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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2. 3. 22:11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줄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는 기업만이 시장에서 살아남는 시대가 되었다. 향후에도 고객은 기업의 지속적 성장의 근간으로서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최첨단 기술이 접목되고 다양한 기능들이 장착된 제품이라 하더라도, 고객이 그 가치를 인정하고 사지 않는다면 실패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많은 기업들은 경영 사상이나 사업 전략에 고객을 반드시 포함하여 그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비전이나 경영 이념에 ‘고객’이라는 문구를 포함하는 것만으로는 고객 중심 경영이 성공할 수 없다. 고객 중심 경영이 공허한 슬로건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고객 관점에서 생각하고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들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실행력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고객 중심 경영의 실행력 제고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고객 가치를 실질적으로 창출하는 ‘사람’과 그들이 일하는 ‘조직’이 철저하게 고객 중심적으로 변해야 한다. 즉 사람과 조직을 다루는 인사 관리가 철저하게 고객 가치 관점에서 운영되어야 한다. 사람을 뽑고 키우는 ‘채용과 육성’, 사람들이 하는 ‘업무와 조직’, 사람들이 일하는 풍토인 ‘업무 환경’, 성과에 대한 ‘보상’, 리더들의 말과 행동인 ‘리더십’ 등이 고객 가치 창출과 연계되어 설계/운영되어야 한다. 인사 부문은 현재의 주요 인사 활동들을 냉철히 되짚어 보고 고객 가치를 기준으로 인사 관리 활동들을 재정비 해야 할 것이다. 
 
I. 고객 중심 경영의 성공, 실행력이 관건이다 
 
 
요즘 많은 기업들의 최대 고민은 ‘성장’일 것이다. 지속적으로 사업 영역과 기업 규모를 확장함과 동시에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성장이 뒷받침 되어야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러한 지속적 성장의 돌파구로 사업 모델, 제품/서비스, 경영 방식 등에서 경쟁사와 차별화를 도모하는 ‘혁신’을 지목하고 있다. 일례로 GE의 제프리 이멜트(Jeffrey R. Immelt) 회장은 “수익의 유일한 원동력은 남과 차별화할 수 있는 혁신 역량에 달려있다”며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혁신 성공의 근간으로서 ‘고객’ 
 
그런데 이러한 혁신의 성패는 고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혁신의 출발점으로서 경쟁사와 차별화된 제품/서비스의 아이디어는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가’를 정확히 간파하는 데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또한 혁신의 성공 여부 역시 ‘고객이 만족하고 제품/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는가’에 달려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보스턴 컨설팅 그룹(Boston Consulting Group)이 약 2천 5백여 명의 경영진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2007)를 보더라도, 혁신과 고객의 밀접한 관계를 잘 알 수 있다. 우선 ‘혁신 성공의 주된 원인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고객 니즈에 대한 깊은 이해’가 1순위(69%)로 나타났다. 그리고 ‘혁신의 성과를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는가’에 대한 질문에서도 ‘고객 만족’이 1순위(57%)로 나타났다(<그림 1> 참조). 이는 성공하는 혁신의 출발점과 종착역은 ‘고객이 인정하는 가치를 제대로 창출했는가’에 의해 결정됨을 시사하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고객을 경영의 중심 축으로 놓는 ‘고객 중심 경영’은 기업의 지속적 성장의 근간이라 할 수 있다.  
 
고객 중시 경영의 의미 
 
고객 중심 경영은 ‘제품/서비스의 기획에서부터 개발/생산, 판매에 이르기까지 가치 창출의 주요 활동들이 철저하게 고객 관점에서 이루어지는 경영’이라 할 수 있다. 즉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정확히 간파해 내고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서비스를 혁신적 방법으로 창출하는 것이 그 본질이다. 사실 고객의 중요성은 오래 전부터 강조되어 왔다. 유명한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는 「경영의 실제(1954)」라는 저서에서 “어떤 사업을 할 것인가, 어떤 제품을 만들 것인가, 그리고 회사가 성공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유일한 요소는 고객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경영의 초점을 고객에 맞춰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은 경영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최첨단 기술이 접목되고 다양한 기능들이 장착된 제품이라 하더라도, 고객이 그 가치를 인정하고 돈을 주고 사지 않는다면 실패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많은 글로벌 기업들은 경영 사상이나 사업 전략에 고객을 반드시 포함하여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GE의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활동에 최선을 다한다’, HP의 ‘고객에게 고품질의 제품/서비스/솔루션을 제공하여 고객의 충성심을 확보한다’ 등이 그러한 예이다.   
 
