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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6. 22. 10:55
국내 기업들은 한 해 동안 50조원 규모, 평균적으로 전체 매출액의 5.5%를 마케팅 비용으로 지출한다. 특히 유행에 민감하고 경쟁이 치열한 의약품, 통신, 전기전자 산업은 전체 산업 평균을 훨씬 웃도는 수준으로 마케팅 비용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가 어려울수록 마케팅 비용에 대한 경영자들의 회의감은 커져만 간다. 그도 그럴 것이 막대한 마케팅 비용이 기업의 이익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한 분석이 없기 때문이다. 이제 마케팅 활동을 통해 창출되는 성과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져야 한다. 고객 만족도, 인지도를 얼마만큼 올렸다는 단편적인 분석보다는 투입 비용 대비 이익이 얼마나 증가했는지의 시각으로 변해야 한다. 최근 마케팅 성과 지표로서 마케팅 ROI가 각광을 받는 이유이다. 물론 마케팅 활동별로 마케팅 ROI를 산정하는 작업은 많은 장애물을 극복해야 하는 고통이 수반된다. 하지만 마케팅 ROI 정보의 유용성을 감안할 때 서둘러 대비해야 한다. 정확한 마케팅 ROI산정을 위해서는 마케팅 지식과 회계 지식이 동시에 요구된다. 마케팅과 회계의 전략적 만남이 요구되는 시대이다. 
 

경기침체로 기업경영활동이 위축되면 기업들은 살림살이를 꼼꼼히 점검하게 된다. 그리고 낭비적이거나 효율성이 낮은 활동을 줄여나가는 운동을 전사적으로 펼친다. 이는 위기극복을 위해 당연하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지나쳐서는 안될 사항은 단기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의 득실을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는 점이다. 허리띠를 졸라매는 살림살이가 단기적으로 효과적이지만 미래에 더 많은 기회손실을 가져온다면 결과적으로는 잘못된 살림살이가 되고 만다.  
 
기업의 살림살이 가운데 꼼꼼히 챙겨봐야 할 대표적인 비용 항목은 광고비, 판촉비와 같이 신규고객 확보, 기존 고객 유지 차원에서 지출하는 마케팅 비용이다. 마케팅 비용은 기업의 지출 비용 가운데 매출원가를 제외하고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그 성과에 대해서는 체계적인 분석이 어렵다 보니 마케팅 성과를 남에게 자신있게 설득하기도 어렵다. 이러한 연유로 아직까지 많은 CEO, CFO들이 일부 마케팅 비용의 효과성에 대해 낭비적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가 아닌 듯 싶다. 따라서 기업이 어려운 상황에 빠지면 마케팅 비용이 축소 대상 1순위가 되기 십상이다. 하지만 마케팅 비용은 섣불리 단기간에 얼마를 절감할 수 있다는 단기적인 시각에서만 접근해서는 안된다. 중요한 것은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경우 미래이익 창출에 어떠한 영향이 있을 것인가를 신중히 따져 봐야 한다. 불황기에 마케팅 비용을 줄여 낭패를 본 대표적인 사례가 K마트이다. K마트는 2001년 월마트 등 대형 할인 마트들이 저가 전략으로 나오자 이에 맞서기 위해 광고 등 마케팅 비용 예산을 절반으로 줄이는 전략적 변화를 시도했다. 이러한 전략적 시도는 단기간에 경비절감의 모습으로 비춰졌다. 하지만 마케팅 활동의 감소에 따른 더 큰 피해는 얼마되지 않아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하여 매출 급감이라는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K마트는 마케팅 활동의 위축에 따른 매출감소의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파산하게 된다. K마트의 사례처럼 경비절감을 위한 단기적인 처방으로 마케팅 비용을 줄인다면 순간의 기쁨은 있을 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위기요인이 된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 불황기에는 똑 같은 마케팅 비용을 쓰더라도 보다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곳에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 본고에서는 국내 상장기업의 마케팅 비용 현황을 살펴보고, 회계적 관점의 마케팅 성과 관리지표로서 마케팅 ROI의 활용방안을 제시해 본다.
 
