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 12. 20:44
많든 적든 R&D 투자를 하지 않는 기업은 없으며 모든 기업이 R&D 투자를 사업 성과에 연결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2006년 전략 컨설팅 회사인 Booz Allen Hamilton에 의하면 높은 R&D 집중도(매출액 대비 R&D 투자액)가 반드시 우수한 사업 성과를 보장해 주지 않는다고 한다. 이러한 R&D 투자와 사업 성과의 불일치는 기업들이 여러 혁신 활동 가운데 특히 R&D 혁신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프로세스 개선, 조직 구조 변화, 조직 문화 변혁 등 R&D 혁신을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있겠지만 이를 시작하고 주도해 나갈 수 있는 주체를 선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역할의 적임자는 바로 CTO(Chief Technology Officer)이다. CTO는 R&D의 미래 지향점 제시와 기존 사업의 경쟁력 제고, 즉 R&D 혁신을 통한 가치 창출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CTO라는 말이 1980년대 후반 처음 등장한 이래 약 20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CTO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인식은 막 걸음마 단계를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은 R&D 혁신을 주도해야 할 CTO에 대해 단순히 기술 책임자 또는 연구소장으로 인식하고 있고 이에 따라 CTO는 R&D 과제 관리 중심의 역할을 주로 수행하고 있다. 기업들의 CTO에 대한 인식이 기술 관리자에서 혁신 리더로 전환되어야 한다. 동시에 CTO는 기업 상황에 맞게 변신해야 한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CTO가 조직원의 혁신를 주도해야 R&D 투자를 사업 성과로 연결시킬 수 있다. 동일한 R&D 프로세스, 조직 구조라고 해도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조직 역량, 즉 R&D 역량은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R&D 혁신을 위해서는 그 기업의 최고기술책임자인 CTO의 역할과 행동에 있어 유연함이 중요하다.
I. R&D 혁신의 전도사, CTO
1. CTO(Chief Technology Officer)의 출현
1980년대 후반 GE, Alcoa 등이 R&D의 최고 책임자를 CTO로 임명하면서 CTO라는 명칭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1990년대 후반 컴퓨터 및 닷컴 기업들로 인해 CTO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었고 많은 기업들이 CTO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2001년 북미, 유럽, 일본 등 200여 개의 기업을 대상으로 한 MIT의 에드워드 로버츠(Edward B. Roberts) 교수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일본 기업의 91%, 유럽 및 북미 기업의 60~70%가 CTO를 보유하고 있다.
CTO에 대한 인식의 확산과 함께 CTO의 시장 가치 역시 증가하고 있다. 2007년 미국 IT 기업 내 2,000여명의 전문직을 대상으로 한 인포월드(InfoWorld)의 직종별 연봉 조사 결과 CTO가 가장 높은 연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을 중시하는 IT 기업 특성 상 CTO는 CIO(Chief Information Officer), CSO(Chief Security Officer), COO(Chief Operation Officer) 등 다른 임원급에 비해 20~30% 높은 연봉을 받고 있다.
이처럼 CTO에 대한 기업 내 위상과 역할의 중요성은 계속 증대되어 왔으나 CTO가 본연의 역할을 만족스럽게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기업이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특히 최근 R&D 투자 대비 사업 성과가 저조한 경우가 많이 나타나고 있어 R&D의 효과성 극대화를 통한 성과창출형 CTO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2. R&D 혁신에 대한 니즈 증대
글로벌 기업의 CEO를 비롯한 주요 임원들을 대상으로 한 맥킨지의 글로벌 서베이(2007년)에 의하면 주요 임원들은 기업의 성장을 견인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을 혁신이라 생각하고 있다. 특히 기업 혁신 활동의 상당 부분을 제품 및 서비스의 개발 활동에 할애할 정도로 R&D 혁신에 가장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그러나 표면상 R&D 혁신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새로운 아이디어의 개발, 새로운 기술/제품에 대한 상업화의 원천을 사업부 내 제품 개발팀에 가장 많이 의존하고 있다. 많은 글로벌 기업들은 R&D에 대한 근본적인 혁신 보다 단기 성과 중심의 혁신에 중점을 두고 있다.
국내 기업의 현실도 해외 기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 R&D 혁신에 대한 니즈는 커지고 있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한 해결책은 아직 못 찾고 있는 듯 하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가 3,000여개 국내 기업의 CEO 및 임원급을 대상으로 국내 기업들의 혁신 수준에 대한 설문 결과가 이를 뒷받침해준다. 조사 기업의 61%가 혁신 활동이 기업 전략의 최우선 순위이며 90%의 기업이 혁신 관련한 R&D 투자를 늘릴 것이라 응답했다. 혁신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소로 적합한 사업 아이디어의 부족과 비효율적인 내부 프로세스를 꼽고 있다. 이러한 단기적인 제품 개발과 단편적인 사업 아이디어 확보만으로는 진정한 R&D 혁신을 기대하기 어렵다.
모든 기업이 R&D에 기대하는 것은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성장 동력의 지속적인 발굴이다. 두 가지의 목표 달성을 위해 R&D 혁신은 이뤄져야 한다.
발명(Invention)과 혁신(Innovation)은 상호 연관성이 크지만 동일하지 않다. 발명은 하나의 사건이지만 혁신은 과정이다. 발명은 일상적인 현상이 아니며 발명 이전에 많은 혁신이 동반된다. 혁신은 아이디어와 이의 활용 또는 상업화 간에 긴밀한 연결 관계가 있다. 혁신의 출발점은 고객이며 고객이 받아들이면 성공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실패한 혁신이 된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R&D 부문의 혁신이 지속적인 성장의 기반이며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인식하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기존 사업의 경쟁력 제고에도 신경쓰고 있지만 무엇보다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실제 기업들의 R&D 투자 배분 방식을 살펴보면 단기, 중기, 장기적인 관점에서 각각 60%, 30%, 10% 정도로 많은 자원이 단기적인 사업 성과 창출 부문에 사용되다. 이는 제한적인 자원 때문에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따라서 기업이 추구하고 있는 R&D의 방향성과 실제 모습 간 차이를 좁히기 위해서는 R&D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밖에 없다.