고객 중심 경영, 실행력이 중요하다 
 
그러나 ‘고객이 가장 중요하다’라는 사상만으로는 고객 중심 경영이 성공할 수 없다. 또한 신기술이나 선진 마케팅 기법, 고객 관계 경영(CRM) 시스템 도입 등도 필요하지만 이것만으로도 부족하다. 실제로 고객 관계 경영 시스템을 도입한 기업의 약 75%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효과를 거두었다는 IBM BCS(Business Consulting Service)의 조사(2004) 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고객 중심 경영이 공허한 슬로건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고객 관점에서 생각하고 차별화된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들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실행력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고객 중심 경영의 실행력 제고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고객 가치를 실질적으로 창출하는 구성원과 이들이 하는 일이나 조직이 고객 중심적으로 변해야 한다. 예컨대 구성원 개개인들이 고객 가치를 우선시하는 마인드와 고객의 잠재 니즈를 파악하고 차별적 가치가 담긴 제품/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춰야 한다. 또한 내부의 여러 조직들이 고객 가치 창출 관점에서 협력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조직적 환경도 뒷받침 되어야 한다. 즉 사람과 조직을 다루는 인사 관리가 철저하게 고객 가치 관점에서 운영되어야 한다. 이에 본 고에서는 인사 관리 측면에서 고객 중심 경영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주요 과제를 제시해 본다  
 
 
II. 고객 중심 경영의 실행력 제고를 위한 인사관리 10대 과제 
 
 
고객 중심 경영을 위한 인사 관리의 주요 영역은 다음과 같다. 사람을 뽑고 키우는 ‘채용과 육성’, 사람들이 하는 ‘업무와 조직’, 사람들이 일하는 풍토인 ‘업무 환경’,  성과에 대한 ‘보상’, 마지막으로 리더들의 말과 행동인 ‘리더십’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영역에서 구성원들의 고객 중심 사고와 행동을 촉진하기 위한 인사 관리 과제에 대해 살펴본다(<그림 2> 참조).  
 
1. 채용 시점부터 고객 마인드를 검증한다 
 
우선 채용하는 시점부터 입사 지원자가 고객 관점에서 사고하고 행동하려는 고객 마인드를 보유하고 있는가를 엄격히 검증하여 선발해야 한다. 물론 일에 대한 전문 지식이나 스킬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평소 일에 임하는 자세가 고객 중심적이지 못하다면 고객 가치 창출은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자칫 잘못된 사람을 채용하게 되면 고객 불만을 초래하여 회사의 이미지나 비용 측면에서 상당한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최고의 고객 서비스로 유명한 리츠 칼튼(Ritz-Carlton) 호텔은 고객 마인드를 가진 인력을 선별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동사의 교육 담당 부사장인 존 팀머맨(John Timmerman)은 “고객을 웃음으로 대하는 것은 억지로 시킨다고 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고객 서비스 열정이 있는 사람의 선발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동사는 ‘품질 선발 프로세스(Quality Selection Process)’라는 채용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주방장, 지배인, 청소부, 안내 직원 등 호텔의 주요 직무에서 최고의 고객 서비스 성과를 낸 사람의 특성을 찾아내고, 입사 지원자 중에서 그러한 특성을 보유한 사람을 선발하는 것이 이 제도의 핵심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입사 지원자가 고객 서비스 정신을 겸비하고 있는지에 대해 체계적인 방법으로 검증한다는 점이다. 예컨대 동사의 선배 사원들이 직접 참석하여 심층 인터뷰를 하거나, 호텔에서 실제 직면하게 될 가상의 고객 대응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관찰하는 롤 플레이(Role Play) 등을 실시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입사 지원자의 고객 서비스 성향을 파악하기 위한 심리 검사도 실시한다. 친절성, 고객 니즈 통찰, 적극성 등이 중점 검사 항목이다. 이를 통해 동사는 고객 서비스 마인드로 무장된 사람들을 주요 직무에 배치하여 최고의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텔이라는 명성을 얻고 있다.  
 
도요타(Toyota)는 80년대 고급차인 렉서스(Lexus)로 미국 시장에 진출할 당시, 자동차 판매 업체인 딜러(Dealer)를 선정함에 있어서 고객 마인드를 우선적으로 검증하고 판매 권한을 부여했다. 고품격 차에 걸 맞는 최고의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딜러들이 단기적인 판매 이익을 챙기기에 앞서 고객 서비스를 우선하는 영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에 동사는 딜러 선정 과정에서 고객 만족과 관련된 까다로운 자격 조건을 내걸었다. 예컨대 기존에 동사와 거래하던 딜러를 대상으로 고객 만족도 조사를 하고, 그 중에서 고객 만족도가 높은 딜러만을 후보 딜러로 선정하였다. 이러한 엄격한 기준으로 선정한 결과, 1,500여 개의 기존 딜러 중 불과 80개(5%)의 딜러만이 후보 자격을 획득할 수 있었다. 이 뿐만 아니다. 이렇게 선정된 후보 딜러들에게는 고객 만족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서(Lexus Covenant)를 요구했다. 이 각서의 주된 내용은 ‘담당 영업 지역에서 최고의 고객 만족도 달성’, ‘고객에게 1:1 맞춤형 서비스 제공’, ‘고객 만족을 위해 일정 수준의 자본과 인력의 투자’ 등이 포함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각서를 수용한 딜러에게 최종적으로 렉서스 판매 권한을 부여하였다. 이러한 도요타의 고객 중시 사상에 대해 미국의 도요타 사업부의 한 담당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렉서스는 단순한 차량 브랜드가 아니다. ‘고객 제일 주의(Customer First)’라는 도요타의 문화 그 자체이다”
 
