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벤치마킹과 역학습 (Reverse Benchmarking & Reverse Learning)

최근에는 ‘역벤치마킹(Reverse Benchmarking)’과 ’워스트 프랙티스(Worst Practice)’를 행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즉 성공한 기업 사례를 찾지 않고, 오히려 실패한 사례를 찾아서 그것으로부터 배운다는 역학습(Reverse Learning)의 논리이다. 

벤치마킹의 유래
일반적으로 기업에서 자주 행하는 경영기법 중에 ‘벤치마킹(Benchmarking)’이라는 것이 있다. 이 용어의 뜻은 ’나의 성취도를 최고 수준과 비교하여 최고 수준이 어떠한 목표를 가지고 어떻게 달성하였는지에 대한 정보를 파악한 후, 이 정보를 근간으로 나의 목표를 설정하고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이 단어를 처음으로 사용한 곳은 토목분야에서 측량시의 기준을 뜻하는 말에서 비롯되었는데, 그 후에는 컴퓨터분야에서 각 부분의 성능을 비교하는 것에서 사용되었다. 기업경영분야에 적용하게 된 것은 근래에 들어와서인데, 즉 ‘잘된 사례로부터 배운다’는 뜻으로 일반적으로 1등 기업을 찾아가 배우는 것이 보통이다. 그리고 ‘베스트 프랙티스(Best Practice)’라는 경영 용어도 있는데, 이 역시 그 업계에서는 가장 잘 하는 사례를 찾아 그것으로부터 배운다는 것을 의미한다.

역벤치마킹이란
그런데 이와는 반대로 최근에는 ‘역벤치마킹(Reverse Benchmarking)’과 ’워스트 프랙티스(Worst Practice)’를 행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즉 성공한 기업 사례를 찾지 않고, 오히려 실패한 사례를 찾아서 그것으로부터 배운다는 역학습(Reverse Learning)의 논리이다.

에버랜드 사례
에버랜드는 톡톡 튀는 기업문화로 세간의 주목을 받는 기업이다. 그 중에서도 에버랜드의 ‘실패파티’는 여느 기업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함과 동시에 그 성격이 다분히 역발상적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일반적으로 실패는 덮어두는 것이 관례이다. 실패한 본인도 그렇고 조직차원에서도 불미스럽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에버랜드는 고객들의 불평이 접수되거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냥 넘어가지 않고 실패파티라는 독특한 행사를 연다. 실패한 사람이 사례를 발표하고 쓸개주나 이와 색깔이 비슷한 콜라를 마시며 재발방지를 다짐한다. 그리고 이러한 실패 자료는 데이터베이스로 관리되어 전 직원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 여느 기업과 달리 실패를 감추거나 부끄러워하지 않고 오히려 즐기는 문화가 이채롭다. 자칫 경직될 수 있는 분위기를 파티라는 형식으로 희화시키고, 동시에 그 문제를 공유함으로써 조직학습까지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그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역발상의 조직문화 정착 필요
또한 최근 들어 여러 기업들이 실패를 적극적으로 사내에 마케팅 하는 경우들이 나타나고 있다. 실패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사내 전파를 통해 오히려 살리고 키워나가는 역발상적 내부 마케팅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남부발전은 화력발전소 운영이나 프로젝트 수행과정에서 나타난 각종 실패 사례를 인터넷에 올려 공유하고 있으며, 삼성전기는 상품자료관리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연구개발 단계에서부터 제품 생산 과정에 이르기까지의 성공, 실패 사례를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있다. 롯데건설의 현장 소장들은 정기적인 모임이 있을 때마다 실패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우리가 늘 1등 기업을 대상으로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렇듯 ‘역벤치마킹(Reverse Benchmarking)’도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자동차를 운전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앞 차를 잘 관찰하는 것이지만, 그에 못지 않게 유의해야 하는 것이 바로 뒤에 따라오는 차이다. 그런 의미에서 역벤치마킹은 바로 자기를 추월해오는 기업의 경영전략이나 제품을 벤치마킹 해서 자사 제품의 개선 방향을 예시 받는다는 점에서 중요한 것으로 사료된다.
- 참고문헌
 1. 회사의 운명을 바꾸는 역발상 마케팅, 여준상 지음
 2. 한국의 벤치마킹, 사계절 출판사, 신흥석 지음
 3. 한국 경제신문 등
-포스코 경영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