영상이 달라졌다. 코카콜라를 음미할 때는 전두엽 외에도 중뇌와 대뇌에 있는 정서 및 기억을 담당하는 또 다른 영역이(전전두엽과 해마) 활성화되었지만, 펩시를 마실 때는 그렇지 않았다. 소비자의 뇌가 코카콜라 브랜드를 인식할 때 펩시에 비해 보다 더 강력하게 반응하였다.
 
이와 같이 최근 뇌연구에서 도출한 심리학적 결과를 바탕으로 고객의 구매 태도를 연구하고 이를 기업의 마케팅 활동에 적용하는 뉴로 마케팅이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반면에 국내에서 뉴로 마케팅은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부각되고 있는 뉴로 마케팅의 개념과 적용 분야, 활용 시 고려 사항에 대해 살펴본다.
 
뇌 반응을 통해 고객의 심리를 읽는 뉴로 마케팅 
 
작년 KBS 교양프로 과학카페는 <뇌의 욕망- 바람기의 비밀>을 방영하여 주목을 받았다. 자신이 바람기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제작진은 기능성 자기공명영상장치(fMRI) 실험을 했다. 익숙한 사람(배우자 또는 애인)과 좋아하는 연예인 사진을 차례로 보여주고 뇌의 활성화 차이를 알아보았다. 결과는 흥미로웠다. 배우자를 볼 때는 별 반응을 보이지 않던 뇌 영상이 연예인 사진이나 처음 보는 매력적인 이성을 볼 때는 변화를 보였다. 감정을 조절하는 뇌 부위인 변연계의 반응이 활발해지고, 애정 등과 관련된 신경전달 물질인 도파민의 분비가 촉진됐던 것이다. 또한 과학카페는 미국 대선 후보에 대해 반응하는 미국 유권자들의 뇌 반응을 분석한 내용도 소개하여 인기를 끌었다.
 
이처럼 최근 뇌 연구에 대한 인문학적 관심은 매우 크다. 마케팅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뇌신경을 의미하는 뉴로와 마케팅이 결합한 뉴로 마케팅(Neuro marketing)이 부상하고 있다. 뉴로 마케팅은 뇌 영상 촬영, 뇌파 측정, 시선 추적 등 뇌과학 기술을 이용해 소비자의 뇌 세포 활성이나 자율신경계 변화를 측정하여 소비자 심리 및 행동을 이해하고,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고자 하는 시도다. 뉴로 마케팅의 본질은 소비자의 잠재의식에 대한 과학적 탐구이다. 즉 소비자 구매 행동의 상당 부분은 자신도 모르게 내재되어 있는 잠재의식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관점이다.  
 
얼마 전 세계 유수의 언론에서는 뉴로 마케팅의 잠재력을 인정하였다. 포춘지는 뉴로 마케팅을 미래 10대 기술로 선정하였고, 뉴욕타임즈, 뉴스위크 등은 음료, 식품, 화장품, 패션, IT, 자동차, 영화 등 다양한 산업에서 뉴로 마케팅이 활용되고 있다고 소개하였다. 코카콜라, 피엔지, 유니레버, 로레알, 켈로그, 나이키,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HP, 혼다, 20세기 폭스 등이 뉴로 마케팅을 활용하는 대표적 기업이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코카콜라는 뉴로 마케팅 활용에 선도적이다. 소비자의 뇌 반응을 연구하여 브랜드로부터 얻는 효용이 상품의 품질을 압도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뇌 반응의 활성화를 위해 광고 등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의 혁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에서 뉴로 마케팅의 활용은 아직 초기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사실 뉴로 마케팅의 개념이 국내에 소개된 것은 불과 몇 년 되지 않았다. 과거에는 뇌신경 과학의 의학적 진보가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쳐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뇌신경 과학의 연구 성과가 급속 발전하고, 이에 기반하여 화장품, 전자, 이동통신, 인터넷 포털 서비스 분야의 대표 기업을 중심으로 뉴로 마케팅이 확대되는 추세다.
 