 
Ⅰ. 국내 기업의 마케팅 비용 현황 
 
 
국내 기업들은 성과 측정이 어려운 마케팅 활동을 위해 해마다 얼마의 비용을 쓰고 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을 구하기 위해 2008년 현재 기준,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마케팅 비용을 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상장기업으로서 금융업(은행, 보험, 증권, 종금)을 제외한 647개 기업을 선정했다. 우선 공시자료를 통해 회계 계정 중 마케팅 활동에 소요되는 비용을 추정하였다. 마케팅 비용은 판매 및 일반관리비 항목으로 분류되는 비용 중 광고선전비와 판촉비를 포함하는 판매비 계정과 기타 판매 및 관리비 항목 등 마케팅 활동에 간접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을 합산하여 추정할 수 있다.  
 
분석 결과 2008년 기준, 상장기업들은 마케팅 비용으로 한 해 동안 50조원 규모의 막대한 자금을 지출했다. 이는 전체 매출액 대비 5.5%수준으로, 글로벌 100대 기업의 마케팅 비용이 매출액 대비 대략 4% 수준인 점을 감안한다면 다소 높은 수준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연도별로 추이를 분석해보면 전체 산업 평균은 2006년 5.82%, 2007년 5.53%, 2008년 5.48%로서 다소 감소하는 모습이지만 감소폭이 그다지 크지 않다(<그림 1> 참조). 이는 국내기업들이 합리적인 기준으로 마케팅 예산을 편성 한다기 보다는 매년 매출액의 일정한 비율을 마케팅 비용으로 지출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또한 마케팅 비용의 산업별 특성을 분석해보면, 서비스가 2006년 5.7%에서 2008년 7.7%로 연속 증가하였다. 특히 통신의 경우 2006년 10.7%에서 매년 증가하여 2008년 13.6%로 더욱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는 통신산업의 과열 경쟁상황을 마케팅 비용이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마케팅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은 산업은 2008년 기준으로 의약품(16.2%), 통신(13.7%), 전기전자(10.9%), 섬유의복(10.1%), 음식료(8.4%) 등 대부분 소비재 산업들이 차지했다. 이들 산업의 특징은 경쟁이 치열하고, 마케팅 비용의 지출효과가 비교적 단기적으로 크게 나타나는 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매출액 대비 마케팅 비용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산업은 전기가스(1.0%), 건설(1.9%), 유통(2.4%), 운수창고(2.5%) 등으로 분류되었다. 이들 산업의 특징은 전기 가스와 같이 Utility산업, 그리고 유통, 운수창고와 같이 B to B산업들로서 마케팅 활동에 대한 성과가 비교적 장기적으로 나타나고 그 성과가 크지 않은 산업이라 할 수 있다.  
 
상장기업의 마케팅 비용 현황 분석을 통해 국내 상장기업들은 경쟁이 치열하거나 유행에 민감한 소비재 산업을 중심으로 마케팅 비용을 많이 지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케팅 비용 지출이 큰 산업일수록 마케팅 활동의 성과를 높이게 되면 낭비적인 부분을 최소화할 수 있는 여지는 그 만큼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의약품, 통신, 전기전자, 섬유의복 등과 같은 산업에 속한 기업들은 다양한 마케팅 활동의 성과를 면밀히 따져보고 성과가 높은 마케팅 활동 중심으로 자원을 집중하는 노력이 더욱 요청된다.  
 
 
Ⅱ. 마케팅 성과관리 
 
 
경영자는 이처럼 한 해 동안 쓰는 대규모의 마케팅 비용이 어느정도 성과를 창출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궁금증은 비단 경영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마케팅 실무자도 막대한 예산을 집행한 만큼 그에 대한 성과를 입증해야만 하는 압박감이 있다.  
 