어떤 연구를 어떻게 진행하고 있느냐에 대해 외부 노출을 꺼리는 R&D의 Black Box화, 기술만이 기업을 먹여 살릴 수 있다는 선민사상 등으로 인해 R&D 부문의 Best Practice와 문제점이 외부로 잘 알려지지 않는다. R&D 활동이 잘 이뤄지고 있는 기업의 사례 조차도 피상적인 부분에 제한되기 때문에 단순 모방만으로 R&D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기는 어렵다. 이로 인해 R&D 혁신은 기업의 다른 부문 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게 된다.
II. CTO의 역할 및 국내 기업의 인식
1. CTO의 역할
CTO라는 직위는 기술을 기반으로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양한 산업군에서 적용되고 있다. CTO는 기업의 경쟁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전략적 의사 결정을 하도록 요구된다. 기술 변화가 빠르고 기업간 경쟁이 격화되는 경영 환경에서 사업 방식이 고객 관점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R&D도 고객 관점에서 접근하는 가치 창출형으로 바뀌어야 한다.
가치 창출형 R&D를 강조하는 환경에서 기술 경영자인 CTO의 미션은 기술과 시장의 연계를 강화하여 돈이 되는 R&D를 하도록 하는 것이다. CTO는 기술 논리에 매몰되지 않고 시장의 관점에서 R&D를 바라보는 시장 지향적 리더(Market Oriented Leader), 사업과 R&D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챌린저(Challenger) 등 중간자적 입장에서 다양한 부문의 이해를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CTO에게 요구되는 역할은 다음과 같이 정리해볼 수 있을 것이다.
첫째, 퓨처리스트(Futurist)로서 R&D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출현 배경에서도 알 수 있듯이 CTO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은 기술 부문에서의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다. CTO는 전사 차원의 사업 전략을 수립함에 있어 중장기 R&D 방향과 부합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그리고 사업에 필요한 기술을 정의하고 이를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추진하는 것도 CTO의 역할이다.
둘째, 기업의 내·외부 고객과 R&D간 의사소통자(Communicator)가 되어야 한다. 제품, 서비스, 사업에서의 컨버전스가 심화되는 등 시장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외부 고객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은 돈이 되는 R&D의 중요한 수단이 된다. 기업 내부적으로 연구자와 비지니스맨은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사고하기 때문에 CTO는 비즈니스 리더와 연구자 사이의 통역가가 되어야 한다. 기업 내부뿐 아니라 경쟁사, 학계 등 외부 고객의 니즈를 읽거나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연결 고리 역할도 해야 한다.
셋째, 게이트 키퍼(Gate Keeper)로서 프로젝트의 진행 여부에 대한 의사결정자 역할을 해야 한다. 프로젝트의 긴급성, 중요도, 사업 가치는 사업 환경의 불확실성 증대, 경쟁 강도 심화 등으로 인해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가변적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R&D 프로젝트에 대한 지속적 모니터링과 적절한 시점에서의 객관적인 의사 결정을 통해 프로젝트 진행 여부를 분명히 함으로써 R&D에 대한 투자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한다.
넷째, CTO는 인큐베이터(Incubator)로서 지속적으로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추진해야 한다.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 대한 기업들의 니즈는 크지만 사업부 수준에서 이를 찾고 실행에 옮기기는 쉽지 않다. CTO는 개별 사업부과 연관된 R&D에서 생각하기 어렵거나 역량이 부족한 새로운 영역의 비즈니스 개발 및 장기적이고 리스크가 큰 신규 사업을 주도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무형 자산에 대한 관리자(Asset Manager)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CTO는 자사가 보유한 지적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의 효율적 관리를 통해 자사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수익 창출을 극대화해야 한다. 보유 기술의 융·복합화 가능성 탐색, 자사 기술의 경쟁력 업그레이드를 위한 기술 도입 등 무형 자산에 대한 적극적인 활용 및 관리가 필요하다.
2. 국내 기업들의 CTO에 대한 인식
위에서 언급한 CTO의 역할을 모두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제대로 발휘할 수만 있다면 어느 기업에 있더라도 성공적인 CTO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모습에 가까워지도록 노력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실제 경영 환경에서는 CTO도 CEO, CFO, COO 등 여타의 C-레벨 임원급과 마찬가지로 사업 유형, 산업 성격, 기업의 성숙도에 따라 갖추어야 할 역량이 다르다.
기업 성격(유형, 사업 발전 단계 등) 및 세대별 구분에 의한 R&D 수준에 따라 상이할 수 밖에 없음에도 뛰어난 기술 전문성을 확보한 인재를 CTO 또는 CTO에 준하는 기술 담당 임원의 최우선순위로 생각하는 오류를 범하기 쉽다. 국내 기업의 경우 CTO와 R&D의 최고 관리자를 동일시하거나 R&D 부문의 최고 책임자가 승진하면 CTO가 될 수 있다는 경직된 사고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 기업들은 좁은 인력 풀, 불명확한 역할 정의 등으로 적합한 CTO를 찾거나 CTO가 업무 수행을 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경험했다.