아모레퍼시픽은 자사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뇌 반응을 분석해 브랜드 리뉴얼에 활용하였다. 아모레퍼시픽은 해외 명품 브랜드와 자사 브랜드의 제품 사진, 광고를 실험 대상자들에게 제시하고 뇌 영상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자사 브랜드는 해외 브랜드에 비해 감성 영역인 우뇌 반응이 예상보다 약해 친밀감이 부족하다고 판단되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신제품의 광고 모델 이미지, 용기 디자인, 매장 분위기를 친밀한 느낌으로 새롭게 바꾸는 작업을 진행하여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감성 마케팅의 과학화에 기여 
 
뉴로 마케팅의 핵심은 ‘소비자가 무의식적으로 느끼는 감성의 측정’에 있다. 감성은 이제 기업 경영 활동에 화두로 자리잡았다. 감성 마케팅이 대표적인 예다. 감성 마케팅은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 등 인간의 신체 감각을 통해 브랜드를 경험하도록 하는 마케팅 활동이다. 예컨대 요즘 휴대폰 업체들은 터치폰 등을 통해 소비자의 오감을 공략하느라 분주하다. 뉴로 마케팅은 이러한 문제에 상당한 해답을 준다. 오감의 자극을 받은 소비자들의 뇌 영역에서 일어나는 뇌세포 활성 정도를 보여주고, 또한 자율 신경계의 변화 상태를 측정하여 소비자의 흥분이나 집중, 각성 등의 감성을 알려주는 것이다.
 
최근 마케팅 분야에서 ‘감성의 측정’과 같은 ‘감성 마케팅의 과학화’와 관련된 연구 결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마케팅 전문가 린드스트롬은 저서『Buyology』에서 뉴로 마케팅을 통해 애플 등 글로벌 브랜드의 오감 활용 수준을 평가하고, 이에 대한 고객의 감성을 측정하여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전세계 5개국 소비자 2,000 여명을 대상으로 뇌 영상 촬영, 뇌파 조사를 수행하였다. 조사 결과 싱가포르 항공사가 향기와 시각 등을 통해 세계 최고의 오감 브랜드로 선정되었고, 경쟁사 대비 상당한 수준의 향기 매력도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적 소비자 조사의 한계 극복 
 
최근 뉴로 마케팅이 부상하는 배경은 다음과 같다.  
 
첫째, 뉴로 마케팅은 전통적 소비자 조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유용하다. 설문 조사나 포커스 그룹 인터뷰와 같은 전통적 조사 기법들은 기업이 투입한 비용과 시간에 비해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남의 눈을 의식해 본인의 속 마음과 다르게 말하는 경우가 흔하고, 소비자 스스로도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소비자들은 자신도 잘 모르는 이유로 어떤 제품을 구매하거나 어떤 광고에 호감을 가지게 되는데, 기존의 조사 방법으로는 소비자 스스로도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알아낼 수 없다. 또한 회사들이 저마다 소비자 연구를 활발히 벌이고 있기 때문에 천편일률적인 기존 방식으로는 경쟁사와 차별화하기가 쉽지 않다는 문제도 있다.
 
둘째, 뇌 영상 기술의 발달이다. 뉴로 마케팅에서 가장 유용한 기술은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이라는 뇌 영상 장치다. 기능성 자기공명영상은 뇌의 특정 부위가 활동하면서 혈액이 모이는 현상을 마치 불이 켜지는 것처럼 보여준다. 자극을 주고 동시에 뇌 영상을 촬영하면 소비자의 무의식적 반응을 파악할 수 있다. 또한 뇌파 조사(EEG), 시선 추적(Eye tracking), 피부전도도 반응(GSR) 등과 같은 자율신경계 반응 조사 기술의 발달도 뉴로 마케팅의 부상을 견인하고 있다. 특히 시선 추적 및 뇌파 조사는 실험이 용이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셋째, 뇌신경 과학과 다양한 학문들의 융합이다. 통섭이란 말로 통칭되는 지식 간 융합과 통합은 21세기 학문의 화두로 대두됐다. 의학, 생물학의 분야를 넘어서서 정치, 경제, 정보기술, 마케팅, 심리학 등 다양한 학문들이 뇌를 중심으로 서로 통합되고 융합 연구가 가속화되고 있다. 뉴로 마케팅은 의학, 생물학, 마케팅, 심리학의 융합 연구로 볼 수 있다.
 
뉴로 마케팅의 활용 분야 
 
뉴로 마케팅이 활용 가능한 분야는 크게 제품 개발, 디자인 개선, 광고 효과 측정, 매장 동선 및 디스플레이 개선, 웹사이트 UI 개선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뉴로 마케팅이 활용되는 분야와 사례를 알아본다.  
 
