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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 12. 21:10
The Story System War

장소는 세계 최강의 첩보국가인 미국, 시간은 2001년 9월11일 오전, 목표물은 뉴욕의 세계무역센터빌딩과 워싱턴의 국방부 청사(펜타곤) 및 의사당을 비롯한 주요 관청 건물, 방법은 항공기와 폭탄을 동원한 테러, 무기는 단지 3.19달러짜리 커터 칼. TV를 통해 9.11을 접하는 사람들은 CNN 방송이 테러를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연출한 줄 착각에 빠지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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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 in Time

이슬람주의자 오사마 빈 라덴이 자본주의 최고의 산물인 비행기를 통해 자본주의 상징인 마천루 세계무역센터를 공격한다.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세계 무역센터의 붕괴는 우연이 아닌 건축 구조학적 취약점을 완벽히 계산한 시나리오에 의해 발생한 결과물이다. 화려한 영상을 위해 순차적으로, 그리고 효과는 강렬하게. 9.11 테러는 하나의 잘 짜여진 액션 영화의 시나리오 같다.

9.11 테러는 광범위한 이슈를 가지고 있다. 오래된 그러나 현재도 유효한 종교적인 갈등이며, 기존 조직과 새로운 형태의 조직과의 투쟁이었고, 테러에 마케팅까지 접목한 복잡하고, 미묘한 테러로 분류할 수 있다. 오사마 빈 라덴이 2001년 이전까지 일으킨 테러는 소수의 기억에 존재한 반면, 9.11 테러 단 한번으로 아군과 적군 모두에게 가장 강력한 테러리스트로 각인시켰다.

빈 라덴이 세계무역센터가 아닌 백안관이나 국방부를 집중 공격했다면 군사적인 효과는 크지만, 9.11 테러의 홍보효과는 지금보다 축소되었을 것이다. 9.11을 마케팅적인 측면에서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은 빈 라덴의 홍보효과다. 적에게는 공포를, 동조자에게는 성전에 참여하라는 강렬한 선동 메시지를 짧은 순간 전달한 것이다. 엄청난 광고효과다. 그것도 절묘하게 테러 대상국의 매체를 이용했다.

그 효과는 탁월했다. 전세계 사람들이 CNN 생방송을 통해 세계무역센터가 무너지는 장면을 시청했고, 이는 테러리스트에 대한 공포감을 조성하기에는 충분했다. 빈 라덴은 단 한번 미국 본토를 공격했지만, 미국 국민들은 9.11 테러 이후 지속적인 테러 공포와 싸우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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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카에다, 걸프전을 통해 반미로 확대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테러조직 알 카에다는 구소련과의 항쟁을 위한 텔레반의 자금 및 훈련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걸프전 이후 반미 세력으로 전환되었으며 철저한 점조직으로 움직이며 9.11 테러로 전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CIA 정보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 전역에 12개의 캠프를 설치해 5,000여명의 전사를 양성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전세계 50개 국가에 흩어져 하부조직을 구축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2년 월드컵에는 한국과 일본에 테러 공격을 계획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직까지 빈 라덴의 행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에 반해 CIA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루스벨트 대통령이 미국 정보수집기관을 하나의 조직으로 통합하기 위해 설립한 OSS를 전신으로 만들어진 정보조직으로 1953년 이란의 모사테크 총리 축출, 1954년 과테말라의 좌익정부 전복 등을 통해 유명해졌다. 전세계 분란지역에는 항상 CIA가 있다는 표현이 걸맞을 정도로 막대한 조직과 정보수집 능력을 가졌지만, 1970년 언론과 의회의 비난을 받으며 그 세력이 많이 약해진다. 이후 레이건 시대 다시 양성화되었고, 이라크전 당시 용병회사를 통해 이라크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CIA가 운용하는 기동타격팀은 1개 군단 규모이며 미국의 대테러 주요 기관이다. 객관적인 전력으로 알 카에다와 CIA를 비교할 수 없다. 그러나 9.11 테러 이후 CIA 테러 대응 능력에 의문을 제기한 언론 의견을 수용한 미 정부는 테러 업무는 국토안보부에, 정보기능은 국가정보국장에게 넘긴 상태이다. 미국은 9.11 테러이후 미국 내 15개 정보기관을 모두 통합해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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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질주 테러리스트, 정체된 CIA

