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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1. 23.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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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시장은 휴대폰 제조업체가 아닌 IT 기업의 각축장으로 바뀌고 있다. 전쟁의 서막은 구글과 애플이 열었다. 2005년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인수한 후 모바일 OS를 개발한다고 발표했고, 2007년 1월에는 하드웨어 업체인 애플이 휴대폰 ‘아이폰’으로 휴대폰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이후 MS는 2008년 10월 윈도우 모바일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위해 ‘블랙베리’로 유명한 RIM사를 인수한다.

기억을 잠시 1990년대로 되돌려 보자. 당시 PC 시장은 데스크톱 시장에서 노트북 시장으로 무게 중심이 서서히 이동하기 시작한 시점이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높은 구매비용 때문에 노트북 구매를 망설이던 시점이기도 했다. 이때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HP의 iPAQ 시리즈였다. 당시 휴대폰보다 약간 큰 사이즈로 윈도우 CE가 구동되어 PC 환경과 유사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했고, 엑셀 파일이나 워드 파일 등 PC에서 활용하던 애플리케이션의 활용이 가능했다. 이런 장점 때문에 오라클, 오토데스크 등 솔루션 업체들이 서둘러 모바일 솔루션을 개발함으로써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리게 했다. 그러나 무선 인프라 구축이 미비한 시절이라 인터넷 접근이 용이하지 않아 금새 사용자에게서 외면 받게 된다. 그렇게 PDA 시장은 사람들의 관심에서 점점 멀어지는 듯 했다.

다시 돌아온 PDA 시장

구글의 G폰이나 애플의 아이폰 역시 휴대폰이기는 하지만, 기능상으로 보면 PDA로 분류할 수 있다. 차이는 무선 인프라를 적극 활용함으로써 기존 PDA가 가지고 있는 한계를 완벽하게 제거했다. 인터넷 지원 무선 인프라가 PDA 시장의 생존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였다. 시작은 애플의 아이폰( iPhone)이었다. 표면적으로는 단지 아이폰을 샀을 뿐이지만, 내부를 살펴보면 심미안과 MS가 독점하고 있는 모바일 OS 시장에 Mac OS가 서서히 파고들기 시작한 것이다. MS에게 애플보다 눈에 더 거슬리는 것은 구글의 안드로이드(Android)다. 검색엔진 기업이 과감하게 모바일 OS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영리한 구글은 출혈경쟁과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 휴대폰 단말기 시장은 쳐다보지도 않고, 자신의 장점을 살린 모바일 OS에만 개발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들이 개발한 안드로이드의 개발 소스를 휴대폰 제조업체에 무료로 공급해 많은 기업이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휴대폰 제조업체에서는 한 카피에 13달러하는 윈도우 CE를 대체함으로써 비용절감이 가능하니 주저할 이유가 없다. 벌써 모토로라는 자사가 개발하고 있는 리눅스 모바일 OS인 MotoMagx를 포기하고 안드로이드를 적극 수용할 계획이다. 어려운 사세에도 불구하고 350여 명에 이르는 안드로이드 개발팀을 꾸려가기 위해 현재 개발자들을 충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구글 안드로이드에는 구글 검색, Gmail, 구글 맵 스트리트뷰, 유튜브 등으로 구글의 인기 있는 솔루션들이 탑재된다.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가 가능하기 때문에 개인별 맞춤형 휴대폰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아이폰보다 싼 가격 때문인지 현재 재고가 딸려 소비자들은 대기표를 뽑고 기다려야 하는 형편이다.

휴대폰 시장의 1위 기업인 노키아는 세계 시장 점유율 60%로 1위를 달리고 있는 범용 모바일 OS인 심미안을 인수해 단말기 시장뿐만 아니라 미래 모바일 OS 시장도 장악할 계획이다. 더 많은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오픈소스로 전환했고, LG 전자, 소니 에릭슨, AT&T 등 휴대폰 제조사에 기술과 마케팅을 지원할 계획이다. 애플과 구글에게 위협을 느낀 MS는 푸시 기술로 유명한 블랙베리(Blackberry) 개발사인 RIM을 인수해 모바일 관련 솔루션 개발능력을 강화했고, 2009년 출시 예정인 윈도 모바일 7의 출시를 앞당겨 시장에서의 MS의 위치를 확고하게 할 전망이다.

왜 모바일 OS인가

구글이나 애플 모두 최종 목표는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판매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단말기 시장을 장악해야 한다. 이 때문에 유료로 판매하던 OS를 무료로 제공하지만 반대급부로 자사에서 콘텐츠만 볼 수 있게 제약하도록 만들었다. 몇몇 언론에서는 안드로이드에서 MS 제품의 호환성이 떨어진다고 폄하하고 있지만 이런 전략 때문에 구글이 MS 오피스 제품군을 지원할 확률은 낮아 보인다. 그 대신 오피스 제품군과 유사한 기능을 가진 자사 솔루션을 무료 또는 저가에 공급함으로써 MS와 경쟁할 계획이다. 인터넷으로 접속해 사용가능하기 때문에 내부 시스템 부하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MS가 걱정하고 있는 것은 현재 막강한 지위를 누리던 OS는 향후 그 중요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향후 콘텐츠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실례로 1,000만대가 팔린 애플 아이폰의 경우, 애플리케이션과 콘텐츠 판매 사이트인 앱스토어(App Store)는 항상 방문객들로 북적거린다. 3G 아이폰 출시 한 달 만에 앱스토어에 방문해 6천만 건의 다운로드가 이뤄졌다. 구글 역시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각종 애플리케이션과 콘텐츠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향후 모바일 콘텐츠 시장은 점차 확대될 전망이어서 지금 시장을 선점하지 않으면 영원히 종속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MS는 폐쇄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는 애플의 아이폰보다는 오픈 소스를 지향하고 있는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무서워하는 것이다. 해외 휴대폰 시장은 한숨 돌릴 틈도 주지 않고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새로운 기회의 장이 열리고 있는 것과 비교해 국내 시장은 폐쇄형 모바일 미들웨어인 위피(WIPI)에 집착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 Beyond Promise 1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