과거에 비해 기술 인력 풀이 증대되기는 했지만, 기술 및 제품의 융·복합화가 심화되고 효과가 큰 기술 및 제품의 출현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특정 기술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CTO 역할을 수행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
국내 기업의 경우 적임자를 알고 있는 것과 현실화시키는 것의 상당한 괴리를 가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연구소에 대한 역사가 길고 인력 규모가 큰 대기업의 경우도 중소기업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2006년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의 국내 기업에 대한 서베이 결과를 보면, 연구개발 투자 상위 20개 기업의 기술경영에 대한 수준을 평가할 때 기술 리더십 부문이 가장 낮게 나타나고 있다. 기술 리더의 직위에 대해서도 전체 조사 기업의 약 80%가 연구소장 또는 기술 담당 임원이 맡고 있으며 CTO가 존재하는 기업은 9% 정도에 불과하다. 대기업만 보더라도 약 76%가 연구소장 또는 기술담당 임원이 기업의 기술 리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약 16%의 기업만이 CTO를 두고 있다. CTO 제도를 활용하지 않는 것보다 더 큰 문제는 기업 내 기술 리더의 주된 역할 역시 프로젝트 관리와 프로젝트 목표 달성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는 기술에 대한 효율적/효과적 활용을 가능하게 하는 조직 내부의 구심점 없이 R&D의 효율성 측면만을 강조하고 단기적인 사업 성과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III. 기업별 맞춤형 CTO 필요
1. CTO의 유연성 확보는 R&D 혁신의 기본 요소
CTO는 기업의 최고기술책임자라는 의미를 제외하고 역할 측면에서 보면 모든 CTO에 보편 타당하게 적용될 수 있는 하나의 단어로 표현되기 어렵다. 기업마다 처한 사업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사업 발전 단계와 사업 성격을 고려해 CTO의 역할도 동시에 변해야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구글에서 ‘CTO(Chief Technology Officer)’로 검색하면 약 400,000개의 검색 결과가 나오는데, 대부분이 IT, 컴퓨터, 연구 기관 등에서부터 중공업, 서비스 기업, 정부 기관 등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산업 내 기업들의 새로운 CTO 선임과 관련된 것들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신임 CTO에 대한 뉴스 기사가 주를 이르고 있을 뿐 상이한 사업모델, 고객 기반, 조직 문화 등에 따른 기업별 적합한 CTO의 정의와 역할에 대한 언급은 찾아보기 힘들다.
R&D 특성상 밖으로 보이는 것보다 감춰져 있는 것이 더 많아 선진 기업의 Best Practice, R&D 트렌드 등을 모방한다고 해서, 기업 고유의 CTO 유형이 간단히 정의되거나 기업의 R&D 역량이 쉽게 향상되지는 않는다. 단지 그 시기의 유행처럼 R&D를 운영하다 보면 시행착오만을 반복하게 될 위험이 더 크다.
예를 들어 최근 R&D를 비롯해 많은 기능 조직들은 외부 자원의 적극적 활용을 강조하는 Open Innovation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Open Innovation이 아무리 좋은 개념이라고 해도 먼저 내부 역량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효과적인 Open Innovation을 기대하기 어렵다. 사업 전략에 기반해 필요 기술을 정의하고 내부 역량을 고려해 부족한 부분을 정확히 메워줄 수 있을 경우에만 M&A, 전략적 제휴, 라이센싱 인(Licensing-In) 등을 활용해야 한다. 3M의 경우 철저히 사업 전략 관점에서 자사의 기술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가를 먼저 고민하고 볼트 인(Bolt-in) 형태로 외부 자원을 활용한다. 내부 역량과의 시너지를 고려하지 않은 외부 자원의 활용은 자원의 낭비뿐 아니라 R&D 조직원의 사기 저하, 이탈 등을 초래해 R&D 역량 자체가 훼손되는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
따라서 기업이 처한 상황에 맞게 CTO의 모습을 만들어 가는 것은 오직 기업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2. R&D 진화에 따라 CTO 역할도 변화
보통 R&D의 진화 단계는 기업이 추구하는 R&D의 성격에 따라 정의된다. 즉 세대별 구분에 따라 R&D 단계를 나누는 것이다. 1950~60년대 기업이 지향하는 것과 일치하지 않아도 연구개발자가 중심이 되어 연구자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한 R&D를 1세대 R&D라 한다. 각 기업이 추구하는 사업 전략과 R&D간 정합성의 정도에 따라 2세대, 3세대로 발전한다. 2세대 R&D는 사업부 레벨에서 R&D와 사업간 연계를 강화하는 것이며 3세대 R&D는 전사적 관점에서의 R&D 포트폴리오 수립, 사업 전략에 맞는 기술 로드맵 활용 등이 반영된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시장 및 고객의 가치에 부합하는 R&D를 하기 위해 기업 내부의 다양한 기능 부문 간 통합이 극대화되는 모습을 가리켜 4세대 R&D라 한다. 보통 듀폰(DuPont), IBM, 3M 등 해외 선진 기업들의 R&D는 현재 4세대까지 와 있으며 이들 기업의 R&D는 이미 4세대를 넘어 외부 자원의 적극적 활용을 통한 사업 성과 극대화까지 고려한 5세대 R&D에 들어섰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최근 많이 회자되고 있는 Open Innovation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R&D의 세대 구분에 맞춰 R&D를 진두 지휘하는 CTO(Chief Technology Officer)의 역할도 달리 설정될 수 있을 것이며 R&D의 발전을 주도하는 것 역시 CTO의 몫이라 할 수 있다.
사업 발전 단계, 사업 성격, R&D 역량 등과 무관하게 기술 전문가라는 협의의 틀 안에서 CTO를 정의하는 것은 R&D 성과 극대화에 장애가 되기 때문에 기업 상황에 맞춰 CTO는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시장 진입기, 안정기, 확장기, 시장 지배기를 거치고 이러한 사이클을 반복하면서 지속적으로 발전한다. 기업마다 단계별 머무는 기간이 다를 것이고 어떤 기업은 고비를 넘지 못하고 중간에 사라지기도 한다. 기업의 발전 단계와 R&D의 발전 모습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으며 이것이 기업 상황에 적합한 CTO를 정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3. 시장 진입기/안정기 = 1세대/2세대 R&D
그렇다면 기업의 현재 위치와 추구하는 방향에 맞는 CTO는 어떠한 모습을 가져야 되는 것일까?
