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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2. 28. 15:50
가상현실이 다양한 방면에서 우리의 삶과 비즈니스에 적용되고 있다. 향후 가상현실은 현재의 웹처럼 일상적이고, 편리한 도구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기업들은 미래의 새로운 시장이자 혁신 공간인 가상현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상현실은 그 동안 공상과학영화나 만화 등에서 흥미로운 소재로 다루어져 왔다. 주인공은 현실세계와 유사하거나 보다 진보된 가상공간 속에서 여러가지 경험을 가상으로 갖게 된다. 영화 토탈리콜(1989)에서는 가상의 기억을 파는 여행사가 등장한다. 매트릭스(1999)에서는 기계에 지배당한 인간들이 가상현실을 실제 세계로 착각하면서 살아간다. 페이첵(2003)에서는 주인공이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하여 제품을 설계하는 장면이 소개된다.  
 
이처럼 영화에서나 보던 가상현실이 우리의 현실 속으로 빠르게 들어오고 있다. 이미 8~90년대부터 군사부문과 주요 장치산업 등에서는 가상현실을 활용하고 있었다. 일반 소비자들도 게임의 형태로 초기적 형태의 가상현실을 체험해 왔다. 최근에는 세컨드라이프(Second Life)라는 서비스가 언론의 주목을 받으면서 가상현실에 대한 기업과 소비자들의 관심이 증가하는 상황이다.
 
왜 지금 가상현실인가 
 
기업, 소비자, 언론 등 각계에서 가상현실에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가상현실이 현실세계를 기대 이상으로 빠르게 닮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의 향상과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 다양한 가치 창출 및 비즈니스 가능성 등으로 가상현실의 진화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먼저 기술 발전에 따라 시각적, 물리적으로 현실과 유사한 환경을 구현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CPU와 그래픽 처리 기술의 발달, 저장용량의 확대, 유무선 대역폭 향상 등에 따라 개인용컴퓨터(PC)에서도 현실과 유사한 3D 배경 및 인물을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이러한 기능들을 구현하기 위한 비용들이 빠르게 하락하면서 보다 넓은 사용자층에 접근하는 것이 용이해지고 있다.  
 
다음으로 소비자들이 웹 2.0이라는 인터넷 패러다임의 변화를 경험하면서 웹 활용에 대한 학습효과가 증가했다는 점도 중요하다. 이는 가상현실 세계의 사회적 네트워크 형성을 보다 쉽게 만든 요인이다.  
 
BusinessWeek도 가상현실을 통한 상호작용의 용이성 때문에 가상현실이 현실과 유사해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전한바 있다. 나아가 가상현실은 풍부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기존 웹의 문자, 그림 등 2D 정보를 통한 상호작용을 넘어, 3D 그래픽과 실제와 같은 움직임 등 총체적인 경험을 통한 상호작용을 가능케 하기 때문이다. 기존 웹에서는 추상적 경험이 주된 반면, 가상현실에서는 보다 구체적, 직접적, 직관적 형태의 경험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상현실의 활용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가상현실의 사회/경제 활동이 현실과 유사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점이다. 가상현실이 새로운 웹의 형태로 주목 받고 있는 상황에서 수익창출의 가능성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의 부사장 Steve Kleynhans는 “가장 큰 시장 기회는 사용자들이 컴퓨터를 활용하는 방식이 변화할 때 나타난다”고 하였다. 웹 2.0으로의 패러다임 변화가 구글과 같은 새로운 기업의 탄생과 롱테일, 매쉬업 등 새로운 경제를 탄생시킨 것 이상으로, 가상현실 패러다임은 더 많은 혁신과 비즈니스의 기회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가상현실의 산업적 활용이 확산일로 
 