마케팅 활동의 성과를 정확히 따지기 위해서는 인풋(투입)대비 아웃풋(성과)이라는 두 가지 면을 동시에 고려해봐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투입과 성과를 동시에 고려하기 보다는 마케팅 성과만을 편파적으로 강조하는 방향으로 성과관리가 보편화되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투입과 성과를 동시에 고려하는 마케팅 성과관리로 점점 진화되어 가고 있다.  
 
이미 보편화된 마케팅 성과관리  
 
최근 많은 기업들이 TV광고와 인쇄물 광고 지출을 줄이는 대신 네트워크와 직접 마케팅을 위한 지출을 늘이는 통계수치가 보고 되고 있다. 마케팅 활동의 성과를 높이기 위한 활동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그 만큼 마케팅 활동의 성과를 정확하게 측정하고 있다는 증거다. 크라이슬러가 그 한 예이다. 크라이슬러는 30초의 TV광고를 줄이고 네트워크나 온라인과 같은 직접적인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이 회사가 이렇게 마케팅 활동을 바꾼 이유는 마케팅 광고 수단별로 성과 측정을 통해 성과가 높은 광고 수단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크라이슬러의 마케팅 임원은 마케팅 활동에 있어서 정확하게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모델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말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자동차 업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마케팅 성과 측정은 모든 산업에 걸친 공통의 관심사다.  
 
소비재 산업의 글로벌 대표 기업인 P&G는 마케팅 성과 관리 수준이 앞선 기업으로 유명하다. 그뿐 아니라 IBM, 인텔 등 마케팅 비용의 지출이 높은 기업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다양한 성과 측정지표를 활용하여 마케팅 성과 관리를 발전시켜오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다양한 마케팅 활동들이 고객의 인지도 변화와 매출변화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를 데이터 분석을 통해서 철저하게 분석하여 활용하고 있다.  
 
미국 기업들의 마케팅 성과 관리 수준은 Lenskold 그룹이 712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분석의 결과에서 잘 나타나 있다(<그림 2>참조).  
 
<그림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설문에 응답한 95% 기업들이 마케팅 활동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체계적인 성과 관리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성과지표 측면에서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재무적 지표가 아닌 전통적인 마케팅 지표를 활용한다(38%), 매출액 대비 비용 등과 같은 재무적 지표를 혼합하여 활용한다(31%), 마케팅 ROI 등과 같은 비용과 수익성 지표를 균형적으로 활용한다(26%)순으로 나타났다. 이를 보더라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이 마케팅 활동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성과지표를 활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케팅 성과 측정의 대가로 불리우는 런던 경영대학원의 Ambler 교수는 다양한 실증조사를 통해 마케팅 성과 지표로 인지도, 품질, 고객 만족도, 차별화 정도, 고객 수, 충성도, 고객 유지율, 재구매율과 같은 지표를 제시하면서 기업의 상황에 맞는 관리지표의 선정, 활용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예를 들어 맥도날드는 충성도, 구매 의도, 지각된 품질, 유통점 수 등 다섯 가지 지표로 마케팅 성과를 관리하고 있다. 창의적인 기업으로 알려진 3M은 핵심 성과 관리 지표로 브랜드 가치, 매출, 이익, 가격 프리미엄, 인지도, 충성도, 재구매 비율 등을 지속적으로 측정, 관리하고 있다. 이외에도 여러 학자나 컨설팅 기관들이 기업의 특성을 반영하여 마케팅 성과 지표들을 분류하여 모델화한 경우가 많다.  
 