먼저 기업이 새롭게 시장에 진입하는 시기를 살펴보자. 이 단계에서는 CTO가 출현하게 된 배경과 최고기술책임자라는 의미에서 보면, 사업에 필요한 특정 분야의 기술 전문가를 가장 쉽게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업을 막 시작하는 단계, 즉 창업 직후 최적의 CTO 유형이다. 시장 진입 전후에서의 CTO는 1세대 R&D 모습과 유사하다. R&D를 어떻게 운영하느냐 보다 잭팟을 터트릴 수 있는 제품 개발에 매진하면 그 역할을 다 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핵심 기술 또는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사업을 시작할 경우 소수의 사람에 의해 기업의 성패는 결정된다. 예를 들어 Google의 현 CTO인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이나 애플의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워즈니악(Steve Wozniak) 등이 이러한 CTO일 것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혁신적인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사업화시키는 데 많은 노력을 할 뿐 시장에 진입한 이후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면 조직 관리, 사업 전략과의 연계, R&D 프로세스 관리 등 기존 자신들의 강점은 퇴색되고 새로운 이슈들이 부상하게 된다. 사업 환경 변화 속에서 스스로의 혁신을 요구 받게 되고 역량이 부족하다면 새로운 인물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될 것이다.
혁신적인 기술 및 제품을 통해 시장에 새롭게 진입한 기업은 다음으로 고객을 확보하고 유지하는 단계에 들어가게 된다. R&D 조직 증대, 기능 조직의 세분화 등이 이뤄지고 가격 경쟁력 등 기존 사업의 경쟁력 유지가 가장 큰 이슈가 될 것이다. 또 다른 혁신적인 기술 및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많은 R&D 투자를 하기에는 가용 자원의 제약이 있기 때문에 이 시기에는 CTO의 변신이 불가피하다. 과거처럼 우연한 발견이나 장기간에 걸친 R&D 투자에 의존한 R&D를 지향해서는 경쟁력 있는 기술 및 제품을 개발할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이 시기의 CTO는 2세대 R&D처럼 사업부 레벨에서 R&D 부문을 운영하고 효과성 보다 효율성의 관점에서 R&D를 바라봐야 한다.
4. 확장기/시장 지배기 = 3세대 이후 R&D
기업이 지속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고 R&D로부터 사업 성과가 가시화되면 사업부 레벨에서 전사차원의 R&D로 운영 방식을 바꿔야 한다. 또한 R&D를 운영함에 있어 효율성에 치우치지 않고 효과성까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 3세대 이후 R&D에서는 R&D를 독립적인 조직이 아닌 기업의 전체 기능 조직의 유기체 내 한 부분으로 생각해야 한다. 확장기 및 시장 지배기 단계에 기업이 진입하면 CTO는 확실히 R&D 관리자의 모습에서 R&D 부문의 리더로서 탈바꿈해야 한다. 관리자(Manager)와 리더(Leader)의 역할은 다르다.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인 존 코터(John Kotter)에 의하면 관리와 리더십은 서로 구별되면서도 상호 보완적인 관계가 있다고 한다. 관리자는 구체적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수립하고 자원을 배분하는 복잡성을 다루지만 리더는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개발하고 이 비전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전략을 수립하고자 한다. 또한 관리자는 통제와 문제해결을 통해 목표를 달성하려고 하지만, 리더는 권한이양(Empowerment) 증대와 동기 부여를 통해 비전을 달성하고자 한다.
● 확장기 = 3세대 R&D
기업이 사업 발전 단계상 확장기에 진입하면 기존 사업의 경쟁력 제고와 함께 미래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할 것이다. CTO는 기업이 추구하는 사업 방향에 맞춰 중장기 R&D 전략을 수립하고 전사 R&D 포트폴리오를 관리해야 한다. 이 시기의 CTO는 R&D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실행에 옮기는 비전 제시형 관리자(Visionary Manager)가 되어야 한다. 인텔의 첫 번째 CTO인 팻 겔싱어(Pat Gelsinger)가 확장기에 있는 기업에 적합한 CTO라 할 수 있다. 팻 겔싱어는 인텔의 중장기 연구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조율함으로써 인텔의 차세대 컴퓨팅, 네트워킹, 통신 관련 기술/제품을 개발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 시장 지배기 = 4세대 이상 R&D
기업 성장의 한 사이클에서 마지막 단계인 시장 지배기에는 기업 내 전 부문의 통합을 통해 R&D 성과를 극대화해야 하며 나아가서는 외부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이 필요하다. 또한 다음 성장 사이클을 창출하기 위한 새로운 성장 동력의 발굴이라는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 4세대 R&D에서는 시장 지향적 R&D라고 불릴 정도로 마케팅 등 타 기능 부문과 R&D의 연계성을 강화함으로써 고객 가치를 극대화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시장 지배기의 CTO는 무엇보다 코디네이터(Coordinator)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 CTO는 시장과 고객의 정보가 R&D 부문에 원활히 공급되도록 해야 하고 동시에 R&D 입장을 설득력 있게 각 기능 부문에 전달될 수 있도록 연결고리가 되어야 한다.
보통 R&D 부문에서 선도적인 위치에 있다고 하는 듀폰(DuPont), IBM, 제록스(Xerox),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등을 살펴보면 현 CTO에게 기업의 전반적인 혁신까지 담당하고 있거나 CInO(Chief Innovation Officer)에 전임 CTO를 임명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CTO에게 코디네이터뿐 아니라 혁신자(Innovator)의 임무까지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IV. 맺음말
지금까지 R&D 변화 모습과 기업의 발전 단계의 상관 관계를 통해 기업 상황에 적합한 CTO에 대해 살펴보았다. 아무리 좋은 옷을 가지고 있어도 나에게 맞지 않는다면 옷을 입었을 때 볼 품이 없다. 나(기업)에게 적합한 옷(CTO), 기성복이 아닌 맞춤복이 필요한 셈이다. 그리고 기업을 경영함에 있어서 시스템 및 프로세스를 수립하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이를 어떻게 조직원 전체에 스며들게 해 자연스럽게 행동으로 표출되게 하느냐가 훨씬 어려운 일일 것이다. 특히 유행에 민감한 국내 기업들의 경우 해외 선진 기업들이 채택하고 있는 R&D 시스템, 프로세스 등을 사용하고 있는 기업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기업 상황에 적합한 CTO를 외부에서 영입하든 기존 CTO 스스로가 변하든 CTO가 추구하는 방향과 이를 조직 전체가 체화해 실행으로 옮기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기업이 좋은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적정한 이윤이 나고 조직 내·외부의 유기적인 협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CTO가 지향하는 R&D에 대한 전략 방향 및 R&D 문화는 전사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고서는 그 힘이 발휘되기 어렵다.