2. 실질적 가치 창출 역량을 갖춘 ‘최고의 인재’를 확보한다 
 
고객 마인드가 있다 하더라도 고객을 만족시킬 만한 역량, 소위 실력이 없다면 실질적인 고객 가치 창출은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고객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실력있는 최고의 인재 확보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최고의 자동차를 만드는 BMW의 회장 노르베르트 라이트호퍼(Norbert Reithofer)는 “고객이 인정하는 최고의 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 차를 만드는 사람 역시 최고이어야 한다” 라며 우수 인재 선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서 한 가지 명심해야 할 점이 있다. 최고의 인재라 하여 반드시 학벌이나 전문 지식 수준 등 외형적 요건이 탁월한 사람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경쟁사와 차별화된 제품/서비스의 창출은 기존의 전통/관습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에서 사고하고 도전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 이러한 면에서 창의적인 사람을 확보하는 것도 인재 확보상의 중요한 포인트이다. 혁신적 기업으로 유명한 3M의 CEO인 조지 버클리(George Buckley)는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 구성원들을 똑같이 바라보고, 똑같이 생각하게 하고, 똑같이 말하고 행동하게 만드는 회사는 망할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경쟁력의 원천으로서 창의적 사고를 중시한다. 이러한 취지에서 3M은 학벌 등 외형적인 요소에만 의존하기 보다는 창의성이나 혁신성 등을 인재 선발의 주된 기준으로 활용하고 있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과 미국의 경영 잡지 비즈니스위크가 선정하는 가장 혁신적 기업 2위(2006)에 오른 인터넷 검색 회사 구글(Google)은 다양한 리크루팅 방법을 통해 참신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로 가득 찬 창의적 인재를 채용하고 있다. 예컨대 ‘Google Labs Aptitude Test’라는 명칭의 수학적 난제(難題)를 여러 기술 잡지에 개제하거나 실리콘 벨리 또는 하바드 광장의 옥외 간판에 내 건다고 한다. 이는 수학적 난제에 호기심이 많은 사람들은 잡지나 간판에 있는 문제를 적극적으로 풀어보려 할 것이며, 이 문제의 답을 얻기 위해 이메일이나 전화로 문의하는 등 자연스럽게 구글이라는 회사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생각에서라고 한다. 또한 동사는 ‘구글 코드 잼(Google Code Jam)’이라 불리는 온라인 소프트웨어 대회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총 5만 달러의 상금이 걸려 있는 이 대회에는 약 7,500여 명이 참여하는데 예선을 통과한 최종 25명만을 본사로 초대한다. 여기에서 최종 우승한 사람에게는 동사에 입사할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기업들의 경우 다양한 분야에서 창의적 인재를 확보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하여 최근 주목할 만한 특징이 하나 있다. 바로 유명 디자인 학교 출신 인력의 채용이다. 제품/서비스의 기능이나 성능뿐만 아니라 디자인도 고객의 마음을 얻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IBM, HP, Nike 등은 디자인 전공자를 부사장급 이상으로 채용하고 있다. 이러한 디자인 인력의 채용은 애플(Apple)의 조나단 아이브(Jonathan Ive)가 이끄는 디자인 팀이 만든 아이팟(iPod)이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확산되는 추세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글로벌 기업들은 디자인이 강한 주요 대학과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표 1> 참조). 기술이나 제품에만 초점을 둔 이공계 출신 구성원에게 디자인이나 감성의 중요성을 알리고 고객 관점의 사고를 심어주기 위함이라고 한다.  
 
3. 고객 마인드 함양을 위한 교육을 강화한다 
 
구성원들이 평소 일하는 과정에서 고객 관점에서 생각하고 일할 수 있도록 고객 마인드를 주입하는 교육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필요가 있다. 경영 활동을 하다 보면 ‘과거에도 이렇게 해 왔으니까’, ‘고객 만족보다는 당장의 판매 실적이 중요하니까’ 등 고객보다는 조직 내부 상황을 먼저 생각하곤 하는데, 이럴 경우 고객 니즈와 동떨어진 제품이나 서비스로 고객 불만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자동차 회사 도요타의 경우를 보자. 2000년 초에 판매 지점별로 영업 방식이 서로 달라 고객들에게 표준화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도요타는 고객들에게 표준화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리테일 컨셉(Retail Concept)’이라는 새로운 영업 방식을 가동하였다. 우선 자동차 구매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지 않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전시된 자동차나 홍보 책자를 볼 수 있도록 하였다. 통상적으로 고객이 방문하면 영업 사원이 바로 옆에 붙어 고객이 자동차를 자세히 볼 겨를도 없이 암묵적으로 구매를 강요하는데, 이런 영업 관행은 고객에게 부담만 준다고 생각했다. 이에 동사는 고객 방문 시 일단 ‘호스트’라는 안내원이 고객을 응대하면서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고, 고객이 보다 상세한 설명을 듣기 위해 영업 사원을 요청하면 호스트가 영업 사원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전환하였다. 이러한 새로운 영업 방식의 성공을 위해 동사는 전 지점의 구성원들이 새롭게 변경된 영업 사상 및 방식으로 무장할 수 있도록 일주일에 걸쳐 상호 토론하며 학습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가동하였으며, 약 200여 개의 지점이 참여하고 있다(<표 2> 참조).
 