 
Ⅲ. 마케팅 성과관리의 핵심, 마케팅 ROI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마케팅 성과관리를 위한 학계와 기업의 노력은 지속적으로 진일보해왔다. 하지만 마케팅 성과관리를 대변할 수있는 단일 지표를 발견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마케팅 성과 관리를 위한 다양한 관리지표를 보완적으로 활용할 수 밖에 없었던 점도 충분히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하지만 기본으로 돌아가서 마케팅 활동의 투입과 성과를 명확히 규명할 수만 있다면 성과관리의 문제는 쉽게 풀릴 수도 있다. 마케팅 성과관리에 회계지식의 접목이 필요한 이유이다.  
 
회계적 관점에서 정확한 성과관리 전제돼야  
 
고객 만족도, 고객 인지도 향상과 같은 결과 중심의 성과 관리는 고객 만족도, 인지도 향상이 결국 수익성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가정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비용과 수익을 일치시키고, 비용을 명확히 귀속시키는 회계적 지식이 그다지 요구되지 않았다. 마케팅 비용은 다양한 경로를 거쳐 장기적으로 기업의 매출 향상에 기여한다. 마케팅 비용은 단기간에 모든 성과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연구개발비와 마찬가지로 장기적인 투자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수익과 비용의 일치라는 관점에서 일면 타당한 주장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될 사항은 마케팅 비용을 당기 비용으로 처리한다고 해서 단기적인 관점에서 마케팅 예산의 편성, 집행이 결정돼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마케팅 활동이 미래에 추가적으로 가져오게 될 가치 요인들을 분석하여 의사결정에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케팅 활동의 투입과 성과를 회계적 관점에서 명확히 규명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마케팅 활동의 인풋 측면에서는 투입되는 코스트가 정확히 집계되어야 한다. 마케팅 활동별로 구분이 명확한 직접비용은 마케팅 활동별로 직접 집계되기 때문에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하지만 다양한 마케팅 활동에 공통적으로 지출되는 공통비, 간접비 성격은 마케팅 활동별로 배분과정을 거쳐야 한다. 특히 공통비, 간접비에 대해서 원가 동인을 찾아내어 직접비화하는 활동기준 원가계산(Activity Based Costing)기법을 적용하면 그나마 정확한 코스트 산정이 가능하다. 마케팅 활동의 아웃풋 측면에서는 다양한 가정을 필요로 한다. 과거 마케팅 거래 데이터에 근거하여 많은 가정을 세우고 투입비용과 수익과의 인과관계를 밝혀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마케팅 성과 관리가 신뢰성을 잃는 것도 투입 비용을 산정하는 문제보다는 투입에 따른 성과를 산정하는 문제라 할 수 있다.  
 
베이징 올림픽은 브랜드 알리기와 시장점유율 향상을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스포츠 마케팅의 한판 승부장으로 명성이 높았다. 그런 격전지에서 가장 좋은 마케팅 성과를 거둔 기업으로 코카콜라를 꼽고 있다. 코카콜라는 베이징 올림픽 공식 후원업체로서 장기적인 투자의 관점에서 5억 4천만 위안의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퍼부었다. 올림픽 기간뿐만 아니라 올림픽이 끝난 이후 전세계 시장에서 매출향상을 기대하여 과감한 배팅을 시도한 것이다. 올림픽 기간 중 마케팅 활동은 다양하게 진행되었다. TV, 사진 촬영, 전시회 등 마케팅 성과가 높은 모든 활동이 동원되었다. 또한 2천 6백만 명에게 무료를 음료를 제공하는 판촉활동도 전개했다. 이를 통해 코카콜라는 중국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66%이상 향상시킬 수 있었고 320억 달러의 글로벌 매출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이처럼 코카콜라가 마케팅 활동을 통해 두드러진 성과를 거둔 것에 대해 마케팅 담당자는 마케팅의 투입과 성과 측면을 동시에 관리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마케팅 ROI 관리의 필요성 
 