또한 고용 시장의 경직성이 높은 국내 상황을 고려할 때 다양한 사업 및 기술을 경험해 본 CTO를 외부에서 영입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전략적으로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이를 실행해 옮기는 것이 필요하다.
CTO는 비즈니스와 R&D 사이의 담장을 걸어가는 존재이며 양 쪽을 자유자재로 왔다갔다해야 하는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자칫 발을 잘못 디뎌 Business쪽으로 떨어진다면 단기적인 성과에 급급한 나머지 미래 준비에 소홀해 질 것이고 반대로 R&D 쪽에 치우쳐 사고하고 행동한다면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신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 즉 중용의 미덕을 제대로 살릴 수 없는 CTO라면 없는 것만 못할 수 있다.
- LG Business Insight 970호
I. R&D 혁신의 전도사, CTO
1. CTO(Chief Technology Officer)의 출현
1980년대 후반 GE, Alcoa 등이 R&D의 최고 책임자를 CTO로 임명하면서 CTO라는 명칭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1990년대 후반 컴퓨터 및 닷컴 기업들로 인해 CTO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었고 많은 기업들이 CTO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2001년 북미, 유럽, 일본 등 200여 개의 기업을 대상으로 한 MIT의 에드워드 로버츠(Edward B. Roberts) 교수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일본 기업의 91%, 유럽 및 북미 기업의 60~70%가 CTO를 보유하고 있다.
CTO에 대한 인식의 확산과 함께 CTO의 시장 가치 역시 증가하고 있다. 2007년 미국 IT 기업 내 2,000여명의 전문직을 대상으로 한 인포월드(InfoWorld)의 직종별 연봉 조사 결과 CTO가 가장 높은 연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을 중시하는 IT 기업 특성 상 CTO는 CIO(Chief Information Officer), CSO(Chief Security Officer), COO(Chief Operation Officer) 등 다른 임원급에 비해 20~30% 높은 연봉을 받고 있다.
이처럼 CTO에 대한 기업 내 위상과 역할의 중요성은 계속 증대되어 왔으나 CTO가 본연의 역할을 만족스럽게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기업이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특히 최근 R&D 투자 대비 사업 성과가 저조한 경우가 많이 나타나고 있어 R&D의 효과성 극대화를 통한 성과창출형 CTO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2. R&D 혁신에 대한 니즈 증대
글로벌 기업의 CEO를 비롯한 주요 임원들을 대상으로 한 맥킨지의 글로벌 서베이(2007년)에 의하면 주요 임원들은 기업의 성장을 견인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을 혁신이라 생각하고 있다. 특히 기업 혁신 활동의 상당 부분을 제품 및 서비스의 개발 활동에 할애할 정도로 R&D 혁신에 가장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그러나 표면상 R&D 혁신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새로운 아이디어의 개발, 새로운 기술/제품에 대한 상업화의 원천을 사업부 내 제품 개발팀에 가장 많이 의존하고 있다. 많은 글로벌 기업들은 R&D에 대한 근본적인 혁신 보다 단기 성과 중심의 혁신에 중점을 두고 있다.
국내 기업의 현실도 해외 기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 R&D 혁신에 대한 니즈는 커지고 있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한 해결책은 아직 못 찾고 있는 듯 하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가 3,000여개 국내 기업의 CEO 및 임원급을 대상으로 국내 기업들의 혁신 수준에 대한 설문 결과가 이를 뒷받침해준다. 조사 기업의 61%가 혁신 활동이 기업 전략의 최우선 순위이며 90%의 기업이 혁신 관련한 R&D 투자를 늘릴 것이라 응답했다. 혁신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소로 적합한 사업 아이디어의 부족과 비효율적인 내부 프로세스를 꼽고 있다. 이러한 단기적인 제품 개발과 단편적인 사업 아이디어 확보만으로는 진정한 R&D 혁신을 기대하기 어렵다.
모든 기업이 R&D에 기대하는 것은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성장 동력의 지속적인 발굴이다. 두 가지의 목표 달성을 위해 R&D 혁신은 이뤄져야 한다.
발명(Invention)과 혁신(Innovation)은 상호 연관성이 크지만 동일하지 않다. 발명은 하나의 사건이지만 혁신은 과정이다. 발명은 일상적인 현상이 아니며 발명 이전에 많은 혁신이 동반된다. 혁신은 아이디어와 이의 활용 또는 상업화 간에 긴밀한 연결 관계가 있다. 혁신의 출발점은 고객이며 고객이 받아들이면 성공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실패한 혁신이 된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R&D 부문의 혁신이 지속적인 성장의 기반이며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인식하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기존 사업의 경쟁력 제고에도 신경쓰고 있지만 무엇보다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실제 기업들의 R&D 투자 배분 방식을 살펴보면 단기, 중기, 장기적인 관점에서 각각 60%, 30%, 10% 정도로 많은 자원이 단기적인 사업 성과 창출 부문에 사용되다. 이는 제한적인 자원 때문에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따라서 기업이 추구하고 있는 R&D의 방향성과 실제 모습 간 차이를 좁히기 위해서는 R&D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밖에 없다.
어떤 연구를 어떻게 진행하고 있느냐에 대해 외부 노출을 꺼리는 R&D의 Black Box화, 기술만이 기업을 먹여 살릴 수 있다는 선민사상 등으로 인해 R&D 부문의 Best Practice와 문제점이 외부로 잘 알려지지 않는다. R&D 활동이 잘 이뤄지고 있는 기업의 사례 조차도 피상적인 부분에 제한되기 때문에 단순 모방만으로 R&D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기는 어렵다. 이로 인해 R&D 혁신은 기업의 다른 부문 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게 된다.
II. CTO의 역할 및 국내 기업의 인식
1. CTO의 역할
CTO라는 직위는 기술을 기반으로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양한 산업군에서 적용되고 있다. CTO는 기업의 경쟁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전략적 의사 결정을 하도록 요구된다. 기술 변화가 빠르고 기업간 경쟁이 격화되는 경영 환경에서 사업 방식이 고객 관점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R&D도 고객 관점에서 접근하는 가치 창출형으로 바뀌어야 한다.