특히 고객 마인드 함양을 위한 교육은 연구개발이나 생산 부분 등 기술 부문의 인력을 대상으로도 강도 높게 전개할 필요가 있다. 이들 부문은 영업/마케팅 등의 부서와는 달리 고객을 직접 만날 기회가 적어서 고객 니즈에 둔감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인텔(Intel)의 폴 오텔리니(Paul Otellini)는 “기술을 파는 회사라고 해서 비트(Bits)나 바이트(Bytes) 등과 같이 고객이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전문 용어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 고객이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가치를 전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기술이 아닌 고객 관점에서의 사고를 강조하고 있다.  
 
교육을 통해 고객 마인드를 함양하는 예로서 텍사스 인스트루먼츠(Texas Instruments)를 들 수 있다. 동사는 반도체 칩을 만드는 회사 속성상 구성원들의 기술 지향적 마인드가 강했다. 이에 기술 중심 풍토를 해소하고 고객 관점의 제품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고객 충성도 함양 캠프(Customer Loyalty Boot Camp)’라는 교육 프로그램을 2002년에 가동하였다. 구성원들에게 고객의 니즈를 피부로 느끼고 반추하는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이다. 이 캠프에 참석한 구성원들은 몇 개의 분임조로 나뉘어 약 2~3일 동안 모의 신제품 개발을 하게 된다. 이때 노키아(Nokia)나 노텔(Nortel) 등 동사의 실제 고객들이 제기한 불만을 비디오로 시청하면서 고객 관점에서 문제의 해결책을 논의하게 된다. 약 300여명의 임원을 비롯한 2천여 명 이상이 참가한 이 프로그램을 통해, 동사는 시장 점유율 증가, 신제품 출시 일정 단축 등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  
 
4. 고객 관점에서 인재를 육성한다 
 
고객 가치 창출을 위해서는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대로 알고 이를 제품/서비스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물론 이러한 인력을 외부에서 영입할 수도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하다. 회사 내부에서 고객 전문가를 키우는 육성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GE는 ‘성장’이라는 핵심 사업 전략 달성을 위해서는 고객에 대한 통찰력을 가진 전문가를 육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고객 및 시장 동향을 상시 예의주시 하면서 수익성 있는 제품/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인재 육성의 일환으로 ‘마케팅 경영 세미나(Marketing Management Seminar)’라는 교육 프로그램을 크론토빌 연수원에서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마케팅 부문의 전 구성원을 대상으로 마케팅에 대한 이해, 마케팅 초급/고급 기술, 마케팅과 성장 전략과의 연계 등 계층별 차별화된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그림 3> 참조).  
 
이러한 고객 전문가를 제대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전제되어야 할 점이 있다. 구성원 개개인들이 보유하는 고객 역량을 정확히 진단하여 강/약점을 파악하고 이를 육성 활동에 연계하는 것이다. 고객 역량을 진단하고 육성에 활용하는 기업으로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를 들 수 있다. 동사는 약 20여 개 이상의 역량을 선정하여 정기적으로 진단하고 있는데, 이 역량 중 하나가 ‘고객 중시(Customer Focus)’이다. 구성원들이 고객 중시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가를 진단하기 위해 3가지 질문을 던지며 심층 인터뷰를 한다.  
 
예컨대 ‘고객 니즈를 어떻게 파악하고 충족시켰는가’, ‘고객 만족도를 어떻게 조사하고 활용하는가’, ‘고객과의 좋은 관계 형성 노하우는 무엇인가’ 등이 그것이다. 이처럼 실제 업무 과정에서 부딪힐 수 있는 상황에 대한 심도 있는 질문들을 던짐으로써 구성원들의 고객 문제 해결 역량을 진단하게 된다. 인터뷰를 통해 진단한 고객 중시 역량은 ‘초보, 보통, 우수, 전문가’ 등 4단계로 평가되어 인재 육성 활동에 반영되고 있다(<그림 4> 참조).
 
5. 창의적 업무 환경을 조성한다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단순한 일만 반복해서는 기존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기 힘들다. 경쟁사의 기술이나 제품을 모방만 해서는 남과 다른 차별화된 가치를 창출할 수 없다. 고객이 인정하는 차별화된 제품/서비스 창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일하는 방식의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우선 구성원들이 새롭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발휘할 수 있도록 창의적 업무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구글(Google)은 구성원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효과적으로 이끌어내는 업무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동사에는 ‘자유 사고 시간(Free Thinking Time)’이라는 제도가 있다. 이는 모든 엔지니어들이 회사가 부여한 프로젝트나 업무에 관계 없이 자신이 관심을 두는 주제를 선정하여 소규모 프로젝트로 연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이다. 엔지니어들은 통상 일주일에 하루 정도를 자신만을 위한 프로젝트에 투자하여 새로운 상품화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있다. 고객들이 자신이 관심 있는 뉴스만을 선택적으로 볼 수 있도록 서비스 하는 ‘구글 뉴스’라는 상품은 바로 이 과정을 통해 출시되었다. 또 다른 예로 ‘개방 근무 시간(Open Office Hours)’ 제도를 들 수 있다. 이는 엔지니어들이 일주일에 2~3회 정도 출신 대학의 지도 교수를 방문하여 자신의 아이디어에 대해 토론할 수 있도록 근무 시간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것이다. 이 제도를 통해 구성원들에게 사무실에 앉아서 근무 시간만 채우는 것보다는 일하는 시간이 적어도 창의적으로 일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아이구글(igoogle)’이라는 개인 홈페이지 상품 역시 이러한 과정을 통해 출시되었다.  
 