그러면 마케팅의 투입과 성과를 동시에 관리하는 성과 지표는 요원한 것인가? 재무관리분야에서 중시되고 있는 투자 수익률(ROI) 개념을 마케팅 성과관리에 그대로 적용한다면 그리 비관적이지는 않다. 마케팅 ROI는 재무적 ROI를 산정하는 것과 유사하다. 단순히 마케팅 활동으로 벌어들인 순수 이익을 마케팅 활동에 들어간 비용으로 나눈 것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마케팅 ROI 계산 사례를 들어보자. A 기업은 성숙기에 접어든 기존 제품을 대체할 신상품을 개발하여 출시하려고 한다. 신상품은 기존 제품과는 차별적인 기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을 통해 시장에 알리는 노력이 중요하다. 우선 마케팅 담당자는 마케팅 활동별로 소요 예산을 편성하였다. 그 결과 총 8천만원이 지출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이런 예산 하에서 예정된 마케팅 활동은 착실히 진행되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추가적인 판촉활동으로 2천만원이 추가적으로 발생했다. 이 경우 실제로 투입된 1억원이 마케팅 비용이 된다. 만약 1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투입하고도 제품을 한 개도 팔지 못한다면 1억원은 고스란히 허공으로 날릴 리스크가 있다. 그런데 신제품에 관한 마케팅 활동이 시장에 먹혀 6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제품 생산에 들어간 매출원가는 4억이라고 가정해보자. 이런 상황에서 A기업의 신상품 마케팅 활동에 대한 마케팅 ROI를 산정해보자. ROI 산정을 단순화하기 위해 마케팅비용 지출로 인한 매출은 한 해 동안만 유효하고 브랜드 가치에는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고 가정한다. 마케팅 활동을 통해 6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실질적인 매출 총이익은 매출원가 4억원을 제한 2억원이 된다. 매출총이익 2억원에서 신상품 매출을 위해 지출한 마케팅 비용 1억원을  차감하면 마케팅 활동을 통해서 1억원의 추가적인 이익을 거두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이 경우 마케팅 ROI는 마케팅 활동으로 인해 추가적으로 올린 1억원의 성과를 투입된 마케팅 비용 1억원으로 나눈 100%(1억원/1억원)가 된다. 이처럼 마케팅 ROI 분석은 투입 대비 성과에 대한 분석을 가능케 해주기 때문에 수익성이 좋은 활동에 자원을 집중할 수 있어 결국 낭비적인 활동이 줄어들게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최근 마케팅 ROI 관리에 대한 요구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마케팅 실무자는 실무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활동에 대해서 정당하게 평가 받기를 원하고, 예산을 승인하는 CEO, CFO는 객관적인 정보에 기반한 마케팅 투자의 성과를 알기를 원한다. 과거에는 이러한 쌍방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거래 데이터와 정교한 소프트웨어의 개발로 상당수준 극복되고 있다.  
 
마케팅 ROI관리가 설득을 얻는 또 다른 이유는 기업이 추구하는 목표와도 일치하기 때문이다. 기업은 장기적 이익 추구가 목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마케팅 활동도 궁극적으로는 기업의 이익 향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마케팅 활동을 통해 고객만족도, 인지도가 향상되었다 하더라도 그것이 기업의 이익에 어느 정도 기여하고 있는지를 따져보는 것은 정확한 마케팅 성과관리를 위해 중요한 포인트이다.  
 
미국 생산성 품질 센터의 논문에 의하면 많은 기업들이 마케팅 ROI측정과 모델링을 통해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수익성을 향상시키는 결과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케팅 ROI 관리의 유용성 
 
