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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14. 10:20
 프리코노믹스란?
‘반도체의 집적도가 18개월마다 2배로 높아진다’는 무어의 법칙처럼, 기술혁명이 급속히 진행되면서 데이터 저장, 전송 등에 드는 비용이 거의 ‘제로’에 수렴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모습의 경제가 탄생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공짜 경제학이라는 의미의 프리코노믹스다. 프리코노믹스는 free와 economics의 합성어로서 ‘롱테일 경제학’의 저자이자 IT전문지 「와이어드」 편집장인 크리스 앤더슨에 의해 2007년 11월에 처음으로 「이코노미스트」에 소개되었다.

일상에서 만나는 공짜! 공짜?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프리코노믹스를 쉽게 접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휴대폰이다. 요즘 소비자들에게 휴대폰을 제 값을 다 주고 구매한다는 생각은 거의 없어졌다. 통신 회사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대신 휴대폰을 공짜로 받거나 리베이트를 받아서 구매 한다는 인식이 크다.

그리고 길거리에서 휴지, 화장품 샘플, 음료수를 공짜로 주는 마케팅 역시 프리코노믹스의 일부분이다. 광고를 보는 대신에 공짜로 나눠주는 것을 통해 보상받는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이런 마케팅은 받자마자 쓰레기통으로 직행하는 홍보 전단지에 비해 효과가 높은 편이다.

또한 비싼 대학 등록금을 내지 않고도 저명한 교수의 명강의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 등에서 공짜로 듣고 볼 수 있다. 공짜 강의지만 궁금한 것을 물어볼 수도 있다. 대학으로서는 인지도를 높여 우수한 학생들을 끌어들일 기회이고, 교수는 전문지식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자신의 학문적 성과와 저서를 자랑할 수 있으니 좋다.

그리고 많은 밴드가 Social Network 사이트인 마이 스페이스에 몇 곡 정도는 무료로 들을 수 있게 해놓는다. 그 공짜 음악들로 훨씬 많은 이들이 유료 음원을 내려 받을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사용자들은 미리 몇 곡을 들어본 후 돈을 내고 살 때 더 만족스러운 선택을 할 수 있다.

세상에 진짜 공짜는 없다?
공짜로 나눠준다고 무슨 효과가 있겠는가 싶지만, 처음의 공짜가 재방문과 재소비로 이어진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포털이 그런 모습이다. 정보를 공짜로 모아주고 정보를 생산할 수 있는 도구는 물론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도구들을 기업들로부터 사서 사용자에게 공짜로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포털 사이트는 수많은 정보 페이지를 만들고 정보를 손쉽게 찾을 수 있는 검색기술을 개발해 공짜로 제공한다. 그 사이에 광고를 유치해 사용자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거의 유일한 수익모델이다. 일정한 수 이상이 모이면 그들을 대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하는 기업들이 기꺼이 광고비를 지급해 포털의 운영을 도와준다.

물론 ‘세상에 진짜 공짜는 없다’는 의심을 품는 사람이 나올 법하다. 크리스 앤더슨 역시 웹 페이지에 더덕더덕 붙어 있는 광고를 거론하며 상업적 미끼에 낚일 가능성을 인정한다. 그럼에도 ‘디지털 비트 경제학’에서는 공짜 모델보다 공짜 뒤에 감춰진 비용이 훨씬 적으며, 유료 상품이 무료 상품보다 훨씬 나으리라는 20세기의 예상과 달리 무료가 유료보다 더 우수할 수도 있다고 강조한다. 또 크리스 앤더슨은 공짜가 특허권이나 저작권을 침해한다는 우려 도 있으나 법적 지적재산권과 특허권을 침해하지 않는 오픈 소스와 공짜는 많다고 말한다.

프리코노믹스의 대표적인 사례들

#. 일본 대학가에서는 공짜 복사 서비스가 좋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게이오대학 학생들이 2006년 4월 설립한 타다카피(Tadacopy)는 대기업이나 학교 근처 사업자들에게 스폰서를 받아 복사 용지 뒷면에 광고를 싣는 형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은 공짜로 복사하니 좋고, 광고주들은 광고지를 학생들이 오래 간직하니 좋아한다. 이 사업은 높은 수익률을 거두면서 2년 만에 44개 대학으로 확대되었다.

#. 벤처기업인 베터플레이스는 이스라엘에서 무료 전기 자동차 보급 사업을 추진 중이다. 마치 통신회사가 휴대폰을 공짜로 주고 통화요금에서 수익을 내는 것처럼 이 회사는 전기 자동차를 무료로 소비자에게 주고, 주행거리에 따라 사용료를 받을 계획이다. 개발된 지 20년이 지난 전기자동차가 여태 보급되지 못한 이유는 너무 비싼 자동차 배터리(약1만2,000달러) 때문. 그러나 이 사업방식을 통하면 소비자는 초기 차량구입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고, 회사는 회사대로 단기간에 규모의 경제를 통한 사용료 수익구조를 완성할 수 있다.

공짜 경제 시대에 기업들은..
이처럼 프리코노믹스는 기업의 전략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 주기도 하지만,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 프리코노믹스의 최대 장점은 소비자들에게 더 다양한 선택권을 주고 더 많은 혜택을 부여하고 추후 소비 역시 소비자들 스스로 결정토록 한다는 점이다. ‘받을 거 다 받아 먹고 알아서 결정하세요’ 라는 매력적인 주문인 셈이다.

하지만 프리코노믹스의 특징에서도 알 수 있지만, 이러한 경제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에게만 기회가 있는 경제이다. 대부분의 ‘공짜’ 제공자들의 면면을 보면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1, 2위 업체라는 것을 손쉽게 알 수 있다. 시장에 새로 참여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적용 가능하지만 막대한 ‘공짜 마케팅’을 버틸만한 막강한 자본력을 지녀야만 한다. 따라서  프리코노믹스의 부상은 어쩌면 독점의 시대가 임박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

또한 경쟁자가 제공할 수 없는 최대한의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거나 염가로 제공한다는 것은 그만큼의 보상을 다른 곳에 제공해야 함을 뜻한다. 원주민들에게 신발을 공짜로 선물하는 신발 장사치들의 목적은 공짜 경제가 아니라 의존성을 키워 독점을 확대하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프리코노믹스를 즐겁게 받아 들이면서도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 포스코경영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