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main image
분류 전체보기 (1302)
Some advice for me (32)
Music (319)
Book (68)
Business (820)
Diary (60)
Gateway (0)

Visitors up to today!
Today hit, Yesterday hit
rss
tistory 티스토리 가입하기!
2008. 6. 23. 09:11

고객소싱은 기업 활동과정에 고객의 참여를 유도하고 고객과의 협업관계를 구축하여 기업과 고객이 윈-윈 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고객소싱의 의의와 올바른 활용 방안에 대해 알아본다. 
 
소비자의 다양성과 신제품에 대한 니즈가 날로 커지고 있는 요즘, 소비자의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발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야말로 기업 성공의 필수적 요소이다.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소리를 직접 듣고, 소비자들의 아이디어를 신제품 개발에 반영하려고 애쓴다. 기업의 이러한 노력은 인터넷을 비롯한 기술의 발전과 진화로 인해 과거에 비해 훨씬 수월해졌다. 기술적 환경의 변화는 소비자 활동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으며, 기업은 지속적으로 소비자의 변화를 감지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본고에서는 고객과의 협업관계를 강조하는 고객소싱의 의미와 고객소싱을 사업 기회로 활용하는데 필요한 조건들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고객 커뮤니케이션의 진화와 고객소싱의 등장 
 
<표 1>은 기업과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진화단계를 나타낸 것이다. 기업과 고객 간의 커뮤니케이션 1단계는 일방향 커뮤니케이션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 기업은 TV나 신문 그리고 라디오와 같은 미디어를 통해 불특정 다수의 고객을 상대로 마케팅(Mass Marketing) 활동을 전개했다. 2단계는 소비자와 기업간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지는 단계이다. 2단계에서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기업 활동에 대한 고객의 반응을 관찰하며 측정할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고객의 반응에 따라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는 타깃 마케팅(Target Marketing)을 시작했다. 3단계는 인터넷을 비롯한 IT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소비자와 기업간의 커뮤니케이션뿐만 아니라, 소비자들 상호 간의 커뮤니케이션까지 가능해졌다. 이 단계에서 고객들은 기업이나 제품을 중심으로 구성된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한다. 기업은 고객 커뮤니티를 통해 고객의 반응을 측정할 수 있게 되었고, 버즈 마케팅 (Buzz Marketing·입소문 마케팅) 등 진화된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활용하여 소비자에게 다가갔다. 이 단계까지는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변화가 기업과 소비자의 관계를 진화시켰다.
 
마지막으로 4단계는 인터넷 미디어를 통해 소비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뿐만 아니라 협업작업까지 가능하게 된 단계이다. 즉 기업과 소비자 또는 소비자들간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활용되던 미디어가, 기업과 소비자 그리고 소비자들 간의 협업을 가능하게 하는 미디어로 진화하면서 ‘피어 프로덕션(Peer Production)’이라는 소비자 활동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Y. Benkler는 ‘피어 프로덕션은 기업과 소비자 또는 소비자들 간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느슨한 관계를 벗어나 공동의 자원을 나누어 쓰며 제품 생산에 함께 참여하는 새로운 생산 방식’이라고 정의하였다. 대표적인 예로는 소비자가 어떠한 물질적인 보상 없이 자율적으로 참여하여 만든 Wikipedia의 생성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소비자 활동, 그리고 Linux나 Apache Foundation 등에서의 소비자 활동을 들 수 있다.  
 
최근 기업들은 이러한 소비자의 피어 프로덕션 활동을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이라는 형태로 기업 활동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크라우드소싱은 기존에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소화해내던 활동을 외부의 불특정 다수에게 아웃소싱하는 행위를 말한다 (J.Howe, 2006). 이는 외부의 역량을 활용하여 기업 내부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를 제품 개발 프로세스에 참여 시키는 고객 주도의 신제품 개발(Customer Driven New Product Development)에까지 확대되어 활용되고 있다.  
크라우드소싱에서 좀더 발전된 개념으로 ‘고객소싱(Customersourcing)’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고객소싱이란 기업이 불특정 다수가 아닌 자신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아웃소싱 활동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고객소싱은 크라우드소싱의 협의의 개념으로 자사와 밀접하게 관련 있는 고객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접근 방법이다.  
 
고객소싱의 의의와 성공 사례 
 
고객소싱은 크라우드소싱의 협의의 개념이다  (<표 2> 참조). 두 가지 모두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외부 역량을 활용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고객이 직접 문제해결에 참여하는 고객소싱은 기업에게 더욱 많은 혜택을 준다.  
 