한편 창의적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새로운 것에 적극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도 업무 환경 측면에서 필수 요소이다. 특히 구성원들의 도전 정신 고취를 위해서는 고객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도전 과정에서의 실패는 포용하고 재도전의 기회를 부여할 수 있는 인내의 문화(Culture of Endurance)가 필요하다. 한번 실패했다고 해서 바로 문책하거나 인사상 불이익을 주면 다시는 새로운 것에 도전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스탠포드 대학의 로버트 셔튼(Robert Sutton) 교수는 “훌륭한 아이디어를 만들기 위해서 수 많은 실패는 필수적이다. 실패를 하게 하고 도전에 대해 보상하라. 안전한 것만 추구하는 사람보다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도전하는 사람이 더 유용한 사람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자동차 회사인 BMW는 독특한 제도를 통해 구성원들의 창의적 도전과 실패를 권장하는 풍토를 만들었다. 예컨대 독일의 레겐스부르크라는 도시에 있는 공장에서는 가장 큰 실수를 한 직원에게 ‘이달의 창의적 실패상(Creative Error of the Month)’을 부여하는 제도를 운영한 바 있다. 우선 공장의 인사 부서에서 매달 주어진 과제 해결에 실패한 직원의 명단을 작성한다. 그리고 공장 사람들을 대상으로 투표를 실시하는데 과제 해결에 실패한 사람들 중에서 ‘창조적 실패상을 받을 만큼 제대로 실패한 사람’을 선정하는 것이다. 최종 선정된 사람은 선물과 함께 실패상을 받게 된다. 동사는 이러한 제도를 통해 직원들에게 ‘우리 공장에서 실패는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실패해도 좋다. 마음껏 도전하라’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6. 건설적 토론이 가능한 열린 대화 풍토를 만든다 
 
열린 대화 풍토도 고객 가치 창출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구성원들이 시장과 고객 관점에서 자신의 생각이나 아이디어를 소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대화 풍토가 있어야 창조적 가치 창출도 가능하다. 경직된 대화 풍토에서는 구성원들이 고객 가치보다 직급을 우선시하여 윗사람의 눈치만 살피며 소신 있는 이야기를 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인텔(Intel)의 전임 CEO 앤디 그로브(Andy Grove)는 진실이 들리는 대화 풍토 조성을 위해 ‘건설적 반박(Constructive Confrontation)’이라는 토론 방식을 도입했다. 이는 구성원들이 상대방의 의견을 의도적으로 반박하거나 심지어 상사가 진행하는 프로젝트의 목적이나 효과 등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따질 수 있는 토론 방식이다. 여기에서는 말수가 적거나 젊잖게 말하기 보다는 말이 많고 전투적인 스타일로 토론하는 사람이 유능한 사람으로 인정받게 된다.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점은 토론에 참여하는 앤디 그로브의 자세이다. 그는 토론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자신의 주관적 판단이 담긴 말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자신이 말하면 구성원들이 고객 가치를 생각하기보다는 자신에게 잘 보이기 위한 말을 하는 것에 초점을 둘 수 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한걸음 더 나아가 구성원들이 고객 정보를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고객의 불만 사항이나 시장의 좋지 않은 상황을 이야기할 경우, 리더들이 질책부터 한다면 구성원들은 부정적인 정보를 숨기기 마련이다. 이렇게 되면 차후에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구성원들이 문제를 솔직하게 말하게 하고 거기에서 학습하고 개선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세계 최대 규모인 영국의 소매업체 테스코(Tesco)가 그러한 예이다. 동사에서는 매장 직원이 고객 불만 등 매장 운영과 관련된 문제점을 제안하면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다. 비록 당장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있지만 이런 작은 문제점을 고치지 않을 경우 앞으로 더 큰 위기가 다가올 수 있다는 생각에, 적극적으로 매장의 문제를 수면 위로 끄집어 내고 해결책을 찾는다.  
 
