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엄청난 구상”. 슈미츠 구글 CEO는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을 가리켜 이렇게 말했다. 급변하고 다변화하는 IT 환경의 흐름을 바꿀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의 출연, 클라우드 컴퓨팅은 그야말로 핫 아이콘이다. 그렇다면 과연 클라우드 컴퓨팅은 무엇이고, 이것이 IT 환경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또 우리는 어떻게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 대응해야 할 것인지 생각해볼 때다.
유비쿼터스 시대의 견인차, 클라우드 컴퓨팅
클라우드 컴퓨팅이 웹3.0의 키워드로 주목받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무엇일까? 간단하게 얘기하면 ‘인터넷을 통한 IT 자원의 온디맨드 아웃소싱 서비스’이다. 사용자들은 다양한 솔루션과 스토리지, OS, 보안 등 필요한 IT 자원을 골라서 사용하고, 사용한 만큼 대가를 지불한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그리드 컴퓨팅, 유틸리티 컴퓨팅, SaaS와 같은 개념들과는 무엇이 다른 걸까? 사실 이러한 컴퓨팅 용어의 차이들은 바라보는 사소한 관점의 차이일 뿐 새로운 기술이나 개념의 등장은 아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빌려쓰고 쓴 만큼 대가를 지불하는 유틸리티 컴퓨팅의 과금모형, 그리드 컴퓨팅의 핵심인 분산컴퓨팅 환경, 그리고 SaaS와 같이 온라인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딜리버리 모형을 합쳐놓은 포괄적인 온라인 서비스 모형으로 볼 수 있다.
IT 자원을 인프라로 사용한다는 차원에서 우리는 이미 우리도 모르는 사이 많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포털사업자들이 제공하는 웹메일이나 블로그는 물론 웹하드 서비스나 웹 호스팅 서비스도 클라우드 서비스의 한 부분이다. 따라서 클라우드 서비스는 이미 오래전에 등장하였고, 우리의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사용되어지고 있는 서비스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클라우드 컴퓨팅이 새롭게 부각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동안 SW기술과 네트워크의 한계로 우리가 인터넷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의 수준과 범위는 매우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가상화 등 SW기술의 눈부신 발전과 네트워크 고도화로 인터넷을 통해 제공될 수 있는 서비스 및 어플리케이션의 수준과 범위가 확장됨에 따라 그 활용성과 시장잠재력이 무한히 확대되고 있다.실제 클라우드 컴퓨팅이 활성화되면 사용자들은 인터넷 접속과 기본적인 연산기능만 있는 단말기를 가지고 있으면 어떠한 장소에서든 인터넷을 통해 대용량의 저장장치와 고성능 컴퓨팅 리소스가 필요한 작업들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즉 단순한 단말기를 통해 슈퍼컴퓨터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미래 유비쿼터스 시대로의 진전에 있어 클라우드 컴퓨팅이 그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으로 예측하는 까닭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발 빠른 클라우드 서비스
클라우드 컴퓨팅이 가지는 무한한 시장성을 잘 이해하고 있는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전통적인 웹기반 유통기업을 뛰어넘어 웹기반 플랫폼 사업자로 진화하고 있는 ‘아마존’이 있다. 아마존은 2006년 ‘EC2(Elastic Compute Cloud)’를 제공하면서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을 주도해 왔다. EC2는 아마존의 남아도는 서버자원을 사용자들과 공유함으로써 부가적인 수익을 얻을 목적으로 시작했으나, 이제는 아마존의 성장을 이끌어 갈 핵심적인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마존은 이미 지난 10여 년 동안 20억 불이 넘는 돈을 데이터 센터 등에 투자했으며, 2006년에는 연간 순익의 3배에 달하는 4억8,500만 불의 투자를 감행했다. 아마존은 EC2에 이어 ‘S3(Simple Storage Service)’를 비롯한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들을 선보이며, 웹 기반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면모를 갖추어 가고 있다.
웹2.0을 주도해온 ‘구글’은 이미 2006년 8월부터 Apps for your Domain을 통해 웹 호스팅 기반의 SaaS를 제공해 왔으며, 지난 5월에는 App Engine으로 본격적인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시작했다. App Engine은 제3의 개발자들이 구글의 플랫폼 상에서 웹 어플리케이션을 자유롭게 개발하여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PaaS(Platform as a Service) 전략으로 개발자들은 구글이 가진 서버 사이드의 광대한 자원을 활용하여 서비스를 개발하고 활용할 수 있다. 구글은 이를 위해 아이오와와 오레곤, 노스 캐롤리나, 사우스 캐롤리나 등에 새로운 데이터 센터를 건립 중이다. 구글은 App Engine을 통해 월 500MB의 공간과 500만 페이지 뷰까지는 무료로 제공한다. 이는 사용자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자신의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가는 정책의 일환이다. 즉 일단 고객의 플랫폼 의존도를 높여, 추가적인 IT 자원의 활용에 따른 수익을 창출하고자 하는 전략이다. 특히 구글은 제3의 개발자 참여를 통해 서비스가 생산, 유통되는 서비스 플랫폼(Service Portal)이자 거래시장(Market Place)을 구축함으로써, 광대한 서버자원과 개발자 생태계를 활용한 자체적인 웹 생태계를 구축해 가고자 한다.전통적인 PC기반 플랫폼사업자인 MS도 새로운 경쟁자들의 등장과 함께 웹을 기반으로 하는 컴퓨팅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MS는 그 동안 웹의 플랫폼화에 대응하여 ‘SW+Server’와 ‘Server is SW’라는 전략을 수행해 왔으며, 그 핵심은 자사가 판매하는 서버와 솔루션의 통합을 통해 웹에 대한 연동성을 강화함으로써 웹 플랫폼에 대응하고자 하는 전략이었다. 그리고 MS는 지난 10월, MS는 통합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인 ‘Azure’를 발표하면서 PC와 웹을 포괄하는 새로운 전략방향을 제시했다. Azure는 MS의 전략에서 자사 데이터 센터의 서버가 그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토록 하는 전략이다. 개발자들은 Azure를 통해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여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으며, 이용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필요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MS는 이를 위해 월 1만대 규모의 서버를 증설 중이며, 자사가 보유중인 CRM 온라인, 익스체인지 온라인, 오피스 커뮤니케이션즈 온라인, 세어포인트 온라인 등 서버기반 솔루션들을 SaaS로 전환 출시한 바 있다. MS는 세계 최고 수준의 데이터 센터와 운용역량, 강력한 개발자 플랫폼과 서버기반 기술 등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 제공을 위한 핵심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MS는 Azure를 통해 이러한 핵심역량들을 포괄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엔터프라이즈 기반의 소프트웨어와 호스팅 기반의 포괄적인 통합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고자 한다.