가상현실의 활용 초기에는 시간적, 공간적 제약의 극복과 비용 절감이 주된 목표였다. 가상현실을 구현하는 장비와 소프트웨어 등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었기 때문에, 제품 개발과 제조시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자동차, 선박, 항공기 분야에서 가상현실을 먼저 활용하기 시작했다. 도요타는 비교적 일찍 가상현실을 활용해온 기업이다. 1996년부터 1999년까지 세계 20여 곳에 가상현실센터를 구축하고, 3D 제품 개발을 도입하였다. 이를 통해 2D 기반 개발과정에서 나타나는 설계오류 및 생산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더욱이 개발과정에서 설계자, 생산기술자와 작업자가 실시간 협업을 이룩함으로써 시간적, 금전적 비용을 절감하였다. 이는 디지털 목업(Mock-up), CAE(Computer Aided Engineering)를 활용하여 가상공간 내에서 반복적이고 다양한 개선을 빠르고 저렴하게 달성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항공기 제작사 록히드마틴의 경우 항공기의 최신 설계정보를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가상현실 환경을 구축하였다. 이를 통해 개발 및 생산 부문에서 50%의 비용을 절감하고, 정비 시간과 비용을 30% 감소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대 들어 활용 범위는 더욱 확산되는 추세다. 가상현실 구현 비용이 낮아지면서, 중공업 분야는 물론 건설, 건축, 의료, 교육, 전자,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산업으로 가상현실의 활용이 증가하고 있다. 의료 분야에서는 구체적인 수술 과정을 사전에 시뮬레이션 할 수 있다. 최근에 개봉된 영화 베오울프(2007)에서는 가상의 배우들이 실제 배우들을 완벽하게 대체하여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또한 B2B 부문의 활용 일변도에서 벗어나 B2C 부문으로도 그 영역을 확장 중이다. 국내의 리바트, 까사미아 같은 가구회사들은 최근 고객맞춤형 가구 제조를 위한 가상현실 솔루션을 구축하였다. 가상현실을 활용하여 제품의 형태, 배치 등을 고객의 기호에 맞게 미리 결정하고 제작 및 판매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있는 것이다.
 
연결성이 강화되면서 기업간 협업도 증가 
 
최근에는 기업들이 가상현실을 개방하고 네트워크화하여 협업적 혁신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과거 기업들은 단절된 기업 내부에서 가상공간을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이제는 개방과 협력을 위해 가상현실을 활용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IBM은 세컨드라이프에 3D Jam이라는 공간을 마련하고 아이디어 창출과 협업적 혁신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자사의 온라인 혁신 행사인 InnovationJam을 가상현실의 컨셉에 맞게끔 적용하여 협업과 혁신을 유도하고 있다. 항공, 우주 관련 기업들도 가상현실 협업 B2B 솔루션을 활용하여 협력사들에게 혁신 아이디어를 구하고 있으며, 제품 개발의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보다 개방적인 가상 사무실 환경을 제공하는 가상현실 개발도 제록스, Qwaq과 같은 기업에 의해 진행 중이다. Qwaq은 가상현실을 통해 회의, 의사결정, 정보 탐색 등 협력을 통해 전반적인 업무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가상현실은 이미 기업 활동의 전반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하는 분야도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IBM은 2006년 InnovationJam 행사에서 10대 혁신 비즈니스 중 하나로 3D 인터넷을 선정하고 강력히 추진할 것을 공언하였다. 세컨드라이프에서는 이미 IBM, 벤츠, 도요타, 서킷시티, 로이터 등 여러 분야의 기업들이 가상공간을 구축하고, 마케팅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많은 기업들이 가상현실에 주목하는 것은 가상현실에서 새로운 기회를 포착했기 때문이다. 기존의 경쟁을 벗어나 새로운 시장과 혁신의 공간인 가상현실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판단된다.
 
일반 사용자 대상 가상현실도 고도화 
 
일반 사용자들에게 가상현실은 게임의 형태로 친숙해지기 시작했다. 엄밀한 의미에서 가상현실이라고 할 수 없지만 롤플레잉 게임은 가상현실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도록 하는 초석이었다. 화려한 그래픽과 캐릭터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구현하고 있는 리니지, WoW와 같은 인기 MMORPG(다중접속롤플레잉게임)는 게임인 동시에 일종의 가상현실이라고 할 수 있다. 유료회원수가 작은 국가의 국민수와 비슷한 독립적인 세계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WoW를 활용하여 전염병 확산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들어서는 게임 형식을 벗어난 3D 가상현실 서비스가 인기를 얻고 있다. 이는 가상현실이 현실세계를 더욱 충실히 구현하고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현재 가상현실 서비스 중 가장 유명하고 많은 가입자를 확보한 것은 미국 Linden Lab의 ‘세컨드라이프’이다. 세컨드라이프는 기존의 롤플레잉 게임과 상당부분 다르다. 경험치를 획득한다던가, 상대를 공격해야 한다던가 하는 특정한 미션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생활공간을 구축하고, 스스로를 가꾸면서 현실과 유사하게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사용자들이 가상공간에 익숙해지고 있기 때문에 세컨드라이프와 유사한 가상현실 서비스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에는 Croquet, There.com 등이, 국내에서는 세컨드라이프보다도 먼저 개발되었던 다다월드의 리뉴얼 버전 ‘터23’이 서비스를 준비 중에 있다.  
 