7. 고객 접점인 현장에 적절한 권한을 위임한다 
 
고객 니즈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고객 접점 부서인 현장의 구성원들의 의사결정이 빨라야 한다. 그런데 내부 효율이나 관리의 용이성을 위해 만들어진 각종 사규나 규정에만 의존하여 의사결정을 한다면 다양하고 급변하는 고객 니즈에 신속히 대응하기 어렵다. 따라서 고객 니즈나 시장 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서 고객을 직접 접촉하는 현장 구성원들에게 고객 대응 업무와 관련하여 적절히 권한을 위임해 줄 필요가 있다. 경영학자인 데이비드 보웬(David E. Bowen)과 에드워드 롤러(Edward E. Lawler III)는 현장 구성원에게 권한을 적절히 위임하면 신속한 고객 니즈 대응(불만 해결), 고객과의 상호작용을 통한 고객 지향적 마인드 함양, 고객 가치 창출에 필요한 풍부한 아이디어 획득, 일에 대한 만족감 제고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리츠 칼튼 호텔은 고객 불만에 대한 신속한 대응 차원에서 현장 직원들에게 업무 수행상 필요한 권한을 적절히 위임하고 있다. 예컨대 통상적으로 자금 집행은 상사의 승인을 얻어야 가능하지만, 급작스런 고객 불만이 발생할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상사의 승인 없이 2천 달러까지 고객 불만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자금을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고객 불만을 즉시 해결하는 것이 내부 규정보다 더 중요하기 때문에 자금 처리를 가능토록 조치한 것이다. 동사의 한 부사장은 “요즘 많은 기업들이 활용하는 임파워먼트라는 개념은 아마도 우리 회사가 가장 먼저 사용했을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권한 위임은 리츠 칼튼 호텔의 강점 중 하나임을 강조하고 있다.
 
최고의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드스트롬(Nordstrom) 백화점 역시 업무 수행에 관련된 각종 규정이나 제약 조건을 최소화하여 영업 사원의 고객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결제에 의존하거나 사사건건 경영층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면 현장의 영업 사원들이 신속하게 최고의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할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이에 동사의 전 회장인 제임스 노드스트롬(James F. Nordstrom)은 “회사가 규정을 너무 강조하면 구성원들은 고객에게 ‘이것은 회사 규정상 안 된다’는 말만 할 것이다. 바로 이 점이 내가 규정을 싫어하는 이유다”라고 말하면서 단순한 한 가지 원칙만을 운영하고 있다. ‘고객에 관한 일이라면, 당신이 생각하기에 최선이라 생각하는 대로 해라’는 규정이 그것이다. 물론 이러한 단순한 규정이 잘못하면 권한을 남용하는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지만, 동사는 이런 위험은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회사가 감수해야 하는 작은 희생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구성원들을 믿지 못하여 각종 규정과 절차만 많이 만들어 놓고서, 고객 만족을 위한 구성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을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라는 경영학자 톰 피터스(Tom Peters)의 말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8. 고객에 맞춰 조직을 구성한다 
 
고객 니즈에 맞는 제품/서비스 개발을 위해서는 조직 구조 측면에서도 상품기획, 연구개발, 마케팅, 생산 등 주요 기능들이 고객 가치를 효과적으로 창출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야 한다. 예컨대 제품이나 기능 중심의 조직은 내부 운영의 효율성이나 관리의 용이성을 우선시하여 고객 니즈를 반영한 제품 개발에 둔감할 수 있다. 한 때 제품별 조직 구조로 어려움을 겪었던 회사로 모토로라(Motorola)를 들 수 있다. 2000년대 초반 모토로라는 핸드폰, 브로드 밴드 기어 등 제품을 중심으로 조직이 구성되어 있었다. 각 조직의 최대 목적은 담당하는 제품의 수익을 극대화 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거나 조직간 협력은 뒷전으로 밀렸다. 그 결과 모토로라의 고객 회사들은 ‘모토로라의 사업부는 자기 이익만을 위해 싸우는 부족과도 같다. 오히려 우리 회사가 모토로라의 사업부를 조율하느라 고생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불만을 토로했다고 한다.  
 
고객 중심적으로 조직을 운영하여 성공한 기업으로 칩 제조 회사인 인텔을 들 수 있다. 동사의 CEO인 폴 오텔리니(Paul Otellini)는 “그 동안 인텔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단지 칩을 만들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고객은 단순한 칩이 아니라 여러 기능(예; 컴퓨터 바이러스 제거, 컴퓨터에서의 영화 감상 등)을 함께 가진 칩을 원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고객이 원하는 칩을 만드는 회사로 변화할 것을 강조하였다. 사실 그는 경영학 전공자로서 인텔 역사상 엔지니어를 전공하지 않은 최초의 CEO였다. 그래서 고객이 원하는 칩 개발을 위해서는 엔지니어 관점이 아니라 고객 관점에서 경영해야 함을 강조했다.  
 
그 첫 단추는 고객 중심으로 조직 구조를 개편하는 작업이었다. 기업 컴퓨팅, 디지털 가정, 모바일 컴퓨팅, 의료, 채널 제품 등 주요 고객과 직결되는 5개의 조직으로 재정비하였다. 그리고 각 조직에 엔지니어, 소프트웨어 제작자, 마케팅 인력 등 주요 기능의 인력을 투입하였다. 이는 제품 개발 초기 단계부터 엔지니어의 기술적 시각과 마케팅의 고객 시각을 접목시키겠다는 의도에서였다. 이를 통해 나온 제품이 ‘센트리노(Centrino)’라는 무선 노트북용 기술이었다. 동사는 고객들이 이동 중에도 무선으로 인터넷에 접속 가능하고 장시간 사용해도 전원이 꺼지지 않는 노트북을 원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에 엔지니어와 소프트웨어 제작자가 공동으로 이에 맞는 칩을 개발하였다. 그 이후 이 칩의 판매를 위해 엔지니어와 마케팅 인력이 고객들이 높은 값을 지불하면서도 노트북을 사도록 유인하는 광고를 공동으로 기획하였다. 이를 통해 인텔은 노트북 시장에서 87%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였다.  
 