● 제품 개발 
 
기업은 뇌 영상 촬영, 뇌파 조사 등에 의한 뇌 반응을 통해 신제품 개발 컨셉의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혼다는 뉴로 마케팅을 활용해 정면에서 보면 마치 화가 난 사람의 얼굴 같은 디자인의 오토바이를 개발해 주목을 받았다. 사람의 뇌에는 얼굴을 인식하는 신경회로인 ‘얼굴뉴런’이 있어서 얼굴과 유사한 형태에 특별히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 원리를 이용해 충돌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서 오토바이가 달려오고 있다는 사실을 보다 빨리 인지하여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한 것이다. 실제로 뇌 영상 촬영을 이용한 실험 결과 얼굴 모양 디자인의 경우 사람의 얼굴을 봤을 때와 비슷한 뇌 반응을 일으켜 상대편 차가 오토바이를 발견할 가능성이 43%나 향상되었다고 한다.  
 
또한 유니레버는 에스키모를 목표고객으로 한 아이스크림 개발에 뉴로 마케팅을 활용하였다. 추운 지역에 사는 에스키모는 아이스크림 보다는 초코릿을 더욱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유니레버는 초콜릿의 배합을 달리한 여러가지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에스키모의 뇌 반응을 조사 하였다. 조사 결과 에스키모는 초콜릿이 가장 적게 들어간 아이스크림을 맛 보았을 때 뇌 반응(전두엽)이 가장 활발함을 알 수 있었다.
 
● 디자인 개선 
 
과연 소비자들은 디자이너가 의도한 대로 제품의 디자인에 대해 우호적으로 평가할까? 기업은 뇌 영상 촬영, 시선 추적 등에 의한 뇌 반응을 통해 디자인 개선의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한 가전업체는 냉장고 소비자의 시선 추적을 통해 제품의 디자인 가치를 높이기 위한 시도를 하였다. 소비자가 냉장고를 보는 시선은 다양한 방식으로 분석될 수 있다. 가전업체는 소비자의 시선이 제품의 어느 부분에 분포되어 있는지, 각 영역별로 소비자가 집중하여 본 부분은 어디인지, 시선을 가장 먼저 끄는 곳은 어디인지 등을 분석하였다. 이러한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디자인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제품을 개선하였다.
 
● 광고 효과 분석 
 
소비자에게 광고 호감도 등을 질문하는 방식으로 수행하는 기존 조사 방식으로는 순간의 느낌이 중요한 광고의 효과를 제대로 알기가 어렵다. 그러나 기업은 뇌영상, 뇌파 조사, 시선 추적 등을 통해 광고를 보는 동안 소비자의 감정 변화를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한 맥주 광고의 예를 보자. 기업은 소비자들이 맥주 광고를 보는 순간에 그들의 흥분, 집중 정도를 알 수 있다. 광고를 보는 순간에 수집된 정보는 시선을 끄는 요소와 감성을 크게 유발하는 시간 파악도 가능케 해준다. 이를 통해 광고가 기획 의도대로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는지의 여부도 검증할 수 있다. 작년에 뉴욕타임즈에서도 루이뷔통 등 글로벌 기업들이 뉴로 마케팅을 통해 광고 효과 측정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음을 소개한 바 있다.  
 
● 매장 동선 및 디스플레이 개선 
 
기업은 뉴로 마케팅을 활용해 매장 내 고객경험 개선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 특히 시선 추적은 고객이 편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매장 동선을 개선하고, 물건이 더 잘 팔릴 수 있도록 디스플레이 방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한 업체는 시선 추적 방식을 통해 매장 동선 및 디스플레이 방식을 변경하여 성공을 거두었다. 이 업체는 쇼핑객에게 카메라가 달린 안경을 끼도록 하고, 매장을 자유롭게 쇼핑하도록 하였다. 쇼핑객이 동선을 따라 걸을 때 느끼는 편안함의 정도를 파악하고, 디스플레이를 바라보는 시선의 방향을 분석하였다. 업체는 실험 결과에 기반하여 하나의 매장을 대폭적으로 변경하였고, 변경 이후 매장의 매출이 타매장에 비해 무려 21%나 높았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결과에 고무된 기업은 실험 과정에서 얻은 노하우를 전 매장으로 확대, 적용하였다.
 
● 웹사이트 유저 인터페이스 개선 
 
기업은 시선 추적 방식을 통해 웹사이트의 유저 인터페이스(UI)를 개선할 수 있다. 특히 네티즌의 시선 잡기 경쟁이 치열한 인터넷 업체들이 인터넷 홈페이지, 광고 등에 네티즌 시선이 머무는 지점과 시간 등을 분석해 홈페이지와 광고 개편에 적용하고 있다.
 