가치 창출형 R&D를 강조하는 환경에서 기술 경영자인 CTO의 미션은 기술과 시장의 연계를 강화하여 돈이 되는 R&D를 하도록 하는 것이다. CTO는 기술 논리에 매몰되지 않고 시장의 관점에서 R&D를 바라보는 시장 지향적 리더(Market Oriented Leader), 사업과 R&D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챌린저(Challenger) 등 중간자적 입장에서 다양한 부문의 이해를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CTO에게 요구되는 역할은 다음과 같이 정리해볼 수 있을 것이다.
첫째, 퓨처리스트(Futurist)로서 R&D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출현 배경에서도 알 수 있듯이 CTO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은 기술 부문에서의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다. CTO는 전사 차원의 사업 전략을 수립함에 있어 중장기 R&D 방향과 부합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그리고 사업에 필요한 기술을 정의하고 이를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추진하는 것도 CTO의 역할이다.
둘째, 기업의 내·외부 고객과 R&D간 의사소통자(Communicator)가 되어야 한다. 제품, 서비스, 사업에서의 컨버전스가 심화되는 등 시장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외부 고객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은 돈이 되는 R&D의 중요한 수단이 된다. 기업 내부적으로 연구자와 비지니스맨은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사고하기 때문에 CTO는 비즈니스 리더와 연구자 사이의 통역가가 되어야 한다. 기업 내부뿐 아니라 경쟁사, 학계 등 외부 고객의 니즈를 읽거나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연결 고리 역할도 해야 한다.
셋째, 게이트 키퍼(Gate Keeper)로서 프로젝트의 진행 여부에 대한 의사결정자 역할을 해야 한다. 프로젝트의 긴급성, 중요도, 사업 가치는 사업 환경의 불확실성 증대, 경쟁 강도 심화 등으로 인해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가변적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R&D 프로젝트에 대한 지속적 모니터링과 적절한 시점에서의 객관적인 의사 결정을 통해 프로젝트 진행 여부를 분명히 함으로써 R&D에 대한 투자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한다.
넷째, CTO는 인큐베이터(Incubator)로서 지속적으로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추진해야 한다.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 대한 기업들의 니즈는 크지만 사업부 수준에서 이를 찾고 실행에 옮기기는 쉽지 않다. CTO는 개별 사업부과 연관된 R&D에서 생각하기 어렵거나 역량이 부족한 새로운 영역의 비즈니스 개발 및 장기적이고 리스크가 큰 신규 사업을 주도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무형 자산에 대한 관리자(Asset Manager)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CTO는 자사가 보유한 지적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의 효율적 관리를 통해 자사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수익 창출을 극대화해야 한다. 보유 기술의 융·복합화 가능성 탐색, 자사 기술의 경쟁력 업그레이드를 위한 기술 도입 등 무형 자산에 대한 적극적인 활용 및 관리가 필요하다.
2. 국내 기업들의 CTO에 대한 인식
위에서 언급한 CTO의 역할을 모두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제대로 발휘할 수만 있다면 어느 기업에 있더라도 성공적인 CTO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모습에 가까워지도록 노력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실제 경영 환경에서는 CTO도 CEO, CFO, COO 등 여타의 C-레벨 임원급과 마찬가지로 사업 유형, 산업 성격, 기업의 성숙도에 따라 갖추어야 할 역량이 다르다.
기업 성격(유형, 사업 발전 단계 등) 및 세대별 구분에 의한 R&D 수준에 따라 상이할 수 밖에 없음에도 뛰어난 기술 전문성을 확보한 인재를 CTO 또는 CTO에 준하는 기술 담당 임원의 최우선순위로 생각하는 오류를 범하기 쉽다. 국내 기업의 경우 CTO와 R&D의 최고 관리자를 동일시하거나 R&D 부문의 최고 책임자가 승진하면 CTO가 될 수 있다는 경직된 사고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 기업들은 좁은 인력 풀, 불명확한 역할 정의 등으로 적합한 CTO를 찾거나 CTO가 업무 수행을 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경험했다.
과거에 비해 기술 인력 풀이 증대되기는 했지만, 기술 및 제품의 융·복합화가 심화되고 효과가 큰 기술 및 제품의 출현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특정 기술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CTO 역할을 수행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
국내 기업의 경우 적임자를 알고 있는 것과 현실화시키는 것의 상당한 괴리를 가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연구소에 대한 역사가 길고 인력 규모가 큰 대기업의 경우도 중소기업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2006년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의 국내 기업에 대한 서베이 결과를 보면, 연구개발 투자 상위 20개 기업의 기술경영에 대한 수준을 평가할 때 기술 리더십 부문이 가장 낮게 나타나고 있다. 기술 리더의 직위에 대해서도 전체 조사 기업의 약 80%가 연구소장 또는 기술 담당 임원이 맡고 있으며 CTO가 존재하는 기업은 9% 정도에 불과하다. 대기업만 보더라도 약 76%가 연구소장 또는 기술담당 임원이 기업의 기술 리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약 16%의 기업만이 CTO를 두고 있다. CTO 제도를 활용하지 않는 것보다 더 큰 문제는 기업 내 기술 리더의 주된 역할 역시 프로젝트 관리와 프로젝트 목표 달성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는 기술에 대한 효율적/효과적 활용을 가능하게 하는 조직 내부의 구심점 없이 R&D의 효율성 측면만을 강조하고 단기적인 사업 성과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III. 기업별 맞춤형 CTO 필요
1. CTO의 유연성 확보는 R&D 혁신의 기본 요소
CTO는 기업의 최고기술책임자라는 의미를 제외하고 역할 측면에서 보면 모든 CTO에 보편 타당하게 적용될 수 있는 하나의 단어로 표현되기 어렵다. 기업마다 처한 사업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사업 발전 단계와 사업 성격을 고려해 CTO의 역할도 동시에 변해야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구글에서 ‘CTO(Chief Technology Officer)’로 검색하면 약 400,000개의 검색 결과가 나오는데, 대부분이 IT, 컴퓨터, 연구 기관 등에서부터 중공업, 서비스 기업, 정부 기관 등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산업 내 기업들의 새로운 CTO 선임과 관련된 것들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신임 CTO에 대한 뉴스 기사가 주를 이르고 있을 뿐 상이한 사업모델, 고객 기반, 조직 문화 등에 따른 기업별 적합한 CTO의 정의와 역할에 대한 언급은 찾아보기 힘들다.