IT 인프라에 대한 유연성과 경제성으로 공략
그렇다면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은 어떻게 성장해 갈 것인가? 클라우드 컴퓨팅은 개인소비자와 신생 벤처, 그리고 웹기반 기업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지금의 태동기를 지나 성장하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기업 IT 인프라 영역으로의 확산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몇 가지 중요한 과제들이 남아있다. 첫 번째는 서비스의 안정성(Reliability) 확보이다. 기업운영의 핵심이 되어버린 IT 인프라를 빌려 쓴다는 차원에서 사소한 안정성의 문제도 큰 손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대표적인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의 S3 서비스는 올 초 약 2시간 가량 중단되면서 많은 사용자들이 적지 않은 피해를 입은 바 있다. 두 번째는 클라우드 속에 던져진 자료들과 정보들에 대한 불안감이다.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 시 기업들은 자신들의 핵심 정보가 어디에 저장되어 있고,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알기 어렵다. 중요한 기업정보자산 관리에 대한 우려는 클라우드 서비스 확산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그러나 서비스 안정성과 보안에 대한 적지 않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클라우드 컴퓨팅이 제공하는 IT 인프라에 대한 높은 유연성과 재무적인 장점으로 꾸준히 성장해갈 것이다. 대학의 경우 서버의 부하가 갑자기 늘어나는 입시철을 위해 서버를 증설하기 보다는 외부의 컴퓨팅 자원을 활용하는 편이 효율적일 수 있다. 또한 가끔씩 사용하는 고가의 솔루션의 경우 직접 구매하기 보다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저렴하다. 특히 높은 IT 인프라 구축비용으로 고민하던 신생 벤처들의 경우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여 손쉽게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실제 워싱턴 포스트는 추가적으로 필요한 컴퓨팅 리소스의 경우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으며, Indy500도 웹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 중이다. 이처럼 클라우드 컴퓨팅이 제공하는 높은 수준의 재무적 유연성과 기술적인 발전으로 인해 클라우드 컴퓨팅의 활용범위와 수준은 지속적으로 확산되어 갈 것으로 보인다. 국제적인 금융기관인 메를린치사는 2011년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이 약 1,600억 불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그 중 비즈니스와 생산성 어플리케이션 시장이 950억 불, 광고시장이 650억 불을 차지할 것으로 언급했다.
솔루션 전문성 강화로 국내 시장 경쟁력 확보
클라우드 컴퓨팅의 확산은 우리나라에 어떠한 시장기회를 제공할까?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하는 수요시장의 확산은 SW기업과 포털, SI기업은 물론 통신사업자까지 광범위한 시장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중소 SW기업들은 초기 IT 인프라 구축에 대한 부담 없이 보다 많은 사업기회를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클라우드 컴퓨팅의 핵심전략으로 PaaS(Platform as a Service)가 부상함에 따라 솔루션 유통기회가 점차 확대될 것이다. 그러나 유통채널의 확대는 보다 높은 수준의 경쟁을 의미하여, 이러한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솔루션의 전문성 강화가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통신사업자나 SI기업, 그리고 포털들도 클라우드 인프라 제공을 통한 새로운 수익창출이 가능하다. 다만 어떠한 전략을 수행해 갈 것인지는 솔루션 개발역량, 파트너사의 솔루션 역량과 협력관계 수준, 보유한 IT 인프라 자원과 기업의 중장기 전략 방향을 고려하여 설정할 필요가 있다. 우선은 보유중인 데이터 센터를 활용하여 DaaS(Data Center as a Service)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DaaS 역시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브랜드 인지도와 IT 자원에 대한 규모의 경제 달성, 효율적인 자원관리 역량 및 검증된 서버운용 역량이 필수적이다. 새로운 컴퓨팅 환경이 창출하는 최고의 부가가치는 플랫폼에서 만들어진다. 플랫폼 전략의 수행을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SW기반 기술역량과 우수한 솔루션 사업자들의 참여를 어떻게 이끌어 낼 것인지 역시 중요하다. 그리고 개발자와 수요자가 함께 만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잘 가다듬어진 전략이 필요하다. 이러한 모든 전략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핵심이 되는 SW개발자 생태계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SW개발자들에게 자부심과 동기부여가 되는 환경을 구축하는 일이야 말로, 새로운 컴퓨팅 환경이 창출하는 부가가치를 확보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인 까닭이다.
글 :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정제호
- Beyond Promise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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