9. 고객 가치 창출 성과와 보상을 연계한다 
 
기업 성과의 토대는 바로 고객이다. 고객이 회사의 제품/서비스를 사지 않으면 매출도 이익도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구성원들이 고객 가치를 얼마나 창출하고 있는가를 엄정히 평가하고 이를 보상에 반영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오로지 한해 한해 얼마를 벌었는가에 따라 보상한다면 자칫 당해의 매출을 높이기 위해 편법을 동원하는 등 고객 가치를 훼손할 위험이 있다(<Box> 참조). 따라서 단기 재무 성과뿐만 아니라 고객 만족도나 브랜드 인지도 등 고객 가치 창출 관점의 성과를 보상과 연계해야 구성원들이 고객을 염두에 두고 일하게 할 수 있다.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 와튼 스쿨의 마케팅 교수인 조지 데이(George S. Day) 역시 “보상 제도는 구성원들이 고객에 집중하도록 만드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고객 관점의 성과를 보상에 반영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GE를 들 수 있다. 제프리 이멜트 회장은 2005년 초, 임원들과의 연례 미팅에서 고위 경영층 보너스의 약 20%를 ‘순수 고객 추천 지수(Net Promoters Score)’라는 성과 지표와 연동하여 지급할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순수 고객 추천 지수란 ‘GE 제품을 타인에게 사용할 것을 추천한 사람의 비율에서 추천하지 않는 사람의 비율을 차감한 비율’로서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를 통해 산출된다. 이멜트는 “우리 회사에는 수천여 개의 재무 성과 지표가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순수 고객 추천 지수이다. 회사의 성장 여부는 고객들이 우리 제품을 타인들에게 추천하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면서 고객 관점의 성과와 연동한 보상을 강조하였다.  
 
위기에 몰렸던 모토로라에 신임 CEO로 부임한 에드워드 잔더(Edward Zander) 역시 고객 중심의 보상을 강조한 CEO이다. 그는 20여명의 임원들과 2일간의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앞으로 고객 만족, 제품의 품질, 고객 가치 창출을 위한 부서간 협력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은 임원은 해고시키겠다”라고 말하며 고객 가치의 중요성을 강하게 피력하였다. 이의 실행을 위해 보상 제도의 개편을 단행하였다. 매출과 수익 등 주로 단기 재무 성과 중심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성과급의 약 25%를 ‘고객 만족도’, ‘제품 안정성’, ‘품질 불량으로 인한 비용’ 등 3가지의 고객 관점의 성과에 연동하여 지급하였다.  
 
10. 고객 가치를 우선하는 말과 행동을 한다 
 
고객 가치를 우선으로 생각하고 일하는 고객 중심 경영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경영층의 리더십이 변해야 한다. “고객 중심 문화는 최고 경영층이 해야 할 고유의 일이다”라는 경영학자 프레더릭 웝스터(Frederick E. Webster)의 말처럼 고객 중심 경영을 가속화 하기 위해서는 리더들의 말과 행동이 고객 중심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리더의 말과 행동은 ‘리더가 무엇을 좋아하는가’, ‘리더가 경영의 어느 부분에 무게 중심을 두는가’를 구성원들에게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경영협회(American Management Society)가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2006)에 의하면, 고객 중심 경영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리더들의 고객 중심 경영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행동’이 1순위로 나타났다(<그림 5> 참조). 고객 중심 경영을 촉진하기 위한 리더십 포인트로 다음 3가지를 들 수 있다.  
 
구성원의 고객 접촉 독려 
 
우선 구성원들의 고객 접촉을 독려해야 한다. 구성원들이 고객을 직접 만나지 않고 판매 집계 현황이나 전문 조사 기관의 시장 조사 결과 등 2차 자료에만 의존할 경우, 시장 상황이나 고객 니즈를 잘못 판단할 위험이 높다. 따라서 구성원들이 고객을 직접 만나서 그들의 니즈와 불만을 직접 듣고 피부로 느끼도록 만들어야 한다.  
 
스타벅스(Starbucks)의 경우를 보자. 제품 개발을 담당하는 어느 한 부사장은 자신의 팀원들을 데리고 유럽 지역으로 출장을 갔다. 팀원들이 유럽의 문화, 사람들의 행동, 그들의 패션 등을 직접 두 눈으로 보고 느껴야 고객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였다. 그러면서 그는 팀원들에게 “당신들이 이메일이나 잡지에서 유럽에 대해 읽었을 때보다, 훨씬 더 많은 새롭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찾지 못한다면 돌아올 생각은 하지 마라”고 말했다고 한다. 고객을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 것이다.  
 