야후 코리아는 국내에서 시선 추적 시스템을 가장 먼저 도입하여 활용하고 있다. 야후 코리아는 시선 추적을 본격 연구하기 위한 이용자 경험 연구소를 설립하여, 웹사이트의 유저 인터페이스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  
 
뉴로 마케팅의 한계와 도전 
 
뉴로 마케팅을 처음 접하는 기업들은 한 가지 질문을 할 수 있다. 뉴로 마케팅을 활용해 소비자의 생각을 완벽히 읽을 수 있을까?라는 근본적인 의문이다. 대답은 ‘No’이다. 뇌 영상 촬영, 뇌파 조사, 시선 추적 등은 소비자의 뇌에서 어떠한 영역이 활발한 반응을 보이는지를 알려줄 뿐, 사고하는 내용은 알 수 없다. 즉, 뇌 활성 분석을 통해 애착이나 보상 등과 같은 감성의 종류를 알게 해주고, 기억이나 판단 등과 같은 뇌 활동을 구분해 줄 뿐이다. 뇌파 조사나 시선 추적 역시 흥분이나 각성 등 감성의 정도만을 보여준다.  
 
하지만 최근 뉴로 마케팅 학자들은 마케팅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측정할 뿐만 아니라 실제로 무엇을 구매할 것인지 예측하는 부분에까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몇 해 전 미국 뉴로 마케팅 학자들이 발표한 ‘신경세포로 본 구매행동 예측’이 대표적 사례다. 소비자들이 명품 등과 같은 매력적인 상품을 볼 때 뇌의 즐거움과 관련된 부분(대뇌 측좌핵)이 더욱 활성화되면 그 상품에 대한 구매로 이어지고, 가격 등 뇌의 리스크와 관련된 부분(뇌섬엽)이 더욱 활성화되면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실험 결과였다. 만약 향후 이러한 구매 프로세스가 체계적으로 검증되고 확립된다면, 기업들은 소비자의 뇌 반응을 관찰함으로써, 소비자의 구매 여부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 뉴로 마케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도 있다. 뇌 영상 촬영의 경우 소비자의 머리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엿보고,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 심리를 조작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과거에 미국의 한 시민단체는 이러한 주장을 일부 대기업을 상대로 제기하여 이슈가 되기도 하였다. 이 문제가 법적인 문제까지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뇌 연구가 진전되고 뉴로 마케팅의 적용 범위가 확대될 경우 이 이슈가 다시 부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뉴로 마케팅의 성공을 위한 고려 포인트 
 
지금까지 뉴로 마케팅의 개념과 활용분야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하에서는 기업이 뉴로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고려 포인트를 살펴 보자.
 
첫째, 잠재의식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 잠재의식은 과거의 모든 사건, 사고나 생각 그리고 온갖 욕망의 저장 탱크이다. 뉴로 마케팅은‘ 소비자의 선택은 이성적 판단보다는 잠재의식 속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는 대전제에서 출발한다. 조사 방법론의 권위자인 하버드 대학 잘트먼 교수도 인간의 사고는 95%가 무의식 중에 일어나며 나머지 5%도 언어로써 표현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하였다.
 
둘째, 뉴로 리서치와 전통적 리서치 방법의 결합이 필요하다. 뉴로 마케팅은 기존 조사 방법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방법이다. 뇌 영상, 시선 추적 및 뇌파 조사, 설문 조사, 포커스 그룹 인터뷰 결과 등의 통합은 각각의 정보가 개별적으로 줄 수 없는 통찰력을 제공할 것이다.
 
셋째, 뉴로 리서치를 위한 효과적인 조사 설계가 요구된다. 먼저, 뉴로 리서치에 적합한 주제 설정이 중요하다. 뉴로 리서치로 단순 선호도 조사를 수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신규 매장의 고객 경험 개선 등과 같은 일반적인 조사로서는 측정하기 어려운 주제가 적합하다. 또한 ‘명확한’ 가설 설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뉴로 리서치의 데이터 양은 상상을 초월한다. 알고자 하는 바가 명확할 때만이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산학연 네트워크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 뉴로 마케팅은 마케팅을 중심으로 신경학, 인지 심리학 등의 종합적 지식이 요구된다. 학교, 연구소 등과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활용한다면 상호 시너지 효과를 더욱 극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뉴로 마케팅이 향후 마케팅 기법이나 브랜드 전략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 뇌과학의 영역은 아직 규명되지 못한 부분이 훨씬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뉴로 마케팅이 소비 심리를 과학적으로 해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고객가치를 제고하는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 참고문헌 > 
BusinessWeek(2007). This is your Brain on Advertising 
한스-게오르크 호이젤(2008).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 
브레인앤리서치(www.bnr.co.kr). 뉴로 마케팅 칼럼 
신한 FSB리뷰(2007). 뉴로 마케팅

- LG Business Insight 1028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