R&D 특성상 밖으로 보이는 것보다 감춰져 있는 것이 더 많아 선진 기업의 Best Practice, R&D 트렌드 등을 모방한다고 해서, 기업 고유의 CTO 유형이 간단히 정의되거나 기업의 R&D 역량이 쉽게 향상되지는 않는다. 단지 그 시기의 유행처럼 R&D를 운영하다 보면 시행착오만을 반복하게 될 위험이 더 크다.
예를 들어 최근 R&D를 비롯해 많은 기능 조직들은 외부 자원의 적극적 활용을 강조하는 Open Innovation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Open Innovation이 아무리 좋은 개념이라고 해도 먼저 내부 역량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효과적인 Open Innovation을 기대하기 어렵다. 사업 전략에 기반해 필요 기술을 정의하고 내부 역량을 고려해 부족한 부분을 정확히 메워줄 수 있을 경우에만 M&A, 전략적 제휴, 라이센싱 인(Licensing-In) 등을 활용해야 한다. 3M의 경우 철저히 사업 전략 관점에서 자사의 기술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가를 먼저 고민하고 볼트 인(Bolt-in) 형태로 외부 자원을 활용한다. 내부 역량과의 시너지를 고려하지 않은 외부 자원의 활용은 자원의 낭비뿐 아니라 R&D 조직원의 사기 저하, 이탈 등을 초래해 R&D 역량 자체가 훼손되는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
따라서 기업이 처한 상황에 맞게 CTO의 모습을 만들어 가는 것은 오직 기업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2. R&D 진화에 따라 CTO 역할도 변화
보통 R&D의 진화 단계는 기업이 추구하는 R&D의 성격에 따라 정의된다. 즉 세대별 구분에 따라 R&D 단계를 나누는 것이다. 1950~60년대 기업이 지향하는 것과 일치하지 않아도 연구개발자가 중심이 되어 연구자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한 R&D를 1세대 R&D라 한다. 각 기업이 추구하는 사업 전략과 R&D간 정합성의 정도에 따라 2세대, 3세대로 발전한다. 2세대 R&D는 사업부 레벨에서 R&D와 사업간 연계를 강화하는 것이며 3세대 R&D는 전사적 관점에서의 R&D 포트폴리오 수립, 사업 전략에 맞는 기술 로드맵 활용 등이 반영된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시장 및 고객의 가치에 부합하는 R&D를 하기 위해 기업 내부의 다양한 기능 부문 간 통합이 극대화되는 모습을 가리켜 4세대 R&D라 한다. 보통 듀폰(DuPont), IBM, 3M 등 해외 선진 기업들의 R&D는 현재 4세대까지 와 있으며 이들 기업의 R&D는 이미 4세대를 넘어 외부 자원의 적극적 활용을 통한 사업 성과 극대화까지 고려한 5세대 R&D에 들어섰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최근 많이 회자되고 있는 Open Innovation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R&D의 세대 구분에 맞춰 R&D를 진두 지휘하는 CTO(Chief Technology Officer)의 역할도 달리 설정될 수 있을 것이며 R&D의 발전을 주도하는 것 역시 CTO의 몫이라 할 수 있다.
사업 발전 단계, 사업 성격, R&D 역량 등과 무관하게 기술 전문가라는 협의의 틀 안에서 CTO를 정의하는 것은 R&D 성과 극대화에 장애가 되기 때문에 기업 상황에 맞춰 CTO는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시장 진입기, 안정기, 확장기, 시장 지배기를 거치고 이러한 사이클을 반복하면서 지속적으로 발전한다. 기업마다 단계별 머무는 기간이 다를 것이고 어떤 기업은 고비를 넘지 못하고 중간에 사라지기도 한다. 기업의 발전 단계와 R&D의 발전 모습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으며 이것이 기업 상황에 적합한 CTO를 정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3. 시장 진입기/안정기 = 1세대/2세대 R&D
그렇다면 기업의 현재 위치와 추구하는 방향에 맞는 CTO는 어떠한 모습을 가져야 되는 것일까?
먼저 기업이 새롭게 시장에 진입하는 시기를 살펴보자. 이 단계에서는 CTO가 출현하게 된 배경과 최고기술책임자라는 의미에서 보면, 사업에 필요한 특정 분야의 기술 전문가를 가장 쉽게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업을 막 시작하는 단계, 즉 창업 직후 최적의 CTO 유형이다. 시장 진입 전후에서의 CTO는 1세대 R&D 모습과 유사하다. R&D를 어떻게 운영하느냐 보다 잭팟을 터트릴 수 있는 제품 개발에 매진하면 그 역할을 다 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핵심 기술 또는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사업을 시작할 경우 소수의 사람에 의해 기업의 성패는 결정된다. 예를 들어 Google의 현 CTO인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이나 애플의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워즈니악(Steve Wozniak) 등이 이러한 CTO일 것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혁신적인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사업화시키는 데 많은 노력을 할 뿐 시장에 진입한 이후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면 조직 관리, 사업 전략과의 연계, R&D 프로세스 관리 등 기존 자신들의 강점은 퇴색되고 새로운 이슈들이 부상하게 된다. 사업 환경 변화 속에서 스스로의 혁신을 요구 받게 되고 역량이 부족하다면 새로운 인물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될 것이다.
