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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 17. 17:36

북유럽에 위치한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는 한결같이 청정한 자연환경과 동화 같이 아름다운 풍광을 먼저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이들의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면 세계적 IT 강국이라는 사실이다. 2009년 영국 경제분석 기관 EIU의 IT 경쟁력 순위에서 우리를 훨씬 앞질러 상위에 오른 3국. 과연 이들 북유럽 3국의 IT 경쟁력은 무엇일까?

경기 침체에도 IT 경쟁력이 돋보이는 북유럽 3국

2008년 9월 미국 발 금융위기에서 촉발된 경기침체의 영향은 IT 산업에도 예외가 없다. 비록 IT 산업이 다른 산업부문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었음에도 말이다. 전반적으로 2009년 IT 관련 지출은 2008년과 비교하여 감소세를 기록한 후, 2010년에 다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IT 하드웨어의 경우 2009년에는 2008년보다 11% 가까이 판매가 위축되는 반면 소프트웨어의 경우는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낮아 2% 감소에 그치면서 IT 서비스에 대한 지출은 약 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IT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에도 불구하고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는 매년 IT 경쟁력 평가에 있어 상위에 랭크된다. 이들 국가들은 IT 산업을 국가경제의 전략산업으로 여기고, 경쟁력 제고를 통한 경제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2009년 EIU(Economist Intelligence Unit)가 발표한 IT 경쟁력 순위에서도 핀란드와 스웨덴, 노르웨이는 각각 2위, 3위 그리고 10위에 올랐다. 반면 한국은 이번 EIU IT 경쟁력 평가에서 16위에 오르면서 2008년보다 8계단 하락했다. EIU는 한국이 지적 재산권 보호장치와 IT 특허, IT 관련 지원책 및 제도 등에서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핀란드는 기업환경, R&D환경, IT 산업 개발지원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스웨덴은 IT 인프라, IT 산업 발전 지원, R&D 환경 등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노르웨이는 IT 산업 발전 지원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IT 인프라와 IT 관련 법제도에 있어서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또한 최근 IT 경쟁력을 평가하는 중요 기준 가운데 하나인 브로드밴드의 가입자의 경우 스웨덴은 인구 100명당 37.3명으로 가장 높았으며, 노르웨이(34.0명)와 핀란드(30.6명)도 모두 상위에 랭크되어 있다.

산업클러스터부터 시장 환경까지 IT 경쟁력의 5가지 원천

그렇다면 북유럽 3국의 IT 경쟁력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산업클러스터 ▲정부의 IT 산업 전략 ▲높은 R&D 투자 ▲국가를 대표하는 거대 IT 기업 ▲경쟁적인 시장 환경 등으로 그 요인을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로 북유럽 3국은 IT 산업의 발전을 위해 산업클러스터를 적절히 그리고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산업클러스터는 연관관계가 높은 기업들과 기관, 학계를 하나의 지역에 집중시킴으로써 정보공유, 인력개발, 기술개발 등의 시너지효과를 유발한다. 핀란드의 울루시는 수도로부터 500km 떨어진 도시로 산업기반도 취약했으나 1982년 지역경제발전을 위해 북유럽 최초로 산업클러스터 전략을 통해 세계적인 기술혁신 도시로 부상하였다. 울루시를 중심으로 근교지역에는 약 800여 개의 ICT((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 회사가 밀집되어 있으며, 특히 근거리 통신(NFC) 기술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을 자랑하고 있다. 한편 스웨덴에는 미국의 실리콘 밸리에 이어 세계 2위의 IT 단지인 시스타과학단지(Kista Science Park)가 있다. 현재 시스타과학단지에는 에릭슨, HP, IBM, 노키아, 오라클 등 세계 유수의 IT 업체들이 입주해있는데, 시스타과학단지는 당초 군사훈련에 사용되던 지역이었으나 1970년대 중반 에릭슨과 미국 IBM이 이곳에 연구센터를 지으면서 IT 단지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스톡홀름 대학과 왕립공과대학의 전자공학, 정보공학, 통신시스템 등 IT 관련 학과를 모아놓은 IT 대학이 시스타과학단지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