다른 성과지표들도 많이 선호되고 있지만 마케팅 ROI는 기업의 궁극적인 목표인 이익의 관점에서 마케팅 활동의 성과를 평가할 수 있다는 면에서 가장 유용한 지표로 호응을 얻고 있다. 마케팅 ROI 관리가 유용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마케팅 전략 및 투자의 지침이 된다. 물론 마케팅 ROI이외의 다른 지표들도 마케팅 전략 수립을 위한 통찰력과 정보를 제공하여, 마케팅 의사결정을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그것은 기업의 궁극적인 목표인 이익 창출이라는 면에서 관련성이 멀 수 있기 때문에 유용성의 면에서 ROI 에 뒤진다. 또한 기업의 전반적인 마케팅 활동에 대한 효과성을 비교할 수 있어 마케팅 예산의 편성과 집행 등에 관한 최적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둘째, 마케팅 ROI는 마케팅 활동별 효율적인 자원 배분에 유용하다. 마케팅 투자는 전형적인 대규모 자본 투자와는 달리 수많은 소규모의 투자 의사결정들로 구성된다. 그렇기 때문에 마케팅 ROI 관리를 통해서 마케팅 활동별로 투자 우선 순위를 결정할 수 있고, 합리적인 자원배분을 할 수 있다. 또한 고객의 속성에 대한 보다 명확한 이해를 통해 최상의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
 
셋째, 마케팅 ROI는 기업 경쟁력 유지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기업의 경쟁력은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최대의 효과를 올리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마케팅 활동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도 기업의 경쟁력에 있어 중요하다. 그러므로 비영리 기업이나 영리기업 할 것없이 경영의 효과성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마케팅 ROI는 매우 유용하다. 넷째, 마케팅 ROI는 성과관리 차원에서 유용하다. 마케팅 ROI에 기반하여 마케팅 계획을 수립하고 목표를 관리할 수 있다. 그를 통해 마케팅 책임 단위별로 투입 대비 성과 측면에서 평가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향후 마케팅 활동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어떤 활동에 집중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
 
 
Ⅳ. 마케팅 ROI 관리를 위한 제언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마케팅 ROI 계산 로직은 단순하다. 하지만 실제 상황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마케팅의 활동은 한 시점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고 몇 년에 걸쳐 연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에 대해서는 현재시점의 이익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또한 특정 마케팅 활동의 순수한 영향을 구별해내기가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마케팅 활동의 결과는 복합적인 요인들이 작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특정 마케팅 활동으로 인한 성과만을 분리해서 계산하기는 쉽지 않다. 이와같이 개념적으로는 단순하지만 깊이 들여다 보면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엑센츄어가 미국과 영국의 마케팅 임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8%가 자사가 실시하는 마케팅 활동의 ROI를 측정하는데 어려움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마케팅 ROI의 저자 Lenskold가 제시하는 마케팅 ROI 산정 로직은 <그림 3>과 같다. <그림 3>에서 보는 바와 같이 마케팅 ROI향상을 위해서는 고객의 생애가치(Customer Life Value, CLV), 총 고객수, 투입비용에 대한 변화를 추적할 수 있어야 한다. 고객의 생애가치는 마케팅 활동을 통해 영향을 받는 고객들로부터 얻게 되는 이익의 현재가치이다. 총 고객수는 마케팅 활동의 결과로 얻게 되는 고객의 수를 의미한다. 마케팅 활동을 통해 고객의 생애가치나 고객수가 증가하면 마케팅 ROI는 올라가게 된다. 투입비용은 마케팅 활동에 지출되는 비용으로서 마케팅 비용이 클수록 ROI는 떨어지게 된다.  
 