혁신적인 기술 및 제품을 통해 시장에 새롭게 진입한 기업은 다음으로 고객을 확보하고 유지하는 단계에 들어가게 된다. R&D 조직 증대, 기능 조직의 세분화 등이 이뤄지고 가격 경쟁력 등 기존 사업의 경쟁력 유지가 가장 큰 이슈가 될 것이다. 또 다른 혁신적인 기술 및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많은 R&D 투자를 하기에는 가용 자원의 제약이 있기 때문에 이 시기에는 CTO의 변신이 불가피하다. 과거처럼 우연한 발견이나 장기간에 걸친 R&D 투자에 의존한 R&D를 지향해서는 경쟁력 있는 기술 및 제품을 개발할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이 시기의 CTO는 2세대 R&D처럼 사업부 레벨에서 R&D 부문을 운영하고 효과성 보다 효율성의 관점에서 R&D를 바라봐야 한다.
4. 확장기/시장 지배기 = 3세대 이후 R&D
기업이 지속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고 R&D로부터 사업 성과가 가시화되면 사업부 레벨에서 전사차원의 R&D로 운영 방식을 바꿔야 한다. 또한 R&D를 운영함에 있어 효율성에 치우치지 않고 효과성까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 3세대 이후 R&D에서는 R&D를 독립적인 조직이 아닌 기업의 전체 기능 조직의 유기체 내 한 부분으로 생각해야 한다. 확장기 및 시장 지배기 단계에 기업이 진입하면 CTO는 확실히 R&D 관리자의 모습에서 R&D 부문의 리더로서 탈바꿈해야 한다. 관리자(Manager)와 리더(Leader)의 역할은 다르다.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인 존 코터(John Kotter)에 의하면 관리와 리더십은 서로 구별되면서도 상호 보완적인 관계가 있다고 한다. 관리자는 구체적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수립하고 자원을 배분하는 복잡성을 다루지만 리더는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개발하고 이 비전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전략을 수립하고자 한다. 또한 관리자는 통제와 문제해결을 통해 목표를 달성하려고 하지만, 리더는 권한이양(Empowerment) 증대와 동기 부여를 통해 비전을 달성하고자 한다.
● 확장기 = 3세대 R&D
기업이 사업 발전 단계상 확장기에 진입하면 기존 사업의 경쟁력 제고와 함께 미래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할 것이다. CTO는 기업이 추구하는 사업 방향에 맞춰 중장기 R&D 전략을 수립하고 전사 R&D 포트폴리오를 관리해야 한다. 이 시기의 CTO는 R&D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실행에 옮기는 비전 제시형 관리자(Visionary Manager)가 되어야 한다. 인텔의 첫 번째 CTO인 팻 겔싱어(Pat Gelsinger)가 확장기에 있는 기업에 적합한 CTO라 할 수 있다. 팻 겔싱어는 인텔의 중장기 연구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조율함으로써 인텔의 차세대 컴퓨팅, 네트워킹, 통신 관련 기술/제품을 개발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 시장 지배기 = 4세대 이상 R&D
기업 성장의 한 사이클에서 마지막 단계인 시장 지배기에는 기업 내 전 부문의 통합을 통해 R&D 성과를 극대화해야 하며 나아가서는 외부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이 필요하다. 또한 다음 성장 사이클을 창출하기 위한 새로운 성장 동력의 발굴이라는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 4세대 R&D에서는 시장 지향적 R&D라고 불릴 정도로 마케팅 등 타 기능 부문과 R&D의 연계성을 강화함으로써 고객 가치를 극대화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시장 지배기의 CTO는 무엇보다 코디네이터(Coordinator)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 CTO는 시장과 고객의 정보가 R&D 부문에 원활히 공급되도록 해야 하고 동시에 R&D 입장을 설득력 있게 각 기능 부문에 전달될 수 있도록 연결고리가 되어야 한다.
보통 R&D 부문에서 선도적인 위치에 있다고 하는 듀폰(DuPont), IBM, 제록스(Xerox),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등을 살펴보면 현 CTO에게 기업의 전반적인 혁신까지 담당하고 있거나 CInO(Chief Innovation Officer)에 전임 CTO를 임명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CTO에게 코디네이터뿐 아니라 혁신자(Innovator)의 임무까지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IV. 맺음말
지금까지 R&D 변화 모습과 기업의 발전 단계의 상관 관계를 통해 기업 상황에 적합한 CTO에 대해 살펴보았다. 아무리 좋은 옷을 가지고 있어도 나에게 맞지 않는다면 옷을 입었을 때 볼 품이 없다. 나(기업)에게 적합한 옷(CTO), 기성복이 아닌 맞춤복이 필요한 셈이다. 그리고 기업을 경영함에 있어서 시스템 및 프로세스를 수립하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이를 어떻게 조직원 전체에 스며들게 해 자연스럽게 행동으로 표출되게 하느냐가 훨씬 어려운 일일 것이다. 특히 유행에 민감한 국내 기업들의 경우 해외 선진 기업들이 채택하고 있는 R&D 시스템, 프로세스 등을 사용하고 있는 기업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기업 상황에 적합한 CTO를 외부에서 영입하든 기존 CTO 스스로가 변하든 CTO가 추구하는 방향과 이를 조직 전체가 체화해 실행으로 옮기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기업이 좋은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적정한 이윤이 나고 조직 내·외부의 유기적인 협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CTO가 지향하는 R&D에 대한 전략 방향 및 R&D 문화는 전사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고서는 그 힘이 발휘되기 어렵다.
또한 고용 시장의 경직성이 높은 국내 상황을 고려할 때 다양한 사업 및 기술을 경험해 본 CTO를 외부에서 영입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전략적으로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이를 실행해 옮기는 것이 필요하다.
CTO는 비즈니스와 R&D 사이의 담장을 걸어가는 존재이며 양 쪽을 자유자재로 왔다갔다해야 하는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자칫 발을 잘못 디뎌 Business쪽으로 떨어진다면 단기적인 성과에 급급한 나머지 미래 준비에 소홀해 질 것이고 반대로 R&D 쪽에 치우쳐 사고하고 행동한다면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신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 즉 중용의 미덕을 제대로 살릴 수 없는 CTO라면 없는 것만 못할 수 있다.
- LG Business Insight 9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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