고객소싱이 기업에게 주는 혜택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크라우드소싱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외부 역량을 활용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 고객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거나 고객의 니즈에 맞는 신제품 아이디어를 얻기 위한 시장조사를 보완 또는 대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종전에 기업들은 소비자 니즈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 많은 비용을 들여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자사의 특정 고객과의 관계 강화 활동을 통해서 큰 비용 부담 없이도 신제품의 개발 및 출시가 가능해졌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의류업체 Threadless를 들 수 있다. Threadless는 혁신적인 수익모델을 통해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는데 성공하였다. 이 기업은 고객 니즈 및 수요 예측 역량이 뛰어나지도 않고 제조 시스템이 유연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발 빠른 트렌드 파악과 피어프로덕션을 통해 지금까지 출시된 제품의 대부분이 성공하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04년 말 7만명에 불과하던 고객 및 참여자의 수가 2008년 6월 현재 70만명으로 10배 이상으로 늘었다. 2006년 기준 매출 1,800만달러, 이익 600만달러에 불과했으나 2007년에는 매출, 이익 면에서 전년대비 200% 이상 성장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Threadless의 놀라운 성공의 가장 큰 비결은 모든 제품에 대해 개발 단계 이전부터 고객들의 검토와 승인 프로세스를 거치고 있다는 점이다. 제품 디자인을 고객에게 맡기고, 구매 의향을 가진 충분한 잠재 고객이 있어야 생산 단계로 이행하며,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더 이상 진전시키지 않고 중단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제품을 출시할 수 있었다. 또한 구매 고객이 확정되어 있어 신속한 판매가 가능했다.  
 
지난 몇 년 동안 고객소싱의 장점들이 부각되면서 Threadless 외에도 Dell Ideastorm과 My Starbucks Idea를 비롯한 많은 성공 사례들이 지속적으로 생겨나고 있다. 이들 기업은 고객이 제품 개발에 기여하는 정도가 조금씩 다르지만 고객의 정보 또는 고객의 니즈가 반영된 신제품 아이디어를 충분히 활용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고객소싱의 어려움과 몇가지 실패 사례 
 
물론 크라우드소싱과 고객소싱의 활용이 쉽지만은 않다. 피어 프로덕션 활동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려면 고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또한 수많은 고객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만 성공적인 협업을 이끌어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동기부여 문제는 금전적 보상으로, 성공적인 협업의 유지는 플랫폼의 제공과 협업 규정(cooperation rule) 마련으로 극복한다. 실제로 Threadless는 제품 디자인을 확정하기 전에 고객소싱을 통한 공모전을 개최한다. 여기서 선정된 제품들에 대해 포상금을 지급한다. Dell과 Starbucks는 포상금을 주지는 않지만 나름의 인기도 및 명성 평가 시스템(reputation system)을 운영하여 고객에게 참여의 만족감을 제공하여 지속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Threadless처럼 고객소싱의 어려움을 잘 극복하여 성공적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있으나,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Cambrian House는 크라우드소싱에 의한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다양한 보상 체계와 협업 플랫폼을 제공하였다. 그러나 최근 이 회사의 사업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본 벤처 투자자의 투자 중단으로 사업을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렵게 되었다. Cambrian House의 창업자 Michael Sikorsky는 가장 큰 실패 요인으로 “‘군중의 지혜’(wisdom of crowds)는 잘 작동하였으나, ‘군중의 참여’(participation of crowds) 부분이 무너졌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일부 프로젝트에서 개인의 목표와 집단의 목표 그리고 기업의 목표를 일치시키지 못하는 등 동기부여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진단으로 해석된다.  
 
또 다른 실패 사례로 DataPortability 프로젝트의 경우를 들 수 있다. DataPortability 프로젝트란 이용자의 프로필, 연락처, 사진, 음악, 동영상 등을 어떠한 소셜 네트워크에서도 이동이 가능하도록 표준모델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한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 참여 업체들은 최근 프로젝트의 새 로고(logo)를 크라우드소싱을 통해 제작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공개 참여 공모전에 많은 참가자들이 몰려들었고 그 가운데 최고의 작품이 선정되었다. 그러나 로고의 디자인이 Vivendi Mobile Entertainment의 디자인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고소를 당하여 더 이상 그 로고를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결국 고객에 대한 온전한 통제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지적재산권 침해가 빚어짐으로써 크라우드소싱은 실패로 끝났고, 기업은 비용 부담을 안아야 했던 것이다.
 
이처럼 고객소싱이나 크라우드소싱은 모든 상황에 맞는 문제 해결 방법은 아니다. 적합성을 면밀히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고, 다른 문제 해결 방식보다 높은 성공 가능성과 효율성이 있을 것으로 확신이 드는 경우에 한하여 활용해야 한다. 또한 목적이 명확해야 목적에 맞는 협업 규정을 설정할 수 있으며, 상황에 맞는 인센티브 체계를 마련할 수 있다.
 
