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혁신활동이 마찬가지겠지만,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 없이는 원하는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 ERP 시스템만 구축하면 자동적으로 혁신이 이뤄지는 것이 아님을 프로젝트 시작부터 끝까지 견지해나가고, CEO를 필두로 전 임직원의 동참이 성공을 위한 필수 요건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난 10여 년 동안 IT가 본격적으로 기업 환경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도입했다. 그 결과 사람의 역량으로 승부하던 기업 환경에서 벗어나 기업의 프로세스 혁신을 경쟁력의 원천으로 만들 수 있게 되었다. 특히 ERP(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는 기업 기간 시스템으로서 경영혁신의 중추적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항상 관심의 대상이 되어왔다.
1990년대 중반부터 국내에 상륙한 ERP는 경영혁신 기법과 맞물려 PI/ERP라는 새로운 유형의 전략적 경영혁신 도구로 받아들여졌다. ERP를 구축함으로서 전체 프로세스를 통합할 수 있으며, 전사적 기준을 표준화하고 업무 원칙을 프로세스와 결합시킬 수 있게 되었다.
물류정보와 재무정보를 일대일로 통합시켜서 이른바 물(物)과 재(財)의 일치 또는 정보의 일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현재까지 수많은 기업에 유행처럼 도입하고 있다.
ERP와 Post ERP 시장의 변화 트랜드
최근 ERP 시장은 많은 변화와 도전 속에서 시장 구도가 빠르게 바뀌어 가고 있다.
첫째, ERP시장의 중심이 제조 산업에서 공공, 금융 분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과거 제조 및 장치산업을 중심으로 ERP를 활발하게 도입했지만 최근에는 공공과 금융서비스 산업에서도 프로세스 혁신(PI) 컨설팅과 연계해 ERP 도입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런 추세는 ERP가 재무회계 영역의 애플리케이션 개념에서 진화해 이제는 업무 프로세스 혁신의 도구로서 승화되었기 때문이다.
2000년부터 2004년까지 ERP시장에서 제조?장치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72%에 이르렀으나 2005년 이후에는 오히려 공공, 금융, 서비스와 같은 비제조업의 비중이 44%에 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금융권과 공공기업에서 SI을 통한 부분적인 시스템 통합보다는 ERP를 통해 전사적인 시스템 통합을 추진해나가고 있는 것은 ERP의 통합적 경영혁신 효과에 대한 신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ERP를 도입한 대규모 공기업 가운데 하나인 한전KPS(Korea Plant Service & Engineering)의 PI/ERP사업을 살펴보자. 이 사업은 2007년에 발주해 최근 구축을 완료하였다. 8개월간의 시스템 구축과 안정화 기간 4개월로 총 1년간 추진된 ERP 프로젝트로 한전KPS의 모든 프로세스와 인프라를 동시에 혁신하는 것이다.
한전KPS 프로젝트는 경영혁신 및 방대한 영역의 인프라 혁신을 위해 공기업 ERP 수행의 선행경험을 활용해 정량적인 개선목표를 제시하는 성과중심의 프로세스 혁신(PI)을 추진해 BPO(Business Process Owner) 과제 중심의 현업참여 프로세스 혁신을 실행하는 등 공공 ERP 사업의 모범 사례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둘째, 대형 기업들의 기간시스템 고도화가 확산되고 있다. 최근 LG전자와 삼성전자를 비롯한 굴지의 글로벌 기업들은 글로벌 ERP 통합 프로젝트를 야심 차게 추진하여, 전세계에 산재해 있는 수많은 생산,판매법인과 조직을 통합 관리함으로써, 기업 전체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기간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기업의 활동 영역이 국내에서 글로벌로 확장됨에 따라 각 법인별로 ERP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전체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시스템의 수가 급격히 증가하게 되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GSI(Global Single Instance)를 적용 했으며 이를 통해 글로벌 차원의 ERP 시스템 연결 결산의 정확성 제고, 정보취합의 원활 등의 효과를 이뤄냈다 그 결과 많은 해외법인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되었다.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LG 전자와 유사한 ERP의 표준화 및 통합 프로제트를 추진하고 있다.