고객 접촉을 강조한 또 다른 리더로 홈데포(Home Depot)의 전임 CEO 밥 나델리(Bob Nardelli)를 들 수 있다. 그는 모든 이사회 멤버 경영진들에게 매년 수십여 개의 매장을 직접 방문할 것을 강조하였다. 이에 경영진들은 매장을 방문하여 매장 내부는 물론 주차장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홈데포를 방문한 고객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고객 니즈와 불만을 직접 느꼈다고 한다. 나델리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경영진들이 매장 방문 결과를 직접 정리하여 분기별 경영 회의에서 발표하도록 하고, 자신과 토론하며 고객 불만 개선 대안을 수립하였다고 한다.  
 
고객 관점의 독려  
 
고객을 만나는 것 못지 않게 주요 회의나 보고 시에 ‘고객’을 주요 논의 안건으로 삼고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것도 고객 중심 사상을 심어주는 리더십 포인트이다. ‘고객을 직접 만나 보았는가’, ‘고객들이 무엇을 원한다고 말하는가’, ‘고객이 우리 회사의 제품/서비스에 대해 어떤 불만을 갖고 있는가’ 등과 같이 고객 가치를 생각하게 만드는 질문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흔히 제품 개발 회의나 경영 회의를 보면 주로 제품의 수익성, 분기별 실적 등 재무 성과나 비용 측면에서만 논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물론 재무 성과도 중요하다. 그러나 고객에 대한 심층적인 고민과 논의가 없으면 재무 성과는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애플의 CEO인 스티브 잡스는 아이팟(iPod)을 개발할 당시에 연구원들에게 고객 관점에서 생각하고 아이팟을 만들도록 끊임없이 괴롭혔다고 한다. 예를 들면 스티브 잡스는 개발팀에게 항상 불만을 토로했다고 한다. ‘원하는 음악을 찾기 위해 버튼을 세 번 이상 눌러서는 안 된다’, ‘음량이 충분하지 않다’, ‘메뉴가 금방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식으로 끊임없이 불만 사항을 의도적으로 제기하고 고객 관점에서 제품을 개발하도록 독려했다고 한다. 한 제품 개발자는 “다른 어떤 MP3 플레이어보다 음량이 훨씬 컸음에도 불구하고 음량이 충분하지 않다고 하는 걸 보면, 아마 반쯤 귀가 먹었나 보다”라고 푸념을 했을 정도라고 한다.  
 
경영층 스스로의 고객 학습 활동 
 
마지막으로 경영층 스스로도 고객을 만나고 고객을 이해하는 학습 활동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경영층이 사무실에서 보고서에 적힌 글과 숫자로 보는 고객 만족도와 실제 현장에 나가서 느끼는 고객 만족도는 분명 다르기 때문이다. 고객을 직접 만나서 그들이 무엇을 원하고 어떤 불만을 느끼는지를 직접 들어야 고객에 대한 통찰력을 키울 수 있다.   
 
세계적인 오토바이 제조 회사인 할리 데이비슨(Harley-Davidson)의 상당수의 경영진은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 동호회인 ‘호그(Hog; Harley Owner Group)’의 일원이다. 이들은 직접 오토바이를 타고 동호회 사람들과 함께 오토바이 여행을 즐긴다고 한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경영진들은 고객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한편, 고객들이 무엇을 원하고 어떤 점에서 불만을 토로하는지를 직접 느끼고 있다고 한다.  
 
 
III. 고객 가치 관점에서 인사관리를 고민할 시점 
 
 
기업의 지속적 성장의 근간으로서 고객의 중요성은 향후에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터넷의 발달에 따라 제품/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영향력이 커지고 기업간 기술 격차가 줄어들면서,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줄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는 기업만이 시장에서 살아남는 시대가 되었다. 모든 경영 활동이 고객 가치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많은 기업의 비전이나 슬로건을 보면 ‘고객 중시’, ‘고객 만족’ 등은 빠지지 않는 단어임을 알 수 있다. 고객 중심 경영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 하겠다. 그러나 주위를 보면 고객에게 차별적 가치를 제공하고 최고의 고객 만족을 이끌어 내는 기업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실행력이다. 실질적 가치 창출 활동의 주체인 ‘사람’이 고객 중심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구성원들이 일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고객을 생각하고 일하는가’, ‘구성원들이 창의적으로 일하면서 고객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풍토가 형성되어 있는가’, ‘리더들이 고객 관점에서의 성과를 챙기고 보상하는가’ 등과 같이 사람을 다루는 인사의 주요 영역들이 고객 중심적으로 설계/운영되지 않는다면 고객 중심 경영은 실행되지 않고 막연한 구호나 이념으로만 그칠 가능성이 높다.
 
이제 인사 부문은 현재의 주요 인사 활동들을 냉철히 되짚어 보고 고객 가치를 기준으로 인사 관리 활동들을 재정비 해야 한다. 그래야 고객 가치 창출을 통해 지속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고 전략적 파트너로서의 인사 부서가 제 역할을 한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 LG 경제연구원 2007.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