일반 소비자 대상의 가상현실은 2D에서 3D로, 폐쇄된 공간에서 네트워크로 연결된 공간으로, 단순 게임에서 MMORPG를 거쳐 일상을 구현하는 가상현실 서비스로 점차 진화하고 있다. 이는 웹의 진화 방향과 상당부분 일치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미래 웹의 진화 방향이 3D 웹, 즉 가상현실의 형태를 가질 것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을 갖는다.
 
사용자 저변의 확대와 현실성 증가 
 
가상현실 사용자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먼저 가상현실을 사용하는 절대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세컨드라이프는 2007년 11월 현재 사용자가 1,000만을 돌파했다. 작년 초 10만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폭발적인 증가세다. 와이어드(Wired) 뉴스에 따르면 2007년 가상현실 사용자는 전세계적으로 6,000만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세컨드라이프 이외에도 특정 기업이나, 제품과 관련된 가상현실 플랫폼이 증가하는 추세기 때문에, 사용자 증가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기술 발전에 따라 가상현실을 구현할 수 있는 기기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더욱 많은 사용자들의 유입을 가속시키는 기반이다. 일례로 닌텐도의 휴대용게임기 NDS, NDSL의 전세계 누적 판매대수는 약 5,360만대로 집계되어 있는데, 일종의 가상현실 게임인 ‘동물의숲’의 경우 2007년 9월말 기준으로 846만대가 판매되었다고 한다. 이는 게임기 사용자 전체의 16%에 이르는 수치다. 특정한 미션 없이 일상을 보내는 형식의 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은 향후 다양한 가상현실에 보다 많은 사용자들이 참여할 것을 예상케 한다.
 
또한 다양한 계층에서 가상현실을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과거 3D 게임과 확연히 구분되는 점이다. 성별 분포가 고르게 나타나고, 다양한 연령대에서 참여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세컨드라이프 조사에 따르면 남녀 구성비는 약 43:57로 여성 사용자들의 비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닌텐도의 ‘동물의숲’ 게임은 가상공간에서 귀여운 캐릭터가 정원 가꾸기, 집 꾸미기 등을 수행하도록 함으로써 여성 고객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또한 가상현실 사용자 연령층이 넓어지고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세컨드라이프의 연령대 분포를 살펴보면, 18~24세가 27%, 25~34세는 39%, 35~44세가 22%로 나타났으며, 45세 이상도 12%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사용자 저변의 양적, 질적 확대는 기술 고도화와 맞물려 현실과 더욱 유사한 가상현실 환경이 구현되도록 할 것이다. 사용자 층이 일부 계층에 국한된 경우 현실세계와 상이한 가치와 행동양식이 통용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여러 계층에서 다수의 사용자들이 참여할 경우 가상세계 내에서도 현실과 유사한 사회/문화/경제적인 현상이 진행될 것이다. 또한 다양한 사용자들의 참여는 가상세계의 다양성을 극대화시켜, 풍부한 내용과 환경을 갖추도록 한다. 또한 발전된 기술을 통해 보다 정교하고 구현된 가상현실 속에서 사용자들은 현실과 더욱 유사한 행태를 보일 것이다. 가상현실에서 실제 삶과 유사한 사회적, 경제적 현상이 관찰된다는 점은 사회적 관점이나 비즈니스 관점에서 주목할 만한 일이다.
 
일상의 공간으로 변화하는 가상현실 
 
그렇다면 미래의 가상현실은 어떻게 발전할 것인가? 미래에는 가상현실의 일상화, 가상현실과 실제 현실의 공존이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나타날 것이 분명하다. 현재 인터넷이 웹의 일상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공존이라는 단계를 거치는 것과 유사하다. 가트너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까지 80%의 인터넷 사용자가 가상현실 서비스를 사용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NRI(노무라종합연구소)도 최근 가상세계 기술 로드맵을 통해 2009년부터 가상현실의 확산이, 2011년 이후에는 많은 가상현실의 등장과 누구나 가상현실을 활용하는 가상현실의 혁명이 도래할 것을 예측하였다. 새로운 웹이 3D 가상현실의 형태로 진화하면서 사용자들이 가상현실에 접속하는 것은 현재의 우리가 웹에 접속하는 것만큼이나 일상적인 활동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향후 가상현실은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이용하는 공간이 될 것이다.
 