테러리스트들은 9.11 테러를 위해 가상조직을 운영했다. 가상조직은 둘 이상의 조직이 전략적인 목적으로 제휴해 일정기간 동안 특정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구성된 조직으로 목표가 달성되면 해체되는 조직이다. 빈 라덴은 목적을 위해 선진 기업들이 채택하고 있는 새로운 가상조직을 운영했으며,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위성전화와 암호화된 이메일을 통해 자신들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미국은 국방과 첩보 분야에 있어 최강국이다. 전세계를 커버하는 레이더망, 수백대의 인공위성, 프레데터와 같은 고고도 무인정찰기가 전세계 구석구석을 탐색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정보들이 공유되지 않고 독자적으로 구축/활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군대조직은 나폴레옹 시대 군대 조직과 비교해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단지 교통수단의 발전으로 그에 걸맞게 편제가 변경된 것밖에 없는 것이다. 그 누구보다 강력한 조직이지만 너무 무겁다.

이에 반해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적들은 최신 컴퓨터와 소형 핵무기, 고성능 송수신기를 통해 현대 개방사회의 약점을 파고들어온다. 이들은 소수 조직이며, 총과 같은 무기가 없어도 인터넷으로 테러가 가능한 선진화된 조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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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9$짜리 칼과 정보의 결합

2000년 9월 9일 메릴랜드주의 한 교통경찰은 교통신호 위반 차량을 검거한다. 검거대상은 9.11 테러리스트 중 한명이었고, 그는 CIA 테러리스트 목록에 올라와있다. 그러나 그는 교통위반 딱지만 떼고 유유히 사라지며, 이후 그는 비행기에 탑승해 세계무역센터와 충돌하게 된다.

미국 내 정보기간과 경찰간 유기적인 정보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아서 발생한 문제다. 각 기관별 알력 때문에 CIA 테러리스트 데이터는 FBI와도 공유되지 않는 상황이었고, 지방 교통경찰까지 데이터가 전달될 가능성은 전무하다. 미국이 첩보강국이라고 해도 핵심 데이터가 공유되지 않고 잠겨져 있다면 죽은 정보에 가깝다. 9.11 테러는 조직내 정보 활용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밝혀주었다.

이에 반해 9.11 테러에서 테러리스트가 사용한 무기는 미국 슈퍼마켓에서 판매되고 있는 3.19달러짜리 커터 칼이 전부다. 미국을 공격한 것은 미사일이나 핵이 아닌 단지 커터 칼 몇 자루로, 정확한 정보와 결합해 이런 엄청난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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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양상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중심이동

테러리스트들은 정면 대결보다 약점을 파고드는 방법을 모색할 것이며, 그 핵심요소는 정보다. 순간을 노리는 전투 방식이기 때문에 유연한 조직은 필수이며, 정보기술과 첩보, 정찰능력으로 무장해야 한다.

기존 전투 조직은 알 카에다에게 무용지물이다. 점조직으로 움직이는 경량화 된 적을 물리치기 위해서는 중무장을 해제하고 경량화해야 한다. 그리고 강력한 힘은 그대로 유지해야한다. 역시 핵심은 정보일 수밖에 없다. 알 카에다는 테러를 사업처럼 프렌차이즈화하고 있다. 이제 많은 조직들이 빈 라덴의 통제를 넘어 독자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알 카에다는 세계 하부 조직을 지원하고 전투의지를 고무시키는 참모 본부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빈 라덴의 죽음이 확인되어도 이제 알 카에다 조직은 스스로 움직이고 증식하는 조직으로 변모하고 있다. 핵심은 인터넷을 통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

9.11 당시 12개에 불과했던 알 카에다 지지 인터넷 사이트가 5천여개에 이르며 이를 통한 테러 교육, 자체 제작 뉴스를 통한 적극적인 홍보, 신입회원 가입하듯 손쉽게 늘어나는 새로운 조직원들. 세뇌교육을 위한 미군을 공격하면 점수를 얻는 온라인 게임은 부가서비스다. 커뮤니케이션 수단도 지능화되었고, 더욱 복잡해졌다. 이메일을 통한 암호교환이 인터넷의 간단한 코드만 주고받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부시 대통령과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에 막대한 비용을 투여했지만, 알 카에다 조직은 죽지 않고 오히려 새로운 르네상스를 맞이하고 있다. 이글이 우리 조직과 상관없는 테러 이야기인가? 그렇다면 당신의 조직은 새로운 경쟁자와 대항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는가? 당신 조직은 CIA와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당신 조직의 최하위 구성원이 자신이 필요한 정보에 접근 가능한가? 과연 당신의 진솔한 대답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 Beyond Promise 1월호