고객 커뮤니티에 대한 이해가 전제돼야 
 
고객의 참여를 유발하는 인센티브와 협업 규정이 마련되었더라도 해결되어야 할 이슈들은 여전히 남아 있다. 고객소싱의 대상은 각각의 개개인이 아닌 고객 커뮤니티인 만큼 커뮤니티의 특징을 상세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Threadless는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사업 확장 차원에서 오프라인 매장과 의류 산업이외의 다른 산업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창업자 Jack Nickell은 이러한 과정에서 기존 고객의 반발하고 떠나는 것과 동시에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는 고객이 증가하는 것의 영향을 신중히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소싱은 커뮤니티라는 고객의 집단을 활용하여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커뮤니티가 기업의 소유가 아닌 독립적인 실체임을 인식해야 한다. 기업은 커뮤니티가 진화해 나가는 방향이나 커뮤니티의 산출물에 대해 초기에 제시는 할 수 있어도, 이를 지속적으로 지배하지는 못한다.  
 
해외의 유명 쇼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업체인 Facebook은 2007년에 사용자에게 접근하는 ‘Beacon(커뮤니티 친구들의 구매 목록을 보여주는 방식의 온라인 광고)’이라는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커뮤니티에 대한 지배력 행사에 한계를 느끼게 됐다. 플랫폼의 변화에 동의 하지 못한 고객 커뮤니티는 변화에 반대하였고, 기업으로서 이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Facebook은 사업 방향조차 기업이 마음대로 정하기 어렵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국내의 SNS 서비스인 Cyworld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한때 미니 홈피에 광고를 게재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이용자들의 반발에 부딪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해외진출의 선결조치로서 미니 홈피 사이즈를 일반적인 블로그 크기로 키우고자 하는 시도 역시 고객 저항에 밀려 무산되었다. 한번 만들어진 커뮤니티는 자체적으로 진화하지 않는 이상 기업이 성장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기 힘들다는 점을 알려주는 사례다. 고객 커뮤니티의 저항으로 기업의 성장 동력이 둔화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처럼 커뮤니티가 자리를 잡은 이후에 방향을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렵다. 때때로 기업의 변화를 방해하는 제약조건이 될 수도 있다. 또한 고객이 커뮤니티에 대한 참여도가 지나치게 높을 경우 커뮤니티 내에서 개혁에 완강히 저해하는 집단이 형성되어 기업의 변화를 어렵게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커뮤니티의 성격을 지배하는 장치들을 조절하기 어렵다고 해서 커뮤니티를 등한시한다면 고객소싱을 통한 지속적인 시장 지위의 유지는 더욱 어려워진다. 이러한 딜레마에서 벗어나려면 ‘커뮤니티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라나는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커뮤니티를 진화시키는 장치들을 조심스럽게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객의 커뮤니티 참여도가 낮을 경우 참여자의 동기부여 차원에서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고객소싱을 성공적으로 활용하려면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고객소싱은 기업에게 명백한 혜택을 주고 사업 기회로 활용될 수 있는 좋은 수단이지만 주의해야 할 점이 많다. 내부의 역량에만 의존하는 유기적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 고객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기업이 승자가 될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고객소싱은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고객소싱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네 가지 사항을 유의해야 한다.  
 
첫째, 고객소싱의 목적에 맞는 인센티브   체계와 협업 규정을 설정해야 한다. 고객에게 요구하는 자격요건, 전문성, 창의력 수준 등을 명확히 제시하고, 그에 합당한 인센티브와 협업 규정을 제시해야 한다.  
 
둘째, 커뮤니티를 통한 고객의 참여 증대를 위해 커뮤니티의 성격, 진화 방향, 한계점 등에 대해 사전에 명백하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커뮤니티는 비슷한 목적을 지닌 참여자들과 함께 발전하는 과정에서 소수의 결론으로 수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커뮤니티 구성원들의 ‘군중의 지혜’가 발현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끊임없이 제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커뮤니티 내에서 참여자, 즉 개인과 집단의 목적과 기업의 목적을 일치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개인과 집단의 목적 및 관심의 차이와 그것이 생겨나는 원인을 수시로 파악해야 한다. 또한 커뮤니티를 유지시키는 동인이 기업의 목적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를 면밀하게 따져봐야 한다.
 
넷째, 문제 해결에 있어 고객소싱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혜택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판단해봐야 한다. 고객소싱은 단순히 고객의 참여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문제해결에 요구되는 지식이나 전문성이 분명하지 않거나 소재 파악이 어려운 경우이거나 고객소싱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혜택이 명확할 때 고객소싱을 적극 검토해볼 수 있다.   
 
기업의 존재와 역할이 고객 니즈 해결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기업 활동의 출발점은 당연히 고객이다. 나아가 고객 니즈의 해결책은 고객으로부터 찾아야 한다. 이 점에서 고객소싱이 향후 더욱 더 중요해질 것으로 판단된다. 고객의 커뮤니티를 이해하고 이를 활용하기  위한 역량을 배양하는 것은 격화되어가는 경쟁 환경 하에서 기업의 필수적인 활동이 되어가고 있다.

- LG Business Insight 99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