또한 미래에는 다양한 가상현실 공간이 출현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상현실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은 물론, 일반 오프라인 기업들도 자신만의 가상현실 공간을 구축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There.com과 같은 기업은 맞춤형 가상현실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 음악방송 MTV의 경우 There.com의 플랫폼을 활용하여 ‘라구나비치(Laguna Beach)’라는 시청자 참여형 가상현실 공간을 구축하고, 가상현실을 중계하기도 한다. 향후 많은 기업들이 세컨드라이프와 같은 기존의 가상현실에 자사의 공간을 마련하는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만의 독특하고 차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가상현실을 구축하게 될 것이다. 이는 과거 홈페이지 제작업체가 기업, 개인용 홈페이지를 제작해줬던 것과 유사하다. 가상현실 플랫폼이 다양화되고, 오픈소스화(소프트웨어의 코드를 무상으로 공개하고, 누구나 개량/재배포 가능하도록 하는 것)가 진전되면 소규모 기업과 일반 사용자들도 자신만의 가상현실을 소유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혁신의 장으로 진화 
 
미래에는 가상현실간 연결성, 상호운용성의 문제가 해결되면서 다양한 분야의 가상현실간 연결과 빈번한 이동, 컨버전스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기업이 만든 가상현실과 소비자가 만든 가상현실간의 융합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세컨드라이프와 같은 특정 가상현실 서비스를 통하지 않더라도 기업과 소비가 직접 가상현실에서 만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 이를 위해 Multiverse Network와 같은 기업은 하나의 브라우저로 여러 가상현실 서비스를 오갈 수 있는 ‘World Browser’를 개발하고 있기도 하다.
미래의 가상현실은 기업과 고객이 직접 거래하고, 협업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이자 혁신의 공간으로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웹 2.0 패러다임의 도래와 함께 고객참여가 더욱 고도화된 형태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 먼저 고객참여의 직접성이 더욱 증가할 것이다. 기존의 웹은 텍스트, 2D 그래픽을 활용했기 때문에, 참여의 최종단계에서는 간접적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가상현실을 활용할 경우 사용자가 직접 참여하는 것이 용이해 진다. 예를 들어, MP3 플레이어를 만드는 경우 가상현실 속에서 미리 형태와 기능을 구현하고 이를 직접 다루어 보면서 기업과 사용자가 의견을 나누는 것이 가능해진다. 버튼의 크기와 위치, 미세한 질감과 모양의 차이, 기능의 추가와 삭제 등 보다 구체적인 부분까지 시각적인 정보를 통해 논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직접적 참여가 증가하면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사용자와의 협업이 가치사슬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용자들은 기업이 가상현실에 구축한 제품 개발, 제조, 마케팅 프로세스에 시각적, 직관적으로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기업-소비자간 협업적 혁신의 선순환이 구축되면서 가상현실은 공급자와 소비자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새로운 혁신의 공간, 즉 협업의 다양화, 고도화를 실현할 수 있는 미래 혁신의 장으로 진화하게 될 것이다.
 
현실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에도 주목해야 
 
가상현실은 미래 시장은 물론 현재의 제품/서비스 혁신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의 기업들은 때로는 비용 절감을 위해, 때로는 기업간 협력을 위해 가상현실을 활용해왔다. 이제 미래를 준비하는 관점에서 가상현실에 대한 활용도를 높일 시점이다.  
 
먼저 가상현실이 새로운 제품/서비스 개발과 혁신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예를 들어 구글의 지리 정보서비스는 구글맵, 구글어스, 구글스트리트뷰의 순으로 현실공간을 충실히 구현하면서 많은 사용자들을 확보하게 되었다. 닌텐도의 경우 터치스크린 게임기를 개발함으로써, 펜이라는 현실세계의 도구를 사용하여 가상세계와 직접 소통할 수 있도록 하였다. 애플이 아이팟의 조그다이얼을 터치스크린으로 개선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선도적인 기업들은 가상현실과 현실세계간의 차이에서 나타나는 고객의 니즈를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로 연결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새로운 시장으로써 가상현실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가상현실의 거주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 실제와 유사한 경제활동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시장으로써의 가능성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가상현실에서 사용되는 재화를 직접 판매하거나, 가상현실을 통해 실제의 제품을 판매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이 가능하다. 급변하는 사업환경과 심화되는 경쟁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자 한다면 기업들은 새로운 시장과 혁신 공간, Virtual Ocean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 LG Business Insight 968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