많은 경우에 있어서 마케팅 활동의 목적은 신규고객의 창출과 기존 고객의 재구매 유도라 할 수 있다. 신규 고객의 창출과 기존 고객의 재구매 유도 차원에서 마케팅 ROI를 성공적으로 활용한 기업으로는 홈디포(Home Depot)와 GM의 사례가 있다. 홈디포는 마케팅 투자가 매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고 있고, 지역별로는 어떠한 편차를 보이는가를 고객의 거래 데이터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분석한다. 그리고 이를 내부 표준화하여 마케팅 ROI 산정 모델을 구축하였다. 홈디포의 마케팅 임원은 ‘마케팅 ROI를 정확히 측정하는 것은 어려운 과제이지만 경쟁우위의 원천으로서 반드시 구축되어야 할 것’ 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지금은 파산상태이지만 미국 제조업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GM의 마케팅 담당자는 '마케팅 활동에 의해 영향받은 고객을 끝까지 추적하는 것은 마케팅 담당자가 해야 할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 업무이다'라고 주장한다. GM은 캐딜락을 판매할 때 마케팅 활동별 ROI를 산정하여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활동에 자원을 집중하며 전사적인 마케팅 ROI를 높일 수 있었다. GM은 마케팅 ROI 산정을 위해 마케팅 활동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을 끝까지 추적하였다. 그 결과 다양한 마케팅 활동 가운데 골프 후원활동의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을 발견했다. 그 후 골프시합에 대해서 더 이상 후원하지 않았다. GM은 이러한 마케팅 활동의 성과 분석 결과를 전략적으로 활용하여 캐딜락의 시장점유율, 매출 및 고객의 인지도를 단기간에 높일 수 있었다.  
 
단계적 접근 필요 
 
지금까지 마케팅 성과관리 지표로서 마케팅 ROI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살펴보았다. 마케팅 ROI를 유용한 성과지표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그렇다고 시도조차 않는다면 마케팅 성과관리는 기업의 이익 극대화라는 본질로부터 더욱 멀어질 수 있다.  
 
옛말에 ‘한 술밥에 배부르지 않다’는 표현이 있다. 마케팅 ROI도 한번에 모든 것을 백퍼센트 충족시키는 것은 무리다. 우선 마케팅 ROI 산정을 위한 개선노력을 한걸음씩 진행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마케팅 ROI산정의 장애물을 하나씩 걷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먼저, 마케팅 활동의 투입과 성과를 명확히 산정해 낼 수 있는 내부 표준화 노력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마케팅 활동별로 공통비, 간접비, 이익 배분 규정 등이 사전에 설정돼야 한다. 그리고 투입 변수, 계산 방식, 다양한 추정 및 가정 등에 대해서도 사전에 표준화 되어야 한다. 마케팅 ROI를 도입하려는 기업들이 상당한 공을 들여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래야지만 마케팅 수단별로 일관되고 정확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둘째, 마케팅 활동의 결과로 나타나는 영향을 정확히 추정하기 위한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 하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특히 정확한 ROI산정을 위해서는 투자 데이터, 거래 데이터, 이익 데이터 등의 관리가 필수이다. 셋째, 모든 마케팅 활동에 대해서 동시에 마케팅 ROI 도입을 추진하기 보다는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마케팅 ROI산정을 위한 기반 조성 작업은 단순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일정한 시간을 두고 하나씩 단계적으로 해결해가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마케팅 의사결정의 효과가 큰 부분, 마케팅 활동의 투입과 성과간의 인과관계가 명확한 부분부터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마케팅 성과에 대한 유용한 지표로 마케팅 ROI 관리는 단순히 마케팅 지식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분야다. 마케팅 ROI 관리를 위한 투입과 성과에 대한 정확한 산정은 회계적 지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마케팅 담당자는 고유의 마케팅 영역을 넘어 마케팅 ROI산정과 그 결과의 해석을 위해 회계적 지식을 넓혀가는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결국 마케팅과 회계의 전략적 만남이 강조되는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는 것이다.
 
 
< 참고문헌 > 
James D. Lenskold, Marketing ROI, McGraw-Hills, 2006 
James D. Lenskold, Customer Centric Marketing ROI, Marketing Management, 2004.2 
Paul Spiegelman, Capturing your marketing ROI, Healthcare Financial Management, 2003.8  
Eric Almquist & Gordon Wyner, Boost your Marketing ROI with Experimental Design, HBR, 2001.10 
Barry Schimel, How to Maxmize ROI With e-Marketing Tools, Business Credit, 2007.10  
A.Klein & T. Swartzendruber, A User’s Guide to Marketing ROI, MHS, Fall 2003  
Marketing ROI, www.mccombs.edu,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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