두 번째로 이들 국가들은 경제성장을 위한 원동력으로 IT 산업을 선택하면서 장기적인 전략과 함께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정책이 추진되었다. 핀란드는 1990년대 초 금융위기를 겪었으나 IT 산업의 눈부신 발전을 통해 오늘날에는 높은 IT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핀란드는 1994년 정보사회화전략(Finland Towards the Information Society- a National Strategy)을 채택하였다. 동 전략은 ▲정보사회로의 전환 ▲정보통신산업의 발전 ▲연구·기술 및 노하우 개발 ▲정보통신 인프라 개발 등 정보사회화를 위한 환경창출에 역점을 두었다. 이후 1998년 두 번째 정보사회화전략을 발표하면서 정보사회화를 인간과 지속적인 발전에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더불어 IT 산업의 발전을 위해 핀란드 정부는 핀란드기술혁신청(TEKES), 국가연구개발기금(SITRA), 핀란드기술연구센터(VTT)를 설립하고, IT 관련 업무 및 R&D 투자를 지원하고 있다. 노르웨이는 2000년에 ‘eNorway’라고 불리는 국가 ICT 정책을 수립하면서 지식경제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며, 스웨덴은 기술혁신청(VINNOVA)을 통해 기업과 대학의 R&D 관련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세 번째로 북유럽 3국의 ICT에 대한 R&D 투자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더욱이 이들 국가들은 ICT 제조업과 서비스업에 대한 R&D 투자를 균형적으로 늘렸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핀란드의 ICT 제조업에 대한 R&D 투자는 GDP의 1.2%를 상회하면서 전체 1위이며, 서비스업에 대한 R&D 투자도 0.3%로 전체 2위에 올라있다. 스웨덴의 경우 2005년 ICT 서비스업에 대한 R&D 투자 비중이 1997년보다 증가하였다.

네 번째로 핀란드를 대표하는 노키아, 스웨덴을 대표하는 에릭슨 등 자국 IT 대기업(National Champion)들이 이들 국가의 IT 산업을 이끌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국가경쟁력 또한 제고되었다. 국가경제 및 IT 산업에서 이들 IT 대기업의 비중이 높다는 점이 또 다른 약점이 될 수 있겠지만, 다른 한편으로 IT 대기업과 업무협력을 통해 중소기업들의 경쟁력도 동반 상승하는 시너지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마지막으로 북유럽 3국은 경쟁적인 시장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경쟁을 통해 IT 경쟁력이 제고되고 경제성장으로 이어지는 정책을 추진했다. 즉 정부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은 지원하면서도 기업들이 국제환경에서 자생할 수 있는 경쟁 환경을 조성한 것이 북유럽 3국의 IT 경쟁력의 밑바탕이 되었다.

북유럽 3국과의 전략적 제휴 필요

한국의 IT 산업은 주로 IT 서비스업보다는 IT 제조업에 집중되어 있다. 휴대폰, 반도체, LCD 등 IT 기기에 집중된 한국의 IT 산업은 경기침체에 따른 IT 기기 구매감소의 영향으로 경기변동에 매우 취약하다. 북유럽 3국이 IT 제조업뿐만 아니라 IT 서비스업에서도 고른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과 대비되는 점이다. 향후 한국의 IT 산업은 북유럽 3국의 IT 서비스업과의 전략적인 제휴 및 협력방안을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정부차원에서도 국가 간 협력관계를 통한 인력공유 및 정보공유, R&D 지원기관 간 정책공유 등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겠지만, 기업차원의 적극적인 협력 또한 요구된다. 더불어 기후변화라는 전 지구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각국이 저탄소녹색성장을 위한 전략에서 IT 산업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이제 IT 산업은 경제성장 위한 국가 전략사업으로서의 중요성보다 타 산업과의 융합을 통한 기반산업으로서의 역할이 강조되는 시점이다.

- Global Report ◑ 글│오태현│대외경제정책연구원 유럽팀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