셋째, 단순 ERP 시스템 구축이 아닌 다양한 솔루션을 포함한 복합사업 형태가 증가하고 있다. 기업들은 각기 다른 기업 환경, 각종 규제 및 법규 대응, 신기술 활용 등 상이한 목적을 위해 다양한 IT 기술을 필요로 한다. ERP는 타 시스템과 유기적으로 연계되면서 대내적으로 프로세스 통합과정을 거친다. 단위 업무 중심의 최적화가 아닌 전사적인 차원의 최적화를 추구함과 동시에 기존 레거시 시스템으로 통합이 불가능했던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다양한 솔루션을 동시에 성공적으로 구축한 대형기업으로는 연세대학교 의료원을 꼽을 수 있다. ERP 시스템 뿐만 아니라 진료부분의 처방전달시스템(OCS), 전자의무기록시스템(EMR), 단순필름(Static) 및 심장조영술 등 동영상, 의학영상저장전송시스템과 진단검사정보시스템, 데이터 웨어하우스(DW), 경영정보시스템(EIS), 활동원가분석시스템(ABC), 그룹웨어(GW) 및 모바일 시스템을 통합해 병원 내 모든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ERP 도입과 함께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연세대학교 의료원 내의 모든 인사, 재무, 물류의 흐름을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되었고, 전략적 경영관리의 의사결정 정보 활용을 강화해 정확한 손익분석 및 원가 계산이 가능해졌다. 이러한 낭비 요소를 제거해 경영수지 개선에 기여했으며, 국내 최초로 유비쿼터스 의료 환경을 갖춰 고객지향 서비스를 향상시켰다.
현재 발주되고 있는 대규모 ERP 프로젝트는 전사적 관점의 유기적 통합을 위해 대부분 복합사업으로 추진되는 추세이다. 이런 요구사항에 대응할 수 있는 다방면의 경험과 기술력을 확보한 국내 IT 서비스 회사가 복합사업 이행에 있어 많은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대규모 ERP 프로젝트에서 IT 서비스 기업의 주도권이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RP, 도입보다 결과를 중시
넷째, 중소형기업들의 ERP 도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경영정보의 질적 업그레이드를 위해 외국 ERP를 도입하고자 하는 중견기업들이 늘고 있다.
국내 제조?장치산업에서 대기업군에 속하는 기업체들의 78.6%는 이미 ERP를 도입하였으나, 5,253여 개에 이르는 국내 중견기업들의 ERP 도입률은 여전히 24.8%에 불과하다. 2008년 국내 중소형기업군의 ERP 투자 규모는 2,59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이는 전년 대비 9.1%의 높은 성장을 기록하는 것이다.
특히, 자동차산업과 하이테크산업의 대기업들과 연계된 중소형 협력회사들은 매우 활발하게 ERP를 도입하고 있으며, SAP와 같은 ERP 패키지 소프트웨어 벤더도 중소형 기업을 위한 특화된 솔루션을 출시하며 적극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최근 ERP업계에서는 이러한 SMB(Small & Medium Business)시장에서의 주도권 강화를 위해 기업간 전략적 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LG CNS는 향후 유망한 중소기업 ERP 시장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2007년 9월에 비즈테크앤엑티모(BnE)를 인수해 특화된 자회사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비즈테크앤엑티모는 SAP의 골드파트너사로 국내 자동차, 전기전자 등 중소기업 ERP 분야의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ERP 고도화사업으로 평가되는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분야에서는 국내 100대기업 중 70% 가량의 고객 사업을 수행한 경험을 갖고 있다. BnE 인수에 따라 LG CNS는 ERP 사업에서 중대형 및 중소기업 시장까지를 모두 공략할 수 있는 라인업 구축이 가능해졌다.
다섯째, ERP 도입 이후의 가시적인 성과 창출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기업들은 ERP 구축 이후 처음 기대했던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하지만 ERP 시스템을 구축한 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과거의 레거시 시스템을 사용할 때와 별반 차이 없는 정보만 취급하는 경우가 많다. 시스템은 바뀌었지만 일하는 관행은 바뀌지 않았고, 업무의 성숙도 또한 과거와 동일하거나 퇴보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ERP가 진정한 성과지향적 시스템이 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현재 수준을 진단하고 그에 따른 개선 계획을 수립해 전략과 일치성을 이뤄나가야 한다.
ERP는 전 임직원의 동참이 필수
공공기관, 중소기업 시장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는 ERP는 경영혁신 도구로 활용됨으로써, 경영의 선진화를 이룩하며, 기업문화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리고 기업이 혁신 초기 의도했던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그 효과가 달성되는 시점인 운영 이후를 고려한 계획 수립이 선행되어야 하며, 전문기업의 결집된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객 상황에 맞는 최적의 시스템 환경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글로벌 관점에서 전사 기간계 시스템 통합에 의한 비즈니스 최적화를 위해 다양한 복합사업 경험과 고도의 기술력으로 무장한 IT 전문기업의 고품질의 서비스를 보다 필요로 할 전망이다.
글 하영목 LG CNS 엔터프라이즈솔루션사업부문장
- Beyond Promise 2월호
'Business > 2008'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격적 리더가 뜨고 있다 (0) | 2008.02.18 |
---|---|
글로벌 DNA'를 가진 사나이 (0) | 2008.02.15 |
21세기 불확실한 미래에 대처하는 혁신적 전략 개념 (0) | 2008.02.14 |
신세대 조직원에 대한 이해와 업무 분담 선택하고 책임을 지는 습관을 길러주어야 (0) | 2008.02.14 |
GE 130년 성공의 비밀 (0) | 2008.0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