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해자(Economic Moats)란?
경제적 해자(Economic Moats)란 용어는 투자의 귀재 워랜버핏이 지난 1980년대에 버크셔 해서웨이 연례보고서에서 처음 언급하면서 알려졌다. 해자(垓子, moats)란, 과거 중세시대에 성 밖의 둘레를 파서 적의 침입에 대비하기 위해 만든 연못을 의미하는데, 워렌버핏은 해자를 경제적 개념으로 끌어들여 ‘한 회사를 경쟁사들로부터 보호하는 독점적인 경쟁력’이란 의미로 경제적 해자를 설명하였다. 경영학에서는 이를 확고한 ‘진입장벽’또는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가치 척도라고 보기도 한다.
경제적 해자 보유 기업 – 농심
이러한 경제적 해자를 보유한, 즉 우리 주변에서 변함없이 소비자들에게 잘 팔리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보유한 독점적인 기업들 중 국내 제1의 라면 제조회사로 7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농심의 사례를 살펴보자.
농심의 대표적인 브랜드인 신라면은 1986년에 출시된 장수 상품이며, 라면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이기도 하다. 실제 가장 대표적인 수익성지표 중의 하나인 자기자본순이익률 (ROE)을 살펴보면 동종 산업평균 ROE는 매년 10%를 넘지 못하는 반면, 농심은 1997년부터 2007년까지 평균 약 16%의 ROE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자기자본 100으로 매년 16의 이익을 지속적으로 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농심과 같이 경제적 해자를 보유한 기업은 경제가 어려워 경쟁 기업이 곤경에 처해 있을 때 오히려 시장지배력을 높여 독점의 과실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 IMF 구제금융과 구조조정으로 업계 전체가 암울하던 1998년, 농심은 오히려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시장에서의 입지를 굳혔으며, 그 해 27.9%라는 최고의 자기자본순이익률을 기록하였다.
경제적 해자의 종류
그렇다면 오랫동안 기업을 경쟁사로부터 지켜줄 수 있는 해자의 종류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첫 번째 해자는 무형자산이다. 브랜드, 특허, 법적 라이선스 등의 무형자산을 보유한 회사는 독점권을 가지고 있어서 고객들로부터 많은 가치를 끌어낼 수 있다.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가지고 있는 농심과 코카콜라 등의 경제적 해자도 이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해자는 고객 전환 비용이다. 높은 고객 전환 비용을 가지고 있는 회사는 고객이 다른 경쟁사의 물건과 서비스를 구입하는 것을 단념시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은행 계좌를 전환하는 일에는 새 은행에서 필요한 몇 가지 양식을 작성하는 시간 외에, 급여, 신용카드 그리고 공과금 지불 계좌를 변경하는 일이 수반되게 되고, 따라서 은행 교체 비용은 눈에 보이는 몇 분의 시간보다 훨씬 더 크다. 또한 현재 은행이 새 은행으로 예금을 이체시킬 때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월급 입금이나 전기요금 미납과 같은 혼란 비용도 감수해야 한다. 이렇듯 은행 계좌를 옮기는 일에는 큰 비용이 수반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은행 계좌를 자주 옮기지 않는 것이다.
세 번째 해자는 네트워크 효과이다. 네트워크 기반 사업은 자연적인 독과점을 만드는 경향이 있다.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치가 사용자의 수와 함께 증가한다면 가장 가치 있는 네트워크 기반 제품은 가장 많은 사용자들을 유혹하는 제품일 것이며, 따라서 작은 네트워크들을 파산시키고 지배적인 네트워크들의 규모를 증가시키는 선순환이 만들어진다. 또한 지배적인 네트워크들은 규모가 커지면서 더 강력한 경쟁력을 갖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MS오피스, 윈도우 같은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이유는 바로 많은 사람들이 MS오피스, 윈도우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마지막 해자로는 원가우위를 들 수 있다. 기업들은 경쟁사들보다 상품이나 서비스를 낮은 가격에 꾸준히 제공함으로써 자신의 사업 주위에 해자를 구축할 수 있다. 원가우위의 비밀은 물론 규모이며, 규모의 경제로 구축되는 가격경쟁력은 매우 오래 지속되는 경제적 해자를 만들 수 있다.
해자 판단 과정
어떤 기업이 해자를 가지고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3단계를 활용한다.
1단계는 과거의 실적을 보는 것이다. 즉, 그 회사가 과거에 상당한 자본수익률을 달성한 적이 있는지 파악하는 단계이고, 이를 분석할 때는 가능한 장기간에 걸친 자본수익률을 봐야 한다. 이에 대한 대답이 부정적인 경우, 미래가 과거와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없다면 해자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과거에 높은 자본수익률을 달성했거나, 낮은 자본수익률을 달성한 기업이 앞으로 더 나은 성과를 달성할 가능성(크고 긍정적인 변화)이 있다면 2단계로 넘어간다.
2단계는 그 기업의 경쟁력을 찾는 것이다. 즉, 그 회사가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초과이익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를 밝히는 것이다. 이 두 번째 단계에서 모든 경쟁력 분석 도구들을 적용해보고 경쟁력의 증거를 발견했다는 가정이 성립하면 3단계는 그 경쟁력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인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어떤 해자는 존재하기는 하지만 그 해자 위에 쉽게 다리를 놓을 수 있는 반면, 어떤 해자는 매우 넓어서 앞으로 오랫동안 높은 자본수익률을 자신 있게 예측할 수 있다.
[표2] 해자 판단 과정
성공하는 기업들은 어떤 종류든 모두 독점 영역을 보유하고 있다. 즉 경제적 해자의 개념을 광범위한 분야의 기업에 적용함으로써 우리는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를 제공할 수 있는 기업들의 특성에 관한 고유한 시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포스코 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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